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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타이밍이다 (Love is ti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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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타이밍이다.
그순간 그장소 그사람이어야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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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했던 학교생활이 끝나고 드디어 꿀같이 달콤한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늦잠도 마음껏 자고 컴퓨터도 마음대로 하며 꿈같은 생활을 지내고 있었지만
그것도 한 일주일정도 하다 보니깐 못할 짓이라는 걸 깨달았다.
방학은 사람을 폐인으로 만든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때 구세주처럼 내게 전화를 건 우리 이모.
능력좋지 돈 많지 얼굴 예쁘지 뭐 하나 빠진 게 없지만
내일 모레면 서른인데 우리 이모는 결혼을 안했다.
지난 여름, 우리 아빠가 이모를 위해 중매를 서 주셨는데
외할머니께서는 이모가 올 안으로 결혼을 할 거라며 큰 기대를 하셨지만
우리의 이모는 남자가 돈 밖에 모른다며 할머니의 기대를 저버렸다.
그날 우리 외할머니는 이모때문에 속이 타서 울며 신세타령을 하셨다.
하늘도 외할머니의 마음을 알았는지
그날따라 장마로 인해 비가 억수처럼 쏟아졌었다.
"다인아, 겨울방학 했어? 소현이랑 누리랑 같이 이모집 놀러와!"
어렸을때부터 내가 이모를 잘 따라서 그런지 이모는 나를 무척 예뻐했다.
방학이 되면 이모는 항상 이모집에 놀러오라며 전화를 한다.
이모가 같이 놀러오라고 한 소현이와 누리는 내 친구들이다.
최다인, 은소현, 강누리.
우리 셋은 학교에서 '트리오'라는 소리를 듣고 다닐만큼 우정이 깊다.
이모의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내 친구들을 편하게 대해줘서
소현이와 누리도 이모를 무척 좋아하고 따른다.
내가 소현이와 누리에게 이 소식을 알리자 마자 그들은 입고갈 옷 걱정부터 했다.
이모가 사는 곳은 서울이었고
우리가 사는 곳은 전라남도에 위치하고 있는 보성이었다.
보성은 녹차밭으로 아주 유명한 곳이다.
소현이와 누리는 최대한 촌티 안내고 싶어서 연신 걱정을 했다.
그렇지만 우린 나름대로 서울에 사는 사람 같아 보인다고 생각한다. 허헛.
그런 자부심을 갖고 우리 트리오는 서울역까지 그 비싼 KTX를 타고 갔다.
* 서울역 도착
"다인이 너 여기서는 절대 흥분하지 마라."
소현이는 서울역에 도착하자 마자 신신당부를 했다.
나는 흥분을 하면 사투리가 저절로 튀어나온다.
사는 곳이 전라남도라서 전라남도 사투리가 입에 뱄다.
하긴, 내가 소현이랑 누리 중에서 사투리를 제일 많이 쓰긴 하지.
표준말도 쓸 줄은 아는데 억양에서부터 티가 다 난다.
"참나. 니는 사투리 안쓰냐?"
"또 또 또! 흥분하지 말래니깐 그러네~ 우린 사투리 같은 거 몰라."
"...뭐, 뭐라고야? 아이고~ 어이가 없네 진짜!"
뻔뻔스럽게도 누리까지 덩달아 사투리 안쓰는 서울사람처럼 행동하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사투리 쓰는게 뭐 어때서? 난 정겹고 좋구만.
우리는 일단 서울역의 출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주위에서 심한 악취가 풍겼다.
서울역을 빠져나가는 내내 보이는 건 거지 차림으로 앉아있는 노숙자들이었다.
서울에는 잘 사는 사람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서울역에 와 보니 못사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불쌍하지 않냐? ... 돈 넣어주고 갈까?"
내 말을 들은 누리는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누리와는 반대로 소현이는 약간 냉정했다.
"저 사람들은 노력도 안하고 그냥 놀고 먹으려는 사람들이야.
몸이 불편한 것도 아닌데 노가다라도 해야되잖아? 난 싫어."
소현이의 말이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니었지만
노숙자들이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한 것도 아니고...
일자리가 없어서 이러는 건데 조금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들의 처지를 잘 알지도 못하고 막말을 한다는 건 아니라고 본다.
노숙자들 중에서 아기를 등에 업고 쭈그린채 업드려 손을 내미는 아주머니가 보였다.
아기는 추워서 그런지는 몰라도 얼굴이 창백해보였다.
그 사람을 보자마자 나는 짠해서 지갑에 있던 천원짜리 몇 장을 꺼내 주었다.
누리도 나를 뒤이어 돈을 넣어주는 그 때.
"야이 새끼야! 거기 안서??"
뒷쪽에서 한 남자의 험악한 목소리에 놀라 돌아보았더니
한 남자가 맨 앞에서 쫒기고 있었고 그 뒤로는 험악한 남자 여러명이 그를 쫒고 있었다.
생긴걸로 봐서는 고등학생같아 우리와 또래정도 되 보였다.
쫒기던 남자는 우리쪽으로 점점 다가왔다.
그 남자가 내 어깨를 스쳐 지나갔는데 그는 인상을 쓰고 있었다.
남자는 출구쪽으로 재빨리 나갔고 뒤쫒던 무리들도 출구를 빠져나갔다.
나는 어처구니 없이 멍하니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는데 누리가 나를 흔들었다.
"다인아, 괜찮아?"
"어? ...엉. 괜찮아. 와... 서울 애들 무서워분다."
다른데도 아니고 하필 우리 근처로 도망갈 게 뭐야~ 에휴, 무서워 죽는 줄 알았네.
근데 소현이는 하나도 안 무서운 것처럼 말한다.
"보성에도 저런 까진애들 있잖아. 별로 놀랄 것도 없어."
*
이모가 어제 전화로 위치를 알려주긴 했는데...
하도 서울이 넓어서 그런지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
본래 나는 길치인데 서울에서는 오죽하겠는가?
이모가 마중을 나왔으면 좋겠지만 오늘 회사 일이 늦게 끝난대서
어쩔 수 없이 우리 스스로 이모가 사는 아파트를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여기가 어디야? 우리 잘 못 온 거 아니야?"
이모가 말했던 편의점과 상점들은 나오지 않고 엉뚱한 골목길만 나와서
누리가 불안한 듯이 말했다. 사실... 나도 걱정된다. 길을 잃어버린 것 같다!
"괜찮아 괜찮아. 걱정하지 마. 금방 찾을 수 있을거야."
괜찮다며 위로하는 소현이도 내 눈에는 불안해보였다.
나는 시계를 보았다. 현재 시각 오후 2시.
이모가 회사에서 퇴근하는 시간은 5시... 그때까지 아직 3시간이나 남았다.
일단은 우리끼리 찾아보자며 골목길을 무작정 걷고 있었다.
그때 한 놀이터가 보였고 그곳에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남자들이 몰려있는걸 발견했다.
나는 겁을 먹고 소현이와 누리의 손을 잡고 벽 뒤로 숨었다.
"갑자기 왜그래? 저기에 누가 있어?"
영문을 모르는 듯 말하며 소현이는 놀이터 쪽으로 가려고 했다.
나는 재빨리 소현이를 잡아끌었다.
"쉿! 소리 좀 줄여...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남자애들이 몰려있어.
왠지 분위기가 이상해. 불량학생들 같아"
"어, 어떡해... 나 무서워..."
내 말에 누리는 무서운 듯 몸을 떨었다.
그와 반대로 소현이는 별것 아니라는 듯 벽에 숨어서 그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소리를 죽이라고 해서 차마 크게 말 하지는 못했다.
"어? 저 애들은 아까 기차역에서 봤던 애들 아니야?"
"뭐야?"
소현이의 말에 나와 누리도 조심스럽게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아까 서울역에서 쫒기던 남자랑 그를 쫒던 험악한 남자 여러명이었다.
쫒기던 그 남자... 지금은 아까처럼 인상을 쓰고 있지 않았다.
여유롭게 미소지으며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일명 비웃음이라고... 조소라 칭한다.
"와... 저 남자애 진짜 잘생겼다아."
"조용히 해! 들키면 끝장이라고."
한 사람이 곤경에 빠진 이 상황에서 누리는 엉뚱하게 그 남자의 얼굴을 감상하고 있었다.
누리에게는 나무라듯이 말해놓고...
나도 속으로는 그 남자가 멋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허허허. 주책이야, 참.
우리는 남자들의 말소리에 모두들 놀이터로 시선을 집중했다.
험악하게 생긴 남자들 중 우두머리처럼 보이는 남자가 말했다.
"아깐 잘도 튀더니 벌써 지쳤는 갑다? 아니면, 존나게 쳐 맞을 준비가 됬거나. 킥킥."
우두머리가 비웃자 뒤에 있던 애들도 덩달아 킥킥 거렸다.
갑자기 내 속에서 뭔가가 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저런 비열한 인간을 보면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오른다.
"개소리 지껄이지 말고 빨리 덤벼. 니들하고 놀아줄 시간 없다."
남자는 냉소를 머금고 우두머리의 말을 받아쳤다.
남자는 한명. 저 우두머리 쪽은 열명. 일대 십... 승산이 없는 싸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남자... 싸우겠다는 건가?
그건 절대 불가능하다. 그건 얻어 터지겠다는 말이랑 똑같아!
"킥킥... 이 새끼 뭐라고 지껄이냐. 뒈질라고 발광을 하는구만."
"아~ 존나게 말 많네. 개 짓는 소리 그만 하고 덤비라고. 역겨우니까."
정말 듣기 싫어하는 표정을 짓는 우두머리. 그의 말에 발끈한 우두머리.
푸훗... 저 일그러지는 우두머리의 표정. 진짜 고소하다. 크크!
내 작은 웃음소리에 소현이와 누리는 나를 이상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저새끼 빨리 죽여버려!"
우두머리의 한마디에 뒤에 있는 아홉명의 남자들은 그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그 남자는 자세를 취하고 그들과 대단한 싸움을 벌였다.
나는 그들의 싸움을 보며 한 사람이 맞을 때마다 어깨가 들썩였다.
정확히 말하면 그 남자가 각목에 맞을때, 그 남자가 고통에 얼굴이 구겨질때,
그 남자가 피를 흘릴때... 왠지 모르게 나도 아팠다.
저 사람도 똑같이 나쁜사람인데 똑같이 욕했고 똑같이 싸우고 있는데,
저 남자랑 난 오늘 처음 본 사이인데... 어째서...
"어, 어떡해! 경... 경찰에 신고해야 되나?"
누리는 무서워서 더이상 싸우는 장면을 보지 않고 버벅거리면서 휴대폰을 빼 들었다.
그때 소현이가 누리의 휴대폰을 빼앗으며 얘기했다.
"신고해봤자 우리만 더 골치아파져. 못 본 척 하고 그냥 가."
소현이는 어쩔때 보면 정말 냉정하다 못해 너무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항상 이러는 건 아니지만 소현이는 자기가 손해보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이 저렇게 피투성이가 되어가는데...
어쩌면 목숨이 위태로울 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해...
남자는 싸움을 잘 했다.
우두머리쪽 남자들이 그 남자로 인해 지쳐있었다.
그 남자는 한 남자만 공격했다. 한 남자는 바로 우두머리.
우두머리가 그에게 맞고 있을때 우두머리의 꼬봉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꼬봉은 우두머리를 데리고 후퇴했다.
그들이 도망치듯이 사라지고 우리는 이제와서 112에 신고할 수도 없었다.
그 남자는 기진맥진 힘 없이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어, 어떡해! 쓰, 쓰러졌어!! 소, 소현아 니가 좀 가 봐."
누리는 피 투성이인 그가 무서웠는지 제가 가지는 못하고
그나마 제일 심장이 강한 소현이에게 말했다.
소현이도 무서워 하는 건 아니었는데 별로 가기 싫어하는 눈치였다.
나는 누가 시키기도 전에 반사적으로 그를 향해 달려갔다.
쓰러져있는 그에게 가까이 가 보니 멀리서 봤던 것 보다 더 심각했다.
고통스러워 하는 그를 보며 다급하게 외쳤다.
"이, 이봐요. 괜찮아요? 어떡해... 흑... 피좀 봐..."
나는 피투성이인 그를 보다가 눈물이 났다.
왠지... 고통스러워 하는 그가 너무 불쌍했고 아파하는 그 보다 내가 더 아팠다.
원래 평소에도 난 마음이 여렸으니까... 눈물도 많았으니까...
그래서 이러는 거지 별 다른 이유는 아닌 것 같다.
그는 신음을 토하더니 눈을 살짝 떠 나를 쳐다보았다.
나중에 생각한 건데 그때 본 그의 눈은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
촉촉한 그의 눈을 본 것은 아마 내가 그에게 이상한 감정을 느낀 결정적인 포인트 였던 것이다.
"저, 정신이 좀 들어요? 흑... 안되겠어, 피가 많이 나... 119 불러야..."
나는 119를 부르려 휴대폰을 꺼내려했는데
갑자기 그가 내 손을 잡아 휴대폰을 꺼내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그는 꺼져가는 듯한 목소리로 힘겹게 얘기했다.
"...병원... 필요 없어..."
"...네? 아, 안돼요.. 지금 안가면..."
"...됬으니까... 내 주머니에서... 휴대폰 꺼내봐.."
그의 말에 나는 그의 상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나는 그의 휴대폰을 들고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2번... 통화버튼 눌러... 지금.. 민현준이가... 골목 놀이터로 튀어 오라했다고... 전해.."
민현준... 그의 이름이 민현준인 가 보다.
그가 말한대로 2번 통화버튼을 눌러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은 남자 목소리였는데 그가 시킨대로 말을 전하니 남자는 놀란 듯 알았다며 황급히 끊어버렸다.
전화를 끊은지 5분정도 됬을 때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더니
모자를 쓴 남자와 두 명의 남자가 민현준에게로 다가왔다.
"민현준!! 이 자식 어떻게 된 거야?"
모자를 쓴 남자는 쓰러져 있는 그를 보며 소리쳤다.
그리고 모자 쓴 남자는 자신을 따라온 두 남자에게 그를 병원으로 데려가라고 했다.
재빨리 두 명의 남자는 그를 오토바이에 태우고 병원으로 데려갔다.
소현이와 누리가 내 곁으로 다가왔고 한참동안 오토바이가 사라진 쪽을 쳐다보던
모자를 쓴 남자는 그때서야 나를 보며 처음으로 말을 걸었다.
"너 현준이 깔이냐?"
"....네? 뭐, 뭐라구요?"
뜬금없는 모자 쓴 남자의 말에 어이없어서 그를 쳐다보았다.
깔이라는 게 여자친구라는 것 쯤은 나도 안다.
근데... 내가 민현준이라는 남자의 여자친구라고? 모자 쓴 남자... 그 사람 친구 같은데
친구라면서 친구의 여친이 누군지도 모른다는 건가?
"아니냐? 그럼 뭐야 넌."
"...그냥 지나가던 사람인데요."
"그래? ...현준이 저 자식이 이틀에 한번씩 바뀌는 게 여자라서. 기분 나빴다면 미안하다."
모자를 쓴 남자는 굉장히 불쾌하다는 듯 인상을 쓰고 있는 내 표정을 보고 사과를 했다.
뭐... 날라리 치고는 조금 괜찮은 애군. 사과했으니까. 까짓거 받아주지.
"혹시 현준이랑 누구랑 싸웠는 지는 모르냐?"
"그건 잘 모르겠고... 그냥 남자 10명을 상대로 혼자서 싸우던데요."
"그래? 어쨌든, 전화해줘서 고맙다."
"아니에요. 그 사람이 시키는 데로 했을 뿐이에요, 전..."
내 말에 모자 쓴 남자는 씨익 웃었다.
와... 서울 남자들은 잘생긴 남자들이 많네.
하얀 치아를 보이며 웃는 모자 쓴 남자는 굉장히 멋있었다.
"난 하은호라고 한다. 넌 이름이 뭐지?
현준이한테 구해준 사람 이름 정도는 알려줘야지."
"....최다인이요."
"그래, 오늘 일 고마웠다. 난 현준이한테 가 봐야 겠다.
다음에 또 봤으면 좋겠네. 최다인이라고 했지? 그럼 안녕."
모자 쓴 남자는 그렇게 인사를 한 뒤 오토바이를 타고 사라졌다.
그가 사라지는 곳을 멍하니 쳐다보다 누리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에휴... 이게 무슨 꼴이야. 서울은 정말 무서운 곳이야.
히익!! 다인아, 손에... 피가..."
누리의 놀란 말에 내 손을 내려다 보니 손에 피가 묻어있었다.
아까 현준이라는 남자가 내 손을 잡았을 때
그의 손에서 나던 피가 묻었던 것이다. 하핫... 나도 참 둔하네.
정신이 없어서 그랬는 지는 몰라도 피가 묻은 것도 몰랐다니.
우리 트리오는 결국 이모집을 찾지 못하고 5시까지 이모를 기다려야 했다.
이모집에 와서도 놀이터에서 있었던 일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
이모집에 놀러온 지 삼일 째다.
이틀동안 이모는 우리들을 데리고 서울 이곳저곳을 구경 시켜주었다.
그리고 삼일 째 조금은 피곤해서 집에서 쉬고 있는데
이모가 날 보고 편의점에 가서 뭘 좀 사 가지고 오라는 것이다.
혼자 가는 게 심심해서 소현이와 누리에게 좀 같이 가자고 했더니
다들 낮잠 주무시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혼자서 편의점을 가기 위해 나왔다.
편의점을 가는 중에 상점들을 구경하다가 봤는데
유리를 통해 보이는 메이커 운동화가 내 눈길을 끌었다.
우리 학교에 다니는 어떤 여자애가 메이커 운동화를 샀다고 얼마나 자랑을 하던지...
내가 그 여자애 잘난척 하는 거 보기 싫어서라도 메이커를 꼭 사고 말리라 했었는데...
에휴, 내가 돈이 있어야지 뭐!
"아오! 그래! 나 돈 없다 없어! 메이커 신발 신은 게 뭐 그리 자랑할 일이라고! 재수없어! 퉷!"
흥분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혼자 소리지르고야 말았다.
덕분에 나는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이상한 눈초리를 받아야 했다.
창피한 마음에 얼른 편의점에 가려고 발걸음을 돌렸는데.......
".....앗!!!"
놀란 눈으로 내 앞에 있는 그 사람을 쳐다보았다.
너무 놀란 나머지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버렸다.
그 사람은 바로 삼일 전 놀이터에서 싸우던... 민현준이었다.
내가 그 이름 잊어버리지도 않는다.
민현준 옆에는 모자 쓴 남자 한은호가 있었다.
"어~ 최다인 맞지 너?"
한은호라는 남자도 나를 우연히 만났다는 게 놀란 듯이 말했다.
오늘은 모자를 안 썼네? 자세히 보니깐 정말 잘생겼네. 크흑...
얼떨결에 또 다시 만나게 됬군... 세상에, 어떻게 이런 우연이 다 있지?
다신 만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아... 잘 지내셨어요? 여기서 또 뵙네요."
다시 만나자 마자 민현준이라는 사람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잠자면서도 그 남자 과연 어떻게 됬을까 걱정이 되서 잠을 못자겠더니...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이 사람이 걱정됬다.
"...니가 그때 너냐?"
풉... 민현준이라는 사람... 말 참 웃기게 한다.
한참동안 날 보고 아무말 없더니 처음 꺼낸 한마디가 '니가 그때 너냐?'
나는 그 사람에게 말했다.
"몸은 어때요? 그때 피 많이 흘렸는데... 벌써 이렇게 돌아다녀도 되는거에요?"
"쿡... 괜찮아. 난 회복이 빠르거든."
대단한 사람이다. 의사는 아니지만 그때 내가 봤을땐 몇달을 병원에 입원해야 할 것 같았는데
삼일안에 회복이 되버리다니... 저 남자... 철인인가?
아무튼, 그때 우연적인 만남으로 시작해서 현준과 은호를 자주 만나게 되었다.
그때 말해줬는데 민현준과 하은호는 나보다 한 살 위, 열아홉살이라고 한다.
오빠들은 내게 연락처를 알아갔고 나 또한 오빠들이 자신들의 연락처를 입력하라고 해서
반 강제적으로, 어쩔 수 없이 휴대폰에 그들의 연락처를 입력시켰다.
허허... 사실은 나도 연락처 알고 싶었다.
그 다음날 오빠들을 만날 때는 소현이와 누리를 데리고 나갔다.
살갑게 대해줘서 그런지 소현이랑 누리는 은호오빠와 벌써 친해져있었다.
은호오빠는 원래 여자에게는 잘 해준다고 한다. 후후후.
은호오빠와 친구들이 수다를 떨며 즐겁게 놀고 있을때 나는 현준오빠를 따라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갔다.
현준오빠는 조용한 걸 좋아하는 모양이다. 아무 말 없이 있다가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피를 꺼냈다.
"잠깐만요. 죄송하지만... 전 담배냄새 정말 싫어해요."
내 말에 현준오빠는 잠시 망설였다.
하긴, 담배 피우던 사람한테 피지 말라고 한다고 해서 안 필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신기하게도 현준오빠는 내 말 한 마디에 담배를 집어 넣었다.
"와... 정말 안 피우네?"
"나 방금 존나 성질낼 뻔 한거 아냐?"
"헉... 저, 정말요??"
성질 낸다는 현준오빠의 말에 단번에 쫄아버린 나.
그런 내 표정을 보던 현준오빠는 피식 웃어버린다.
"푸훗... 쫄지마. 성질 안낼테니까."
"...에휴,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가뜩이나 몸도 안 좋은데 담배까지 피우면 정말 큰일나요."
"괜찮아. 나같은 새끼 하나 죽는다고 울어주는 사람도 없으니까."
이 남자의 한마디가 내 가슴속에서 멤돌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남자... 마음속에 상처가 너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동안 이 남자가 받은 상처가...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왜 없어요. 오빠 친구들 있잖아요."
"쿡... 친구? 겉으로는 걱정하는 척 하지 속으로는 다 비웃고 욕해.
하은호 빼 놓고 나 걱정해주는 사람 한 명도 없어."
"...학교 선생님도 있고... 부모님도 있잖아요."
"그 사람들...? 웃기지도 않아. 나 믿어주는 사람... 아무도 없어.
다들 나 같은 새끼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어떻게 해야 이 사람을 위로할 수 있을지... 나로썬 도저히 모르겠다.
어떻게라도 이 사람 마음에 있는 상처... 내가 치료하고 싶었다.
그냥 마음이 아팠다. 처음부터... 그런 마음이 내 마음속에 있었다.
*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우리 트리오는 오빠들과 만남을 자주했다.
자주 만나다 보니 나쁘게만 보였던 현준오빠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냉소를 머금고 싸우던 현준오빠의 차가운 모습은 없었다.
내가 보는 현준오빠는 해맑게 웃을 줄 아는... 그런 남자였다.
"와~ 서울은 무섭기만 한 곳인 줄 알았는데 되게 멋있는 곳이네요."
"풉... 넌 어디 촌구석에서 올라온 사람 같다?"
컥... 정곡을 찔렀다.
현준오빠의 말이 전혀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은 것 만은 아니었다.
그래도... 우리도 있는 건 다 있는데... 아주 촌 구석은 아닌데...
"... 그래요! 저 촌구석에서 올라온 거 맞아요! 됬어요?"
"어? 야, 너 진짜 촌에서 올라왔어??"
신기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는 현준오빠. 난 그런 시선이 싫다고요!!
별로 놀랄일도 아닌데 뭐 그렇게 놀라는 지! 서울에서 산다고 진짜... 너무하네.
"참나, 도시에서 살아서 좋겠네요!!"
"야.."
"...뭐요."
"... 너 사투리 한번 써 봐."
......... 이 사람이 진짜 나랑 장난하나? 무슨 동물원에 있는 동물 구경하는 사람도 아니고!
진짜 열받네. 이런 사람때문에 울었던 내가 바보 멍청이지!! 으이그!
"야, 빨리 해 봐."
"아 진짜... 촌 사람이면 뭐시 어찐데요? 촌 구석에 사는 사람은 사람도 아니대?
그렇게 동물원에서 동물 구경하듯이 보지 말라고요! 알것냐고요!"
쪽팔리던 말던, 현준오빠가 어떻게 보던 말던.
난 드디어 흥분을 해버리고야 말았다. 소현이가 내내 걱정했던 ...
흥분하면 나도 모르게 나오는 사투리... 흑. 나도 창피하다...
"풋.... 푸하하하하!!!"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는 현준이오빠.
내 사투리가 그렇게 웃긴가? 뭐가? 뭐가 웃기대? 참나... 얼척이 없네.
근데... 현준오빠가 이렇게 웃는 건 처음봤다. 이렇게 해맑게 웃을 수 있는 줄은 몰랐다.
오빠가 웃으니 나도 왠지 웃음이 나온다. 즐거워지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왜 웃냐고요! 아! 나 갈래!!"
"큭큭... 너 진짜 웃기다. 앞으로 맨날 사투리 쓰고 다녀라. 푸훗..."
"그렇게 웃겨요? 진짜 좋아 죽네..."
현준오빠가 자꾸 웃는게 괜히 심통이 나서 삐진척을 했다.
나 진짜 삐진 것 같다...... 유치하게시리.
나 원래 이런 애가 아니였는데. 이상하게 현준오빠 앞에선 삐진 척 하고 싶었다.
"야, 삐졌냐?"
"......"
"왜 삐진척 하고 그래? 안 어울린다."
"... 나한테 어울리는 게 뭔데요??"
"말 많은거. 사투리 쓰는 거. 아니 넌 그냥 말 하는 자체가 개그다."
이 사람 도대체 정체가 뭐야. 첫인상은 되게 냉혈한 인간인 것 같았는데...
지금 내 앞에서 장난스레 웃는 이 남자... 놀이터에서 냉소를 머금고 싸우던 남자 맞아??
이상하지만... 어쩌면 이 남자한테는 이런 모습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너 그럼 서울은 뭐하러 왔냐."
"... 방학이니까. 이모집 놀러 온거에요."
"언제 다시 가는데."
"내일 모레쯤?"
"서울에서 거기까지 얼마나 걸리냐?"
"별로 안 걸려요, 기차타고 한... 4시간??? 아니다, KTX 타면 더 빨리 갈 수 있는데..."
허허, 4시간..... 참 길구려. 뻔뻔하지만 별로 안 걸린다고 말 하고 싶다.
현준오빠는 갑자기 기운이 없어보였다. 내가 내일 모레 간다니깐 서운한건가?
풋... 나도 진짜 착각 잘 한다니까.
"내가 언제 한번 너 찾아가마."
"...네?? 그게 무슨 소리에요?"
"뭘 그렇게 놀래. 니가 사는 데까지 찾아 간다고."
"... 왠일이야. 와서 뭐 하게요?"
"뭐 싫어? 싫으면 관 두고."
"...아, 아니에요! 찾아오시면 좋죠!
얼마든지 오세요~ 제가 좋은데 구경시켜 줄 테니까."
날 찾아오겠다는 뜻은... 과연 뭘까? 그 짧은 시간에 내가 좋아지기라도 한 건가?
에이~~ 최다인, 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착각하지 말라고~ 좋아지긴 뭘.
어쨋든 현준오빠가 보성에 놀러오면, 녹차밭은 필히 구경시켜줘야지. 후훗.
*
그렇게 그와의 만남도 4일째 됬고 내가 서울에 머물러야 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내일이면... 난 보성으로 떠나야 한다. 그와 이렇게 만나는 것도 내일이면 안녕이다.
그래서 ... 이제 오빠와의 만남도 오늘로써 끝을 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성에 내려가서도 오빠를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돌아가는 순간부터 나는 마음이 너무 아파서...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오늘 만난 오빠의 모습은 얼굴에 상처가 있었다. 또.... 싸운 것 같다.
"...현준오빠, 또 싸웠어요?"
"싸운 거 아니야. 그냥 긁혔어."
"... 아니긴 뭐가 아니에요!! 흑... 오빤 왜 이렇게... 다치고 다녀요..."
바보같이... 눈물이 났다.
오빠 처음 만났을 때 피투성이로 누워있던 모습을 생각하니깐 눈물이 났고
오빠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아버린 내가 너무 싫어서 눈물이 났고
이제 내일이면 오빠를 볼 수 없음에 눈물이 났다.
오빠는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내 눈물을 닦아줬다.
"또 우냐, 울보냐 너.."
".....흑... 장난하지 마세요. 누구는 울고 싶어서 우는 줄 알아요?"
울면서 오빠의 눈을 보았는데 현준오빠의 눈은 너무너무 슬펐다.
날 보며 이렇게 슬픈 표정을 하고 있다는 게 나를 더 울게 만들었다.
나..... 왜 이러지? 내가 미쳤나봐. 오빠랑 헤어지기가.... 정말 싫어.
내가 없는 곳에서 또 이렇게 싸우고 다칠까봐... 그게 제일 마음이 아팠다.
"....나같은 놈 때문에 울지마... 난... 그럴 자격 없는 놈이야."
"그런 말이 어딨어요... 자격이 있고 없고... 그런게 어딧냐구요... 흑.."
"싸움질만 하고 다니고 욕은 입에 달고 살고 학교에서도 나 포기한지 오래됬어.
...부모도 나 아들 취급 안해. 그런 놈이야 나.... 그런 나때문에...
넌 왜 그렇게 울어주는 건데... 넌 왜... 다른 사람들이랑은 다른거냐.. "
"......."
"...울지마. 너 그렇게 울면... 나 진짜 돌아버릴 것 같다."
두근두근... 오빠를 보고 오빠의 목소리를 듣고 내 심장이 두근거렸다.
처음이다... 남자에게 이런 감정을 느꼈다는 거... 18년을 살아오면서 이런건 처음이다.
눈물샘이 고장 났다는 게..... 이런거였나 보다.
울고 싶지 않다고 해서 마음대로 눈물을 멈출 수 없다는 것도...오늘 처음 알았다.
현준오빤... 상처도 많은 사람인데. 내가 없는 곳에서... 또 얼마나 괴로울까.
내가 없는 곳에서... 오빤 계속 싸울거고 다칠텐데... 담배도 피우고 그럴텐데...
보성에서 태어났다는 게 이렇게 원망스러웠던 적이 없다.
"...이제 싸우지 마세요. 오빠 때문에... 나 마음 편하게 갈 수가 없잖아요...
오빠 다치면... 나 밤새 잠도 못 잔다구요..."
".....안 가면 안 되는 거지."
".....평생 못 보는 거 아니잖아요. 방학때 되면 저 다시 올거에요.
그때까지... 저랑 몇 가지 약속해요. 들어줄 수 있죠?"
현준오빠는 내 부탁을 허락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첫번째... 앞으론 싸우지 말고 다치지도 말기...
두번째는... 담배 안 피우도록 노력하기.
세번째는... 나 하나쯤 죽어도 걱정해 주는 사람 없다는 생각 하지 말기."
"......"
"왜 그러는 지는 잘 몰라도... 오빠가 다친 거 보면 마음이 아파요.
...자꾸만 걱정되고 눈물이 나와요. 겨우 네 번 만났는데도 이런데...
오빠랑 함께 지내는 사람들이 오빠 걱정을 안 한다구요?
아니에요... 오빠가 잘 못 생각하고 있는 거에요..."
오빠는 내 말에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내 말을 잘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없을 때 오빠가 이 약속을 지켜줄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라도 해 주고 싶었다.
내가... 오빠 옆에서 위로해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까.
이렇게 말이라도 해 주고 떠나고 싶었다.
"약속... 지킬 수 있죠?"
"불가능 하겠지만... 노력해 볼게."
"그걸로 됬어요. 그거면... 충분해요."
나는 다음날 KTX를 타고 보성으로 내려갔다.
서울에 와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현준오빠를 만난 게
나에게는 참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빠는 내게 어떤 감정을 갖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했을 때... 현준오빠는 내 첫사랑이었던 것 같다.
우연적으로 만난 그 남자는 냉소를 머금고 싸우고 있었고
피투성이가 된 채로 쓰러져 있는 걸 발견한게 첫 만남이었다.
다신 만날 수 없을 것 같았는데... 또 다시 우연히 만나게 된 우리.
지금 생각하니 그것은 우연히 아니라 필연이었던 것 같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그를 만나서 행복했다.
자주 만날 수는 없지만... 그 사람이 날 좋아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난 그 남자를 영원히... 가슴속에 품고 살 것이다.
그 순간 그 장소..... 난 항상 그 사람을 기억하고 살 것이다.
*
2년 후.
나는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다.
그동안 현준오빠와 전화통화도 하며 가끔은 방학 때 서울에 놀러가서 만나기도 했다.
현준오빠는 나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지금은 싸움도 안하고 담배도 안 피운다고 한다.
그리고 부모님과 주위 사람들을 달리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보다 더 기쁜건.
열심히 공부 한 결과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합격했다는 것.
그 보다 더더더더 기쁜건!!!
현준오빠가 재학하고 있는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촌년 드디어 서울 올라왔네?"
"...우쒸. 촌년 취급 그만 하세요! 이래뵈도 얼굴은 서울 사람 같다구요!"
"누가 그러든? 아닌데, 너 얼굴 개그맨인데.."
"장난하지 마세요!! 우쒸.. 나 갈거야!!"
우쒸... 정말 나빴어. 오랜만에 만났는데... 촌년 취급이나 하고.
나 그래도 예쁘다는 소리 많이 듣고 다니는데... 개그맨이라고??
요즘 개그맨들 얼굴 예쁜 개그맨도 많지만.... 그럼 내 얼굴이 웃기다는 거냐고! 나 삐졌어~~~~~
"내가 안 어울린다고 했지. 삐지지 마라."
"....오랜만에 만났는 데 그런 말 밖에 못해요?"
"쿡..... 알았어. 다시할게."
현준오빠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풀고 진지하게 나를 보았다.
덩달아 긴장한 나는 진지한 오빠의 눈을 바라보았다. 촉촉한 그의 눈은 나를 빠져들게 하는 것 같다.
"...보고싶었다. 최다인. 나 때문에 울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거... 너 때문에 알았다.
니가 내 눈에 보이던 그 순간부터... 난 쓰레기같던 민현준이 아니었어.
내가... 진심으로 좋아해본 여자는... 니가 처음이야."
두근두근........
좋아한다고? 현준오빠가.... 나를 좋아한다니... 믿을 수가 없다.
하지만... 너무 기쁘다. 오빠도 나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게... 너무 기뻤다.
"...나도. 진심으로 좋아해 본 남자는... 오빠가 처음이야."
"...태어나줘서... 그때 날 보고 울어준 게 너라서...
그때 니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나줘서... 고마워. 사랑한다... 최다인."
내 생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꼽으라 한다면...
난 현준오빠를 만난 순간이라고 말하겠다.
누군가가 나에게 사랑이 뭐냐고 묻는다면..... 타이밍이라고 말하겠다.
사랑은..... 그 순간 그 장소 모두 그 사람이어야만 하니까.
사랑은... 타이밍이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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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제가 어떤 카페에서 특별작가 심사접수 할 때 쓴 소설입니다.
2차 심사할 때 그 카페에서 내 준 과제는
모자, 장마, 녹차밭, 첫사랑, 운동화, 시계, 휴대폰
이 7개의 단어를 단편소설에 한 단어씩 넣어서 소설을 짓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귀찮기도 하고 막막했지만 밤새 머리싸매고 지었습니다.
아직은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특별작가로 뽑혔으면 좋겠네요.
아직은 너무 부족하지만 앞으로 더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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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꼭달아주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와...정말빨리읽으셨네요, 감사합니다^^
대단하시네요ㅋㅋㅋ 아무튼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제 소설 많이 읽어주세요^^ 새싹소설3 에 돌고래미녀 쳐 보시면 나올거에요!ㅋㅋㅋ
이히히히> <멋져요!!뽑히실것 같아요!ㅇ _ㅇ*와우...부럽..또 커플은 탄생되고.......-_-..ㅎ
고맙습니다ㅜㅜㅎㅎㅎ
와아.. 멋지다아...
재밌게 읽으셔서 다행이에요ㅜㅜ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ㅎㅎ
잘 읽고 가요~ 멋진남자네요. 짜잔!
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누리 제이름인데..소설에서 내이름이 나온건 첨봄 ㅎㅎ 남주 너무 멋져요~
정말요?ㅋㅋ 누리 제가 아는 어떤 사람 이름인데ㅋㅋ 그분이 님이신가? 하핫, 아무튼 고맙습니다^^
자랑스럽다!!!!돌고래미녀님ㅋㅋㅋㅋ
와.......멋잇어요! 어 스트로베리님ㅋㅋㅋㅋ 진짜짱이에요!!!
와.......멋잇어요! 어 스트로베리님ㅋㅋㅋㅋ 진짜짱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