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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세번째 도보여행기 - 6일간 155km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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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는 한라산을 축으로 동쪽의 성산 우도에서 서귀포를 돌아,애월,제주도심을 한바퀴 도는 26개코스.425km의 장거리 도보여행 코스다.
재작년 8월 한여름 폭염을 견디며 걸은 6일,금년 6월 가족여행에 연 이은 7일, 이번이 3차 트레킹이다. 달포전에 비행기 예약과 몇번의 스케줄을 수정한 끝에 10월 7일 이른 비행기로 출발하였다.날씨좋은 가을일정이라 몹시나 기다려지는 여행이기도 했다.
첫째날 14-1코스 "서광-저지 9.3km . 숲의 생명력이 넘치는 곶자왈 올레"
13코스 "저지-낙천리 아홉굿마을 10.1km.중산간 숲길 올레의 각양각색"
10시 조금전 안덕면의 더넓은 녹차밭 사이에 자리잡은 국내최대의 차종합전시관인 오설록티뮤지엄의 전망대에서 녹차밭 전경을 감상한 후, 찬물에도 타먹을 수 있는 오설록차 선물을 구입한 후 역순으로 곧장 용암층위의 곶자왈로 들어선다. 2시이후에는 출입이 금지될 정도로 가시나 잡목림등으로 우거진 숲길을 한참이나 걸어 소나 말들을 방목하는 문도지으름(260M)을 거쳐, 나무 두그루가 아름답게 가지를 벌리고 서있는 강정동산과 중산간마을을 지나 한경면 저지리예술인마을에 도착,간단한 요기후, 지난번 비가 오는 바람에 걷지 못한 13코스 또한 역순으로 걷는다.
저지오름을 거쳐 뒷동산 자락을 구불구불 이어 올라가는 "뒷동산아리랑길"을 제법 오래 걷는다.곧 이어 봄에 청보리와 유채꽃이 만발한다는 낙천잣길과 낙천의자공원에 도착하여 색다른 구경을 마친후 낙천아홉굿(샘)마을에서 숙소로 돌아간다.13코스의 진면목은 제주의 숲들이 얼마나 다양한가를 보여주는 특전사대원들이 만들었다는 "특전사 숲길"이다.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반대편 버스를 타는 바람에 다섯번이나 갈아타고,결국에는 택시로 숙소에 도착하는 과정을 겪었지만 3일간 아침식사가 제공되고,협재,곽지해수욕장, 한림항.비양도,애월향,애월해안도로를 끼고 있는 호텔덕분에 무난하고,이동이 원할한 여행이 이어졌다.
둘째날, 14코스 저지-한림항 19.1km
'중산간 숲길과 쪽빛바다가 아름다운 서쪽 해안올래"
택시로 저지리로 이동하여 애월방향 14코스의 마을길로 들어선다. 저지오름을 왼쪽으로 두고, 돌담너머로 귤나무들이 고개를 내민 밭길을 따라 고요하고 아늑한 중산간 올래가 시작되다.손에 닿을 듯한 잘 익은 귤 하나 정도 따먹어도 괜찮겠지 하는 유혹을 이겨내고 소낭숲길을 만난다.아직는 덜 익은, 흔히 귤이라고 부르는 온주감귤에서부터 한라봉,천혜향등 새로운 이름의 감귤수가 많다.노지감귤은 수확하는 시기에 따라 극조생,조생,보통(12월)외 하우스감귤,진지향등 종류도 많다.
곧 이어 14코스의 조용한 비경인 "굴렁진 숲길"이 나타난다.숲길이 끝나는 즈음 양배추밭사이로 이어지는 길이 나타난다.수확을 앞둔 콩밭과 마늘,양배추밭이 대부분이다.
곧 이어 월령선인장자생지와 해녀콩서식지가 나타나 길손을 반긴다.멕시코가 원산지인손바닥선인장 또는 백년초라고 불리는 선인장은 열매나 줄기등을 재료로 위,장염,천식등의 한약재로 활용된다고 한다.
바다건너 보이는 비양도를 왼쪽으로 보면서 바윗길 중간 풍력발전소의 거대한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모습도 보인다.호젓한 어촌마을인 금능리를 지나 협재해변을 만난다.협재바닷가 숲길을 지나 다시 해안도로를 따라 한림항에 이르러 14코스가 마무리 된다.
둘이서 걷는 속도가 시간당 5Km로, 5시간도 채 안걸렸다..해변가 우동집 여주인의 제주남녀간 연애얘기도 재미 있었다.여초현상으로 이웃집 남녀간의 만남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내용이다.
15코스 한림항-고내포구 13km(중산간코스 :16.5km)
'바다길과 중산간길을 골라 걷는 재미"-해안코스를 택하다
사람들보다 먼저 갈매기나 기러기들이 올레꾼을 맞이한다는 한림항을 지나 잠수포라는 옛이름때문에 해녀들의 사망사고가 잦았다는 수원리에서 B코스로 방향을 잡는다.마농(마늘)향이 짙다는 밭길을 지나 해안코스의 존재이유라 할 수있는 에메랄드 빛 바다를 만나고, 오른쪽으로는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나즈막한 집들로 이어진 마을을 바라보며 걷다가 제주한수풀해녀학교를 만난다.
곧 이어 옛포구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금성포구를 지나 모래사장이 반짝이는 곽지해수욕장에 도착한다.이어 독특한 암석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한담해안산책도로에 도착한다.해안절경이 수려하고 해질녁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카페와 휴식공간이 들어와 있어 2030세대가 반드시 찾는 핫플레이스다. 또한 이곳 출신 장한철의 "표해록"으로도 유명하다.
방파제가 예쁜 애월환해장성을 지나 애월항이 눈에 들어오면 끝점인 고내포구에 도착한다. 오늘은 2개코스를 34km나 걸어 기록을 경신하고, 뿌듯한 기분으로 숙소로 돌아간다.
셋째날 16코스 고내-광령1리사무소 15.8km
'바닷가 오솔길과 항파두리 항몽유적을 지나 마을길로"
고내포구에서부터 애월바다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구엄포구에서 길을 틀어 중산간올레로 이어지는 길이다.굴곡이 적고 완만한 길이지만 쪽빛바다의 해안절벽이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봉수처럼 통신망의 하나인 남두연대를 지나, 해안에서 솟는 용천수인 중엄새물을 구경하고 커다란 물고기 조형물이 맞이하는 구엄포구에서 해안올레는 끝난다.바닷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만들었다는 소금빌레를 지나 봉긋하게 솟은 수산봉과, 400년전에 심은 곰솔이 지키고 있는 수산저수지에 아른다.
곧 이어 돌담을 두른 밭길,평탄한 포장로와 흙길,오솔길등이 나타나 걷는 재미가 있다.곧 제주항파두리 항몽유적지둘레길로 이어진다.중간 스템프를 찍고 또 다시 숲길이 이어지는데 덤불이 복잡하고 길이 구불구불하게 나있어 까다로운 편이다. 숲의 경계인 고성천을 지나 벚나무 가로수가 아름다운 16코스 종점 광령리에 도착,중간스탬프를 찍고, 두루치기에 막걸리로 에너지를 보충한다.
17코스 광령-제주원도심올레 18.1km
"중산간올레,해안올레,제주원도심올레까지"
복잡한 인간사의 근심을 없애준다는 무심천투멍(틈새)길로 들어선다.광령천을 따라 이어지는 숲길은 어느새 깊고 그윽한 분위기를 자아낸다.강의 기암절벽과 작은 폭포,맑은 호수가 절경을 이룬다.강을 따라 작은 오솔길로,다리,숲길등이 번갈아 이어져 외도동 마을길로 들어선다.달그림자를 구경하던 곳이었다는 외도월대와 외도교를 지나 제주시내에서 가까운 해수욕장이면서 모래찜질로도 유명한 이호태우해변에 도착한다.
연이어 오래물 용천수가 나오는 도두항과 낙조가 일품인 도두봉에 도착하니 한라산,제주시,공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영소공원에 도착하여 스탬프날인후 콜택시를 불렀는데 대리기사가 오는 바람에 그 차로 숙소로 돌아가며 약간의 수고비를 주고는 오늘 일정도 무사히 마무리한 기념으로 그 비싼 제주흙돼지로 피로를 푼 하루였다.오늘도 33Km의 강행군이었다..
나흘째 18코스 제주원도심-조천올레 19.8km
'도시를 떠나기 위해 도시에 선다'
17코스의 마지막 관문인 용두암과 용연은 다음일정에 보기로 하고,
아침일찍 애월숙소에서 버스로 출발,관덕정인근의 호텔에 베낭을 맡기고 , 제주목관아와 관덕정 구경을 마치고 ,코스초입의 올레안내소에서 간세등 간단한 기념품을 구입한 후 도심코스에 진입한다. 얼마 안 가서 도착한 귤림서원에서 제주목사를 지낸 오현단에 얽힌 해설사의 설명과 한시를 감상하고, 이어진 제주정사,제이각에 올라 주변을 구경한 후, 제주도심의 교통요충지이자 생활경제의 중심지인 동문시장을 둘러보고, 고기국수로 점심을 해결한다,산지천과, 제주의 최북편인 건입동에 자리한 제주항을 지나 의녀 김만덕의 이야기가 전해지는김만덕기념관과 객주를 밖에서 구경한다.
월요일은 모든 박물관, 기념관이 휴관이다. .제주항 너머로 끝없이 펼쳐진 바다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제주시내와 바다,한라산을 바라보는 전망이 특히 아름답고, 토끼가 뛰어 다니는 사라봉을 오른다.일몰이 특히 유명해"사봉낙조"라고 하여 영주(제주) 10경의 하나로 꼽힌다. 별도봉을 지나 4.3항쟁당시 한마을 전체가 불타 없어진 곤을동마을의 옆을 지난다. 마을터를 지나 억새길인 화북포구를 거쳐 삼양검은모래해변에 도착한다.이어서 세개의 절이 자리잡고 있으며,새해 해맞이 장소로 유명한 원당봉에서는 아들을 원하는 여인들이 기원하는 곳으로 유명한 불탑사 오층석탑을 만난다.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대섬과,유배온 사람들이 한양으로부터 기쁜소식이 오기를 기다리며, 임금에게 사모의 충정을 보낸다는 연북정을 거쳐 제주해녀,법정사의거등 3대항일운동 유적지이면서 1919.3.21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조천만세동산에 이르러 18코스의 마지막 한 발자국글 남긴다.이날따라 오후내내 내린비와 맞바람으로힘든 반나절이었지만역사현장을 찾아본 의미깊은 하루일정이었다.
5일째 19코스 조천-김녕올레 19.4km
"항일운동의 현장과 제주북부해안의 아름다움"
제주항일운동과 4.3항쟁의 현장인 조천만세동산에서 시작하여 바다.오름,곶자왈,마을과 밭등 제주의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풍성한 길이다.
기념관 뒤쪽의 밭길을 따라 바다로 나가 조천포구로 가는 길목인 관목이 나온다.제주의 울돌목이라 할만큼 파도가 거세며, 한반도의 끝자락인 해남 땅끝마을과 가장 가까운 곳이며,일몰이 아름답기로 손꼽힌다.예원동제단공원에서는 은행선배(권택명시인)의 시 "봄 하늘 아래"를 감상하는 행운도 있었다.
곧 이어 신흥해수욕장과 신흥리마을입구의 커다란 팽나무 두그루를 만난다.바위와 백사장이 잘 어우러진 긴 해변을 다 갈무렵 살찐 물소가 뭍으로 기어올라오르는 듯한 모양새의 서우봉을 오른다.봉수대와 일본군이 파놓은 21개의 굴이 남아있다.
서우봉을 넘어 내려와 자그마한 해동포구를 지나면 북촌 "너분숭이 4.3기념관에 이른다.아이들의 돌무덤을 이르는 말이다.위령비에 참배를 하고,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춘"내용을 나누면서 벌러진 동산, 백련사를 지나 바다를 향해 가던중 19코스종점인 김녕서포구가 올레꾼울 맞이한다.
6일째 20코스 김녕-하도올레 17.6k
21코스 하도-종달올레 11.3km중 4km
'제주 해녀의 강인한 기상이 바람과 함께"
'동쪽 땅끝을 향하는 마지막 여정"
호젓한 마을의 돌담사이로,또 바다로 이어지다가 맑고 푸른 물빛이 일어나는 김녕성세기해변에 이른다. 고른 수심으로 서핑을 즐기는 친구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아름다운 마을들을 찾아 이은 코스로, 바닷가를 걷다가 돌담밭을 지나 마을 안길로 이어지는 길들이 이 코스의 매력이다.마을을 둘러 나오면 물빛 고운 월정해수욕장이 나온다.달빛도 멈춘다는 곳이다.마을을 지나 행원포구에 이르면 조선의 15대 임금인 광해군이 제주도로 유배와서 배에서 내린 기착점을 알리는 작은 비석이 하나 있다.
그 이후의 행적은 없다고 한다.풍력발전단지라 바다와 땅 곳곳에 바랑개비들이 서 있다.제주에서 바람을 가장 먼저 맞는 곳이고,바람이 더욱 거세다.멀리서 보면 마치 풍차처럼 낭만적으로 보이다가 가까이로 가면 엄청난 규모에 압도당한다. 동쪽인 이곳은 당근,마늘등의 밭작물과 해산물이 주된 소득원이다.통신을 담당했던 좌가연대와 한동리를 지나 세화리해수욕장에서 마을 길을 따라 올라가면 종점인 해녀 박물관에 도착한다.박물관을 구경하고 근처 부페한식으로 요기를 하고 마지막 코스인 21코스로 향한다.
4km지점에 위치한 석다원에서 중간스탬프를 찍고 공항으로 돌아가는 여정이었다 .빨간 급행버스는 택시와 같이 거리에 따른 요금제라 미리 태그를 하면 안된다는 지적도 받았다.20,21코스는 박노해시인의 시집 "걷는 독서"의 멋진 시 구절이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 코스이기도 했다.
걷지도 못할 때까지 가다리다가 인생을 후회하지 말고, 몸이 허락하는 한 가고 싶은 곳 여행하라고 했던가?
"나에게는 분명 나만의 길이 있다(박노해)
총 5박6일간 155km(235천보)를 걸은 강행군이었다.
비행기,.숙소예약,여행일정,도보중에는 네이버 지도보기등 애쓴 친구(김희국),또한 체력,식성,잠버릇까지 모든 것이 맞아서 더욱 고맙고 무사히 마쳤지 싶다.
제주올레센터직원들의 친절한 안내와, 역사와 기록보존에 힘쓴 덕분에 올레여행객도 많이 느는 것 같다. 남은 추자도 코스,21코스 일부와, 한라산 등정후 완주증과 메달,명예의 전당에 올라갈 내년 춘삼월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뭉실뭉실하고,넉넉하고 좋은말 다 붙여도 모자랄 제주올레, 건강하게 찾아가마.
제주 일주도로 자전거 라이딩은,올 12월 우도쪽 가족여행때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제주 한달살기에 버금가는 올레완주로 만족하고 싶다.(2022.10.18)
첫댓글 멀리 가려면 좋은 친구와 함께 하라고 했습니다. 처음 시작할 떼 까마득하던 400킬로가 넘는 제주올레길을 하태용 친구 덕분에 세 번에 걸쳐 거의 다 돌았습니다. 내년 봄에 남은 구간과 한라산 등반을 하면 완주하게 됩니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 이나마 건강하게 걸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멋진 여행기를 쓴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을 보냅니다.
제주올레 세 번째 무사 답사를 경하합니다
내년 춘삼월 마침표 찍는 날이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