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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작은 實踐이 큰 結實로 이어지다
(IoT·AI·BD 교육 및 해동AI센터 설립)
서울공대지 2019 Winter No.115
한송엽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
1. 머리말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4次 産業革命이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4次 産業革命은 超連結 社會로, 산업, 경제의 변화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제도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필자는 이 기사를 읽고 4次 産業革命의 중심에서 변화의 주역이 될 엔지니어의 교육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지를 생각하였다. 4次 産業革命은 물리계와 사이버계의 超連結을 통하여 최적의 문제해결을 이루어내는 혁명이다. 즉 물리계의 모든 데이터를 디지털화하여 사이버계로 보내어 문제해결을 한 다음, 해결책을 다시 물리계로 보내는 것이다. 물리계의 데이터를 사이버계로 보내는 기술을 “IoT(사물인터넷)”라 하고 사이버계에서는 수집된 “Big Data”를 “AI(인공지능)”의 힘을 빌려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낸다.
필자는 위와 같은 4차산업혁명의 특징을 감안할 때 4차혁명 시대에 엔지니어가 갖추어야 할 능력을 3가지로 요약했고 그 내용을 대한민국학술원 통신 128호(2016년 12월 1일)에 발표하였다. 즉 첫째는 소프트웨어 중심(Software-centered) 問題解決 能力, 둘째는 批判的 思考(Critical Thinking) 能力, 셋째는 問題 發掘 能力이다. 그리고 이 능력은 공과대학의 전기전자공학 또는 컴퓨터공학 전공 학생뿐만 아니라 공과대학의 모든 학과 학생에게 필요한 능력이다. 필자는 위와 같은 엔지니어가 갖추어야 할 능력을 제안한 후 전국의 공과대학에서 이 능력을 조속히 효과적으로 교육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하였다. 위에서 제시한 3가지 능력 중 우선 소프트웨어 중심(Software-centered) 問題解決 能力을 효과적으로 교육하기 위한 교과서의 집필을 추진하였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및 컴퓨터공학부의 IoT, Big Data, AI 관련 교수 몇 분을 찾아가 교과서 공동 집필을 허락 받았고 2016년 5월 해동과학문화재단 김정식 이사장으로부터 교과서 집필에 필요한 재정지원을 허락 받았다. 그런데 이 교과서의 내용이 여러 분야를 종합한 것이기 때문에 Team Teaching이 필요하고 교과목 운영비도 많이 소요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교과서 출판만으로는 실제 교육으로 연결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필자는 우선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서 IoT, AI, Big Data가 종합된 교과목을 개발하고 이것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한 후 전국의 공과대학으로 확산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2017년 9월 5일 차국헌 신임 공과대학장을 찾아가 IoT, AI, Big Data가 종합된 교과목을 개발할 것을 제안 하였고 차 학장께서도 이미 고려해 왔던 내용이라면서 새 교과목 개발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본고에서는 우선 새로 개발된 교과목의 내용과 1년간 운영 실태를 소개하고 이것이 밑거름이 되어 서울대학교에 ‘해동AI센터(가칭)’ 가 설립되게 된 경위를 소개한다.
2. 교과목 개발
■ 교과목 개발 위원회
차국헌 학장은 2017년 2학기 취임 후 곧바로 “IAB(가칭)교과목 개발 위원회”를 구성하고 11월7일 학장실에서 첫 모임을 가졌다. 참여 교수진은 강현구 교수(공학교육혁신센터장), 최성현 교수(전기정보공학부), 정교민 교수(전기정보공학부), 오성회 교수(전기정보공학부), 윤성로 교수(전기정보공학부), 김건희 교수(컴퓨터공학부), 강 유 교수(컴퓨터공학부), 전병곤 교수(컴퓨터공학부), 김용권 교수(전기정보공학부), 양세훈 교수(재료공학부), 한송엽 명예교수(필자) 등 11명이였다.
이 회의에서 강현구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공학교육혁신센터가 이 교과목을 관리하기로 하였다. 최성현 교수와 양세훈 교수는 IoT분야, 윤성로 교수, 김건희 교수, 오성회 교수가 AI분야, 전병곤 교수, 정교민 교수, 강 유 교수가 Big data분야를 맡았다. 그리고 김용권 교수는 실험실 계획, 한송엽 명예교수(필자)는 자문과 운영기금 조달을 맡기로 하였다.
이 회의에서 교과목 명칭을 “IoT·인공지능·빅데이터 개론 및 실습”으로 정하였다. 본 교과목의 수강 대상은 전기정보공학 및 컴퓨터공학를 전공하는 학생을 제외한 공과대학 비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주로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강의는 한 학기 16주로 구성되며 매주 이론 2시간, 실험2시간(3학점)으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그림 1. 교과목의 콘텐즈
■ 교과목 목표
교과목의 목표는 4차산업혁명에 근간이 되는 IoT,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개괄적으로 가르쳐 각 산업 분야의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즉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여 학생들이 배운 지식을 자신의 산업분야에 쉽게 응용할 수 있게 하고 장차 심화 과목을 들을 수 있는 기초지식을 습득하게 하는데 있다.
2017년 2학기에 전체 강의 내용을 확정하였고 담당 교수별로 주별 강의 내용을 확정하였다. 그림 1은 본 교과목의 콘텐츠를 나타낸다.
본 교과목은 다루어야 하는 내용이 방대하고 수강 대상자가 비전공 학생이기 때문에 한 학기 16주, 주당 4시간 강의로는 충분한 학습효과를 달성하기 어렵다. 따라서 학생들이 미리 예습을 할 수 있도록 2018년 1학기에는 각 교수들이 서울대학교 교수학습센터에서 강의동영상(OCW)을 녹화 하였다.
그림 2. 수업 광경
3. 교과목 운영
2018년 2학기에 본 교과목에 의한 첫 번째 강의가 시작되었다.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의 제한으로 수강생을 70명으로 제한하였다. 그림 2는 수업 광경을 나타낸다. 모든 학생에게 수업과 IoT 실험을 할 수 있는 범용 PC가 주어지며 AI나 Big Data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GPU 서보와 연결되어 있다.
수업은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수업에 앞서 온라인으로 학습을 하고, 수업시간에는 질의응답을 통해 개념을 구체화한다. 실습하는 동안 문제가 발생하면 조교들과 함께 이를 해결해 나간다. 단순히 지식만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예제를 적용해 보면서 학생이 스스로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실질적 문제 해결능력을 향상시킨다.
조교는 두 그룹의 조교가 있다. 담당 교수 연구실의 대학원생 조교 그룹과 공학교육혁신센터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IoT, AI, Big Data 분야 실력자를 모집한 현장지원 학부조교가 두 번째 그룹이다. 담당 교수에 따라 연구생을 4명 배치하는 경우도 있고, 1명 배치하는 경우도 있다.
실습자료는 일주일전에 배포한다. 이를 통해 미리 연습하고 오는 것은 수강생 몫이다. 어떤 학생은 완벽하게 습득하고 와서 확인하는 과정만 거치는 학생도 있는 반면, 어떤 학생은 수업시간에 와서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학생도 있다.
정해진 시간 내에 실습을 수행하기 위해 AI/빅데이터 프로그래밍 언어인 Python을 수강신청 전에 미리 습득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수학 1』, 『통계학』, 『공학수학 1』을 미리 수강하였다면, 강의내용으로 나오는 각종 수식 및 알고리즘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타 단과대 학생에게 수강의 기회는 열려있고 실제로 2019년 1학기에는 40%에 가까운 학생이 타 단과대 학생이었지만, 이 학생들의 수학 및 통계 지식이 부족한 것은 한계점이었다. 기초지식 없이 갑자기 AI를 습득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학생의 불굴의 의지와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학습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실제로 스터디 그룹을 통해 만만치 않은 실력을 쌓은 후 본 교과목을 수강한 인문계 학생도 다수 있었다.
4. 수업환경
■ GPU 서버 설치
그림 3. GPU 102대 설치 광경
본 교과목은 인공지능과 빅테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고속 컴퓨터가 필수적이다. 수강생 1인당 1대의 컴퓨터를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2018년 1학기에 70대의 GPU를 구입하여 설치하였다. 현재는 GPU가 102대 설치되어 있다.
시스템(XPS 8930 SE)
▶8세대 인텔Ⓡ 코어 i7-8700K 프로세서(6-코어, 12M 캐시, 최대 4.7GHz)
▶16GB DDR4 2666MH z
▶512GB M2 SSD + 2TB 7200 rpm 하드 드라이브
▶NVIDIAⓇ GeForceⓇ GTX 1080 (8GB GDDR5X 그레픽 메모리 포함)
▶Killer 1536 802, 11ac 2x2 WiFi 및 블루투스 4.1
▶Windows 10 Home 64비트 한국어 + Ubuntu Linux 16.04 (듀얼부팅)
■ 온라인 강좌 개발
학생들이 예습을 통하여 강의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강의동영상을 개발하였다.
▶대상: 수강 학생(추후 외부 확대)
▶차시: 24시간
▶학습모듈: 86개
▶언어: 한국어
■ SPLIT(Self-Paced Learning-Ing & Tutoring) Program
본 교과목의 선행학습 과정으로 프로그램 교육을 진행한다.
▶주관: 공학교육혁신센터
▶프로그램: Python, C++, Java
▶시행시기: 개강 2개월 전 본 교과목과 연계하여 모집 또는 수시 모집
▶수업방식: 학생 개인 랩탑으로 일대일 또는 일대 다수 진행
▶수업운영:
-학점과 무관하며 튜터 & 튜티 매칭하여 개별 교육
-매주 1회, 총 8회 튜터링을 진행하나,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
■ 외부 후원
본 교과목은 많은 재원과 인력이 투입되는 교과목이다. 본부 지원만으로는 예산이 부족하여, 많은 부분이 동문의 기부금으로 메워지고 있다.
▶2018년 2학기에는 수강생을 70명으로 제한하기로 하였다. 따라서 고속컴퓨터(GPU) 70대가 필요한데 공과대학 예산으로는 40대밖에 구입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한송엽 명예교수(필자)가 20대(5000만원 상당), 이병호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10대(3000만원 상당)를 기증하여 모두 70대를 확보하였다
그림 4. GPU 20대 기증식(차국헌 학장 및 한송엽 명예교수-필자)
▶2019년 1학기에는 수강생을 100명으로 확대하기로 하였다. 추가로 컴퓨더 30대를 확보하기 위하여 필자는 해동과학문화재단 김정식 이사장을 찾아갔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학사과정에서 “인공지능” 교육이 필수 불가결함을 설명 드리고 2018년도 2학기에 첫 수업을 시작한 “IoT·인공지능·빅데이터 개론 및 실습” 교과목의 운영 결과를 설명한 다음, 앞으로 수강생 수를 늘리기 위하여 컴퓨터가 추가로 필요함을 요청 드렸다. 김정식 이사장은 심사숙고 후 2018년 12월에 고속컴퓨터 30대(1억원 상당)를 기증하여 주었다.
▶2019년 1학기에는 수강생이 100명으로 확대되었기 때문에 더 많은 조교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한송엽 명예교수(필자)는 추가되는 조교 인건비 500만원을 매 학기 지원하고 있다.
5. 해동 AI 센터
그림 5. 2019년 1월 1일 조선일보 “다음 100년을 생각 합니다” 특집 기사
■ MIT의 교육혁명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미국 MIT는 교육혁명을 시작 하였다. AI를 ‘미래의 언어’로 규정하고 이공계는 물론 인문 사회계 모든 학생들에게 AI를 가르치기로 하였다. 이를 위하여 ‘인공지능’ 단과대학을 신설하는데 자금은 10억 달러(1조 1000억원)를 투자한다. 이 중 3억 5000만 달러는 금융회사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즈먼 회장이 기부하였다. 그래서 단과대학의 명칭을 “스티븐 슈워즈먼 컴퓨팅 칼리지”로 명명하였다. 교수 50명, 박사급 연구원 100명 이상으로 구성하고 그 중 절반은 세계 최고 인문사회, 경영, 과학, 공학 전문가로 채울 계획이다.
■ 해동 AI 센터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서 모든 공과대학 학생들에게 ‘인공지능’ 교육을 시키기 위하여 “IoT·인공지능·빅데이터 개론 및 실습” 교과목을 개발하였다. 필자는 수 차례 김정식 이사장을 방문하여 이 교과목 운영에 필요한 컴퓨터를 기증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는데 김정식 이사장은 이 교과목의 운영에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2018년도 2학기에 첫 수업을 시작한 “IoT·인공지능·빅데이터 개론 및 실습” 교과목의 운영 결과를 보고받고 2018년 12월에 컴퓨터 구입비로 1억원을 기부하였다.
김정식 이사장은 노환으로 한 대학병원에 입원 중, 2019년 새해 첫 날 조선일보 MIT 기사를 읽고 우리나라에서도 하루속히 대학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인공지능 교육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여 서울대학교에 AI센터를 설립하라고 필요한 자금 500억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같은 결정을 하는 데는 평소에 일본 경제신문과 공학 잡지를 챙겨 보시면서 우리 전자산업의 돌파구가 모든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를 접목해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실제로 인공지능의 필요성을 통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근래에 공과대학에서 AI센터를 짓고 싶은데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공과대학에서 여러 교수
들이 힘을 합하여 학사과정에서 인공지능 교육을 성공적으로 시작한 것을 확인한 것도 크게 작용하였으리라 생각한다.
기금 출연 협약식은 2019년 2월 18일 서울대학교 행정관 소회의실에서 오세정 총장, 차국헌 공대학장 등 관련 교수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루어 졌다. 서울대학교에서는 현재 “AI 위원회”를 발족하여 “해동 AI센터”를 건립 중에 있다.
그림 6. 2019년 2월 18일 기금 출연 협약식(중앙: 오세정 총장 및 김정식 이사장)
6. 맺는 말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이공계는 물론 인문 사회계 등 모든 학문계열 학생들에게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국내 최초로 비전공 학생들에게 4차산업혁명에 근간이 되는 IoT,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교육할 교과목을 개발하였다. 교육목표는 IoT,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개괄적으로 가르쳐 각 산업 분야의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즉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여 학생들이 배운 지식을 자신의 산업 분야에 쉽게 응용할 수 있게 하고 장차 심화 과목을 들을 수 있는 기초지식을 습득하게 하는데 있다.
교육 내용이 방대하여 8명의 교수가 Team Teaching을 하고 학습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교수들이 강의동영상을 제작하여 학생들이 미리 예습을 하고 강의에 임하도록 하였다. 주어진 과제를 짧은 시간 내에 완성할 수 있도록 모든 수강생에게 고속컴퓨터를 1대씩 배정하였다.
본 교과목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하여 한송엽 명예교수(필자), 이병호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김정식 해동과학문화재단 이사장이 고속컴퓨터 60대(약 2억원 상당)를 기증 하였고 한송엽 명예교수(필자)는 매 학기 조교 인건비 500만원씩을 기부하고 있다.
본 교과목 운영비를 지원해 주었던 김정식 이사장은 미국 MIT가 모든 학생들에게 AI언어를 가르치기 위하여 인공지능 단과대학을 설립한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서울대학교에 AI센터를 설립하라고 500억원을 기증하였다.
모든 학생들에게 인공지능의 기초를 가르쳐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에 부응하기 위하여 8명의 교수들이 솔선수범하였고 재정적 지원을 위하여 동문들의 기부가 이어졌다. 이와 같은 작은 實踐이 대규모 AI센터의 설립까지 이어지는 큰 結實을 맺었다. 김정식 이사장은 2019년 4월 11일 노환으로 유명을 달리하였다. 우리는 그 유지를 받들어 모든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인공지능 기초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본 교과목을 확대해 나아갈 것이다.
끝으로 본 교과목의 기획, 개발, 관리 및 수업을 담당하시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본고는 대한민국학술원통신 139호(2019. 11. 01)에 게재된 것을 우리 동문들께서도 소식을 읽어 보실 수 있도록 다시 게재함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