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219 (목) ‘철통 보안’ 대통령 관저… 시민 단체, “윤석열 구속하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사흘째인 12월 17일 1549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와 구속을 촉구했다. 이들은 수사 기관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어떠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지 않고 신병을 확보하지 않아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검찰에 수사를 멈추고 다른 수사기관에 협력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관저 방향 통행을 금지당했다. 이에 10분가량 대치가 이어졌으나 활동가들이 우회해 해산하며 해결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조수사본부(공수본)가 보낸 출석 요구서를 연달아 거부하고 있다.
전날 공수본은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로 직접 요구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대통령 경호처가 수령을 거부하면서 불발됐다. 이날 오전 10시쯤 관저에 우편으로 보낸 출석요구서도 수취를 거부당했다.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 측은 “출석 관련 검토·판단해 정리되면 며칠 내 입장 내겠다”고 말했다.
농민들, 트랙터 몰고 관저로… "내란수괴 대통령 예우 가당찮아"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지난 12월 16일부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농기계를 몰고 대통령 관저로 향하는 트랙터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12월 14일 성명문을 통해 "내란을 일으키고도 뻔뻔하게 대통령 자리를 꿰차고 앉아있던 윤석열의 권한이 드디어 정지됐다"며 "탄핵이 결정되기까지는 최대 180일이 소요되며 그동안 경호나 의전 등 예우는 유지된다. 온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내란수괴가 대통령으로 예우받는다니 가당치도 않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탄핵 가결로 윤석열의 폭주는 막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며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하고 내란공범 국민의힘을 해체하고, 내란을 방조한 국무위원들을 끌어내려야 윤석열의 세상이 끝이 난다"고 했다. 이들은 오는 12월 21일까지 전북과 경북, 서울, 경기, 강원 등 전국을 돌며 트랙터 행진을 연다.
현직 육군 수장 구속… '12·12 정승화' 이후 45년만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대장)이 12월 17일 구속되자 군 내부도 충격에 빠진 분위기다. 군사법원은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혐의 등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박안수 총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안수 총장은 이날 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아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구속된 박안수 총장은 '군 미결수' 신분으로 군미결수용실에 수감된다. 군 관계자는 "현직 장성이 구속되는 사례는 들어봤어도, 현직 육군총장이 구속되는 것은 군 생활하면서 처음 본다"고 말했다. 육군참모총장은 37만 육군을 지휘·감독하는 수장이다. 국군 의전 서열로는 합참의장에 이어 2위다. 1968년생인 박안수 총장은 육사 46기 출신으로, 8군단장, 39보병사단장, 지상작전사령부 작전계획처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군 장성 인사에서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됐다.
박안수 총장은 지난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다. 모든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등의 위헌적 내용이 담긴 포고령 제1호도 박안수 총장 명의로 발표됐다. 그는 대통령의 담화 발표를 보고 계엄 선포 사실을 처음 알았으며, 포고령도 직접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육군총장이 재임 중 체포·구속된 것은 1979년 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이후 45년 만이다.
정승화 당시 육군참모총장(육사 5기)은 박정희 대통령이 피살된 '10·26 사건' 직후 계엄사령관에 임명돼 사태를 수습하던 중,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주도한 군사 반란으로 체포됐다. 정승화 총장은 10·26 당시 내란을 방조했다는 날조된 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이후 군사법원에서 내란방조죄로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고 보충역 이등병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는 1980년 6월 형집행정지로 석방됐고, 이듬해 사면·복권됐다.
두 육군총장이 구속된 배경은 다르지만, 육사 출신 육군총장으로서 계엄이 선포되자 계엄사령관을 맡았고, 내란 관련 죄목으로 구속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까지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구속된 현직 군 장성은 박안수 총장을 비롯해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육사 48기),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육사 47기),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육사 48기) 등 육사 출신 장성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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