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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들은 순수한 목적의 성지순례(聖地巡禮)가 아니라 여행을 하면서 가톨릭 신자로서 성지나 성지에 준하는 성당(聖堂)들을 둘러보며 기록해 본 글이다.<내 여행기에 나오는 글로 여행기를 읽으신 분들께는 중복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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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샌안토니오(San Antonio) 가톨릭 성지순례
(1) 샌안토니오(San Antonio)의 자연환경과 역사
샌안토니오(San Antonio)는 텍사스 남부의 대도시로, 주도(州都)인 오스틴(Austin) 및 휴스턴(Houston), 댈러스(Dallas)와 함께 텍사스 4대도시 중 하나이다. 이곳은 멕시코 국경과 가깝고 날씨가 온화한데 옛 스페인이 통치하던 멕시코의 영향으로 거리나 건물들에서 멕시코 풍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곳의 알라모(Alamo) 요새는 미국-멕시코 전쟁의 현장이었는데 지금은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으며, 도심을 흐르는 샌안토니오 강변을 정비하여 관광크루즈(20명 정도 탑승)를 운행하고 강 주변을 산책로로 가꾸어 각종 음식점과 카페 등이 들어차 있는 리버웍(River Walk), 옛 스페인 정복자들이 가톨릭을 전파하기 위하여 세웠던 전도소(Mission) 들을 둘러보는 가톨릭 성지순례(Mission Trail) 등이 유명하다.
멕시코는 스페인 식민시절, 미국과 국경인 이 샌안토니오를 두고 수많은 마찰(미국-멕시코 전쟁:1846~7)을 빚다가 전쟁의 패배로 광대한 멕시코 영토(Territory)를 미국으로 넘겨주고 마는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2) 가톨릭 성지순례(Mission Trail)
샌안토니오의 미션국립역사공원(Missions National Historical Park)은 17세기, 스페인이 멕시코를 식민통치할 때 프란체스코 수도회가 이곳에 전도소(Mission) 5곳을 세웠는데 그 중 4곳이 이곳에 모여 있고 북아메리카에 세워진 전도(傳道) 건축물 중 그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한다.
전도소들을 보면, 콘셉시온(Mission Concepción), 산호세(Mission San José), 산후안(Mission San Juan), 에스파다(Mission Espada)로, 1975년 미국정부에서 이 일대를 국립 유적지로 지정하면서 공원으로 꾸며 1978년 미국 미션국립역사공원으로 지정하였으며 곧이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공식 등재되었다.
샌안토니오 도심의 알라모요새(Mission San Antonio de Valero: The Alamo)는 역시 전도소로 지어졌으나 전쟁 때에는 요새로, 지금은 텍사스 독립의 역사자료를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
<1> 미션 콘셉시온(Mission Concepción)
콘셉시온(Concepción/受胎告知) 고색창연한 성당건물 손녀들과 힘께
1716년에 창설된 미션 콘셉시온(Nuestra Señora de la purism Concipción)은 원래 텍사스 동부에 있었으나 1731년 샌안토니오로 옮기면서 이 지역 원주민들을 교화하는데 힘썼다고 한다.
1835년 10월 28일 멕시코 군대와 제임스 보이(James Bowie) 대령이 이끄는 텍사스 의용군이 이곳에서 격렬한 전투를 벌이기도 했는데 보이대령은 나중 알라모 전투에서 끝내 전사하고 만다.
<2> 미션 산호세(Mission San José)
산호세 성당(San José) 입구 산호세 성당 건물 아름다운 문양의 창문
빵 굽는 화덕 원주민들의 숙소 성당 앞 뜰 종루
1720년 프레이 안토니오 마질 헤수스(Fray Antonio Margil Jesús)가 건립하였다는 선교원으로 텍사스 미션들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곳이었다는데 그 규모면에서 ‘미션의 여왕(Queen of Missions)’ 으로 불리며, 한때 미션(傳道) 조직과 종교공동체의 모범으로 꼽혔다고 한다. 독특한 교회건축은 물론, 드넓은 목초지(Pastures)가 특징으로 가톨릭 수사, 수녀, 군인들과 원주민들이 자급자족하며 공동체 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중앙에는 교회가 아닌 주거지가 위치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종교적 수행에 있어 공동체의 일상생활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 공동체 방어를 위해 돌을 쌓아 만든 높은 돌 벽은 코만치와 아파치 인디언들은 막는데 효과적이었다고 한다.
이 성당은 높은 종루, 아름다운 아치(Arch), 장미꽃을 본 따 만든 섬세한 문양의 창문(Legendary Rose Window/Rosa's Window)이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3> 미션 산후안(Mission San Juan)
산후안 성당(San Juan) 하얀 건물(3개의 종) 당시의 돌 벽
하얀 색으로 지어진 것이 특징인 이 전도소는 1731년 이곳에 들어섰는데 비옥한 넓은 농장에서 각종 곡식과 야채, 과일과 가축들을 길러서 인근의 모든 주민들에게 공급하였다고 한다.
<4> 미션 에스파다(Mission Espada)
미션 에스파다(Espada) 성당입구 세 개의 종 경건하고 검소한 제대
1690년 텍사스 동부에 세워졌던 전도소를 1731년 이곳으로 옮겨와 에스파다(San Francisco de la Espada)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는데 건물은 스페인 풍이다. 여러 전도소들 중에서 유일하게 벽돌로 지은 것이 특징인 이 전도소는 사람들에게 일상생활에 필요한 옷감 짜기, 대장간, 농기구 고치기, 목공기술, 집짓기 등을 가르쳤다고 한다.
<5> 알라모 요새(The Alamo/Mission San Antonio de Valero)
전사한186명 민병대 추모비 추모탑 알라모(Alamo)요새(손녀들)
알라모는 샌안토니오데발레로(Mission San Antonio de Valero)라는 이름으로 1718년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건립하였으니 샌안토니오 전도소 중에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이다. 그러나 프란치스코회 수도회에서 1793년 전도소의 문을 닫자 멕시코가 기병대가 요새로 사용했는데 부근에 미루나무가 많아 스페인어로 미루나무라는 뜻의 알라모(Alamo)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미국과 멕시코(스페인)의 분쟁의 중심이 되어 서로 뺏고 빼앗으며 요새로 사용되었다.
1835년 제임스 보위(James Bowie) 대령이 이끄는 텍사스 민병대 186명은 멕시코의 산타안나(Santa Anna) 장군이 이끄는 멕시코 정규군 4,000명과 용감히 맞서다가 이 알라모 요새에서 민병대 전원이 전사한다. 그러나 이들이 알라모에서 14일 간이나 버티어 준 덕분으로 전열을 정비한 미국의 휴스턴(Sam Houston) 장군이 반격을 가하여 미국-멕시코 전쟁은 결국 미국이 승리하고 그 대가로 텍사스, 애리조나, 뉴멕시코 등의 광대한 멕시코 영토를 미국이 차지하게 된다. 이 알라모 전투는 영화화되어 더욱 유명해졌는데 전사한 186명의 민병대원은 미국의 자존심이자 영원한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샌안토니오 도심 강변에 있는 알라모는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는데 아직도 건물과 담장 벽에는 총탄자국이 남아있고 당시의 전투상황과 유품들이 잘 보존되어있는 전쟁박물관이다.
*Tour Tip*
알라모 요새 앞 광장에는 성당순례 2층 관광버스가 수시로 출발하는데 이 다섯 개의 성당(전도소들)과 유럽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 컬렉션으로 유명한 맥나이 미술관(MacNay Art Museum)을 수시로 순회한다. 또 자전거 순례길(Bike Trail)도 있어 어느 곳에서나 자전거를 빌려 각 성당들을 둘러볼 수도 있는데 거리가 다소 멀고 차도와 겹쳐서 손녀들과 함께 시도하다가 포기하고 승용차로 돌아보았다.
2. 로레토(Loretto) 성당 기적의 계단<Miraculous Staircase>
2010년 손녀와 함께 기적의 계단
미국 뉴멕시코 주의 주도(州都) 산타페(Santa Fe)는 1610년에 건설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데 명소(名所) 중의 하나로 로레토 성당(Loretto Chapel)이 있다. 1800년대에 세워진 이 성당은 기적의 계단(일명 Miracle Stairway/Miraculous Staircase)으로 유명한데 이 기적의 계단에는 다음과 같은 신기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성당 건축이 거의 끝나갈 무렵 한 가지 문제가 생겼는데 성당이 너무 비좁아서 성가대석을 바닥에서 22피트(약 6.7m) 위에 다락처럼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너무 좁아서 사람이 오르내리는 계단을 만들 수가 없었다고 한다. 결국 사다리로 오를 수밖에 없었는데 성당에 사다리를 설치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울리지 않았다. 로레토 성당 수녀님들은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하나님께 9일 기도(Novena)를 드렸고 기도가 끝나던 날, 한 초라한 행색의 목수가 나타나서 자기가 만들어보겠다고 했단다. 그 목수는 단지 망치와 톱 같은 기본적인 도구와 뜨거운 물만 가지고 남들이 안 보는 동안에만 작업을 하였다. 약 3개월 후 그 목수는 기적의 계단을 완성하고는 돈도 받지 않고 홀연히 사라졌는데 아무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몰랐고 어디서 목재를 가지고 왔는지, 계단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현대의 기술로도 7m 높이를 360도를 두 번 돌려서 나선형 계단을 만드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한다. 또 나선형 계단은 보통 중심에 기둥이 있기 마련인데 이 기적의 계단에는 기둥이 전혀 없을 뿐더러 총 33개의 계단의 높이가 모두 일정하고 특별한 접착제나 쇠못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나무못만으로 계단이 만들어졌다. 사용한 목재도 뉴멕시코에서 자라는 나무가 아니라고 하고, 또 어떻게 뜨거운 물만 가지고 나무를 굽혔는지, 측량은 도대체 어떻게 했는지 모든 것이 불가사의 하다는...
성당사람들은 수녀님들의 간절한 기도를 들은 예수님의 아버지 성 요셉이 직접 인간세계에 나타나 계단을 만들어줬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알다시피 성 요셉은 목수였고 예수님도 바로 목수였지 않은가?
3. 치유와 기적의 성당 치마요(Chimayo)
미국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Albuquerque)에서 북쪽으로 2시간 쯤 달리면 뉴멕시코의 주도(州都) 산타페(Santa Fe)가 있다. 여기서 다시 북쪽으로 1시간 쯤 가면 치유의 기적을 낳는 ‘성스러운 흙(Holy Dirt)’과‘성수(Holy Water)’가 있는 인디언 어도비(Adobe:진흙집) 형식의 200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치마요(Chimayo)』성당이 있다. 이 아름답고 아담한 성당의 제단 옆 작은 방에는 방 가운데 작은 구덩이가 있는데 이곳에 있는 붉은 흙은 몸의 아픈 부분에 바르고 문지르면 깨끗이 치유되는 기적의 흙으로 알려졌다.
1813년 성주간의 성 금요일, 프란치스코 수도회 아비타(Don Bernardo Abeyta) 수사는 이곳 산타크루즈 강가의 언덕에서 신성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목격한다. 그는 즉시 달려가 그곳을 파 보았더니 예수의 십자가상이 나왔는데 그는 ‘에스키플라스의 주님(Our Lord of Esquipulas)’이라고 명명하였다.
그 후 알바레즈(Fr. Sebastian Alvarez)라는 이 지역의 신부님이 이 십자가상을 인근의 작은 도시 산타크루즈(Santa Cruz)로 모셔갔는데 세 번씩이나 감쪽같이 사라져서 처음 파냈던 흙구덩이 속으로 돌아오는 것을 경험하였다. 그 이후 사람들은 에스키플라스 주님(El Señor de Esquipulas)께서는 이곳 치마요(Chimayo)에 머물러 계시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알고 그 곳에 자그마한 예배당을 지어 그 십자가상을 모셨다. 이 신기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사람들이 모여와서 그 흙구덩이의 흙을 만졌더니 모든 병이 낫는 기적이 일어났고, 1816년에 예배당을 더 크고 넓은 지어 현재의 치마요 성당이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이 치미요 성당의 흙과 성수를 바르거나 마신 후 장님이 눈을 뜨고 앉은뱅이가 일어나 걸어가는 기적이 일어났고,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치유의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의 증언이 수도 없이 많았다고 한다.
성당 아래 쪽 별도의 건물에는 치유의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의 사진이 기다란 방안의 벽면에 가득 들어차 있으며, 방 한쪽에는 치유의 은총을 받은 후 짚고 왔던 목발과 지팡이를 놓고 가서 수북하게 쌓아놓은 곳도 있다. 또 성당 구석구석의 조형물이나 나무, 심지어 개울건너 나뭇가지까지 주렁주렁 겹겹이 걸어놓은 묵주들이 셀 수도 없이 많은데, 이곳으로 순례를 왔던 순례자들이 걸어놓고 간 묵주들이다. 이곳은 기도와 감사, 영적 치유의 장소로 널리 알려졌다.
성당 뒤뜰에는 만삭의 성모님, 성당 벽면에는 푸른 망토의 과달루페 성모님을 모셔 놓았고, 그 밖에도 성인들과 수사님들의 동상은 물론 소박한 인디오들의 동상들도 많이 눈에 띈다.
1929년까지 개인 소유의 예배당이었던 이 성당은 몇몇 자선가들이 힘을 모아 사서 산타페 대주교구에 헌납하였다고 한다. <이곳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미국 최고의 가톨릭 성지라고 한다.>
성당 입구의 팻말 둥근 진흙 아치의 문 어도비(Adobe) 성당(붉은 진흙집)
만삭의 성모님 어린 예수님을 안은 성모님 순례자들이 걸어 놓고 간 묵주
기적의 흙(Holy Dirt) 치유의 은총을 입은 사람들(작은 사진) 자비의 성모님
뒤뜰에는 성스러운 십자가 지팡이를 짚은 절름발이 인디언들 교화
지난 3월 6일, 집사람과 둘이 미국 댈러스(딸 집)에서 앨버커키까지 비행기로, 앨버커키에서 승용차를 렌트하여 산타페를 지나 치마요 성당까지의 긴 여정 끝에 기적의 흙(Holy Dirt)과 성수(Holy Water)를 받아 모셔왔다.
<기적의 흙, 성수는 모두 무료인데 다만 약간의 헌금을 자발적으로 낸다.>
*에피소드
앨버커키 공항에 내리자마자 미리 예약해 둔 렌터카를 가지러 갔더니 담당자인 백인 남자는 국제면허증과 함께 한국의 운전면허증도 내놓으라고 한다.
☆국제면허증 만으로 왜 안 되냐? 한국의 운전면허증은 가지고 오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안 된다. 규정이 그렇다.
댈러스에 사는 딸을 연결하여 주었더니 한참 실랑이를 하더니.... 갑자기 자기가 한국을 다녀왔단다.
☆언제 다녀갔냐? ★1988년이다. ☆올림픽 보러갔냐? ★팀스피릿 훈련 참가다. 22살 때다.
☆반갑다. <악수> ☆그럼 너 지금 50이 넘었네? ★51살이다.
☆고맙다. <서로 안고 등을 두드리며....>
★규정상 안되는데 특별히 차를 주겠다. 보험을 들어라.
☆보험이 얼마냐? <옵션이 많은데 비싸다.>
☆보험 안한다. ★차에 작은 상처라도 있으면 모두 책임이다. ☆알았다. 내비가 있냐? ★없다.
미국은 대부분 핸드폰 내비를 사용하니 차에 장착된 내비는 없는 모양이다.
보험 없이, 내비 없이 왕복 6시간의 도심과 시골길을 물어물어 가느라고 죽을 고생을 했다.
그러나 자비하신 주님의 인도로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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