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에서 해외 가상통화 거래소 바이낸스에
비해 1% 넘게 낮은 가격에 비트코인이 거래되고 있는 모습. 크라이프라이스
최근 가상통화 시장에서 ‘김치 프리미엄’(코리아 프리미엄)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통화에 대한 국내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으로 오히려 국내 거래소 가격이 해외 가격보다 싸게 거래되고 있다.
21일 가상통화 데이터 분석업체 크라이프라이스 통계를 보면 비트코인의 김치 프리미엄은 -1.02%(오전 8시59분 기준)다. 이 시각 해외 가상통화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3216만9198원에 거래되는 비트코인을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약 28만원 낮은 3188만9000원에 거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한국에서 거래되는 가상통화가 해외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세계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은 미국 가상통화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인 업비트의 가격 차이를 통해 추산한다. 통상 김치 프리미엄이 16%를 초과할 경우 시장이 고점이거나 과열된 것으로 해석된다.
가상통화 거래소 FTX가 파산해 전 세계 가상통화 시장에 풍랑이 일었던 지난 11월 중순 이후에도 김치 프리미엄은 지속돼왔다. 가상통화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FTX가 파산신청을 한 지난해 11월11일부터 지난 16일까지 김치 프리미엄이 마이너스(-)인 날은 단 3일뿐이고 나머지 거래일은 모두 플러스(+)로 최대 5.63%까지 오르기도 했다.
김치 프리미엄 지수 추이(1월20일~2월21일 ). 크립토퀀트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가상통화 시장은 ‘역(逆) 프리미엄’ 기조로 돌아섰다. 크립트퀀트에 따르면 지난 17, 18일에 이어 20일까지 김치 프리미엄은 연일 마이너스를 기록해 각각 -0.24%, -0.42%, -0.74%를 기록했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상통화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20일(현지시간) 가상통화 시장에 국내 투자자 관심이 멀어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보도했다.
조재우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한국에서는 비트코인 채굴 자체를 안 하기 때문에 프리미엄 구조는 기본으로 설정돼있다”면서 “김치 프리미엄이 마이너스(-)가 된 것은 해외 가상통화 거래소에 비해 아직 국내 투심이 따라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알트코인(시가총액이 작은 가상통화)을 중심으로 등락이 있어서 투자자 관심은 돌아오고 있는 편”이라면서 “김치 프리미엄이 붙는 게 보통이지만 아직 투자자 심리가 회복되는 과정 중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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