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래향 이야기
*내용의 정확도보다 야래향을 사랑하는 팬의 한사람으로서 함께 그 숨결을 느껴보고자
이 글을 올립니다. 함께 즐겨주시고 재밌는 댓글도 많이 부탁할게요.
1. 서문
오랜만에 고향에 다녀왔다. 밤늦게 고향집에 도착하여 대문을 열고 마당에 들어섰다.
밖에 환한 외등이 켜지고 어머니가 나를 반기신다. 토방에 오르니 처음 맡아보는 이름
모를 향기가 내 코를 자극하였다. 시골의 고향집 마당, 마침 훤한 달빛아래 은근한
향기가 예사롭지 않다. 어머니께 물으니 <야향>이라고 하신다. 토방에 놓인 올망졸망
화분사이로 별로 예쁘지도 않은 화분하나에 노랑색 작은 꽃들이 가지에 수 없이 달려
있다. 밤하늘의 별처럼 아주 작은 저 꽃별들. 대낮도 아닌 한 밤중에 묘한 향기를 뿜어
내는 사연이 무엇일까?
슬슬 나이가 들면서 세월이 무상하게 느껴지는 요즈음, 옛날의 다양한 사연들이 무관
심한 남의 일이 아니고 나의 삶의 일부로, 내가 살아있을 때 나도 함께 즐겨보고 싶은
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것들이 많다. 아마 부모세대와도 문화적 감각을
공유할 수 있는 그 부분에 무엇이 있을까? 내 좋아하는 노래와 스타일도 좋지만 우리
부모세대는 어떤 노래에 취해 젊은 시절을 보냈을까? 부모님의 건강 뿐만아니라 그
옛날 인생의 황금기에 불리워진 환희의 노래들을 함께 부르고, 자식 돌보느라 당신의
감성도 무디어졌을 그 사연들을 들어보는 것도 진정한 효도가 아닐까? 야래향에 관한
사연들이 그 중 한가지다.
오래 전 마음속에 고이 간직했던 그 신비의 꽃
꼭 보고 싶었던 야래향!
이제사 널 직접 만나게 되었구나.
처음엔 꽃이름을 알기도 전에 노래제목을 먼저 알았지.
까닭모르게 너의 노래에 마법처럼 끌렸고
난 너의 노래에 흠뻑 취하고 가슴이 뛰곤 했지만
고향의 어머니는 너의 꽃향기를 직접 맡으며 한 여름을 지내셨구나!
내 얼마나 널 보기를 기다렸던고...
정말 반갑고 또 반갑다.
엄마가 널 애지중지 기르시고 이미 개화시기를 지났건만
여태껏 꽃을 피우며 날 기다리고 있었구나.
평생 잊을 수 없는, 몸과 마음이 온통 취할 듯한
너의 진한 향기를 도저히 잊을수가 없구나.
고맙고 또 고마운 야래향!
세상은 너의 꽃말을 잘 알지도 못하고
꽃으로 쳐주지도 않지만 난 정말 널 사랑한단다.
내 사랑 야래향!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오랫동안 끊이지 않고 진한 향기를 뿜어내며
너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집념과 정열이 존경스럽구나.
그것도 대낮에 모두가 일하는 고달픈 세상을 피해
밤이면 밤마다 향기를 내뿜고
사람들은 잠시나마 삶의 희망을 꿈꾸며 너를 노래하곤 했지.
지난 세월 얼마나 많은 범부들이 너의 향기에 취해 사랑을 노래하고
언젠가 만나게 될 아름다운 님을 그리워했던가?
하지만 그 소중하고도 정열적인 사랑의 꽃
너의 존재가 세상에 너무도 묻혀있는 것 같아
내 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야래향!
야래향은 꽃이름이다.
야래향은 밤에 꽃이 핀다.
야래향은 향기가 진하고 오래 핀다.
야래향은 슬프고 이루지 못한 사랑을 노래한다.
첫댓글 토방이란 말 정말 정답게 느껴지네요. 저도 시골 사람이라 지금도 부르고 있답니다. 즐감 감사히 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소개해 주시어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는군요, 수고에 감사드리며 다음 이야기가 또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