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며칠만 있으면 우리 호랑이들이 월드컵 4강 그 아성을 지키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적진 레바논으로 원정을 떠난다.
이번 원정은 설령 지기라도 한다면 실로 어머 어마한 충격이며 망신이며, 수준이하의 중국 언론을 비롯 전 세계의 비아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그동안 애써 간신히 그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축구 인프라의 마지막 숨통을 끊어 놓는 한구 축구사 초유의 대혼란 서막이 될 전망이다.
우리 국대는 아주 오랫동안 그 존재의 필요성을 잃을 것이고 초중고 모든 선수들은 전전긍긍 방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이 주심 폭력으로 10수년 동안 국제경기를 하지 못한 것과 비교될 만큼 5~10년의 퇴행 정도는 각오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현재 집단 안보 체제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축협 전체의 집단 거취와 맞물려 있을 뿐 아니라 현재의 국대들도 뿔뿔히 흩어져 각자의 치욕적인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이러한 엄청난 심리적 부담감 그 위축감은 아랑곳하지 않고 상대는 수만 관중들의 일방적 응원, 그 열광의 도가니, 심판의 편파 판정, 기후나 시차, 그라운드 컨디션 등등 모든 승부의 열쇠, 그 칼자루를 쥐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모든 것을 저들에게 양보했고 마지막 심장에 꽂는 투우사의 칼끝을 향해 한국축구의 운명을 걸고 맨몸으로 힘차게 달려 나간다. 비수를 못 피하면 심장이 꿰뚫려 고통스럽게 비참한 마지막 숨을 거둘 것이고. 길고 피로 단련된 그 뿔로 먼저 레바논 투우사의 배를 뚫어 운동장 밖으로 피 무지개를 뿌리며 내동이치면 그길로 개선할 것이다. 원정대의 어려움을 조금도 토로할 수 없는 절대 절명. 벼랑 끝 필사의 단판 승부.
일반 팬들은 가슴을 두근거리며 코칭스탭과 국대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기다릴 뿐 그 어떠한 힘도 되어줄 수 없다. 이렇게 국대 전형에 대한 기초적, 일방적인 제안만 늘여 놓으며 그러나 무엇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다음은 레바논전에 참고했으면 하는 나의 제언이다.
축구 전형의 선택은 반드시 지켜야 할 그 우선 순위가 있다.
▲상대의 주축선수는?
▲라운드 로빈인가?
▲기후 상태는?
▲원정인가?
▲반드시 이겨야 할 정신적 부담으로 심리적 안정을 필요로 하는가?
▲우리 선수 각각의 허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인가?
▲상대의 포메이션를 예상, 그 허를 찌르고 이용하려는 전술적 가치인가?
▲선수들 차출시기와 훈련량, 개개인들의 컨디션은?
그렇다면 우리의 전형을 결정하기 전에 가장 먼저 고려할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1. 원정에 꼭 필요한 경험과 노련미 센터백 최진철의 활용 및 약점 보완
2. 레바논의 발빠른 측면공격에 대비하여 이영표-송종국은 비교우위를 갖는가
3. 김남일에 의존했던 수비형 미들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는가
4. 최강의 라인 박지성-이천수-안정환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5. 스트라이커 이동국은 과연 파트너가 필요한가
이런 내용들을 빠짐없이 검토하여 4-2-3-1 의 전형을 제안해보는 바이다. 혹자는 이 전형이 이미 레알이나 바로셀로나, 데포르디포, 발렌시아 등의 명문 구단들이 구사하고 있는, 그다지 특별나고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라고 할 지 모른다. 그러나 전형의 선택은 이번 청소년대표에서 보았다시피 경기 중에 뒤죽박죽되어 경기를 망치지 않도록 미리 서로 약속을 해 놓는 경우라 볼 수 있으니 맹목적으로 모방하여 흉내나 내는 것과는 다르다 할 수 있다.
왜 4-2-3-1 인가?
2명의 수비형 미들을 포진시켜야한다. 이들은 레바논전 승패의 key-players이다. 그 이유는 아래에 몇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노련한 센터백이 주는 안정감. 그러나 노쇠함의 불안은?
노련한 최진철이 수비를 이끈다. 그는 경기중 리듬을 읽어내고 유상철이 빠진 국대의 전체대형을 뒤에서 지휘한다. 상대는 비겨도 탈락이므로 반드시 총력전으로 나올 것이다. 발빠른 상대 미들은 우리의 키 큰 몸짱 센터백 앞에서 중동축구의 특징인 개인기를 이용한 짧고 빠른 공간패스나 2 : 1 패스로 2선침투를 시도하려 할 것이다. 그렇다면 노쇠함에서 올지 모르는 순간 민첩함 부족, 순발력 부족의 커버는 되어 있는가?
2명의 수비형 미들로 대비하자. 정교한 월 패스가 빈번히 벌어지는 센터백 앞 공간에 미리 포진, 상대의 중앙 속공을 막는 한편 레바논의 발빠르고 재치있는 상대 미들이 몸빵 둔중한 센터백의 뒤로 돌아 들어가며 약점을 파고드는 것을 미리 방해 정교한 패스를 차단시킨다.
참고로 이러한 2-defensive mids(2-D-M) 구사는 과거 레알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이에로와 캄포가 노쇠한 기미를 보이며 작고 빠른 공격수들에게 허점을 보이자 이를 보강하려 앞선에서 2명의 D-M이 그들을 보호함으로써 노련한 이에로를 계속 활용할 수 있었고 그는 뒤에서 대형을 갖출 여유를 갖고 전방에 정확한 롱패스의 공격배급을 해주었다. 물론 다 알고 있는 유명한 내용이지만 데포르디포에서도 최고령인 Donato가 이 시스템으로 무려 37살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둘째, 김남일 공백은 누가? 혼자서도 레바논 총력전을 막기 충분한가
수비형 미들을 2명으로 보강할 필요성은 위에서 언급된 총력전을 막을 수비수들의 노쇠화 뿐 아니라 현재 수비형 미들 김남일의 공백 때문이다. 그는 피로골절로 쓰러져있다. 그는 눈에 띠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공을 빼앗고 상대공격을 지연시키고 공격대형을 지원하고 경우에 따라 공격 최일선까지 넘나들며 동료들 커버링을 하는 등 온갖 궂은 일을 하고 있다.
사실 혼자에게 이 모든 것을 맡겨 무리가 따른 것이다. 현재 그의 부상은 우리 국대 엄청난 전력손실이다. 김상식의 재기용은 바로 우리 코칭스태프가 얼마나 이 문제로 노심초사 전전긍긍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수고하는 코칭스태프들에게 할 말은 아니지만 이는 그분들이 돌이켜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준비가 안일하여 핵심 전력인 김남일 선수의 관리가 미흡했거나 다른 대체선수 발굴을 못했기 때문이다. 올림픽대표 김정우나 김상식에겐 포지션 테스트가 아닌 운명의 원정 일전, 레바논의 총력전을 최전선에서 온몸으로 맞부딪쳐야 할, 그것도 한국축구 사활이걸린 일전은 능히 감당해 내기 어려운 다소 무리가 따르는 부담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박지성을 끌어내려 박지성-김정우 혹은 박지성-김상식 라인을 가동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 같다는 주관적 소신이다. 박지성-김정우(김상식) 라인은 중앙 미들에서 서로 짝을 이루어 서로의 체력 부담을 잘 분배하여 끝까지 기동력을 유지, 후반 막판 총공세로 나올 레바논에 맞서 체력이 고갈될 우리 국대에게 큰 힘이 되어야 할 것이다. 상대를 견제하며 상황에 따라 더블 보란치 혹은 더블 홀딩맨 등으로 얼마든지 변신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가 그동안 사용했던 3-5-2 혹은 3-4-3에서 김남일에게만 의존한 수비형 미들보다 원정경기에는 훨씬 안정적일 것이며 혹시 경험이 일천한 정우-상식 어느 한사람에게 그것도 원정 총력전에 대비하라고 맡기는 것은 초보가 보더라도 말이 안되는 것이다.
차후에 김남일 선수가 복귀하여 그를 이용한 우리식의 2-D-M 수비형 미들 라인을 확립해 보는 것도 본선에서 통할 정도로 실로 막강하다고 본다. 김남일은 우리가 2-D-M을 구사할 수 있는 최적의 선수이다. 선수를 아끼고 피로골절 부상도 줄일 수 있고 다른 D-M을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이 되니 여러모로 우리에게 너무나 잘 맞는다고 생각하며 노련하니 본선에서도 잘 운영될 것이라 믿고 한국식 최강의 미들 쌍두마차 야전 병참기지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 본다.
셋째, 현대전의 총아 '전천후 폭격기 윙백' 이영표-송종국의 활용
이제 2-D-M 로 수비가 보강되면 이영표-송종국은 호랑이가 날개를 다는 격이다. 현대축구에서 공격용 윙백은 거의 절대적이다. 이영표 혹은 송종국이 공격선으로 이동하면 2-D-M 중 하나는 그의 자리로 투입 커버링한다. 3-5-2나 3-4-3에서 영표-종국의 무리한 공격선 가담은 측면 수비가 허술을 가져왔고 우리 국대의 자랑이며 네덜란드 명문구단 주전 붙박이 영표-종국의 공격가담을 제한하자는, 그 해괴한 논리에 정말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궤변이 있기도 했었다.
그동안 김남일 1인의 D-M 은 사실 영표-종국의 능력을 깍아 먹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에게 90분 내내 수비나 시키자는 정말 제정신이 아닌 이상한 호랑이 축구가 되어버린 것이다.
2-D-M 수비형 미들의 커버는 영표-종국의 가공할 파괴력을 배가할 것이며 미들로부터의 자동적인 커버링은 영표-종국의 공격 참여로 공격루트의 다양화로 이어지고 후에 언급할 이동국 스트라이커 역할에 큰 기여가 될 것이다.
넷째, 넘쳐나는 재치덩어리 윙플레이어들, 3명의 공격형 미들을 운영할 수 있는 축복
딱 꼬집어 누구라고 말 할 필요도 없이 대개가 공격성향을 가진 드리블 좋아하는 발빠른 윙어들이다. 본감독은 그것을 약점이 아닌 축복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자주 정환 ,두리, 천수, 지성, 등이 공격 대신 수비 가담을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는 조국을 위한 헌신적 자기 희생적 '허슬 플레이'라며 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하다고 하지만 공수 리듬을 잃고 상대에게 온전히 공격 주도권을 고스란히 넘겨 주는, 즉 턴오버시 공격수가 없고 공간침투 선수를 기다리면서 키핑하다 상대 압박에 또 뺏기는 악순환을 거듭하는 답답한 축구로 보일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4-2-3-1 에서 측면이 돌파당하면 2명의 수비형 미들이 커버하므로 레알의 피구처럼 정환, 천수, 두리, 두현, 성국 등은 수비부담을 덜고 공격에 전념, 화력을 모아 적진에 불을 뿜을 수 있다. 이들은 수비형미들은 물론 양 윙 백의 지원도 받을 수 있으므로 세트 플레이등에 적극 가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명의 수비형 미들의 존재로 안정환이라는 특출난 거물급을 라울, 히바우도 못지 않게 중앙 풀메로 중용할 수 있는 뜻밖의 횡재를 할 수도 있다. 그는 족히 7-8 년은 우리 국대 공격 전체를 지휘할 것이다.
다섯째, 4-2-3-1 이동국을 위한 선택 원톱
2명의 수비형 미들을 두면서 김남일 공백을 메우고 4백을 안정시키며 영표-종국의 화려한 측면돌파를 볼 수 있으며 또한 3명의 공격형 미들에게 수비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 2명의 수비형 미들과 더불어 4-2-3-1이 필요한 까닭은 바로 이동국선수이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그를 기용했으니 그를 믿어야 한다. 그는 혼자서 다 해결하려는 원톱의 특성을, 파트너가 필요 없는 플레이를 한다. 그는 문전에서 그의 머리에 공을 올려줄 선수들이 필요한 것이다. 가장 많이 언급된 '뜨거운 감자'인 그. 그의 스타일로 보면 주변의 동료들은 오히려 그에게 방해가 될 뿐이며 그는 동료 공격수의 도움이나 복잡한 부분전술이 필요없는 플레이를 한다.
동료는 가급적 그로 부터 멀리 떨어져 움직이는 것이 그를 도와주는 것이며 수비수들을 밖으로 유인하며 그에게 상대 센터백과 1 : 1 기회를 제공하도록 해야한다. 그는 전형적인 post-up 타켓맨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아닌가. 골을 등지고 공중전을 하며 볼을 키핑하며 움직이는 동료에게 찔러준다. 그에게 파트너는 귀찮은 방해만 될 뿐이다.
골을 함께 할 경쟁자가 아닌 뒤에서 가공할 3명의 공격미들로부터 전폭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총력전으로 나오는 레바논은 수비가 허술할 것이다. 스트라이커를 줄여줌으로써 이동국은 움직일 공간이 많아지고 오히려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 수 있을 것이다.
이상으로 우리 3백의 취약성. 빼어난 윙어 영표-종국의 활용. 김남일 공백의 대처. 정환-천수-두현-성국의 수비부담을 덜어주고 타켓맨 이동국을 활용할 수 있는 절대적인 대안으로 4-2-3-1을 제안하는 바이며 꼭 코칭 스태프가 이글을 읽고 반드시 레바논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한다.
첫댓글 몰론 이 전술이 좋은 전술입니다만은 조직력의 완성도가 떨어진 우리나라에는 그만큼 위험부담 요소가 크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디펜딩챔피언??????
이걸 다 쓰신건가여????? 대단하네.........
꼭 무슨...기사같네...대단해요
이거 네이버메니아분석에 나온글이네 그럼 네이버에서 쓴거 님이쓰거에요??? 진짜라면 대단한데
김남일선수가 없으니까, 진짜 허전하네
월드컵 2차예선 가지고 베스트 멤버 쓰다니... 한국축구 많이 망가졌네. .. 최종예선이면 또 몰라.
↑ 그것보다는 아시아 약체들의 실력향상이 원인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