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평가절하 의도와 영향
NH투자증권
위안화 평가절하를 두고 시장의 의구심 확산
인민은행이 예상을 깨고 이틀 연속 위안화를 평가절하면서 시장의 의구심이 확산됐다. 수출경기 회복을 이유로 들었지만, 중국이 환율전쟁을 하는 것은 아닌지, 더 이상 경기부양 수단이 없는 것인지에 대한 의심이 든 것이다.
향후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하를 유도한다면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다. 급격한 위안화 절하는 오히려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을 동반하기 때문에 중국의 수출가격 경쟁력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 유동성 유입을 필요로 하는 중국 입장에서 볼 때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위안화를 빠르게 약세 전환시킬 유인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위안화 평가절하 영향 점검: 원/달러 환율, 수출경기, 주식시장
위안화 평가 절하가 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면 다음과 같다.
1. 위안화 약세로 인한 원/달러 환율의 급등 가능성은 낮다. 위안화 약세시 원화의 동반 약세가 예상되지만, 실질실효환율을 감안할 때 원화가 위안화 보다 저평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등을 감안해 기존 전망(4분기 평균 1,100원) 대비 레벨을 상향 조정(4분기 평균 1,150원)할 필요는 있겠으나 1,200원을 추세적으로 돌파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유지한다.
2. 한국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엔화가 50% 절하되는 와중에도 3.0%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신흥국 경기위축 우려가 한국 수출경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 주식시장 추가 하락 제한적이다. 12개월후행 BPS로 감안한 PBR 1배는 1,950P선이다. 현재의 주가가 이미 청산가치 수준까지 하락 상황이라는 점에서 지난 이틀간의 위안화 약세가 반복되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이 받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다.
4. 업종별로는 정유화학, 철강, 통신장비/전기전자, 자동차/타이어, 음식료 등은 위안화 절하로 부정적 영향이 존재하며, 그 외 업종은 중립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중국 위안화 절하로 여타 업종보다 여행주와 화장품주식의 하락폭이 깊었다. 중국인의 여행 수요는 일본인과 달리 환율에 민감하지 않고, 화장품 역시 변화된 환율에도 면세점 가격 메리트가 더 크다는 점에서 이들 업종은 단기 하락폭이 과대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