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욕심 버리고, ‘스몰볼’ 야구로 지난 시즌 우승! 이젠 당당한 플옵 컨텐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는 5개 팀이 매년 각축을 벌인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캔자스시티 로얄즈, 미네소타 트윈스.
어느 한 팀도 탄탄대로만을 달려온 것은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130년 사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온 사건의 주인공이 있으니, 바로 지난해 우승팀 시카고 화이트삭스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1919년 이른바 ‘Black Sox Scandal’로 불리우는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렸다. 당시 화이트삭스 선수 가운데 8명이 도박사들과 짜고 의도된 경기(고의적 져주기)를 했던 사건이다. 보스턴 레드삭스를 늘 따라다니던 ‘밤비노의 저주’ 못지 않게 큰 이 사건은, 이후로도 계속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괴롭혔다.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매번 미네소타의 벽에 부딪혔다. 팀의 인기도 지역 라이벌 팀 시카고 컵스에 밀렸다. 화이트삭스에서 컵스로 옮겨간 새미 소사는 이후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이적하기까지 컵스의 간판타자로 활약했다. 세인트 루이스 카디널스의 마크 맥과이어와 하루가 멀다 하고 홈런을 쏘아올리며 뉴스의 중심이 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가 부럽지 않을 만큼의 인기와 부, 그리고 명예도 얻었다.
화이트삭스는 컵스에 비해 처한 환경도 좋지 않았다. AL이 NL보다 강하고 양 리그에서 AL 중부지구가 가장 약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인데, AL은 동부지구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 중 하나가 매년 와일드카드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지구 1위가 아니면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은 일찌감치 접아야만 했다.
매년 미네소타를 넘지 못하고 클리블랜드와 의미 없는(?) 지구 2위 싸움을 하던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2000년 이후부터 서서히 팀컬러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고, 지난 시즌에는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우승을 차지했다.
아지 기옌을 사령탑에 앉히고, 매글리오 오도네즈, 카를로스 리 같은 거포들의 트레이드 단행을 통해 스캇 포세드닉, 타다히토 이구치같은 발 빠르고 정교한 타자들을 데려왔다. 포수인 A. J. 피어진스키도 빼놓을 수 없으며, 더스틴 허만슨을 밀어내고 마무리로 자리 잡은 바비 젠크스와 ‘부활’이라는 단어가 딱 들어맞는 호세 콘트레라스, 프레디 가르시아 등 투수진 보강에도 힘썼다.
선발투수들은 좀처럼 마운드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6~7이닝을 던졌다. 이 투수들의 성장을 말할 때, 한국인 이만수 불펜 포수(코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타자들도 홈런만 노리기 보다는 어떻게든 살아나가기 위해 애썼고, 진루타를 치기 위한 연구도 병행했다. 아지 기옌은 감독으로서 초보였지만, 대담했고 열성적이었다. 그의 ‘스몰볼’ 야구는 선수단 전체에 녹아들었고,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2연패를 노리는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올해 역시, 전력 보강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프랜차이져 스타인 프랭크 토마스를 내보내고 장타력이 있는 칼 에버렛도 내보냈다. 하지만 트레이드로 짐 토미를 데려오고 역시 발빠른 알렉스 신트론 등을 영입했다. 투수쪽에서도 하비에르 바스케스와 데이비드 리스크 등이 새 얼굴이다.
그러나 올 시즌 탄탄대로만은 아니다. 1997년 와일드카드였던 플로리다 말린스를 우승으로 이끈 짐 레이랜드를 새 사령탑으로 영입한 디트로이트가 현재 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20일 현재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3.5경기차로 2위.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는 뉴욕 양키스에 2.5경기차로 앞선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치열한 경쟁이 어떻게 막을 내릴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성적을 떠나 최근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이런 모습들은 지역 팬들과 메이저리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들의 과거를 잊어버릴 수 있을 만큼 강렬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미네소타 독주 체제를 허물고 AL 중부지구의 새로운 강자로 올라선 시카고 화이트삭스. 이제 침울한 ‘Black Sox Scandal’이 아닌, 신나는 ‘White Sox Scandal’을 만들어가는 일만 남았다.
첫댓글 이 이야기는 워낙 유명했으니 MLB 좋아하시는분이라면...뭐...이거 서프라이즈에도 나왔었는데.ㅋㅋ
시삭스와 디트로이트 승차는 오늘까지 5.5
그런 시삭스를 2경기차로 양키가 바짝 쫓고 미네소타(3), 토론토(4)도 와일드카드 가시권에 있죠. 선발진이 헤매고 있는 탓에 타선이 강해도 디트로이트를 제압하기 어렵더군요. 이번 디트로이트 시리즈도 시삭스가 열세였습니다.
저기... 근데요... 정말 죄송하지만... '뜬금'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_-
작년 월드시리즈 4차전 정말 잼났는데...ㅋ
근데 약간은 태클이긴 하지만 작년 이전 미네소타가 중부지구를 석권하기 시작한 것이 대략 4년정도밖에는 안됩니다. 그전앤 월드시리즈 우승 후 상당기간 안습이었고 역사상 최강의 타선을 구축한 클리블랜드가 중부의 패자였죠.
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방금 기억 확인해보니 미네가 중부 우승한 것이 3년 연속밖에는 안되네요.ㅡㅡ;;; 2001년은 초반 무시무시하게 달리다가 막판 클리블랜드한테 뒤집혀서 2002~4년 3연패입니다.
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