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_들어오세요 ●지은이_강수원 ●펴낸곳_시와에세이 ●펴낸날_2025. 7. 3
●전체페이지_128쪽 ●ISBN 979-11-91914-86-3 03810/ ●신국판변형(127×206)
●문의_044-863-7652/010-5355-7565 ●값_ 13,000원
바다에서 건져 올린 생명의 시편
강수원 시인의 첫 시집 『들어오세요』은 ‘바다 이미지’가 오버랩 되어 자연과 일상 삶에서의 잔잔한 성찰의 시편으로 가득하다. 강수원 시인의 삶과 시에서 바다는 간과할 수 없는 대상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이때의 바다는 ‘낚시’와 더불어 ‘섬에 대한 사랑’까지를 포함하는 상위 개념을 지칭한다. 시인은 “가느다란 섬에서 피어오르는” 연민의 근원을 자신도 알 수 없다고 형상화한다. 이처럼 알 수 없는 연민이 바다를 그리워하게 하고 바다는 곧 따뜻한 마음을 내게 하는 근원으로 아름답게 함축되어 강수원 시인만의 시 세계를 독특하게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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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시인의 말·05
제1부
시를 풀다·13
봄바람·14
봄소식·15
상사화·16
들어오세요·17
단풍·18
복수초·19
마지막 잎새·20
구겨진 경계·21
인생극장·22
천렵·23
갈대·24
우화부전(羽化不全)·25
강남으로 간 생각·26
일개미·28
아버지·29
치매 걸린 꽃·30
팬플루트·31
꽃비·32
황혼·33
살아남기·34
제2부
갈등·37
수리부엉이·38
번개 맞은 날·39
야생·40
외딴집·42
가로등·43
새벽·44
기수지역·45
편도선·46
손녀의 변비·47
낙타의 눈물·48
혼자 웃는 달·49
아침 밥상·50
숙성·51
손녀와 놀기·52
바로·53
응급실·54
축축한 하루·55
불면·56
제3부
아침을 기다리며·59
첫사랑·60
거친 하루·62
꽃비 오는 길·64
의료 쇼핑·66
달동네·67
천태산·68
도솔암·69
향일암·70
백련암 스님·71
갓바위·72
화암사·73
템플스테이·74
풍경화·75
삼치·76
깔치·77
갯장어·78
갯벌 할머니·79
어항·80
칠포항 물회·81
파도·82
제4부
칠산도·85
등대·86
섬이 타고 있다·87
낙월도·88
연화도·89
내도·90
풀등·91
여수 밤바다·92
연화도 놀이·93
제주살이·94
성산포·96
소매물도·97
거문도·98
조도군도·99
맹골도·100
거금도·101
가파도·102
우도·103
원산도 석양·104
해설|안현심·105
■ 시집 속의 시 몇 편
밤송이가 떨어지며
땅의 단추를 눌러요
가을 냄새가 눈으로 들어와
숨구멍을 두드려요
들어오세요
목소리와 냄새를 인식하는 문
여름내 무거웠던 짐을 벗어 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오세요
울긋불긋한 아기 손을 만져보세요
해바라기 애틋한 마음을 세어보세요
―「들어오세요」 전문
하늘을 쳐다보다가
가지에 남아 있는 잎사귀를 본다
떨어진 나뭇잎을 주워 들기에는
엉덩이가 너무 무겁다
가을은 편지 속에 벌써 묻히고
찬 서리를 견디는 나무,
햇살이 나른하다
청명한 하늘과
뿌연 시간이 교차하는 가을날
헐렁한 치마를 입은 여자가 벤치에 앉아
가을의 끝을 붙잡고 있다
―「마지막 잎새」 전문
낙엽 사이로 가을이 구겨지고
따사로운 햇볕이 애기 손을 감싸 안으면
지독한 고뇌가 은행알을 물들인다
고독을 온몸에 두르고
벤치에 내려앉은 냉기를 받아들일 때면
끝 모를 깊이로 빠져드는 우물
어딘가에 서성일 무지개를 찾아보지만
잎 진 가지 사이, 국수 같은 햇살만이 내리꽂힌다
오만이 땅바닥을 구를 때
노숙자의 하루처럼 움츠러드는 어깨가
체온을 갈구한다
―「구겨진 경계」 전문
성산포에 비가 내리면
나는 바다의 안부를 묻고, 바다는 내 안부를 묻는다
어디서 시작된 인연인가,
그림만 떠올려도 가슴 한쪽이 뭉클한
노을 진 바다
숨은 단어들을 꺼내 널어 말린다
마른 글자들은 성산포에서 만나 시가 되었다
시가 된 문장들은
읍내를 서성이며 짠내를 만끽했다
성산포에 비가 내리면
나는 바다의 안부를 묻고, 바다는 내 안부를 물었다
―「성산포」 전문
■ 시인의 말
바다에서 길어 올린
시 한 동이를 모아 시집으로 묶습니다
명주실을 뽑아내는 누에처럼
아름다운 비단을 짜기 위해 정성을 다했지만
세상 구경도 못 한 유충도 있습니다
늦게 지은
시의 집,
제 영혼 속으로
들어오세요
2025년 여름
강수원
■ 표4(약평)
강수원 시인을 생각하면 먼저 ‘바다 이미지’가 오버랩 되어 온다. 그의 삶과 시에서 바다는 간과할 수 없는 대상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이때의 바다는 ‘낚시’와 더불어 ‘섬에 대한 사랑’까지를 포함하는 상위 개념을 지칭한다. 바다를 흠모하고, 오래 경험한 것은 강수원의 시 세계를 독특하게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시 「가파도」는 작은 섬에 대한 연민을 내재하고 있다. 풍랑이 일어 마을 길을 덮칠 것 같아 조바심이 나고, 바다에 묻혀버릴 것 같아 모슬포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화자는 “가느다란 섬에서 피어오르는” 연민의 근원을 자신도 알 수 없다고 형상화하고 있다. 이처럼 알 수 없는 연민이 바다를 그리워하며 서성이게 했는지도 모른다. 연민은 사랑보다 성숙한 감정으로 심연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따뜻한 마음을 내게 하는 근원이기도 하다. 연민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모두가 아름다울 뿐이다._안현심(시인·문학평론가)
■ 강수원
서울에서 태어나 2018년 『한국문학시대』로 등단하였다. 김천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로 34년간 재직하였다. 현재 팬플루트 연주자, 섬 여행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첫댓글 강수원 시인의 첫 시집 『들어오세요』가 '시와에세이'에서 출간 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큰 관심과 사랑(지금 교보문고, 알라딘 등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