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들이 참 많다. 매일 먹는 음식에서 부터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이용하는 자동차나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 그리고 위험한 일도 있고 사무실에서 편하게(?) 일하지만 상사나 동료로 혹은 고객으로 부터 받는 업무 스트레스. 주말에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해 교외로 나가다가 당할 수 있는 불의의 사고나 뱀이나 벌레의 공격. 멀리 여행가기 위해 가끔씩 이용하지만 한번 사고 났다고 하면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비행기. 건강을 체크하기 위해 검사를 받았다가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하는 건강검진 등. 무수히 많은 요인들이 우리를 위협하고 우리는 또한 공포를 느낀다. 책에서는 그러한 위험 요소를 50가지 정도로 압축하여 7가지로 크게 분류를 하였다. 그러면서 나름 위험도에 대해 정량적으로 표현을 하였다. 얼마전에 신문을 보니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은 모기이고 그 다음이 코브라라고 하였다. 매년 모기에 의해 사망하는 사람이 200만명이라고 하니 대단하다.
동물 말고라도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는 많다. 20만명의 사상자를 낸 인도네시아의 쓰나미라든가 아이티를 강타한 화산과 같은 천재지변이나 핵폭탄과 같은 인간이 만들어낸 무시무시한 살생무기도 포함될 수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폭탄이나 혹은 자동차와 같은 교통수단은 어떻게는 예방이 가능하지만 자연재해는 예방은 거의 불가능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위기에 대한 대처 매뉴얼 치고는 조금 엉성하다. 위기탈출 넘버원에서는 생사의 기로에서 순간적인 기지로 살아남는 사람이 많으며 또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는데 그런 부연 설명이 없으니 어떻게 유쾌하게 살아남으라는 것인지 답답하게 느껴진다. 또한 독일에서 출판된 책을 번역하다 보니 우리의 실정과 조금 맞지 않는 부분도 많다. 그나마 해외여행도 자유로워져서 독일이나 유럽을 방문할 일이 많아졌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나쁘게만 알고 있던 것이 꼭 그런것만은 아닌 것 같다. 가령 스트레스의 경우도 모든 병의 근원이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 인체의 방어 매커니즘이 만들어낸 위대한 작품(?)이지 않은가? 우리 몸을 스스로 지켜내기 위해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니 말이다. 사실 예방접종 같은 경우도 우리 인체가 스스로 질병으로 방어하도록 미리 훈련을 시키는 것이니 스스로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럼에도 위대한 상술 덕분에 유기농 채소만 고집할 수도 있고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해 불안해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방울 토마토의 경우도 유전자 변형 식품오해를 받기도 하니 억울하기도 하겠다. 어릴적에는 탐구생활에 소개될 정도로 포메이토라고해서 토마토와 감자의 유전자 결합식물이 대단히 인기가 많았는데 막상 과학이 발달하니 오히려 찬밥 신세를 받고 있다. 먹고 살만해지니 이제 굶주리는 고통보다 불안감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더 견디기 힘든 것 같다. 그렇다면 유쾌하게 해답을 내려주면 될 텐데 애매모호한 답변만 늘어놓았다. 여행은 거금을 들여 즐기는 특별한 위험인데 그렇다면 피해라는 것인지? 아니면 목숨을 담보로 즐기는 위험의 짜릿함을 느껴보라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차라리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면 좋을 것을...맺는글에서는 왜 그렇게 감사해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전세계의 독자들은 이름을 들어도 누가 누군지 도무지 알 수 없는데 말이다. 물론 번역본을 보고 자신의 이름이 잘못 표현되었다고 딴지걸 박사들은 없겠지만 말이다.
내용이야 어떻든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보의 전달이 목적인지 독자들이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것이 목적인지 명확하지 않아 난감한 것은 사실이다. 좀 더 명확한 목적을 가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