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갯불에 콩 볶는 날이였네요 ㅎㅎ
아부지가 비 때문에 방앗간에 보관하던 콩을 집마당으로 날라다주셨어요,
아부지는 할 일이 많으셔서 여기저기 바쁘게 다니셔야 해서
기계 쓰는 법만 가르쳐 주셨고요
엄니는 들깨 선풍기에 날려야 하셔서 도와주실 수가 없었어요
탈곡기 쓰는 방법을 익혔으니
어떻게든 저 혼자 끝을 내보자고 다짐하며
의지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요량으로
두 눈에 이미 이글이글 불이 타고 있었지요
어디서 콩 타는 냄새 안 났나요?
그거 제 콩 타는 냄새일거예요 큭큭
우리 탈곡기가 옛날방식이라
(그래도 페달 밟는 게 아닌 것만도 어딘지요 ㅋ.ㅋ)
속도가 영 나질 않았어요,
콩대랑 콩 깍지까지 콩만 나와야 하는 곳으로
줄줄 같이 나와주시니 서너번 다시 넣고
탈곡을 해야 어느 정도 콩알들을 모을 수 있는 방식이예요
나중에~ 선풍기로 날리기를 따로 더 해야 한다고 하시네요 ㅠ.ㅠ
점심 먹고 시작한 탈곡은 오늘 톤백 하나 겨우 마치는 것으로 끝났어요
내일 오후에 또 비 소식이 있다니 허탈하네요
내일 다 마치기 힘들 거 같아요 아직 톤백이 2개 반이나 남았거든요
콩만 귀신처럼 골라내주는 일제 탈곡기를 하나 사고 싶어서
눈여겨 본 것이 있었는데 가격을 듣고 바로 마음을 접었어요,
콩을 10년은 팔아야 갚을 수 있는 금액이더라고요 ㅎㅎㅎㅎㅎㅎ.. (에효)
엄니가 그런 기계 샀다간 배보다 배꼽이라고
농사는 불편한 게 맞다고 하시네요 , 우리가 농사는 많아도
정말 소농이라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이랄까요?
콩밭이 기계가 들어와서 수확하고 일당 받아갈 수 있을 정도로 넓거나
아니면 이런 전통방식밖에 선택지가 없더라고요 *~*
내가 좋아서 콩을 심었고
만류해도 시작한 콩농사라서
내 형편을 원망해봐야 내 얼굴에 침 뱉기지요 ㅎ
이왕지사 시작한 콩 농사이니 마무리 지을 때까지
신나게 하자 . . 그리고 탈곡에 온 신경을 집중하니
요거~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작업이였어요,
콩알이 쏟아져 나오는 걸 보면서
"이게 다 금이다 금!!!" 최면을 걸어보기도 하고
유독 빨라진 해질녘 노을 지는 거 감상하면서
이거 꽤나 "낭만적인 농사"라는 생각을 했어요
들깨 작업 마무리하신 부모님은
생강 뽑으러 가셨답니다
해가 다 질 때 돌아오셔서 오늘 제 콩작업
마무리를 함께 해주셨어요
콩보다 콩깍지가 더 많이 산더미처럼 쌓였지만
그래도~ 콩순이 눈에 정말 콩알들이 진주보다 예쁘고
금덩이보다 예뻐보이는 마법!
좋아요~ 들어간 것보다 수입이 적은 농사인 게 팔기도 전부터 판명이 났으나,
올해는~ 이렇게 콩농사를 지어봤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예요
내년에는 이 밭(?)에 어떤 농사를 지어볼까
즐거운 고민을 할 수 있을테니까요 ^&^
절대 아부지 말처럼 벼농사는 짓지 않을 거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첫댓글 탈곡기가 있어 그나마 일이 줄어든거겠지요
저 어릴때는 도리깨? 그걸로 일일이 쳐서 콩깠는데 편해졌지요
마무리는 남아 있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 택배 사모님이 "옛날방식이네요!"하고 가셨어요 🤭🤭🤭
농협에서 일차 탈곡해서 콩만 가져와 탈곡한거지요?
일 속도가 안나서 어쩐대요?
아니예요 농협은 이작업 끝나고 가져가요 아직 멀었네요 속도가 너무 안 나요 더구나 또 비가 와서 작업이 ㅠㅠㅠㅠ 내일까지 해도 완료될지 잘 모르겠어요 😂😂😂 수확철에 여기 비가 너무 잦아요
탈곡기로 탈곡하니 편하시네요
소농인 저는 몽둥이로 두들기며 탈곡하니 넘 힘드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대풍을 기원합니다
에고*~* 이웃에 누가 있음 빌려보셔요~~~! 이 기계도 너무 불편해요 요즘 좋은 기계 많더라고요 문제는 금액이~~~😂😂😂
저도 오늘 메주콩 탈곡했어요
기계 어떤 거 쓰셔요 ??
@꽃섬지기 탈곡기로 털었어요.
지기님이 쓰시는 탈기요.
회사만 달라요
@을산 그녀석도 콩대가 많이 나오나요 ? 욘석은 손이 엄청 가요 찌꺼기가 알맹이랑 같이 많이 나와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