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차이로 대세 굳히기 對 판세 뒤집기, 한나라당의 경선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경선승리는 어쩌면 대선승리를 보장받는 상태에 쏠리는 관심이다.
„박근혜는 여자라서 좀....”
„이명박은 대통령 相이 아닌 것 같다.”
얼마 전 볼 일로 독일에 온 분과 나눈 대화 한 토막이다.
그 동안 박근혜∙이명박의 행태를 지적, 비판, [과연 대통령 감인가] 불만을 품어왔다.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애증愛憎의 표현이다. 차악次惡*이라도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여론을 형성할만한 능력이 없고, 그럴 만한 위치에 있지 못함으로써 부질없는 무위無爲이기는 하다. 언제나 약자 편이고, 지는 쪽에 응원한다. 반골기질叛骨氣質에 역전逆轉∙반전反戰의 경기를 즐기는 심성이다.
우연히 8월 5일 광주에서 있은 한나라당 경선연설회 인터넷중계를 듣고 봤다.
광주 망월대는 어느덧 정치인들이 다녀와야 하는 곳으로 자림 매김 됐다. 연단에 오른 한나라당 경선주자들은 광주상찬을 입에 올린 다음 [화려한 휴가] 관람을 은근히 자랑했다.
이명박∙홍준표∙원희룡, 하나같이 대한민국의 가난과 자수성가를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질세라 세 사람의 어린 시절 소개는 서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무기이다.
연설 대에 맨 먼저 선 이명박은 목포대의 명예박사를 인연으로 들었다. „할 수 있습니다.” „하겠습니다. „일하겠습니다” 등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하여 선전된 그의 말은 신선도가 없다.
광주와 어쩔 수 없는 아버지의 업보를 안고 있는 공주 박근혜는 어찌 하고 넘어갈 것인가! 마지막 네 번째인 그에 대한 흥미는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화합을 머리말로 삼았다. „극민 화합에 가장 적합한 인물” 아버지를 대신해 사과하는 자리에서 들었다는 김대중의 말을 들고 나섰다. 이 얼마나 절묘한가. 아첨阿諂할* 바에야 보다 철저하고 본질적이다. 박차고 나서는 기개氣槪는 남다르다. 여걸女傑을 실감實感케 하는 순간이다. 국민의 눈을 찌푸리게 하는 싸움을 흠 없는 후보를 뽑기 위한 통과행사로 승화하는 슬기는 돋보인다.
그의 [경제대통령보다 화합대통령]은 [경제발전은 국가동력인 국민통합으로 가능] 필자의 늘 생각에 쏙 든다. 아버지 박정희에 대한 부분에 이르러 „권력이 얼마나 외로운 것인 줄 잘 안다.” 이건 대범이다. 국가봉사와 애국을 강조한다.
영국과 독일의 최초 여수상 Tatcher와 Merkel은 공교롭게도 같은 화학도였다. 경제를 전공하거나 경제현장의 사람이 반드시 경제를 일으키고 잘 하는 건 아니다.
다른 세 사람의 공격표적이 되는 박근혜가 태어나고 자라난 환경은 확연하게 다르다. 청와대에서 보리밥과 된장을 즐겨 먹고, 가뭄이 한창일 때 저녁 밥상에 둘러앉았다 수저를 놓고 온 식구가 뜰에 나가 비를 맞았다는 이야기는 그의 인격형성과정과 축적蓄積을 들여다보게 해준다.
찬물에 손 안 대 본, 아기 안 낳아 본 박근혜를 공격한다. 이명박처럼 시대의 보통인 자녀교육을 위한 위장전입을 할 필요가 없었던 건 박근혜의 행운인가!
세종이 한자가 어렵고 한글이 아쉬워 정음正音을 창제創製한 건 아니다. 그는 찬물에 손대지 않고도 서민들의 아린 손끝을 안다. 보지 않고, 경험하지 않고도 진짜 남을 살피는 헤안慧眼이라야 업적을 이룬다.
가난을 증오하여 가난과 싸워 마침내 몰아낸 박정희 또한 영걸이다. 오입질을 즐겼으나 오로지 오입질을 위한 국가부강매진은 아니었다. 누리기 위한 권력이 아닌 국가부흥을 위한 조직장악이었다.
기자실을 대 못질 치겠다는 노무현이 민주주의 운동했다는 자인가! 변호사비로 요트를 즐긴 그는 서민이라고 사기 쳤다. 창피하다고 노래 부르는 그의 유신시대 사시합격 증을 반납할 생각은 없다. 부인 권양숙은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인 골프를 즐긴다. 사람이 다르다.
박근혜는 그의 말대로 원칙주의자이다. 이명박이 서울시장의 막강한 조직과 힘을 바탕으로 대선을 준비하고, 대부분을 캠프에 이전하는 동안 한 발 늦어가는 줄 번연히 알면서도 당무에만 열심이었다. 당시의 인맥이 캠프로 이동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의 도움으로 당 대표가 될 수 있었던 강재섭은 비교적 중간이다.
이명박이 호남에서 30%의 지지를 받는다는 말과 달리 박근혜 연호가 더 크게 들린 건 내 귀에 뿐인가!
„天之道也 思誠者 人之道也“ 박근혜 캠프의 장수 홍사덕이 인용한 맹자의 말이다. 하늘이 감동할 성실을 다하기 바란다. 인위조작人爲造作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국민지지도가 어떤 방법으로든 경선에 반영되고, 한나라당 대의원들 또한 여론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이기는 해도 헷갈린 민심의 질곡을 되풀이 할 수 없다.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의 여론조작악몽을 잊어서는 안 된다. 07. 08. 05. 添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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後記: [김대중에게 볼모 잡힌 호남해방은 대한민국통합의 첫걸음] 이는 필자의 대한민국통합총론이다. 박정희를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임을 여기서 한 번 더 밝힌다. 인물찬양과 업적은 별개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입신양명한 노무현이 잘 했더라면 얼마나 좋은가! 또한 어렸을 적 환경이 불우했던 나의 아쉬움은 분노이다. 서민신화를 창조하고 가만 놔둬도 1년에 자산이 100억 늘어나는 이명박은 상식적으로 통하지 않는 말을 입에 자주 담는다. 위장전입하고, 불로그에 글을 올려 남편을 돕는 그의 부인이 세금 낼 시간이 없었다면 출세했다고 세금 꼬박 내며 정직하게 사는 서민들을 '빙신들' 얼마나 비웃으며 얕보는 사람들인가! „남편은 일하느라고 못 냈다고 하던데 12년 동안 세금을 안 내고 버틴 이유가 뭔가요? 압류 6번이 되도록 집에서 뭐 하시느라고 세금도 내지 않았나요?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은 그렇게 부자가 의료보험료 13160원 내는 것도 큰 자랑이십니까? 여기 들어온 네티즌 중에 의료보험료 이명박씨보다 적게 내시는 분 있으신가요.“ –어느 네티즌- 次惡으로 박근혜를 택하는 말에 보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