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김병현(23)이 ‘그랜드슬램’을 노린다. 김병현의 그랜드슬램은 만루홈런이 아닌 올시즌 달성 가능한 4가지 큰 목표다. 내셔널리그 올스타 선정,세이브왕,월드시리즈 MVP,그리고 미·일 올스타전 출전이다.
4가지 목표 중 가장 먼저 달성이 가능한 것은 7월10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에서 펼쳐질 올스타전 출전이다. 김병현은 14일 현재 31경기에 출장해 2구원승 17세이브 방어율 1.34를 기록 중이다. 세이브 숫자만으론 내셔널리그 공동 9위에 올라있지만 투구내용상 김병현은 단연 최고 마무리로 인정받고 있다. CBS스포츠라인이나 USA투데이의 인터넷 전문사이트에서는 벌써 일주일 넘게 김병현의 종합적인 투구능력을 고려해 마무리투수 1위에 올려놓고 있다.
올스타전 출전은 김병현이 올시즌에 들어가기 앞서 첫 목표로 내건 일이기도 해 첫 단추만 잘 꿴다면 다음 목표들도 차질없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두 번째 도전은 시즌 최다 세이브. 1위 LA 다저스 에릭 가니에가 22세이브를 올려 5세이브차로 떨어져 있지만 해볼 만한 승부다. 시즌 초반 브렌리 감독의 다소 엉뚱한 투수기용만 없었다면 김병현도 20세이브쯤은 할 수 있었다. 김병현이 지난 뉴욕 양키스전 세이브를 따낸 후부터는 이제 브렌리 감독도 더 이상 김병현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 지난 월드시리즈의 악몽을 확실히 떨쳐냈음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맷 맨타이의 복귀도 늦어지고 있어 김병현이 사실상 올시즌 애리조나의 주전마무리로 뛸 것도 거의 확실해졌다. 기회가 많아진 만큼 김병현의 세이브 숫자를 늘리기는 훨씬 용이해진 셈이다.
김병현이 건재하고 ‘원투펀치’인 커트 실링,랜디 존슨 역시 잘 던지고 있는 한 애리조나의 2연속 월드시리즈 진출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인상적인 세이브를 2∼3차례 올린다면 월드시리즈 MVP도 노려볼 만하다. 끝으로 미·일 올스타전은 지난 2,000시즌 후 사실상 발탁됐다가 마지막에 영문 모르게 탈락했던 적이 있다. 앞선 3가지 목표가 차례로 이뤄진다면 미·일 올스타전은 그야말로 이웃나라 일본을 돌아 금의환향하는 길목행사쯤이 될 것이다.
▲"한국축구 자랑스럽다"
○…`한국선수들 정말 잘 싸웠다. 그리고 한국축구가 정말 빨라진 것 같다.`애리조나 김병현이 미국 현지시간 14일 새벽 4시반부터 벌어진 월드컵축구 대 포루투칼전을 TV중계로 보고는 흥분된 표정으로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오후 디트로이트전을 위해 뱅크원 볼파크에 나온 김병현은 `축구시청을 위해 새벽까지 안 자고 있다가 시청했다`고 말했다.
▲오른손 셋업맨 코플로프 낙점
○…애리조나 밥 브렌리 감독이 마무리 김병현까지 이어줄 오른손 셋업맨으로 신인 마이크 코플로프를 낙점. 코플로프는 브렛 프린츠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면서 생긴 공백을 맡는다. 코플로프는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해 9경기에서 1패 방어율 3.60을 기록했고 올시즌에는 2경기밖에 출장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