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보내고 26일(이하 현지시간) 다시 문을 여는 뉴욕 증시는 연말을 코앞에 두고도 해법을 찾지 못하는 '재정절벽' 때문에 무거운 분위기다.
크리스마스 휴장을 하루 앞둔 24일 재정절벽 우려감에 하락 마감했던 뉴욕 증시가 이날도 절벽에 매달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세금인상과 정부지출 삭감이 동시에 이뤄지는 '재정절벽(fiscal cliff)' 시한이 이제 불과 5일여 남았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연휴로 미국 의회가 휴회하면서 재정절벽에 대한 논의도 중단된 가운데 여야 간 협상은 27일에나 재개될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협상을 위해 평소보다 짧은 나흘간의 휴가를 마치고 27일 오전 워싱턴에 도착할 예정이다. 상하원 의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복귀 이후 재정절벽 협상을 재개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어떻게든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했지만 연말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자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안에 일괄타결(grand bargain)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미 상하원 예산위원회 출신의 스탠 콜렌더는 "일괄타결이 이뤄질 가능성은 제로"라면서 "1월 1일 전까지 스몰딜(small deal)이 성사될 확률도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공화당 측에서는 아예 협상을 1월로 미루자는 의견도 나왔다. 공화당 소속의 패트릭 티베리 하원의원은 "실제 세금이 인상되는 1월에 재정절벽에 대한 법안을 표결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더 쉬울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오바마가 휴가를 떠나기 전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은 일명 '플랜B'로 불리는 연소득 100만달러 이상에 대한 증세안의 하원 표결을 제안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플랜B에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말 쇼핑시즌 미국 소매업체들의 매출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을 더욱 짓누르고 있다.
마스터카드 어드바이저스 스펜딩펄스에 따르면 크리스마스까지 두 달 동안의 소매매출 증가세는 전년 대비 0.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4% 증가를 예상한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금융위기로 소매매출이 2~4% 가량 감소했던 2008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이날 발표되는 지표로는 오전 10시에 나오는 12월 리치몬드 연방 제조업지수가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월보다 1포인트 떨어진 8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오전 9시에는 10월 스탠다드앤푸어스(S&P)/케이스쉴러(CS) 주택지수도 발표된다. 전년 동기대비 4.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