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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석몰촉(中石沒鏃)
돌에 박힌 화살촉이라는 뜻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때로는 믿을 수 없을 만한 큰 힘이 나올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中 : 가운데 중(丨/3)
石 : 돌 석(石/0)
沒 : 빠질 몰(氵/4)
鏃 : 화살 촉(金/11)
우리나라는 명궁의 나라다. 활의 명인이라는 뜻의 주몽(朱蒙)의 후예답게 조선 태조(太祖) 이성계(李成桂)는 호랑이를 쏘았고 양궁은 올림픽에서 우승을 놓친 적이 없다.
서양에선 활의 신 아폴로와 아르테미스, 그리고 전설 속의 로빈 후드나 빌헬름 텔이란 명궁이 있었다. 이들이 백발백중(百發百中)의 실력을 자랑했더라도 바위에 화살이 박히도록 활을 쏘았다는 이야기는 전하지 않는다.
그런데 활을 쏘아 돌 가운데(中石) 화살이 꽂히게 한(沒鏃) 사람이 있다. 중국 전한(前漢) 시대 장군 이광(李廣)이 그 사람이다. 정신 집중을 해야 한다는 비유 표현이지만 이 성어를 남긴 주인공으로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이장군열전(李將軍列傳)에 등장한다.
이광은 궁술과 기마술에 뛰어난 용장이었다. 문제(文帝) 때 흉노의 침범을 크게 무찌른 공으로 시종무관이 됐고 황제를 호위했다가 큰 호랑이를 때려잡아 더욱 용명을 떨쳤다.
이후 변방의 수비대장을 맡아 흉노를 토벌했다. 가는 곳마다 늘 이겨 상승(常勝) 장군으로 통했고 흉노는 한나라의 비장군(飛將軍)이라 부르며 침범할 엄두를 못 냈다고 한다.
어느 날 이광이 산으로 사냥을 나갔다가 어둠 속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호랑이를 발견하고 혼신을 다해 활을 당겨 명중시켰으나 꼼짝을 않는 것이 아닌가.
가까이 가 보니 호랑이처럼 생긴 바위에 화살이 깊이 박혀 있었다. 다시 돌아 와서 쏘아봤지만 이번에는 화살이 번번이 튕겨 나간다. 정신을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야기로 초(楚)나라의 웅거자(熊渠子)라는 사람은 역시 호랑이인줄 알고 쏜 화살이 화살 뒤의 깃까지 묻힐 정도로 깊이 박혔다고 한시외전(韓詩外傳)에 전한다. 사석음우(射石飮羽)의 고사다.
성공을 담보하는 집중력은 간절함에서 나온다
아버지가 콩기름 병마개를 발명했다. 기름을 따를 때 찔끔 흘러내리는 건 아까워서라기보다 손에 묻으니 짜증 나서다. 어머니가 기름을 부을 적마다 손을 몇 번씩이나 닦아내는 걸 본 아버지가 병마개를 고쳐주려고 나섰다.
알코올램프를 사다 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손으로 만져가며 병 주둥이에 모양을 냈다. 마개 끝을 길쭉하게 혹은 더 짤막하게, 뾰족하거나 세모꼴로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마개를 끼워 기름을 부었으나 모두 허사였다. 기름이 여전히 병 주둥이를 타고 흘렀다.
며칠을 반복해도 실험은 언제나 실패했다. 오기가 생긴 아버지는 일을 멈추고 마개 만드는 일에 전념했다. 콩기름 병뿐 아니라 빈 기름병은 모두 어머니가 수거해 날랐다.
어느 기름이나 따른 끝에는 지질하게 밖으로 흘러내렸다. 지천에 널린 동네 기름병을 수거해오는 것은 그렇다 쳐도 버리는 게 더 어려웠다. 많이 태웠지만 마당은 온통 빈 기름병 투성이었다. 더욱이 실험하다 버린 기름이 부엌에 넘쳐나자 어머니는 아무나 발명하는 줄 아느냐며 투덜댔다.
생전 처음 보는 플라스틱 관련 책, 유체역학이란 책도 독파하며 실험에 몰두하던 아버지도 부아가 나서 실험도구를 불태우기도 했다. 어느 날 밤새 꼬박 연구하던 아버지가 잠깐 조는 사이 기름병을 넘어뜨렸다.
쓰러진 기름병에서 흘러나오던 기름이 멈췄고 더는 지질하게 새어 나오지 않았다. 2년이나 걸린 실험은 무위에 그쳤지만 발명은 순간에 이루어졌고, 간단했다. 병마개를 넓혀주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따르는 양이 많아지면 장력에 의해 기름이 똑 끊어지며 더 흐르지 않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2년여 만에 그렇게 우연히 흐르지 않는 병마개를 발명했다. 특허는 큰 식용유 회사에 팔려 1991년 ‘알뜰 마개’란 이름으로 탄생했다.
아버지는 "발명은 집중력의 소산(所産)이다. 누구에게나 집중력이 있다. 집중력은 의지에서 나온다. 의지는 바가지와 같다. 깨진 바가지로는 물을 뜨지 못한다. 의지력을 만드는 게 간절함이다. 결국, 간절함이 집중력을 높인다"라고 말씀하셨다.
덧붙여 그날 인용한 고사성어가 '중석몰촉(中石沒鏃)'이다. 화살이 돌에 깊이 박혔다는 말이다. ‘정신을 집중해 온 힘을 다하면 어떤 일도 이룰 수 있다’라는 뜻이다. 사기(史記) 이장군열전(李將軍列傳)에 나온다. 이 장군은 한무제(漢武帝) 때 이광(李廣)이다.
이광은 궁술과 기마술에 남다른 재주가 있는 맹장이었다. 키보다 팔이 원숭이처럼 긴 그는 활 쏘는 방법이 독특했다. 적이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명중시킬 수 없겠다고 판단하면 애초부터 활을 쏘지 않았다.
이광이 사냥하러 갔다가 풀숲에 잠자는 호랑이를 보고 급히 화살을 쏘았다. 명중했다. 그러나 가까이 가 보니 그가 맞힌 것은 화살이 깊이 박혀 있는 호랑이처럼 생긴 바위였다. 다시 화살을 쏘았으나 이번에는 화살이 퉁겨져 나왔다. 정신을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집중력은 한 가지 일에 마음이나 주의를 기울이는 힘이다. 집중력은 한 곳만 바라봐야 하고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해야 생긴다. 그래서 얻기 쉽지 않다. 집중하는 힘은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 간절함에서 나오고 그 간절함은 결핍에서 생긴다.
아이가 크게 우는 것도 결핍을 알리는 간절함을 표현하는 기술이다. 아이가 너무 큰 소리로 울어 스스로도 놀라듯 간절하게 소리쳐 내 잠자는 뇌를 깨워야 겨우 얻을 수 있는 게 집중력이다.
유지하는 일은 더 어렵다. 잠 안 재우는 고문을 당하면 오직 자고 싶은 욕망만 있게 마련인 것처럼 집중력을 방해하는 모든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
'레미제라블'과 '노트르담 꼽추'를 쓴 소설가 빅토르 위고는 오죽했으면 글 쓸 때 집중하려고 종이와 펜만 들고 서재에 알몸으로 들어갔다고도 한다. 집중력을 키우는 간절함은 평생 가꾸어야 할 소중한 인성이다.
▶️ 中(가운데 중)은 ❶지사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사물의 한가운데를 상하로 통하는 세로 금으로 중심, 중앙을 뜻함과 형제를 위로부터 차례로 伯(백), 仲(중), 叔(숙), 季(계)라고 일컬을 때의 仲(중)으로서 쓰인 것이다. 또는 깃대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❷상형문자로 中자는 ‘가운데’나 ‘속’, ‘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이전에는 中자가 무언가를 꿰뚫는 모습을 그렸던 것으로 해석했었다. 그러나 갑골문이 발견된 이후에는 이것이 군 진영에 깃발을 꽂아놓은 모습을 그려졌던 것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中자는 진지 중앙에 펄럭이는 깃발을 그린 것으로 ‘가운데’나 ‘중앙’을 뜻하고 있다. 中자가 ‘중앙’이라는 뜻으로 쓰이다 보니 때로는 ‘속’이나 ‘안’, ‘마음’과 같은 사물의 중심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中(중)은 (1)일부 한자로 된 명사(名詞) 다음에 붙이어 그 명사의 뜻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과정임을 나타냄 (2)등급 같은 것을 上中下(大中小)로 구분할 경우 그 가운데 등급 중등(中等) (3)중국 (4)장기판에서 끝으로부터 둘째의 가로줄을 이르는 말 (5)마음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가운데 ②안, 속 ③사이 ④진행(進行) ⑤마음, 심중(心中) ⑥몸, 신체(身體) ⑦내장(內臟) ⑧중도(中途) ⑨절반(折半) ⑩장정(壯丁) ⑪관아의 장부, 안건(案件) ⑫가운데 등급 ⑬중매(仲媒), 중개(仲介) ⑭중국(中國) ⑮버금(으뜸의 바로 아래), 둘째, 다음 ⑯가운데에 있다 ⑰부합하다, 일치하다 ⑱맞다, 맞히다, 적중시키다 ⑲급제하다, 합격하다 ⑳해당하다, 응하다 ㉑뚫다 ㉒바르다, 곧다 ㉓가득 차다 ㉔이루다, 이루어지다 ㉕고르다, 고르게 하다 ㉖간격을 두다 ㉗해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바깥 외(外)이다. 용례로는 중도에서 끊어짐을 중단(中斷), 한가운데를 중심(中心), 사방의 중심이 되는 곳을 중앙(中央), 사물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나 자리 중추(中樞), 일이 되어 가는 동안 중도(中途), 치우침이나 과부족이 없이 떳떳하며 알맞은 상태나 정도를 중용(中庸), 사물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나 자리를 중추(中樞), 두 사물의 사이를 중간(中間), 일을 중도에서 그만 둠을 중지(中止), 중간에서 이어줌을 중계(中繼),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공정함을 중립(中立), 길을 가고 있는 동안 도중(途中), 하늘이나 하늘 가운데를 공중(空中), 마음 속을 심중(心中), 도시의 안을 시중(市中), 정신을 집중시킴을 열중(熱中), 눈의 안이나 마음속을 안중(眼中), 코의 밑과 윗입술 사이의 우묵한 곳을 인중(人中), 돌에 박힌 화살촉이라는 뜻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때로는 믿을 수 없을 만한 큰 힘이 나올 수 있다는 중석몰촉(中石沒鏃), 터무니없는 말로 헐뜯거나 남을 해치려고 속임수를 써서 일을 꾸밈을 중상모략(中傷謀略), 일을 하다가 끝을 맺지 않고 중간에서 그만 둠을 중도이폐(中途而廢), 마음속의 욕망을 겉으로 나타내지 않고 외부의 사악을 마음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함을 중경외폐(中扃外閉), 중립을 취하여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음을 중립불의(中立不倚), 보통 사람은 감당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중인불승(中人弗勝), 마음속에 일정한 줏대가 없음을 중무소주(中無所主), 덕성이 발라서 과불급이 없는 화평한 기상을 중화지기(中和之氣), 시작한 일을 완전히 끝내지 아니하고 중간에 흐지부지 한다는 중도반단(中途半斷) 등에 쓰인다.
▶️ 石(돌 석)은 ❶상형문자로 언덕 아래 뒹굴고 있는 돌의 모양을 나타내며 돌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石자는 ‘돌’이나 ‘용량 단위’로 쓰이는 글자이다. 石자의 갑골문을 보면 벼랑 끝에 매달려 있는 돌덩이가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벼랑 아래로 돌이 굴러떨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었는데, 이것이 지금의 石자이다. 그래서 石자의 좌측 부분은 벼랑이나 산기슭을 뜻하는 厂(산기슭 엄)자가 변한 것이고 그 아래로는 떨어져 있는 돌덩어리가 그려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옛날에는 돌이 무게의 단위나 악기의 재료로 쓰인 적이 있었기 때문에 石자에는 ‘용량 단위’나 ‘돌 악기’라는 뜻이 남아있다. 그러나 石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돌의 종류’나 ‘돌의 상태’, ‘돌의 성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石(석)은 (1)어떤 명사 다음에 쓰이어 섬(부피의 단위)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2)경쇠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돌 ②섬(10말. 용량 단위) ③돌바늘 ④돌비석 ⑤돌팔매 ⑥숫돌(연장을 갈아 날을 세우는 데 쓰는 돌) ⑦무게의 단위 ⑧돌로 만든 악기(樂器) ⑨저울 ⑩녹봉(祿俸) ⑪쓸모 없음을 나타내는 말 ⑫굳다 ⑬돌을 내던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구슬 옥(玉), 쇠 철(鐵)이다. 용례로는 석유(石油), 석탄(石炭), 석류나무의 열매를 석류(石榴), 석회석을 석회(石灰), 돌로 쌓은 탑을 석탑(石塔), 돌로 만든 부처를 석불(石佛), 건축 재료로 쓰이는 돌을 석재(石材), 바위에 뚫린 굴을 석굴(石窟),돌이 마주 부딪칠 때에 불이 반짝이는 것과 같이 빠른 세월을 이르는 석화광음(石火光陰), 자갈밭을 가는 소란 뜻의 석전경우(石田耕牛), 옥과 돌이 함께 뒤섞여 있다는 옥석혼효(玉石混淆), 돌에 박힌 화살촉이라는 중석몰족(中石沒鏃),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 삼는다는 수석침류(漱石枕流),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괸다는 상하탱석(上下撑石), 함정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떨어 뜨린다는 낙정하석(落穽下石), 나무 인형에 돌 같은 마음이라는 목인석심(木人石心), 돌을 범인 줄 알고 쏘았더니 돌에 화살이 꽂혔다는 사석위호(射石爲虎) 등에 쓰인다.
▶️ 沒(빠질 몰)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몰(없어지다의 뜻)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물속에 가라앉아 없어지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沒자는 '(물에)빠지다', '죽다', '없어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沒자는 水(물 수)자와 殳(몽둥이 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沒자의 소전을 보면 소용돌이와 손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물살 위로 손이 올라와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까 沒자는 물에 빠진 사람이 허우적대며 손을 내밀은 모습을 그린 것으로 본래의 의미는 '(물에) 빠지다'였다. 하지만 후에 뜻이 확대되면서 '죽다', '없어지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沒자는 우리말보다는 중국어에서 많이 쓰이는 글자이다. 그래서 沒(몰)은 일부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그 명사가 뜻하는 내용이 전혀 없음을 힘 있게 나타내는 뜻으로 그래서 沒(몰)은 ①물에 빠지다, 가라앉다 ②잠수하다, 무자맥질하다(물속에서 팔다리를 놀리며 떴다 잠겼다 하다) ③다하다, 끝나다, 바닥나다(돈이나 물건을 다 써서 없어지다) ④마치다 ⑤죽다(=歿) ⑥패망하다, 멸망시키다 ⑦함락되다 ⑧없다 ⑨빼앗다, 몰수하다 ⑩탐하다, 욕심부리다 ⑪지나치다, 정도(程度)를 넘어서다 ⑫숨다, 숨기다 ⑬들어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빠질 면(沔), 잠길 침(沈), 빠질 륜(淪), 묻힐 인(湮), 빠질 닉(溺),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날 출(出), 있을 존(存), 일 흥(興)이다. 용례로는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이 어떤 일에 오로지 파묻힘을 몰두(沒頭), 성하던 것이 쇠하여 아주 형편없이 됨을 몰락(沒落), 죄다 죽임을 몰살(沒殺), 어떤 일에 온 정신이 빠짐을 몰입(沒入), 아주 없애 버림을 몰각(沒却), 물건 따위를 모조리 거둬 들임을 몰수(沒收), 스스로를 잊고 있음을 몰아(沒我), 조금도 남기지 않고 다 먹음을 몰끽(沒喫), 염치가 없음을 몰렴(沒廉), 깨달아 알지 못함을 몰각(沒覺), 모조리 다 타버리거나 태워 버림을 몰소(沒燒), 글이나 책의 전편을 죄다 욈을 몰송(沒誦), 송두리째 모두 잡음을 몰착(沒捉), 다른 생각을 일절하지 않고 한 가지 일에만 온 정신을 쏟음을 골몰(汨沒), 파묻음이나 파묻힘을 매몰(埋沒), 해가 짐을 일몰(日沒), 물에 빠져서 가라앉음을 침몰(沈沒), 물이나 땅속에 모조리 빠짐을 함몰(陷沒), 물속에 잠김을 수몰(水沒), 멸하여 없앰을 멸몰(滅沒), 어떤 현상이나 대상이 나타났다 없어졌다 함을 출몰(出沒), 태어남과 죽음을 생몰(生沒), 귀신처럼 자유자재로 나타나기도 하고 숨기도 한다는 뜻으로 날쌔게 나타났다 숨었다 하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신출귀몰(神出鬼沒), 돌에 박힌 화살촉이라는 뜻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때로는 믿을 수 없을 만한 큰 힘이 나올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중석몰촉(中石沒鏃), 아침에 나타났다가 저녁에 사라짐을 이르는 말을 조생모몰(朝生暮沒), 염치 없는 줄 알면서도 이를 무릅쓰고 일을 행함을 이르는 말을 모몰염치(冒沒廉恥),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도 없고 인륜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도몰륜(無道沒倫) 등에 쓰인다.
▶️ 鏃(화살촉 족, 화살촉 촉, 호미 착)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쇠 금(金; 광물, 금속, 날붙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族(족)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鏃(족, 촉, 착)은 긴 물건의 끝에 박힌 뾰족하게 생긴 물건의 통틀어 일컬음으로 즉 살촉, 펜촉 등의 뜻으로 ①화살촉 ②가볍고 날카롭다 ③새기다, 조각하다 ④튀어 나오다 ⑤빼어나다 그리고 ⓐ화살촉(촉) ⓑ가볍고 날카롭다(촉) ⓒ새기다, 조각하다(촉) ⓓ튀어나오다(촉) ⓔ빼어나다(촉) 그리고 ㉠호미(쇠로 만든 농기구)(착) ㉡작은 가래(흙을 파헤치거나 떠서 던지는 기구)(착)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화살촉 적(鏑)이다. 용례로는 화살의 촉을 박기도 하고 뽑기도 하는 데에 쓰는 기구를 촉기(鏃機), 살촉의 몸체를 촉신(鏃身), 살촉으로 쓰는 뾰족한 쇠를 촉철(鏃鐵), 활을 세게 쏘아 화살촉이 묻히도록 박힘을 몰촉(沒鏃), 돌로 만든 화살촉을 석촉(石鏃), 화살 끝에 박은 쇠를 시촉(矢鏃), 화살 끝에 박은 뾰족한 쇠를 전촉(箭鏃), 화살촉이 화살대 속으로 들어가는 부분을 내촉(內鏃), 화살촉의 더데 아래의 부분을 외촉(外鏃), 과녁을 꿰뚫어서 빛깔이 희어진 살촉을 백촉(白鏃), 화살이 과녁에 닿았다가 튀어서 뒤로 물러남을 퇴촉(退鏃), 돌로 만든 살촉을 노촉(砮鏃), 돌에 박힌 화살촉이라는 뜻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때로는 믿을 수 없을 만한 큰 힘이 나올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중석몰촉(中石沒鏃)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