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강하게’
올해 창단한 기아 타이거즈가 초고속 스피드로 내년도 연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기아는 25일 현재 내년 시즌 재계약 대상으로 잡은 인원 40명중 29명과 계약을 끝냈다.
그나마 개인 훈련 등으로 해외에 나가 있는 선수들을 제외하면 전체의 70%가 넘는 대다수의 선수들이 이미 계약서에 사인을 한 셈이다.
이같이 계약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연봉 협상 실무자가 1,2명뿐인 다른 구단과 달리 기아는 5명의 협상 위원이 참가, 파트별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영팀부터 홍보팀, 기록원에 이르기까지 각자 자신의 전공을 살려 선수들을 만나고 있다.
기아의 이번 연봉협상은 각 선수들의 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한 냉정한 잣대로 이뤄지고 있어 어느 해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잘한 만큼 주고 못한 만큼 깎는다’라는 게 협상의 기본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대폭 인상이 주를 이룬다. 장성호(1억→1억5천만원), 최상덕(8천500만원→1억4천만원) 등의 예에서 보듯 큰 폭으로 인상됐다.
또 김상훈(2천400만원→4천800만원), 홍세완(2천400만원→5천만원) 등은 100% 이상 인상율을 기록했다.
계약 인원 29명 가운데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삭감 통보를 받은 것은 이대진(1억6천만원→1억1천500만원)과 소소경(2천300만원→2천만원) 단 두 명 뿐이다.
이와 함께 이종범, 이현곤 등은 구단과의 미묘한 입장 차이로 장기간 평행선을 긋고 있다.
이종범은 이승엽(삼성)과 ‘최고 연봉’을 놓고 구단간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어 내년 1월7일까지로 예정된 연봉 재계약 시한 마감일을 유보한 상태다.
이현곤은 협상 테이블에서 ‘신인 최고대우를 보장해달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아는 팀 훈련이 시작되는 내년 1월7일까지 이종범을 제외한 전원과 연봉 협상을 마무리짓고 이후는 시즌에 대비한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재공 단장은 “올해는 선수들의 연봉 현실화에 중심을 두고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다”며 “그동안의 활약에 대한 누적 고과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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