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적천석(水滴穿石)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끊임없이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水 : 물 수(水/0)
滴 : 물방울 적(氵/11)
穿 : 뚫을 천(穴/4)
石 : 돌 석(石/0)
(유의어)
산류천석(山溜穿石)
우공이산(愚公移山)
적수성연(積水成淵)
적토성산(積土成山)
점적천석(點滴穿石)
이 성어는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뜻으로, 곧 물방울이라도 끊임없이 떨어지면 종내엔 돌에 구멍을 뚫듯이,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의 비유한 말이다.
또한 작은 것이라도 모이고 쌓이면 큰 것이 됨의 비유한 말이다. 한국 속담에 ‘낙숫물이 댓돌 뚫는다’와 같은 뜻이다.
송(宋)나라 나대경(羅大經)의 학림옥로(鶴林玉露)에 나오는 말이다. 북송(北宋) 때 장괴애(張乖崖)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숭양(嵩陽) 현령으로 재직하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하루는 관아(官衙)를 순찰하고 있었는데 한 관원이 황급히 뛰어 나왔다. 이를 수상쩍게 여겨 그를 잡아 조사하니 상투속에서 엽전 한 닢이 나왔다. 그 엽전은 창고에서 훔친 것이었다.
장괴애(張乖崖)는 판결문에 이렇게 적었다.
一日一錢千日千錢(일일일전 천일천전)
하루에 1전이면 천일엔 천전이요
繩鋸木斷水滴穿石(승검목단 수적천석)
먹줄에 쓸려 나무가 잘라지고 물방울이 돌에 떨어져 구멍이 뚫린다.
그러자 그 관원이 엽전 한닢 훔친게 그렇게 잘못된 일이냐고 항변하자 장괴애는 손수 그를 베어버렸다.
이 고사에는 잘못된 행실이 모이면 큰 재앙을 부르게 되며,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는 초기에 싹을 잘라버려야 뒤탈이 없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동의어로 점적천석(點積穿石), 유사어로는 적토성산(積土成山), 적소성대(積小成大), 적수성연(積水成淵), 산류천석(山溜穿石), 진적위산(塵積爲山), 마부위침(磨斧爲針), 면벽구년(面壁九年), 우공이산(愚公移山) 등이 있다.
⏹ 수적천석(水滴穿石)
채근담(菜根譚) 후집(後集) 109章
물방울이 떨어져 바위를 뚫는다
繩鋸木斷 水滴石穿.
새끼로도 톱삼아서 오래 쓰면 나무를 자르고, 물방울도 오래 떨어지면 돌을 뚫는다.
學道者 須加力索.
도를 배우는 사람은 모르지기 힘써 찾기를 더할 것이니라.
水到渠成, 瓜熟체落.
물이 모이면 도랑이 되고, 오이는 익으면 꼭지가 떨어지나니,
得道者, 一任天機.
도를 얻으려는 사람은 온전히 하늘에 일임할지니라.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만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니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즉 최선을 다한 다음에는 하늘의 뜻을 기다리라는 말이다.
정말 큰 힘은 성실하게 지속하는 능력이다. 처음에는 미약한 듯 보여도 결국 큰 일을 해내는 사람들은 대개 보이지 않는 작은 일부터 착실하게 해낸 사람들이다.
물방울이 한 곳에 계속 떨어지면 돌도 뚫을 수 있다는 것은 자연 현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일이다. 이것은 사람의 일에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자신이 해야 할 바를 다한 후에는 편안하게 그 결과를 기다릴 뿐이다.
孔子曰; 生而知之者上也, 學而知之者次也, 困而學之又其次也, 困而不學民斯爲下矣.
공자 말씀하기를, “나서 절로 아는 자는 으뜸이요, 배워서 아는 자는 다음이요, 애써서 아는 것은 그 다음이니, 애써 배우지 않으면 이 백성이야 말로 가장 못난이가 된다.”고 하였다.
나서 절로 아는 사람은 천재이다. 공자는 예외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으뜸이라 말하였다.
과거에는 문명과 문화와 과학과 기술이 단순하게 발달되었기 때문에 나서 절로 알면 으뜸으로 여겼을 것 같다. 그래서 현대는 나서 절로 아는 이는 이변으로 여기어 신동이라 한다.
나서 절로 아는 것 보다는 애디슨처럼 호기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여 장족의 발전으로 인류문명과 인류사회에 기여하는 자야 말로 으뜸으로 여기는 세상이다.
집중하면 이룰 수 있다
아버지가 두 동강 난 지팡이를 든 채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변호사 사무실에 들른다고 외출했던 아버지는 화가 많이 난 채 귀가해 방문을 굳게 잠갔다. 이튿날 휴일 새벽에 어머니가 깨워 일어나자 아버지가 같이 가자고 했다. 차에 탄 아버지가 수주면(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지금은 무릉도원 면으로 바뀌었다)으로 가자고 했다. 구룡산 쪽으로 길을 들어서라고 할 때에서야 십수 년 전에 아버지가 경영하던 채석 회사 현장임을 알았다. 험준한 임도(林道)를 한참 따라 오르자 차를 세우라고 했다. 차에서 내린 아버지가 멀리 큰 바위 옆을 가리키며 장비를 챙겨 올라가라 했다.
아버지 말이 들릴 만큼 떨어진 산길을 힘겹게 올라 바위에 다다르자 “벼락 맞은 감태나무가 보이냐?”고 물었다. 줄기에 검은 때가 끼었다고 해 그 이름을 얻었다는 감태나무는 나무가 단단해 도리깨로 쓰였다. 아버지가 지적한 감태나무는 쉽게 찾았다. 벼락을 맞으면 목숨을 연장해준다는 뜻의 연수목(延壽木)이다. 벼락 맞아 나무가 터진 부위가 용의 눈과 비슷하다고 해 용안목(龍眼木)이란 별명이 붙어 매우 길하게 여기는 나무라는 설명은 아버지가 돌아오는 길에 알려줬다. 아버지는 그 나무를 뿌리째 캐내라고 했다. 오래전에 봐둔 나무였다. 내가 한참 만에 캐온 감태나무를 꼼꼼하게 살핀 아버지는 절벽 아래로 가 물에 깨끗하게 씻었다.
어머니가 싸준 김밥 도시락을 먹을 때 아버지가 불쑥 “밖에 나와 먹는 밥이 왜 맛있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네 어머니 정성도 있을 테고, 자연과 벗하니 분위기도 색다르고 상쾌한 것도 있어서일 게다. 밖에서는 음식 맛과 냄새가 잘 전달되기도 하지만 네 일상과 떨어져 오직 먹는 데만 집중하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아버지는 물 떨어지는 작은 폭포 아래 바위가 움푹 팬 곳을 가리키며 “작은 물방울이라도 끊임없이 떨어지면 결국엔 돌에 구멍을 뚫는다. 집중력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폭포를 보며 아버지는 ‘수적천석(水滴穿石)’이란 고사성어로 설명했다. 적은 노력이라도 끊임없이 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송나라 나대경(羅大經)의 학림옥로(鶴林玉露)에 나온다. 북송 때 장괴애(張乖崖)가 현령으로 있었을 때다. 그가 관아를 순찰할 때 관원이 급히 창고에서 뛰어나오자 조사하니 상투에서 엽전 한 닢이 나왔다. 창고에서 훔친 것이었다. 장괴애가 판결문에 적은 말이다. “하루에 1전이면 천일엔 천 전이요, 먹줄에 쓸려 나무가 잘리고 물방울이 돌에 떨어져 구멍이 뚫린다[繩鋸木斷 水滴穿石].” 관원이 엽전 한 닢 훔친 게 그렇게 잘못된 일이냐고 항변하자 장괴애는 그를 베어버렸다. 아버지는 폭포 물길이 흔들려 집중력을 잃으면 당연히 돌을 뚫지 못했을 거라고 부연했다. “오직 한 데로만 물길을 내보내려는 집중력의 소산이다. 물의 의지와 인내심, 한결같은 지구력으로 돌이 뚫린 거다”라고 경위를 설명했다.
지팡이를 만드는 과정도 물이 바위를 뚫을 만큼이나 집중력이 요구되는 지루한 작업이었다. 몇 날을 물에 담갔다가 빼내 음지에서 또 몇 날을 말리고 그걸 다시 반복한 아버지는 두 달이나 지나서 뒤틀린 나무를 바로잡는 일을 또 몇 날이나 했다. 껍질을 벗긴 뒤 진흙을 발라 불에 그을리는 작업을 끝내고서야 주머니칼을 바꿔가며 깎아냈다. 방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석 달이나 걸려서야 아버지는 지팡이를 완성했다. “사람의 능력은 대부분 비슷하다. 세상의 모든 일은 집중하면 이룰 수 있다. 생활의 장(場)과 연결을 끊고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일의 성패를 가른다”라면서 아버지는 “집중력은 버려야만 얻는다”라고 강조했다. 아버지는 그러나 인간은 생활의 장과 연결을 끊으면 당장의 불편을 못 견뎌내 한다면서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는 인성이고 힘주어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될 소중한 습성이다는 점을 몇 번이나 말씀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화장장 직원이 지팡이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나는 평생 써오신 거니 의족(義足)과 함께 태우라고 했다. 유골함을 돌려받을 때 직원이 타다남은 작은 단도(短刀)를 건네줬다. 지팡이에 숨긴 아버지의 호신 장구여서 유골함에 넣어 묻었다.
▶️ 水(물 수)는 ❶상형문자로 氵(수)는 동자(同字)이다. 시냇물이 흐르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물을 뜻한다. 본디 물 수(水)部는 시내의 뜻이었다. 부수로 쓸 때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로 쓰는 일이 많다. ❷상형문자로 水자는 ‘물’이나 ‘강물’, ‘액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水자는 시냇물 위로 비가 내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水자의 갑골문을 보면 시냇물 주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물’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水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액체’나 ‘헤엄치다’, ‘범람하다’와 같이 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水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氵자나 氺자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水(수)는 (1)오행(五行)의 하나. 방위(方位)로는 북쪽, 계절로는 겨울, 빛깔로는 검정을 나타냄 (2)수요일(水曜日)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물 ②강물 ③액체(液體), 물과 관련된 일 ④홍수(洪水), 수재(水災), 큰물(비가 많이 와서 강이나 개천에 갑자기 크게 불은 물) ⑤수성(水星: 태양에 가장 가까운 별) ⑥별자리의 이름 ⑦물을 적시다, 축이다 ⑧물을 긷다, 푸다 ⑨헤엄치다 ⑩물로써 공격하다 ⑪평평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강 강(江), 물 하(河), 바다 해(海), 시내 계(溪), 바다 명(溟),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메 산(山), 큰 산 악(岳), 뭍 륙/육(陸), 불 화(火),빌 공(空)이다. 용례로는 물 속에서 몸을 뜨게 하고 손발을 놀리며 다니는 짓을 수영(水泳), 축축한 물의 기운을 수분(水分), 물속에 잠김을 수몰(水沒), 물을 보내는 통로를 수로(水路), 물의 겉을 이루는 면을 수면(水面), 홍수로 인한 해를 수해(水害), 물에 의해 발생하는 힘을 수력(水力), 물의 깊이를 수심(水深), 저수지에 설치하여 수량을 조절하는 문을 수문(水門), 물의 양을 수량(水量), 물 속에서 자라는 풀을 수초(水草), 물과 물고기의 사귐이라는 수어지교(水魚之交), 깊고 넓은 물에는 큰 고기가 깃듦을 수관어대(水寬魚大), 물이 흐르면 자연히 개천을 이룬다는 수도거성(水到渠成), 물이 흐르면 고기가 다닌다는 수도어행(水到魚行), 흐르는 물과 하늘의 뜬구름이라는 수류운공(水流雲空), 물이 빠져 밑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수락석출(水落石出), 물과 물고기의 사귐이라는 수어지교(水魚之交), 물과 불은 서로 통하지 않는다는 수화불통(水火不通),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수적천석(水滴穿石) 등에 쓰인다.
▶️ 滴(물방울 적)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물이 뚝뚝 떨어질 때의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 啇(적)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滴자는 ‘물방울’이나 ‘물방울이 떨어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滴자는 水(물 수)자와 啇(밑동 적)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啇자는 이파리가 올라오고 있는 화초를 그린 것으로 ‘밑동’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화초를 그린 啇자에 水자를 더한 滴자는 화초에 물을 조금씩 떨어뜨린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다만 우리말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글자이다. 그래서 滴(적)은 ①물방울 ②극히 적은 분량(分量) ③싱싱한 모양 ④물방울이 떨어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떨어지는 물방울을 적수(滴水), 방울지어 떨어지는 이슬을 적로(滴露), 물방울이 똑똑 떨어짐 또는 그 소리를 적력(滴瀝), 방울이 져서 떨어짐을 적하(滴下), 땀방울을 한적(汗滴), 벼룻물을 담는 그릇을 연적(硯滴), 물방울이 뚝뚝 떨어짐 또는 그 물방울을 역적(瀝滴), 글을 다 쓰거나 그림을 다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먹물 또는 나머지 말의 기록을 여적(餘滴), 기름 방울을 유적(油滴), 안개 방울 또는 안개처럼 잔 물방울을 무적(霧滴), 남은 물방울을 잔적(殘滴), 조그마한 물방울을 미적(微滴), 물방울과 같이 작고 둥근 옥을 옥적(玉滴), 비가 되어 점점이 떨어지는 물방울을 우적(雨滴), 물이나 기름 따위의 한 방울을 일적(一滴), 낱낱의 물방울 또는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물 방울을 점적(點滴), 떨어진 밥알도 주울 만하다는 뜻으로 아주 깨끗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적반가습(滴飯可拾), 넓고 큰 바다에 물방울 하나라는 뜻으로 많은 것 가운데 아주 작은 것이라는 말을 대해일적(大海一滴), 처마의 빗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힘이라도 그것이 거듭되면 예상하지 못했던 큰 일을 해냄을 이르는 말을 점적천석(點滴穿石),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수적천석(水滴穿石) 등에 쓰인다.
▶️ 穿(뚫을 천)은 회의문자로 穴(혈)과 牙(아)의 합자(合字)이다. 엄니로 구멍을 뚫음의 뜻이다. 그래서 穿(천)은 ①뚫다 ②꿰뚫다 ③뚫어지다 ④개통하다 ⑤통과하다 ⑥관통하다 ⑦실을 꿰다 ⑧신발을 신다 ⑨옷을 입다 ⑩구멍 ⑪묘혈(墓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뚫을 찬(鑽), 뚫을 착(鑿)이다. 용례로는 구멍을 뚫음 또는 학문을 깊이 연구함을 천착(穿鑿), 구멍을 뚫음 또는 위벽이나 복막 등에 상해 구멍이 남 또는 그 구멍을 천공(穿孔), 떨어진 옷을 꿰맴을 천결(穿結), 담을 뚫음을 천장(穿墻), 시체를 묻기 위하여 구덩이를 파는 일을 천광(穿壙), 나라 안을 꿰뚫고 지나감을 천국(穿國), 바늘에 실을 뀀을 천닌(穿紉), 길을 꿰뚫고 지나감을 천도(穿道), 땅을 팜 또는 그 구덩이를 천지(穿地), 옷을 입음을 천착(穿著), 옷을 뒤집어 입음을 반천(反穿), 꿰뚫는다는 뜻으로 학문에 널리 통함을 관천(貫穿), 구멍을 뚫는 일에 종사하는 장인을 천혈장(穿穴匠), 식물의 잎에 작은 구멍이 동그랗게 뚫리는 병을 천공병(穿孔病), 문장 속에 포함되어 있는 사상이 달의 허리를 뚫는다는 뜻으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문장을 이르는 말을 사천월협(思穿月脅), 떨어지는 빗방울이 돌을 뚫다라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적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면 해결되지 않는 일은 없다는 우수천석(雨垂穿石), 옷은 헤어지고 신발은 구멍이 났다는 뜻으로 빈천한 차림을 이르는 말을 의리폐천(衣履弊穿), 굳은 의지로 업을 바꾸지 않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철연미천(鐵硯未穿), 담에 구멍을 뚫는다는 뜻으로 재물이나 여자에게 탐심을 가지고 몰래 남의 집에 들어감을 이르는 말을 유장천혈(窬墻穿穴),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수적천석(水滴穿石), 공자가 구슬을 꿴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도 남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을 공자천주(孔子穿珠) 등에 쓰인다.
▶️ 石(돌 석)은 ❶상형문자로 언덕 아래 뒹굴고 있는 돌의 모양을 나타내며 돌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石자는 ‘돌’이나 ‘용량 단위’로 쓰이는 글자이다. 石자의 갑골문을 보면 벼랑 끝에 매달려 있는 돌덩이가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벼랑 아래로 돌이 굴러떨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었는데, 이것이 지금의 石자이다. 그래서 石자의 좌측 부분은 벼랑이나 산기슭을 뜻하는 厂(산기슭 엄)자가 변한 것이고 그 아래로는 떨어져 있는 돌덩어리가 그려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옛날에는 돌이 무게의 단위나 악기의 재료로 쓰인 적이 있었기 때문에 石자에는 ‘용량 단위’나 ‘돌 악기’라는 뜻이 남아있다. 그러나 石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돌의 종류’나 ‘돌의 상태’, ‘돌의 성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石(석)은 (1)어떤 명사 다음에 쓰이어 섬(부피의 단위)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2)경쇠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돌 ②섬(10말. 용량 단위) ③돌바늘 ④돌비석 ⑤돌팔매 ⑥숫돌(연장을 갈아 날을 세우는 데 쓰는 돌) ⑦무게의 단위 ⑧돌로 만든 악기(樂器) ⑨저울 ⑩녹봉(祿俸) ⑪쓸모 없음을 나타내는 말 ⑫굳다 ⑬돌을 내던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구슬 옥(玉), 쇠 철(鐵)이다. 용례로는 석유(石油), 석탄(石炭), 석류나무의 열매를 석류(石榴), 석회석을 석회(石灰), 돌로 쌓은 탑을 석탑(石塔), 돌로 만든 부처를 석불(石佛), 건축 재료로 쓰이는 돌을 석재(石材), 바위에 뚫린 굴을 석굴(石窟),돌이 마주 부딪칠 때에 불이 반짝이는 것과 같이 빠른 세월을 이르는 석화광음(石火光陰), 자갈밭을 가는 소란 뜻의 석전경우(石田耕牛), 옥과 돌이 함께 뒤섞여 있다는 옥석혼효(玉石混淆), 돌에 박힌 화살촉이라는 중석몰족(中石沒鏃),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 삼는다는 수석침류(漱石枕流),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괸다는 상하탱석(上下撑石), 함정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떨어 뜨린다는 낙정하석(落穽下石), 나무 인형에 돌 같은 마음이라는 목인석심(木人石心), 돌을 범인 줄 알고 쏘았더니 돌에 화살이 꽂혔다는 사석위호(射石爲虎)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