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의 정확도보다 등려군과 야래향을 사랑하는 팬의 한사람으로서 함께 그 숨결을 느껴보고자
이 글을 올립니다. 함께 즐겨주시고 재밌는 댓글도 많이 부탁할게요.
2. 야래향 두번째 이야기
야래향은 그 꽃나무, 꽃, 꽃의 향기를 모두 일컫는 이름이다. 영어로는 NIGHTBLOOMING JASMINE.
습하고 따뜻한 아열대 기후에서 잘 자라며, 대체로 물과 영양이 풍부한 토질에서 잘 자란다. 한국에
들어온건 아마도 중국에서 건너 왔을 것 같다. 야래향은 중국, 일본, 한국에서 두루 퍼져 있다. 흔이
달맞이 꽃과 혼동하여 남미, 서인도 제도가 원산지라고 알고 있지만 실은 중국 토종이다. 여름에 꽃을
피우며 햇빛과 양분이 풍부하면 여름내내 꽃을 피울 수 있다. 꽃이 진 후 가지치기를 하고 얼지 않을
정도 영상에서 겨울을 보내면 이듬해 더욱 풍성한 꽃과 향기를 감상할 수 있다.
꽃의 생김새는 연노랑색을 띤 아주 작은 나팔꽃 같고, 끝이 5미리 정도의 귀여운 별모양이다. 잎사귀와
줄기는 개울가에 자라는 버드나무 잎과 비슷하나 가지는 수직으로 뻗으며, 잘 자라면 훨씬 더 무성한
모습이다. 씨앗보다 삽목으로 번식하는 것이 더 쉬우며, 가지치기를 한 후 버리지 말고 토막을 내어
물에 담궜다가 잔 뿌리가 난 후 삽목을 하면 대량으로 번식할 수 있다. 아주 추운 날씨만 피한다면 전국
어디서나 생육이 가능하다. 그러나 야래향은 대륙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중국처럼 거주공간이 넓고
안뜰이 발달한 곳에서 꽃을 피운다면 밤마다 멀리서 은근히 풍겨오는 야래향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꽃이라고 하기에는 외모가 볼품이 없고, 낮에는 잘난 꽃들이 많아 밤에 몰래 숨어 수줍게 꽃을 피운다.
꽃으로서 가장 중요한 볼품이 없다는 것은 결정적인 흠이다. 그러나 그것이 내여자의 이야기는 아니어도
구슬픈 비련의 사연을 엮어낼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이다. 햇빛과 관련이 있겠지만 햇빛을 받으면 오히려
꽃봉오리가 오므라드는 성질이 있다. 초저녁부터 아침까지 꽃을 피우다가 아침 해가 뜨면 세상 사람들
보기가 수줍어 말없이 그 자태를 감추는 것이다. 하지만 밤이 되면 벌과 나비대신 나방을 유혹하기 위해
꽃술에서 진한 향기를 내뿜는다.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 야래향은 그 말이 가당치 않은 꽃인데,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자그마치
3개월 이상을 핀다. 자신의 번식을 위한 나름대로 생존법이겠지만, 사람들은 밤에만 찾아오는
그윽한 꽃내음을 맡고서 밤마다 임 그리워하는 슬픈 사랑의 노랫소리를 떠올리게 되었다. 누가
너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떠나버린 사랑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여염집 기생꽃이라고 했던가?
확실히 야래향은 시각적 감동보다 진한 향기가 사랑의 본능을 자극하여 사람을 미혹한다.
시중에는 야래향의 문화적 가치나 꽃의 아름다움보다도 모기 몇마리 쫓는 실용적 가치로 홍보되고
있다. 언젠가 방송에 소개된 적도 있는데, 야래향 향기가 여름철 모기를 쫓는데 탁월하다고 한다.
한여름철 거실에 화분을 놓고 향기를 내뿜으면 실내에 모기가 접근하지 못한다. 지금은 야래향의
오래된 문화적 가치보다 모기쫓는 실용적 가치가 우선하여 값이 많이 올랐다고 하니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아마도 야래향의 숨겨진 이야기를 알고 향기를 맡는다면 더욱 깊은 향기로움에 취할
것이다.
서울 거리에서는 가끔 싸구려 짜장면집 상호로 쓰이기도 하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꽃의
향기와 문화적 가치를 알아보는 품격있는 차이나레스토랑의 상호로 걸리기도 한다. <야래향>
레스토랑에서 야래향 노래를 감상하며 매혹의 야래향에 취하면서 중국요리를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은 한번도 그런 장소를 발견하지 못해 아쉽다.
이제 무려 여름 석달을 피는 꽃의 인내만큼이나 거의 80년을 이어온 노래의 숨은 사연도 길다.
야래향의 옛 이야기를 들어보자.
첫댓글 즐감 즐감 했어요.^^***
야래향에 얽힌 사연이 구구절절 많기도 하군요, 잘 읽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거죠? 야래향에 얽힌 사연, 어떤 사연이 담겼을까... 기대됩니다.
"야래향은 슬프고 이루지 못한 사랑을 노래한다." 야래향 꽃을 사서 향기가 거실 가득히 흐르도록 베란다에 들여놓고 싶네요. 어떤 향기일까... 무슨 사연이 있었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