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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환산(일명 고리산) 정상으로 오르던 중 잠시 숨을 고르며 태극 모양 부소담악 풍광을 살펴보고 있다. 부소담악은 2008년 국토해양부 선정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베스트 6'에 선정되기도 한 곳이다. |
그렇다면 도대체 부소담악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쉽게 말해서 부소담악이란 '추소리 부소무늬마을에 있는 물 위에 뜬 바위산'을 지칭하는 말이다. 대청호가 되기 이전 금강 지류 소옥천 시절부터 이미 옥천 최고의 명소로 그 유명세를 널리 떨쳤던 부소담악은 S자가 여러 차례 휘어지는 물줄기를 가르며 낮지만 길게 뻗어나온 암벽의 형태를 띠고 있다. 높이는 30~40m에 불과하지만 길이는 자그마치 700m나 되는 기다란 암벽이다. 그래서 부소담악 병풍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다. 2008년 당시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뽑혔을 뿐 아니라 그 가운데 베스트 6선에 당당히 선정됐을 정도로 수려한 경관을 갖고 있다. 조선 중기 학자 겸 문신인 우암 송시열 선생이 '소금강(小金剛)'이라 칭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일단 환산(고리산) 산행을 한 후 부소담악을 답사하는 것으로 순서를 잡았다. 환산은 해발은 높지 않지만 초반 오르막이 가파르고 제법 잘 생긴 봉우리를 5개나 넘어야 하기 때문에 길지 않은 산행 거리에 비해 땀은 꽤 쏟아야 하는 산이다. 하지만 초반 급경사 오름길과 정상부, 그리고 봉우리 들에서 바라보는 대청호와 부소담악의 풍광이 멋들어져 산행의 재미를 더해 준다.
■ 원점회귀 8.5㎞… 짧지만 굵은 여름 산행지
성터 봉화대 부근은 편평하지만 좁은 능선구간이다. |
이번 답사의 전체 거리는 8.5㎞이고 순수한 산행은 6㎞다. 나머지는 도로 구간과 부소담악 왕복 거리가 포함됐다. 환산 산행은 휴식시간 포함 4시간, 부소담악 답사까지 포함하면 5시간 정도면 된다. 추소리 황룡사 입구 출발~성터(봉화대) 갈림길~봉화터(580m봉)~안부 갈림길~환산 정상(환산성 제5보루)~삼각봉~비야마을 갈림길(마당재)~감로마을 갈림길~감로봉(환산성 제4보루)~하산 갈림길~좋은 기도동산 정문 앞 도로~부소담악 입구 당산나무~부소담악 답사(폐광산, 추소정, 구 정자)~황룡사 입구 순.
추소리 버스정류소가 있는 황룡사 입구에서 등산안내도를 일별한 후 곧바로 산길로 들어선다. 처음부터 살짝 가파른 오름길이다. 15분 정도 오르다가 오르막 중간에 주변 나무가 줄어드는 곳이 나오는데, 여기서 뒤돌아보면 긴 동물 꼬리 모양으로 뻗은 부소담악의 위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0분 정도 더 오르면 중간 봉우리를 넘는다. 길은 거의 외길이어서 헷갈릴 일이 없다. 안부를 통과하면 또 다시 가파른 오르막이다. 바위구간도 심심찮게 나타나지만, 멋들어진 노송들이 만들어낸 그늘이 더위에 지친 산꾼의 심신을 달래준다. 좀 더 오르막을 치면 성터(봉화대) 갈림길. 오른쪽은 물아래길로 내려서는 방향이지만 직진한다. 여기서부터는 한동안 편평한 능선길. 3분쯤 가면 주변이 탁트인 봉화대다. 해발 580m봉인 이곳에서는 남동쪽 아래로 부소담악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나고 북쪽으로는 대청호반이 더 널따랗게 펼쳐진다.
■ 정상부 산성터엔 백제-신라 전투 흔적 역력
산행을 마친 후 당산나무 쪽으로 이어지는 도로가에서 바라본 부소담악. 병풍바위라는 별칭이 실감난다. |
살짝 내리막을 치면 안부 삼거리. 역시 오른쪽은 이평리 방향이지만 취재팀은 직진 오르막을 탄다. 10분쯤 오르면 마침내 환산 정상. 환산성 제5보루이기도 한 이곳에서는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길도 있지만 왼쪽 헬기장 방향으로 진행한다. 산성의 흔적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그 옛날 백제와 신라의 관산성전투가 치열하게 펼쳐졌던 역사의 현장이다. 당시에 백제가 축조했던 산성의 총 6개 보루 가운데 이곳 제5보루가 통괄지휘본부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부소담악 끄트머리 부근의 큰 바위와 소나무. |
헬기장을 지나 내리막을 탔다가 중간 봉우리를 넘어 다시 한번 오르내림을 하면 삼각봉. 알미늄 벤치 앞 소나무 둥치에 해발 566m라고 표시된 표식이 걸려 있다. 곧이어 비야마을 회관 방향 갈림길을 지난다. 이곳 주변을 마당재라고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다. 이어서 감로마을 방향 갈림길을 지나 오르막을 치면 환산성 제4보루가 있었던 감로봉. 이 봉우리에서도 부소담악의 멋들어진 모습과 봉화대, 정상 등 지나온 봉우리들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감로봉을 지나 약간만 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 '추소리 안양골 1.5㎞' 방향 급경사 내리막을 타면서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된다. 길은 외길이다. 약 40분 여유있게 내려서면 어느새 좋은 기도동산 앞 도로에 닿는다.
■ 추소정에서 바라본 물돌이 풍광도 압권
전망대 역할을 하는 정자인 추소정에서 바라본 부소담악과 대청호 물길. |
왼쪽으로 10분 정도 도로를 따라 가면 당산나무와 돌탑이 서 있는 부소담악 입구.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 부소담악 답사길에 나선다. 무덤을 지나 직진, 폐광산터와 장승공원을 거치면 곧바로 전망대인 '추소정(湫沼亭)'이다. 이곳에서 바라본 부소담악과 물돌이의 모습이 장관이다. 길이 조금씩 좁아진다. 낙랑장송이 암반을 디딤돌 삼아 서 있는 커다란 바위를 만나면 선조들이 왜 이곳을 '소금강'이라고 명명했던가에 대한 의문이 저절로 풀린다. 그만큼 빼어난 절경이다. 서낭당터라고도 불리는 황룡사앞까지 돌아가는 데는 10분이면 족하다.
◆떠나기 전에
- 의병장 조헌 선생 정신 깃든 이지당 볼만
- 산행 후 맛집 옥천읍 금강올갱이식당 추천
대청호 상류 각산마을에 있는 이지당. |
옥천 환산(고리산)과 부소담악 인근에는 또 한 군데 들를 곳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일으켜 청주를 탈환하고 금산전투에서 전사한 의병장 조헌(趙憲·1544~1592) 선생이 후학을 가르치던 서당인 '이지당(二止堂·옥천군 군북면 이백6길 126)'이다. 충북 유형문화재 제42호인 이지당은 조헌 선생이 장원급제 후 관직을 두루 거치고 나서 낙향해 고향의 젊은이들에게 학문을 가르치던 곳으로 원래는 각산서당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이후 우암 송시열 선생이 시전(詩傳)의 "산이 높으면 우러러보지 않을 수 없고, 큰 행실은 그칠 수 없다"라는 문구를 빌려 이지당이라고 고쳐 불렀다. 정면 7칸 측면 1칸의 팔작지붕 건축물이다. 조헌 선생은 한국사 수업 시간에 배우는 '조헌과 700의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산행 후 들를 만한 맛집으로는 옥천읍 삼양삼거리 인근의 '옥천 금강올갱이' 식당이 괜찮다. 금강에서 채취한 올갱이와 아욱 등 신토불이 야채를 함께 넣어 끓여낸 맑은 국물이 얼큰하면서도 담백해 산행의 피로를 제대로 씻어준다.
◆교통편
- 경부고속道 옥천IC 경유 4번 국도 옮겨 타야
부산 기준 270㎞가 넘는 제법 먼 거리인데다 대중교통 연계편이 불편해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경부고속도로 옥천IC에서 내린 후 군청 앞 사거리에서 우회전, 400m쯤 가서 통계청사거리에서 다시 우회전한다. 800m가량 직진, 삼양삼거리에서 4번 국도와 합류해 대전 보은 방향으로 직진한다. 5.5㎞쯤 가면 자모리 버스정류장 직후에서 오른쪽 좁은 길로 들어선다. 증약교를 건너 계속 소로를 따라가면 옛 경부고속도로(지금은 국도로 이용됨) 노선을 만나는데, 굴다리를 통과하지 말고 왼쪽으로 살짝 틀었다가 우회전 추소리 방향으로 간다. 한때 고속도로 였던 길이었던 까닭에 곧게 뻗어있다. 옛 고속도로 구간을 벗어나 아스팔트길을 10분쯤 가면 들머리에 닿는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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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이트 : 고리산(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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