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서는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바다로 계곡으로 산으로 떠나는데 카페 아웃로드만 굳건히 지키다보니...이런이런 병이 날 지경이다.
에~따 모르겠다.... 카페가 좀 한가한 일요일에서 월요일까지 1박2일로 우리도 떠.나.자.
지난주는 주말내내 비가 온다니 이게 왠일인지 야영장의 사이트가 성수기임에도 빈 곳이 군데군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블로그 이웃분들의 후기를 보니 계곡이 아주 끝내주는 집다리골의 가장 호젓하고 넓찍한 5번 데크의 취소분이 나온 것이다~~
야호~~
원래는 치악산의 대곡야영장을 계획했으나, 비가 너무온다니 어프로치가 긴~ 대곡야영장보다는 데크가 있는 집다리골이 나을 터이다.
비가 퍼붓기 전에 겨우 집짓기를 마쳤다.
한두방울씩 오락가락 하던 비에 아랑곳없이 물놀이를 하던 하루의 행락객들도 빗방울이 굵어지자 모두 서둘러 계곡가를 떠났다.
까르르 하던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튜브를 끼고 첨벙거리던 물소리만이 여운으로 남았네.
일요일 오후의 한가로운 휴양림의 사이트에는 우리만이 남았다.
우렁우렁.....계곡물소리는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소리와 더불어 커지고 있었다.
짙은 숲의 냄새는 이른 오후임에도 마치 저녁의 안개처럼 어깨위로 내려서며 마음을 일렁이게 만들었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 휴양림 산책을 나선다.
작년 3월에 이어 두번째 방문이것만 초봄의 북풍이 불던 휴양림과 한여름의 녹음이 짙어진 휴양림은 사뭇 다르네.
그전에는 없었던 출렁다리가 숲과 계곡 건너편을 이으며, 산책길로 오롯하다.
이렇게 비가 퍼붓는다면 곧 계곡물은 순식간에 불어 나리라...
미처 비를 피하지 못한 행락객들만 매점앞의 차양아래에서 한가한 휴양림의 오후를 즐기고 있나니...
아웃로드를 오픈하면서 늘 고단했던 우리는 이른 오후부터 비를 핑게로 TP텐트안에 간단모드로 들여놓은 고콧에 침낭을 펼치고 누에고치처럼 파고든다.
따스한 침낭과 꽤 편안한 고콧.... 타닥타탁 타프와 텐트를 두드리는 여름빗소리... 그리고 한가로우니 한결 귓전으로 내려앉는 델리스파이스의 [항상 엔진을 켜둘께]....
음음음... 항상 엔진을 켜둘께....
휴일을 앞둔 밤에 아무도 없는 새벽 도로를 질주해서 바닷가에...
있도록 항상 엔진을 켜둘께 너와 만난 시간보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그 바닷가에 다시 또 찾아와 만약...
그리고 그와 나...
필요한 것은 이안에 모두 있으니... 혼곤한 오후의 잠속으로 빠져도 좋으리라.
오침답지 않게 빗소리에 묻혀 자고 일어난 아직은 이른 밤.
인공적인 불빛일랑은 모두 꺼두고 싶지만, 칠흑같이 어두운 걸....
새로 맞이한 루미에르의 일렁이는 불빛만을 밝혀 둔다.
그 어느때보다 많은 이야기를 둘이 함께 나눈 밤... 어린시절 추억부터, 어린시절 오빠와 다툰뒤 할머니를 피해 사촌오라비의 등뒤에 숨어 자전거를 내달리던 일까지.... 그리고 그의 군대^^이야기까지....
까꿍~~~ 맑은 햇님이 방긋.
대기는 말갛게 씻기었다.
반가운 햇님에 어제밤을 보내며 눅눅해진 침낭과 매트를 죄다 내다 넣었다.
빨래줄을 멜때마다 야영장이 꼭 내집같이 느껴지니...ㅎㅎㅎ
어제 폭우로 미루웠던 계곡물에 발담그기... 또 잠시 내 손에 머물렀던 순진한 잠자리와 놀아주기... 어지간한 참새보다 커다란 집다리골표 나방 구경하기....
휴가객들도 떠나버린 월요일의 휴양림은 다시 새로운 휴가객들이 찾아오는 한나절까지는 우리차지다.
메밀총떡을 찾아 헤맸으나, 춘천에서는 못찾고 결국 막국수...
막국수맛은 SO SO... 그러나 고소한 감자전에 곁들여 나온 열무김치 맛은 넘버 원!!!
몇군데 가보지도 못한 막국수집을 품평하며, 그렇게 오랫만의 휴일이 느릿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다시 서울로 돌아가면 푹푹 찌는 아스팔트 열기로 숨조차 헐떡일테지만, 그래도 아직은 소양호 바람이 살랑이는 춘천이니 이 아니 좋을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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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체어스토리는 oz분들에게 젤로 미남소리 많이 들으시는 듯. ㅋㅋ
일상에서 벗어나신 두분후기 잘봤습니다^^
그냥 아주 푸욱~ 쉬었어요. 가끔 이렇게 쉬기만 하는 캠핑도 필요한 것 같아요.
언제? 지금 거 계신거임?? 아님 진작 대녀 오신거임?? ^^
체어스토리님... 세팅하시느라 등이 다 젖고 눈이 풀리신거에요?? ....
지난주 댕기왔슴. 머 약간의 알콜링 탓이랄까? ㅋㅋ
집다리골 작년에 종일 내리는 빗속에 감히 계곡엔
엄두도 못내고 왔었는데 계곡이 너무나 좋군요.
비내리는 집다리골 산책로가 생각납니다.
정말 좋은 휴식, 부럽습니다...
네. 산책로가 참 이쁘죠. 비오는 날도 좋더군요.
여기 참 예약하기 어렵던데요...
꼭 한번은 가보고 싶어요.
미니멀 모드가 대세죠^^
네. 점점 간단모드로 나서는 것 같아요. 글게요 데크수가 작아서 여름에는 예약이 어려운데, 운 터진거죠.ㅎㅎ
간만에 둘만이 오붓한 시간 보내고 오셨구랴...그래 가끔은 이렇게 호젓한 시간도 필요한듯..
너무 떼로 몰려다녀도 피곤하다는..^^
집다리골 야영장 인기 많다고 예약하기도 힘들다던데...우린 요번주에 함 예약 도전해볼까??~~
일요일~월요일은 어디든 널널하다니깐요.
주욱 갇혀(?) 계시다가 훨~훨~ 좋은 곳 다녀오셨군요~!
비오는 날... 호젓한 두분만의 시간... 여유롭고 분위기 있어 보입니다...ㅎ
맨날 만나지만, 캠핑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좋아요.ㅎ
우중속 자연과 함께하셔서더욱조으셨겠군요.
네...모처럼 비를 맘편히 흠뻑 즐겼답니다.
언제나 늘~ 같은 맛을 자랑하는 명가 막국수의 열무김치!!! 춘천의 자랑입죠. 그런데 메밀전병(총떡) 맛나게 하는 집을 찾기가 쉽진 않습니다. 외곽 보다는 춘천시내에서 찾는게 더 빠르실거구요. 왜냐하면 메밀전병(총떡)은 외지인들 보다는 춘천 시민들이 즐겨찾는 음식이거든요.
음...그렇군요. 담에는 봄시내님께 쪽지드려서 물어보고 가야겠어요. 춘천은 참 좋은곳이예요.
아름다운 자연도 맛있는 음식도 사랑하는 사람만 하겠습니까^^ 우중캠핑이 근사합니다!
네...가장 오래 기억되는 것은 그 사람과의 추억이겠지요. 저도 간만에 우중캠핑 흠뻑 즐겼어요.
우중 캠핑, 타닥타닥 타프에 비오는 소리, 인적드문 휴일오후, 두분의 여유로움. 내겐 벌써추억이 되버리긴 했지만,여전히 그립구 부럽기만 하네요 사진,후기글 잘봤습니다^^
아마...오래도록 그날의 빗소리를 잊지 못할것 같아요. 따스한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