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생활8년차, 한여울의 크리스마스.
"전국적으로 눈이 내릴것으로 보이며, 올해에는 화이트크리스마스를 기대해도 좋을것같습니다!'
빨간 옷을 입은 기상캐스터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대체 크리스마스따윈 누가 만든거야!"
비가 주륵주륵 내려 거리에 커플들의 모습은 사라지길 바랬건만
화이트 크리스마스란말에 리모콘을 들어 TV전원을 꺼버렸다.
주위가 조용해지자, 이번에는 바깥에서 들려오는 캐럴소리가 내 귀를 자극한다.
"하느님. 저도 제발 잘생긴 남자한명만 내려주세요!"
눈을 꼭감고 창문가에 기대서서 빌었다.
제발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옆에 누군가 있기를 바라면서.
크리스마스. 화이트 크리스마스. 커플들의 크리스마스…
.
.
24살.
솔로생활 어언 8년.
마지막으로 사겼던 남자에게 크리스마스날 채인후로,
내게 크리스마스는 증오의 날이 되어버렸다.
아니.
크리스마스뿐이 아니라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등
'커플'이라는 명목이 끼는 모든것이 지긋지긋해졌다.
크리스마스를 혼자보내기 싫은 나만의 방법?
크리스마스 며칠 전부터 아르바이트로 정신없이 보내는것이 유일한 방법이자 대피소였다.
하지만
하필이면 알바장소가 카페라니.
그것도 아늑하고, 포근한 이미지로 커플들의 최고 선호지인 카페!
오죽하면 카페이름도 'Love'이랴.
이곳저곳 찔러놓은 이력서중 하필 이카페에 합격한것이었다.
"에이, 눈꼴시려."
아직 크리스마스는 5일이나 남았건만, 카페창문위에
작은 종과 인조눈가루를 달며 힐끗힐끗 보자,
빨간색상의 옷으로 한껏 크리스마스분위기를 낸 커플들이 눈에 띈다.
그모습에 또다시 눈꼴이 시려와 서둘러 일을 마친뒤 카운터에 섰다.
"카라멜마끼야또주세요."
네에, 하고 늘어진 대답을 하려 고개를 들었을때.
눈앞이 환해지는것을 느꼈다.
꽃미남. 미소년. 잘생긴 남자. 훈남.
모든것을 붙여도 모자르지않은 남자한명.
두명인 커플이 아닌 한명, 솔로!
잠시 멍,하니 서있자 카운터를 그 긴 손가락으로 톡톡 치며 날 일깨운다.
"뭐야, 정말 못알아봐?"
피식, 남자의 입가에 올려지는 장난스러운 미소.
그 미소를 한참이나 바라보고나서야 난 약한 탄성을 질러낼수있었다.
"효원고등학교 윤하민!"
\
고등학교 2학년때 내짝꿍.
군대를 갔다는 이후 소식이 끊긴 내 소중한 사람한명.
그 얼굴을 지금에서야 알아본것이 미안하여
서둘러 따뜻한 카라멜마끼야또를 들고 테이블로 향했다.
"자, 나왔습니다."
"좀 앉지?"
"안그래도 앉으려고 그랬네요. 우와, 우리 진짜 오랜만이다. 그치?"
"흐응, 나도 못알아보고말이야. 아, 근데 곧있으면 크리스마스인데 왠 알바? 민정이한테 니 여기서 알바한다는 소리듣고 곧장 달려왔어."
"난 또 솔로인채로 크리스마스를 보내긴 싫거든. 그래서 크리스마스인걸 잊어보려고. 하지만…"
"대실패겠지, 안그래?"
역시 친구는 친구인가보다.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것인데도 하나도 어색하지않다.
조금, 아주 조금 설레는것같기도 하고.
"근데 아직도 솔로야?"
"아픈데 찌르지마라?"
"…다행이다."
"응?"
방금, 아픈데를 찌르지말라며
장난스레 대답하자 조용히 하민이가 무슨말인가를 한것같다.
하지만 그 대답은 이내 주문받으라는 사장님의 소리에 묻혀 들리지않았다.
"그럼 난 주문받으러 가볼테니까, 얼른 먹고가! 커플들만 잔뜩인데 혼자앉아있는거 처량하다."
활짝 웃어보이자 따라 웃어보이는 하민이.
그웃음에 환해지는 기분이 들어 나역시 웃음을 잃지않은채로 카운터로 향했다.
정신없이 주문을 받고 두시간쯤이 흘렀을까.
언제 계산을 하고 나간건지, 하민이가 있던 자리를 바라보니 그곳엔 다른이가 앉아있었다.
그날,
고된 일이 계속됬지만 그 환한웃음이 어딘가에 콕박혀진것같이
자꾸만 베실베실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그날이후 하민이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니, 하루에도 몇번씩 카페에 왔다.
늘 시키는건 카라멜마끼야또.
늘 앉는 자리는 창가쪽 2번째 자리.
어제였나, 하민이가 말했다.
자신과 내가 짝이었을때 앉았던 곳이 창가쪽 2번째 자리라고.
그말을 듣고 철없이 떨렸던 내마음은 어떡할까.
오랜만에 만난거라 떨린거라고 안도하면서도,
자꾸만 무언가에 기대하는 내맘은 어쩔수가 없다.
\
크리스마스이브.
"에에,왜요!!"
"왜긴. 크리스마스 이맘때가 시즌인거 몰라? 자자, 불만갖지말고
오늘하고 내일 24시간 교대로 아르바이트.실시!"
"시이이일시."
김빠진 목소리로 카운터의자에 앉았다.
째깍째깍 시간은 잘도가고, 제일 바쁘다는 오후타임을 맡은터라
무료할시간조차 없을정도로 정신없이 일을하고 시계를 보니 어느새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곧있으면 진짜 크리스마스다.
"오늘은 안왔네…"
그러고보니 오늘, 하민이는 한번도 얼굴을 비추지않았다.
덜렁덜렁,
조금은 한산해진 카페를 보며 의자에 앉아 카페안에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박자를 맞추고있을 때였다.
"우와, 다행이다. 아직도 있었네?"
문이 열리고 가쁜숨을 고르며 말하는.
…내심 기다리던 윤하민이 나타난것은.
"우으, 우리카페는 크리스마스이브랑 크리스마스 당일엔 24시야."
"한여울."
"응?"
".....참 좋다."
"뭐가."
"좋아해."
"에?"
"좋아한다고, 한여울."
그 모를말에 가만히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순간
카페앞 교회에서 12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크게 땡땡,울렸고 그와 동시에
이곳저곳에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후끈한 카페안의 무언의 열기로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는것같다.
그런 나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손목을 잡고 바깥으로 끄는 하민이.
…아, 눈 온다. 눈…다.
하얗게 내리는 모습에 잠시 멈춰 바라보자, 빙글 하민이가 내쪽으로 돌아섰다.
뜻모를 미소를 입가에 묻힌채.
"열두시, 땡. 이번 크리스마스는, 나하고 같이 보낼래?"
"으,응?"
"한여울한테 윤하민이 고백하는거야."
아직까지 눈을 크게뜨고 있는 내게 무언가를 건네주는 하민이.
고백용 반지도, 근사한 목걸이도 아닌. 크리스마스씰이 붙여저있는 카드.
[고등학교때부터 좋아했어. 좋아한다. 사랑한다, 한여울.]
그 카드를 보자마자 난 웃어보였고,
그리고 나역시 하민이를 생각하며 썼던 카드를 주머니에서 끄집어 냈다.
[우린 언제까지 친구로 지낼까?]
내가 건넨 카드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하민이.
순간 살짝, 흰눈이 콧등에 내려앉고.
조금은 시린 그 느낌에도 아랑곳하지않고 베시시 웃자,
하민이가 슬쩍 웃으며 내 쪽으로 몸을 숙였다.
키스를 할까, 볼에 뽀뽀를 해줄까.
볼에 발간 홍조를 띄며 눈을 꾹감자,
아무런 감촉도 없이 귓가에 나즈막한 하민이특유의 미성이 들려왔다.
.
.
"한여울. 이제 그만 너도 메리크리스마스."
…그래. 너도 메리크리스마스, 윤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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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적을수 있게 해주신 분들.
제가 너무 사랑합니다.
아하하, 오랜만입니다.. ^^ 항상 오랜만에 온다는 말 밖에 못하는 제가 정말 얄밉습니다.(진땀;) 요즘 영재교육원이다 뭐다해서 어쩌다 보니 들어가게 된 교육원이 절 붙잡아 잘 들어오지도 못합니다.. 이젠 한달에 한번 들어올까 말까랄까요;; 잡담 그만 하고, 이번 소설은 정말 맘이 훈훈해 지는 소설이랄까요..후후.. 이 걸읽으니 갑자기 옆구리가 시리다는;;흐흐;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이야 멋진데요 저두 저런남자가 있었으면...흑흑흑.....ㅠ.ㅜ 부러워요 잘보고가요^^ 수고하세요
아,정말부럽군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매년소원을했지만저런남자는언제내려올꼬ㅠㅠㅠ,
후아후아 저를 찾아써요!!!!ㅋㅋㅋㅋ 아 밝은 분위기 너무 조아여 푸하하. 저도..솔로생활 어언 15년짼데.... 잘생긴 남자하나 뚝<-ㅇㅈㄹ ㅋㅋㅋ
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이제웃을수있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와아..... 반공윤님 디게 잘쓰세요 ㅜㅜ
꺄아!!!! 정말 저만한 고백은 없죠!
잘보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