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전상서 동영상 ㅡ> https://cafe.naver.com/0416741004/290
† 찬미예수님
어머님 전상서
어머니~~ “어머니”라고 불러보는 것이 어색할 만큼,
어머니를 불러본 적이 언제였는지 통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저는 어머니께 선물을 드려본 적도 없고,
식사 한 끼 대접해드린 적도 없었으며
어머니께 편지를 쓰는 일도 처음이라서
무슨 말씀을 먼저 드려야 할지 서두가 생각나지를 않네요.
제가 어렸을 적에는 조과 만과, 그리고
천주교회 요리문답 책도 입전으로 가르쳐 주시던 우리 엄마,
일 년에 두 번 판공 때가 되면, 우리 누동 공소에 신부님이
오시는 날, 우리 동네는 온통 잔치 날 이었지요.
신부님께서 강복하시고 드시던 진지 상에서 식사를 남기시면,
공소 회장님 댁 부엌에서, 넓은 광목 앞 치마를 두르신 엄마들이 자식들에게 밥 한 수저 씩
나누어 먹이려고 빨리 들어오라고 손짓 하시던 우리 엄마,
엄마~ 고대연 (야고보) 신부님을 엄마도 아시지요?
그때는 신부님 존함도 잘 몰랐었는데
저희 성당 만남에 방에서 초대 신부님 사진을 보고서야 알았어요.
외국 신부님이라서 한국어 발음이 좋지 못하시니, 찰고 하실 때,
질문하시는 말씀을 제가 잘 알아듣지 못하고, 가슴은 콩당콩당
울음보가 터지기 직전에 수호천사처럼 뒤에서 지켜보시던 엄마가
제 귓전에 대고 속삭이신 말씀은~
“사람은 무엇을 위하여 세상에 났느뇨~”
천주교 요리 문답 책 첫 번제 문제였어요.
금방 알아들은 저는 또박또박
“사람이 천주를 알아 공경하고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하여 세상에 났느니라~”
막내 딸 꼬맹이가 영광스러운 첫 영성체를 모시던 날,
엄마가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지금도 어제 일처럼 기억이 생생합니다.
엄마가 저에게 답을 알려주셨더라면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코가 크신 서양 신부님께서 호통을 치셨을 텐데
질문을 통역하셨기에 못들은 척 문제 삼지 않으셨던 것이라고
훗날 어머니께서 알려주셨지요,
무엇이 그리도 바쁘셨는지 제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
장미꽃이 만발했던 오월, 엄마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만지고 싶어도 만질 수 없는 곳으로 떠나셨습니다.
옹기장이 이셨던 엄마랑 아버지는 옹기 그릇을 구워서 팔러 나가실 때는
어린 막내딸을 항아리 속에 넣어서 데리고 다니셨다지요?
엄마가 “옹기그릇 사세요~” 하고 소리치시면
꼬맹이는 항아리 속에서 고개만 빼~쭉 내놓고 “질그릇도 사세요~” 했다는 이야기를~~
초가삼간에 살면서도 지나가는 보따리 장사들을 재워주셨다는
곱고 예쁘신 우리엄마의 전설 같은 이야기를...
언니에게서 들으며 엄마를 느끼면서 자랐습니다.
엄마가 떠나신 후에는 언니가 엄마였어요,
엄마 같은 언니랑 오빠랑 함께 날마다 조과만과 기도 할 때마다
[세상을 떠난 부모를 위한 기도]를 열심히 바치던 막내딸이
환갑이 훌쩍 넘은 나이에 엄마를 그리워하며 편지를 써봅니다.
꿈속에서라도 보고 싶은 우리 엄마~
어버이날에는 색종이로 빨간 카네이션을 만들어서 친구들처럼
엄마 가슴에 꽃 한 송이를 달아드리지 못할 때, 사무치도록 엄마가
보고 싶어도 언니가 아시면 속상해 할까봐 울지도 못했습니다.
고작 명절 때나 기일에 연도하고 연미사를 봉헌하는 일이 전부이고
엄마에게는 그 무엇도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엄마가 떠나신 후, 길 잃은 한 마리 양처럼,
허성 세월로 보냈던 시절에 언니가 저를 위해서 묵주 알을 돌리며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셨을지 짐작이 갑니다.
엄마는 자식들에게 말씀에 씨앗를 뿌기 깊게 제대로 잘 심어 주셨는데,
저는 자식들에게 신앙교육을 제대로 가르치지도 못했으니, 훗날 제
자식들은 제 어미를 어떤 엄마로 기억할지 부끄럽고 두렵기만 합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만드신 것을 후회하시며 마음아파 하셨다.” (창세6.6) 고 하셨는데,
엄마도 막내딸을 낳으신 것을 후회하신 적이 있으셨나요~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이끌어주신 것처럼,
제가 타향에서 방황할 때, 어릴 적 본당 이였던
태안 성당 “품”으로 인도해 주신 우리 엄마,
“주님은 나의 힘, 나의 굳셈, 나에게 구원이 되어 주셨다.
이분은 나의 하느님, 나 그분을 찬미하리라” (탈출 15. 2)
엄마 ~ 이제 제 걱정은 마시고 마음 놓고 지켜봐주세요.
한 손에는 예수님 십자가에 입맞춤을 하고
또 한 손으로는 성모님 손을 꼭 잡고 묵주기도 바치며
남편 세례자요한과 함께 서로 사랑하며 예쁘게 살겠습니다.
엄마에게 편지를 쓴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인데
오늘 아름다운 성모님의 밤에 은혜로운 시간을 마련해주신
신부님, 수녀님 감사드립니다. (신부님 수녀님 허리 굽혀서 인사)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 지리라고 믿으신 분 성모님과
모~든 일을 주관하시는 전지 전능하신 주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 드립니다~ 아멘 _()_
2019년 5월 31일 태안성당 성모님의 밤에
강민주 (요안나 올림)
엄마같은 언니랑 형부 모시고 성모님 앞에서 우리부부 함께 사진찍었어요 ^^
첫댓글 어머님 전 상서
감동 깊이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짝이는 별님. 반갑습니다
쑥스럽네요~^^
정말 훌륭하신 어머님과 자랑스럼 따님의 이야기에 감동 입니다.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마이클님 반갑습니다^^
안녕하시지요~
저희 엄마도 성모님도 기뻐하셨으면 좋겠어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