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에서 굳이 미야자키를 일정에 집어 넣은 건, 아오시마를 보기 위함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아오시마 주변의 도깨비빨래판이라 불리는 파상암을 보기 위함이다. 여행 정보를 모으다가 알게된 이 돌들의 기묘함에 마음이 끌렸고 나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그리고 또 하나 울 남편이 일본 초대 천황을 모셨다는 미야자키신궁을 보고 싶어 했다. 남편은 문화재 답사를 취미로 하는 사람이기에 우리나라의 웬만한 문화재는 거의 다 돌아보았고 사진으로 자료를 남기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할 때도 그 나라의 문화유산을 둘러보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 여행 코스에는 역사문화유산을 많이 집어 넣어 구성하였다.
암튼..
빗속 드라이브 속에 무사히 아오시마 앞에 도달했다. 그런데 문제는 아오시마에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주변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오시마 주변의 대부분의 주차장요금이 500엔이다. 그래도 가장 가까워 보이는 주차장에 차를 대니 아저씨가 2층에 있는 기념품점에서 3000엔 이상 물건을 구입하면 주차요금이 무료라고 알려주신다.
일단 비가 많이 내리는 데 우산은 3개밖에 없었기에 아들용 비닐우산을 500엔 주고 구입하였다. 그랬더니 나머지 2500엔 이상만 구입하면 무료가 된다한다...
뒤집어지려는 우산을 움켜쥐고 아오시마를 향해 걸어들어가는데, 아오시마는 섬이긴 하지만 다리가 놓여져 있어서 쉽게 건너갈 수 있다.
다만 문제가... 바닷가는 바람이 더 세차게 불더라는.... 아오시마 둘러보는 동안 우산을 썼음에도 온몸이 비에 젖어버렸다.
아오시마는 섬을 일주하고 둘러보는데 1시간이면 충분한 아주 작은 섬으로 섬을 둘러싸고 있는 바위는 바람과 파도에 의해 침식되어 마치 거대한 빨래판처럼 생겼다. 그래서 일명 '도깨비 빨래판'이라고 불린다는데... 진짜 특이한 모양의 바위들이다. 이 사진은 아오시마 안내문에 있던 항공사진...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 이 광경을 보고 싶지만... 돈이....
아오시마에는 작은 신사가 하나 있는데 이 신사는 우도신궁에 모신 진무천황의 아버지의 아버지... 그러니까 결국 진무천황의 할아버지를 모신곳이다. 그런데 왜 아오시만 신궁이 아닌 것인지는 의문이다...
다리를 건너가기 전에는 아열대 식물원이 있는데 이 곳 입장료는 무료라 한다. 우린 비가 내린다는 핑계로 안들어 갔다.
아오시마를 둘러보고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주차비 500엔을 아껴보겠다고 기념품 점으로 들어갔다 자그마한 가게라서 별루 볼것도 살것도 없는데 아줌마스럽게 꾸역꾸역, 치즈케익, 망고푸딩, 초콜릿 등으로 2600엔이상의 가격을 맞추어 주차비를 무료화시켰다.
이게 잘한 건지... 원...
치즈케익은 맛있었는데 망고푸딩과 망고초콜릿은 별루이다...
미야자키 신궁은 일본 건국신화에 나오는 초대천황인 진무천황을 모신 신궁이다.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잘 못 이해한 덕에 살짝 헤매여서 주차장에 도착... 일단 밥을 먹어야겠기에 신궁 근처 마을에서 도시락을 사먹었다.
일본은 도시락 문화가 참 발달되어 있다. 우린 거의 매일 도시락을 먹었는데, 대부분의 도시락이 값이 싸고 맛이 좋았다.
진무천황은 이 미야자키 지방에서 나라를 일으켜 북쪽으로 진출하였고, 큐슈 북부를 거쳐 혼슈 지방의 칸사이 일대에 이르는 지역을 평정하고 야마토(大和) 왕국을 세웠다.고 남편이 조사한 내용을 나중에 알려준다.
주차장에서 신궁으로 들어가는 길에 세워져 있던 신장상...
미야자키신궁의 도리이는 다른 신사나 신궁의 도리이와는 달리 색칠을 하지 않았고, 입구 주변에는 울창한 숲이 번성해 있다.
배전에서는 일본인 여럿이 찾아와 참배를 하고 기도를 하고 있었다.
신궁의 본전 정원에는 이곳을 찾아와 기념식수를 한 천황의 이름을 써서 세워 놓은 나무들이 있다.
배전 뒷편으로 있는 본전은 일반인 출입 금지 구역이다. 그래서 이 창살로 카메라를 집어넣어서...
요정도로 촬영 성공.... 아마 이곳이 가장 중요한 천황의 위패같은 것을 보관해 놓은 곳이 아닌가 싶다.
신궁의 옆에는 일본의 옛민가 몇채를 복원해 전시해 놓은 민가촌과 미야자키 박물관이 있는데 두곳 모두 입장료가 없이 무료로 관람이 가능한 곳이다.
민가촌은 4채의 여려 형태의 일본식 가옥이 세워진 곳으로 작은 민속촌의 느낌이다.
박물관에서는 마침 자연사 박물관 전시를 하고 잇어서 동물과 공룡을 좋아하는 우리 아들. 재미있게 관람을 한다.
박물관 2층에는 우리의 민속박물관 처럼 일본의 여러 민속과 역사에 대한 전시를 하고 있는데, 시간도 그렇고 흥미도 별로 없어서 대충 휘~이 둘러보고 나왔다.
미야자키신궁을 끝으로 이제 미야자키를 떠날 시간이다. 렌트카를 돌려주러 미야자키 역으로 갔다. 사실 가기 전에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채워야 했으나, 주유소 찾기도 번거롭고 어차피 기름도 많이 사용하지 않은터라 그냥 사무실로 갔다.
그런데, 주유소에서 넣을걸 그랬다. 세상에 나중에 보았더니 주유소 기름가격의 약 2배정도의 가격을 처서 유류비를 받더라는...
첫댓글 살뜰하게 여행을 다니시네요^^ 얼마나 공을 들였을지 상상이 가네요
제가 성격이 좀 안 좋아요... 여행준비를 좀 많이 해서 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