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연속 하락한 삼성전자 주가... 외국인은 한달전부터 팔아치웠다 / 9/12(목) / 중앙일보 일본어판
삼성전자 주가가 7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피크론과 3분기 실적 악화 전망 등 반도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간 4조원 넘게 삼성전자를 팔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96% 하락한 6만 4900원을 기록했다. 3일부터 7 영업일 연속의 하락으로 52주 하한가를 갱신했다. 전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주 엔비디아가 1.53% 올랐고, 대표적인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1.19% 올랐지만 삼성전자는 상승 기류를 타지 못했다. 한종희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등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실적 부진 우려다. 증권사들은 잇따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을 시장 평균 전망치보다 5% 낮은 79조 3000억원, 영업이익을 23% 낮은 10조 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목표주가도 기존 12만원에서 20% 내린 9만 6000원으로 조정했다.
최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제조사의 메모리 보유 재고가 1314주분으로 늘어나고 D램과 낸드도 전 분기보다 출하량이 줄어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률도 한 자릿수로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메리츠증권이 10만 8000원에서 9만 5000원, KB증권이 13만원에서 9만 5000원, 현대차증권이 11만원에서 10만 4000원, DB금융투자가 11만원에서 10만원 등 주요 증권사들이 잇따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내렸다.
수급 상황도 좋지 않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9060억원 상당 팔아치웠다. 지난 8월 10일부터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가 판 삼성전자 주식은 4조 1452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23일부터는 9월 2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했다.
업계에서는 5세대 광대역 메모리(HBM)인 HBM3E의 품질 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점을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매 요인으로 꼽는다. 한 반도체 연구자는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HBM 관련 매출이 2배씩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공식적인 품질 인증도 나오지 않았다. 품질 승인이 잇따라 잘 안 돼 외국인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투매에 가까운 매도 공세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앞으로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과 주가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지속 여부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마이크론이 26일 실적 설명회에서 수요 불확실성을 근거로 공급을 조절하면 반도체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