토론토 경찰, 4개월 수사 끝에 국제 절도단 20명 검거
남미·동유럽 출신들, 겨울철 일찍 어두워지는 틈 노려 주택 침입
"범죄만 저지르고 본국 귀환"... 200만 달러 이상 피해 추정
남미와 동유럽 출신 조직적 절도단들이 관광객으로 위장해 캐나다를 침입하고 있다. 이들은 겨울철 해가 일찍 지는 특성과 현지인들의 생활 패턴을 악용해 주택을 털어 막대한 이득을 챙기고 있다.
토론토 북부 요크 지역에서는 최근 4개월간의 수사 끝에 6개 범죄 조직에 속한 20명이 주택 침입 절도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이 진행한 '프로젝트 더스크(Project Dusk)' 작전을 통해 계절별로 활동하는 범죄자들의 조직적인 네트워크가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이들 절도단은 서머타임(일광절약시간제) 종료 직후 캐나다에 입국해 봄이 되면 범죄 수익을 챙겨 자국으로 돌아가는 패턴을 보였다. 체포된 이들은 모두 범죄 목적으로 캐나다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캐나다의 겨울을 노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오후 5시 30분경부터 어두워지는 시간은 범행을 숨기기 좋고, 사람들이 퇴근 후 외출하는 시간대를 노리기 쉽기 때문이다.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침입 사건은 오후 6시에서 10시 사이에 발생했다.
절도단은 고도로 조직화된 방식으로 움직인다. 부유한 동네를 미리 감시하고, 불법 신호 방해기로 감시 카메라와 경보 시스템을 무력화한다. 목표물을 정한 후에는 지렛대 등 전용 장비를 이용해 유리창을 깨고 신속하게 침입했다.
이들은 시계, 보석, 현금, 여권, 명품 핸드백, 전자제품 등 쉽게 운반할 수 있는 귀중품을 집중적으로 훔쳤다. 보통 몇 분 안에 집 안을 뒤엎고 빠져나가며, 때로는 식료품점 백이나 집 안에서 찾은 여행 가방에 훔친 물건을 담아 운반했다.
경찰은 이들이 총 47건의 침입 절도와 200만 달러 이상의 귀중품을 훔친 것으로 파악했다. 체포된 이들 중에는 칠레 출신 8명과 알바니아 출신 1명이 포함되었고, 나머지는 주로 조지아 국적자들이다.
피해자들은 이러한 침입 절도로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심리적 트라우마까지 겪고 있다. 한 피해자는 겨울용 타이어를 교체하러 나간 단 한 시간 동안 집이 털렸으며,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품과 가족의 소중한 물건들이 도난당했다고 전했다.
이들 조직적 절도단의 특징은 캐나다에 거주자가 아니라는 점을 악용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경찰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이며, 위조 신분증을 사용한다. 캐나다 입국 후에는 선불폰을 구입하고, 가짜 등록증과 보험 서류가 있는 차량을 공급받는 등 현지 범죄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다.
또한 이들은 캐나다 사법 시스템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다. 체포되더라도 기소 대신 추방되어, 새 위조 여권으로 다음에 재입국하는 사례가 발견됐다. 이에 경찰은 추방 전 먼저 기소하고 수감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미국에서도 이 현상은 심각하다. 최근 신시내티에서는 NFL 선수 조 버로우의 집을 털다 체포된 칠레 국적자 3명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FBI는 이러한 조직을 '남미 절도 그룹'으로 공식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