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연 (박연진)
"언니는 제가 막 놀게 도와주셨다. 예를 들면 체육관에서 뺨을 때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원래 동은, 연진이 한 번씩 주고 받는 거였다. 근데 한 번 맞고 나니까 저도 모르게 갑자기 열이 받고 감정이 격해져서 멱살을 잡아버렸다. 대본상 계산된 행동이 아니니까 너무 죄송한 일인데 그런 걸 언니가 다 받아주셨다"
"다른 배우들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더라. 사라나 명오도 동은이랑 연기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다가가서 터치하거나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 언니가 어떤 액션이든 다 받아주셨다고 했다. 덕분에 나중엔 진짜 편하게 다 열어놓고 연기할 수 있었다"
"모든 게 감사하다. 원래도 찐 팬이었고, 이 작품에 대한 욕심이 컸던 만큼 빨리 친해지고 싶단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첫 촬영 날 부터 의식적인 행동이 전혀 필요 없을 정도로 편하게 대해주셨다. '하고 싶은거 다 해'라고 말씀해 주셨다. 진심으로 응원 받는 기분이었다."
"언제나 한결같이 성실하셨고, 노력하는 모습이 절실하게 와닿았다"
"(빌런 5인방)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오히려 정신이 없었지, 언니와 함께할 땐 집중이 굉장히 잘됐다. 오롯이 동은이와 연진으로 대면할 수 있었다. 후배들이 다 같은 말을 한다. 우리가 각자 맘대로 뛰어 놀 수 있도록 만들어 줬다.
그 묵직함, 오랜 경험치에서 나오는 넘사벽 바이브가 있다. 선배의 힘을, 대단함을 절실히 느꼈다. 정말 많이 배웠다. 진심으로 사랑한다."
김건우 (손명오)
"선배라는 의미를 넘어서 어른 같았다. 빈말이 아니라 자기한테 중요한 신들이 있고, 촬영하다 보면 욕심도 나기 마련이다. 상대방이 내가 준비한 거에 맞춰주길 바라는 게 있는데, 전혀 그런게 없다. 내게도 하고 싶은대로 하면 좋겠다고, 편하게 하라고, 떨지 말라면서 너무 리드를 잘해주셔서 한번도 문제 없이 수월하게 찍었다.
그런 태도를 배웠던 거 같다. 나도 선배가 됐을 때 후배에게 그렇게 오픈 마인드로 많은 부분을 열어주고 싶다. 각자 연기를 잘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좋은 신을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그런 부분을 배웠다."
"사람이 큰 느낌을 받았다. 나에게 한 번도 뭔가를 요구한 적도 없다. 힘을 주고 싶을 때 맞춰달라고 할 수도 있는데 전혀 그런 것 없이 오히려 나에게 편하게 하라고 해줬다."
"혜교 누나와 제가 이 작품에서 같이 촬영하는 신이 많았는데, 누나는 선배로서 지시 비슷한 걸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하고 싶은 대로 해. 니가 준비한 거 다 해봐' 식이었다. 그런 데서 오는 편안함을 첫날부터 느꼈다"
"이제는 편하게 말을 놓고 있다. (막내라서 몰이를 많이 당하고 있지만) 사석에서는 누나는 오적과 같이 놀리진 않는다. 안타까워 해주는 그런 느낌이고, 형 누나들이 많이 놀리다 보니 '힘들겠다' 이정도 리액션을 한다"
이도현 (주여정)
"정해진 앵글 안에서 최소한으로 움직이며 최대한의 에너지를 뽑아내야 하는 게 늘 힘들었다. 혜교 누나는 그걸 정말 잘한다. 표현하지 않아도 감정이 너무 전달이 잘 됐다. 좀 모순적이긴 한데 '이게 진정한 연기 고수구나' 생각했다. 많은 걸 배웠다"
김히어라 (이사라)
"제가 혜교 언니 팬이어서 사적인 마음으로 촬영장에 갔다. 근데 그땐 서로 친하지 않을 때라 서먹한 채로 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리허설을 하고 선배님과 둘이 있을때 팬이라고 고백했더니 언니가 '공연 쪽에서 이야기 많이 들었다. 잘 한다는 칭찬이 많더라'고 하시더라. 그러면서 언니가 '나도 연기 정말 열심히 하겠다.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내가 다 받아주겠다'면서 너무 호의적으로 대해주시더라. 그래서 그 전까지는 어떻게 연기 선을 잡아야 하나 고민했는데 내가 더 세게 나가야 그걸 받아치는 언니도 세게 나갈 수 있으니까 쫄지 말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연기 기대한다고, 저에게 안 밀릴려고 준비하고 왔다고 얘기해줬다. 감사하더라. 자신감을 키워줬다. '맞아, 나는 공연에서 짬이 있는데 지지 않을테야'라는 생각을 했다. 언니가 마음껏 해보라고 편하게 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편하게 했다"
"언니의 눈을 보고 연기를 하는데 속으로 정말 예쁘게 생겼다고 생각했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너무 사랑하지 말고 더 세게 해야할 것 같다고 하더라"
"동은이가 사라 머리채를 잡고 뜯은 다음 자기 손에 들린 머리채를 보는 장면이 있는데, 송혜교 배우가 준비한 동은이가 너무나 '문동은'이었다. 그 장면에서 송혜교 언니가 손을 떠는데 그게 너무 진짜여서 잊을 수가 없다. 협박을 하지만 누구한테 가해를 해본 적 없는 사람이라는 걸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몸이 미세하게 막 떨리는데 그걸 보고 언니에게 너무 반했다. 너무 동은 같았다."
"특히 고마웠던 건 모든 걸 열어주고 있던 점이었다. 워낙 오랜 시간 톱배우였고 무게감이 있는 배우라 차분할 거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송혜교는 계속 스태프들과 소통하는 모습이었다."
"왜 김은숙 작가님이 송혜교 배우만을 써야했나 이해가 가더라"
차주영 (최혜정)
"혜교 언니는 너무 멋진 배우이자 선배에요. 서로 붙는 신은 감정이 드러나는 장면이 대부분이었는데, 언니가 '이건 너의 신이야'라며 감정 이입을 할 수 있게 여러 방면으로 배려해 줘서 고마웠고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사랑 받은 장면 중에 동은이 '스튜어디스 혜정아'라고 말하는 장면 또한 제가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에요."
"혜교언니한테 감사드린다. 배우들끼리 워낙 사이가 좋았다. 신마다 자칫 치우칠 수 있는 신에서 '이건 너의 신이야'하며 배려하는 분위기였다. 그 신에서도 혜교언니가 흔쾌히 '주영이 먼저 감정 잡히고 찍을 수 있게 해달라'고 말씀해주셨다. 준비한대로 했고 한번에 오케이가 났다."
"더 글로리를 통해 가까이에서 본 혜교 언니의 연기는 멋있음, 그 자체였다. 특히 언니 특유의 담담한 톤, 원래도 좋아했는데 실제로 들으니 더 좋았다. 그 속에는 슬픔도 있고, 애교도 있다. 상당히 여성스러운 느낌도 있어 보호 본능을 자극하기도 한다. 함께 작업하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동은이네, 그냥 동은 자체네'였다. 언니의 눈을 보고 있으면 너무 슬펐다. 혜정이었음에도 그랬다. 파트2에서는 언니가 동은의 아픔이 너무나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연기를 해냈다. 친한 사이에 느끼한 말을 전하기 뭣해서 '너무 잘 봤다. 멋있다."정도의 담백한 감상평을 전했는데, 실은 이 말을 하고 싶었다.
'이렇게나 고생했네, 언니 정말 외로웠겠다. 힘들었겠다. 언니를 너무 응원해' "
정성일 (하도영)
"동은을 만날 때 이 여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이 사람이 흔들릴 정도의 뭔가가 있어야 했는데 그게 뭘까 계속 고민했어요. 근데 기원신에서 송혜교 씨 덕에 찾았죠. 너무 잘하시더라고요. 송혜교씨의 그 단단함이 좋았어요. 알 수 없는 아우라, 나에게 뭘 원하는지 호기심을 느끼게 하는 그 감정은 송혜교씨가 표현해 준 문동은의 단단함에서 찾은 것 같아요"
"저한테는 연예인이었지만, 그냥 사람이에요. 처음에 봤을때는 저도 '우와!연예인이다'라고 생각했는데 몇 번 만나고, 사석에서 같이 밥을 먹으면서 그런 얘기를 했었어요.너 참 피곤하겠다, 뭐만 하면 기사 나오고 라고요"
"정말 너무 털털하고 가식이 없어요 '연예인도 나와 같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약간 대장부 스타일이기도 해요. 너무 좋고 편한 친구죠. 큰 힘이 되어주었고요"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혜교씨에게. 사실 제가 어디가서 송혜교 씨를 보겠나. 처음부터 편했다. 저는 원래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그 친구의 연기를 좋아했다. 그때 네가 너무 멋있었다고 얘기를 했다. 혜교씨 본인도 그때 진짜 열심히 하고 재미있게 했었다고 얘기하더라.
사실 연기를 할 때는 너무 멋졌다 이 친구가. '아 이래서 이렇게 오래, 길게 하는구나'싶었다. 제가 생각한 것 이상의 것을 하니까 놀라는 것도 있었다. 저도 하면서 집중할 수 있었다. 연기할 때 보면 멋있고 재미있다. 묘한 기분들이 있던 것 같다. 끝나고 나서 후련하다고 해야하나. 잘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故 박지아 (동은 엄마)
"송혜교씨가 정말 연기를 잘한다. 어찌나 잘하는지 속으로 '연기 레슨을, 개인 교습을 받나봐 그냥 이렇게 잘하진 않겠지'하다가 물어도 봤다. 그런건 아니라고 하더라. 깜짝 놀라고 충격받고 정신차렸다. 스스로에게 까불지 말아라 그랬다."
"제가 엄청 준비해서 던졌는데 이 친구가 다시 받아서 던져주는데 정말 재밌는 순간이고 희열의 순간이다. 작업할 때 그만큼 행복한 순간이 없다. 송혜교씨는 완전히 동은이였다. 저를 엄마로 보고 있는 것 같더라. 각양각색 미친 악인들과 긴 드라마를 끌고가는게 얼마나 힘들었겠나. 그런데 해내더라"
"송혜교 너무 멋있었다. 리허설 때는 단조로운 느낌이었는데 큐사인이 들어가니 광기가 있었다."
안소요 (김경란)
"촬영 딱 들어가자 선배님은 동은이가 됐다. 선배가 아닌 동은으로 보였다. 동은 그 자체였다. 저도 어려운 선배님이 아닌 동은으로 대하게 됐다. 눈만 쳐다보고 있어도 마음의 파도가 이는 느낌이었다. 그 잔잔하고 단호한 눈빛 이면에 일렁이는 감정의 파도들이 저에게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작고 여린데 아름답기까지 한 선배님께서 무뚝뚝하고 단호한 어조로 동은을 연기하시는데, 그 모든 게 동은의 상처받은 마음을 가리기 위한 방어 기제라는게 보이니까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그때부터 선배님이 아니라 그저 동은으로만 보였던 거 같아요"
Q. '한류'라는 표현이 막 생겨나던 20여년 전 <가을동화>부터 지금까지도 그 열풍의 중심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계속되는 연기를 향한 갈망이나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벗어나고 싶은 순간도 있었을 텐데요
A. 중간에 한 번쯤 '이 길이 맞나? 나는 연기에 재능이 없는 것 같다'고 느꼈던 시기도 있어요. <더 글로리>를 하면서 연기가 다시 재미있어졌어요. 너무 어려운데, 그 어려운 장면을 끝내고 숙소에 들어가 누워있으면 정말 행복했어요. 빨리 다음날 현장에 가고 싶고, 동은을 연기하고 싶었죠. 어서 다음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너무 재미있어요, 연기.
-송혜교 인터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