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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후기 (감상평) / 극장 내 분위기
드래곤볼은 모두가 인정하는 명작입니다.
드래곤볼을 한 번도 못 본 사람은 있을지언정 드래곤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 정도로 드래곤볼은 단순한 만화를 넘어서 하나의 '문화'가 되었고 많은 팬들에게는 소중한 기억이 되었죠.
저에게도 어렸을 적 만화책방에서 드래곤볼 만화책을 넘겨보던 일, 빈 종이에는 항상 초사이어인 캐릭터를 그렸던 일 등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지요^^
그런 드래곤볼의 신작이 최근 쏟아져나오고 있죠. 이번 작품을 포함, 새로운 극장판이 2편이나 나왔고, 드래곤볼 슈퍼라는 이름으로 마인 부우전 이후 새로운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드래곤볼의 오랜 팬 입장에서는 성인이 되어서도 드래곤볼의 신작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감동적인 일이죠.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난 후의 제 생각은 '이제라도 그만뒀으면 좋겠다' 라는 겁니다. 그만큼 이 만화의 열렬한 팬으로서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만큼 실망감도 매우 큽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첫째, 캐릭터들의 매력이 실종됐습니다. 특히 제가 제일 심하다고 생각하고 어리둥절했던 캐릭터는 손오반입니다. Z 최강 전사 중 하나였던 (셀전부터 마인부우전 중반까지는 오공을 대신해 주인공 격으로 활약하죠) 손오반은 이번 작품에선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아요. 프리저의 부하 몇 명 상대하곤 헉헉대고, 프리저와 싸우기도 전에 자긴 안된다며 지레 포기합니다. 최종 변신도 하지 않은 프리저의 일격에 실신까지 하고요. 아무리 네 달간 맹훈련을 했다 한들 마인 부우 전에서 잠재 파워까지 끌어올린 오반이 그렇게 무기력, 무매력한 캐릭터가 되다뇨. 제가 손오반 팬이었다면 매우 불쾌할 것 같았습니다. 그 외 프리저는 싸우다 말고 비루스에게 굽신대고, 최강 캐릭터라는 비루스와 우이스는 작품 내내 피자 뎁혀먹고 아이스크림에 정신 팔려 있습니다. '초사이어인 갓 초사이어인'이라던 오공은 아무리 방심했다고 해도 레이저총(?) 한 방에 사경을 헤맵니다. 이처럼 이번 작품에서의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포스도 없고 매력도 없습니다.
둘째, 설정 파괴가 너무 심합니다. 물론 드래곤볼은 어느 정도 설정 파괴가 용인되는 작품이기는 해요, 그치만 처음부터 끝까지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드래곤볼은 원래 그러니까~'하고 넘어가기에는 무리가 많습니다. 프리저의 시체는 산산조각나서 부활시키기 어렵다고요? 그럼 지금까지 살려냈던 수많은 캐릭터들은 다 곱게, 성하게 죽었나요? (당장에 프리저전에서의 크리링만 해도 터져 죽었죠) 그리고 프리저가 아무리 천재라고 한들 네 달 훈련하고 '초사이어인 갓 초사이어인'과 싸울 수 있을 정도로 파워를 끌어올리네요. 1년 훈련하면 비루스도 넘보겠어요. 마지막 우이스의 시간 되돌리기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그 자체죠
셋째, 드래곤볼이 지나치게 어린이용 영상물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전의 극장판들을 떠올려보면 스토리가 그렇게 탄탄하진 못할지언정 악역의 포스가 넘쳤고 어두운 분위기에 전투씬은 박진감 넘치고 처절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신작은 작화나 유머, 스토리 모두 유치해요. 최근 신작들은 드래곤볼이 아니라 닥터슬럼프에 더 가깝죠. 이런 점이 지금의 어린 관객들에겐 더 어필할 수 있다고 해도 저는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제가 알던 드래곤볼이 아니니까요.
제가 혹평만 했지만 물론 장점도 있습니다. 저는 더빙판으로 봤는데 더빙의 퀄리티가 우수합니다. Z 최고의 인기 악역인 프리저를 다시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반갑기도 하고요. '골든 프리저', '초사이어인 갓 초사이어인' 등 새 캐릭터의 등장도 흥미롭습니다. 오공과 베지터의 단점에 주목하고 그로 인해 큰 화를 겪게 되는 이야기도 의도는 마음에 들어요.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겠지요.
어쨌든 이번 신작은 저에게는 큰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음에도 신작이 우리나라에서 개봉을 한다 해도 과연 보러 갈지.. 모르겠습니다.
극장 분위기는 역시 가족단위 관람객이 많았고, 아이들에게 어필할 만한 유머나 액션이 많아서인지 화기애애했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관람 티켓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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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세번째 부분은 많이 공감합니다.
리뷰 잘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