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휴먼다큐 사랑 너는 내운명 편에 실린 내용으로 가수 이승환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라는 노래의 모티브가 됩니다.
진주교대에 재학중이던 평범한 여대생 서영란씨는 우연히 정창원씨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9살차이였지만 그녀의 밝고 애교 넘치는 성격으로 인해 행복한 날들을 보내던 커플이였죠
당시 그녀는 임용고시를 거쳐 시골 마을에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는 것이 작은 소원이었습니다.
서영란.정창원 부부는 법적으로는 부부였지만 한 번도 부부생활을 한 적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결혼하기 전에 신부는 이미 간암 말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을 일찌기 여의였던 정창원씨는 살던 집도 팔고 지리산에 허름한 집 하나만을 남겨 두게 됩니다.
직장도 그만두고 오로지 그녀를 살리기 위해 간호에만 매진한지도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이상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늦었지만 결혼을 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리하여 시한부 3개월전에 혼인신고를 하게 되지요
그녀가 세상을 떠나기 위해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었습니다.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벌써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서영란 씨.
하지만 극심한 고통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때로는 이런 자신에게 미련하게 매달리는 남편이 이해가지 않지만 그만큼 사랑하기 때문이겠지요.
하루 종일 그녀를 보살피고 병원 근처의 주차된 차 안에 들어가 쪽잠을 자는 생활도 이젠 익숙해졌습니다.
한달만에 하는 외출.
결혼 준비를 하기 위해 시내에 나왔습니다.
남들처럼 결혼반지도 사서 끼워보지만
돌아다니는 것도 힘들고 아이스크림 하나 먹지도 못하는 현실에 눈물을 흘립니다.
거동이 힘든 탓에 웨딩 드레스는 병원에서 입어볼 수 밖에 없습니다.
가발도 써보지만 그녀의 표정은 어둡습니다.
마지막까지 예쁜 모습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으로 애써 웃어봅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창원씨의 눈에 눈물이 글썽입니다.
하지만 다음 날 그가 자리를 비웠을 때 어머님이 오셨고 아버지가 결혼에 반댈했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 서러워 울고 맙니다.
지켜보는 어머니의 마음이 타들어 갑니다.
결국 다음 날 피를 토하며 병세가 위중해졌고 결혼식은 취소가 되었습니다.
비록 결혼식은 취소가 되었지만 그녀를 만나기 위해 온 하객들...
병세가 악화된 그녀는 사경을 헤메며 1인실로 옮겨지더니 다다음날 새벽 4시 30분 결국 숨을 거두고 맙니다.
끝까지 그녀의 곁을 지켰던 정창원씨...결혼식은 취소가 되었지만 남편이었기에 상주의 자리를 지킵니다.
함께 살기로 했던 그 집에서 남은 생을 살아갑니다.
이후 방송이 나가고 각계의 지원과 3000만원이라는 성금이 도착하게 됩니다.
시중에 90만원과 허름한 주택이 전부였던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성금을 아내의 이름으로 모두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였습니다.
이 성금은 아픈 분들을 위해 쓰이는 것이 진정 올바르게 쓰이는 것이라며 "영란이가 살아 있었어도 나와 똑같이 했을 것"이라는 말로 마지막 인사를 전하였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