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 리서치센터, 코빗증권성평가지수(KSRI) 공개…USDC, 100점 만점에 90점
투자계약증권·정형적 증권 여부 모두 고려
코빗이 공개한 가상자산 증권성 평가 점수 표. 코빗이 자체 개발한 증권성 평가
지수(KSRI)를 기반으로 평가했다.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산하 코빗 리서치센터가 가상자산의 증권성을 판별하기 위한 평가 방법을 제안했다.
21일 코빗 리서치센터(이하 센터)는 두 번째 토큰증권발행(STO) 시리즈인 '가상자산 증권성 평가 방법'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앞서 센터는 지난 3일 STO 보고서 1편을 통해 향후 토큰증권 시장에선 유동성 증가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 센터는 △가상자산 증권성 평가 방법 제안 △코빗 증권성 평가지수(KSRI) 소개 △코빗 증권성 평가 지수를 기반으로 한 36개 가상자산의 평가 점수 등을 다뤘다.
우선 센터는 우리나라와 미국이 규정하는 증권의 범위가 다름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증권과 상품을 각각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관할하는 미국과 달리, 국내 자본시장법은 하나의 법규 내에서 증권과 상품을 모두 규제하고 있다.
또 국내 자본시장법에서 정의하는 증권은 증권과 상품을 묶은 '금융투자상품'이라는 더 큰 개념의 자산군에서 파생상품을 제외한 것이다.
센터는 이달 초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 체계 정비 방안(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가상자산의 증권성 평가 방법을 제안했다.
특히 센터는 이분법적 흑백논리 접근 방식보다는 스펙트럼 방식이 좀 더 적합할 것으로 봤다. '증권이거나 아니다'로 판단하기 보다는 '증권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거나 낮다'로 판단하는 게 적합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위의 가이드라인도 '증권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거나 낮은 경우'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또한 증권성 판단 시 정형적 증권 특성과 비정형적 증권 특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센터는 밝혔다. 현행법상 대부분 가상자산은 정형적 증권보다는 비정형적 증권의 특성이 많다.
그런데 법정화폐 담보 기반 스테이블코인 같은 가상자산은 전통 금융권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셜계 구조가 정형적 증권과 매우 비슷하다. 따라서 일부 규정을 개정한다면 정형적 증권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센터는 증권성 평가시 투자계약증권인지 여부 외에 정형적 증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기준을 토대로 센터는 '코빗 증권성 평가 지수(KSRI, Korbit Securities Rating Index)'를 공개했다. 해당 지수는 가상자산의 증권성이 20부터 100까지 지수로 수치화해 가상자산의 증권성 정도를 비교하는 지수다.
코빗 증권성 평가 지수는 정형적 증권과 비정형적 증권의 특성을 모두 고려하기 위해 2단계에 걸친 평가를 통해 점수가 매겼다. 현행법상 명백하게 정형적 증권에 해당하는 가상자산은 존재하지 않지만 향후 법규 개정에 따라 정형적 증권으로 포섭될 가능성이 높은 가상자산은 존재한다. 이에 첫 번째 단계인 정형적 증권성 평가에서 점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정형적 증권의 가능성이 높다고 간주, 1단계의 점수를 곧바로 최종 점수로 사용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다음 단계에서 투자계약증권 성격을 나타내는 비정형적 증권성을 평가, 이를 최종 지수로 정한다.
2단계에 걸친 증권성 평가 질문과 점수 산출 시스템은 미국 가상자산 등급위원회(CRC)의 사례를 국내 실정에 맞게 수정함으로써 적용했다. CRC는 코인베이스, 서클, 크라켄 등 미국 주요 가상자산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형성한 공동 협의체다.
센터는 코빗 증권성 평가 지수를 적용해 코빗에서 거래 지원한 이력이 있는 36개 가상자산의 증권성 평가 점수 결과를 공개했다. 36개 가상자산은 국내 5대 원화마켓 가상자산 거래소 중 코빗에서만 거래되고 있는 33개 토큰과, 국내에서 익숙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유에스디코인(USDC)으로 정했다.
평가 결과 국내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 수치인 100을 기록한 가상자산은 없었다. 유에스디코인(USDC)과 앰프(AMP)가 90점으로 가장 점수가 높았으며 이더리움(ETH)은 30점, 비트코인(BTC)은 20점으로 가장 낮았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거래소가 가상자산 업계의 대표적 구성원인 만큼 가상자산의 증권성 판단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도록 코빗 증권성 평가 지수를 고안하게 됐다"며 "이번 리포트를 계기로 가상자산의 증권성 논의에서 금융 당국과 업계 참여자들 간의 더욱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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