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21일 일요일, 경남 작가회의 회원 여러분들께서 의령을 방문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경남작가 23호 책 출판기념을 겸한 경남 지역의 문화를 탐방하는 알찬 시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번 작가회의 의령방문을 위하여 우리 의령문학 회원으로는 작가회의 소속의 김영곤, 박래녀, 장인숙, 허영옥 회원과 이미순, 양창호, 윤재환, 주향숙, 조진희, 김인선이 참여하여 함께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의령군 부림면 입산리에 있는 역사문화관에서 오전 11시에 소집하여 백산 안희제 생가, 곽재우 생가와 현고수, 이병철 생가 방문과 아울러 의령에 사는 사람에게도 낯설었던 이운용 장군의 기강서원, 고루 이극로 생가 방문 등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는 퇴락한 두 곳의 방문지로 많은 글감을 선물 받는 자리가 될 수도 있었다고 여깁니다.
의령이 인물의 고장임을 증명해주신 김영곤 초대 회장님의 꼼꼼한 탐방지 선택과 윤재환 전 회장님의 명해설이 이 자리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이런 분들이 우리 문협에 계신다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어제의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헤어질 때 마지막으로 다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맨처음 방문지인 백산 안희제 생가에서 해설사님, 드디어 입을 풀기 시작하셨습니다.

경남작가회의 한 분은(음료수를 마시는 분) 직접 트럭에 대형 아이스박스를 담고 회원들의 목마름을 위해 생수와 음료수를 시원하게 제공해 주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몸소 운전하셨기에 해설도 충분히 듣지 못하셨는데 이렇게 몸소 좋은 일을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가족 단위의 회원들이 몇 분 계셔 더욱 알찬 시간으로 보였습니다.

윤재환 님의 명품해설. 백산 안희제 선생을 조명할 때 흔히 잊혀진 독립운동가라 하는데, 왜 잊혀졌는가? 우리에게 백산은 독립운동에서 전면에 나설 수 없는 숨은 공기와 같은 존재라고 하였습니다. 마치 공기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백산 안희제 선생은 독립군의 자금을 대어준 숨은 조력자. 그러므로 숨은 공기와 같은 존재라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점심시간으로 기울어갔지만, 인근의 곽재우생가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늘 500살인 은행나무 앞을 지나갑니다.


의병장 곽재우 장군의 생가 입니다.


더위를 피하는 회원들과 더위의 복판에 서서 열변을 토하시는 해설사님.

약간의 빗방울은 참 착하다고 허영옥 시인이 말했습니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 비를 뿌리고 문화유적지에서는 비가 내리지 않았으니 전날 기도의 효험이었나 봅니다.

김영곤 시인님은 치조골 수술로 인해 손에 무통 링겔을 꽂고 다니셨습니다. 이 기획의 전반적인 얼개를 꾸미시고 말을 많이 할 수 없는 입장에 처하셔서 준비된 해설사 윤시인님께서 해설을 맡으셨습니다.


현고수의 웅장한 모습.


이 울룩불룩한 나무의 모습을 보이시며, 이 나무는 지금도 자라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건 나무의 새살이었나 봅니다.


점심을 먹고 들른 곳은 기강서원이란 곳이었습니다. 손길 가지않는 퇴락한 서원에서 잠시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운용 장군은 이순신 장군이 사망하고 7대 삼도수군통제사 (오늘날의 해군참모총장)에 임명되시고 충렬사를 세워 업적을 기린 분이셨습니다.

입구에 적힌 글자는 완재문 이라 하였습니다.



눈길 가는 곳마다 풀이 자라 있었습니다.

생활의 흔적들이 곳곳에 방치되기도 하였구요.

이곳에서 또 윤시인께서 근사한 제안을 하십니다. 측은한 발로였으리라 여겨집니다.

우리가 이곳을 다녀가노라는 작은 흔적 하나라도 남기자는 의미에서 마당에 멋대로 웃자란 풀 한포기씩이라도 뽑자는 제안이셨습니다.

너도나도 이 의미있는 제안에 동참하셨습니다. 그러나 풀이 너무 질겨 오히려 뽑는 몸이 흔들렸습니다.

김영곤 시인께서 하나의 비석을 관찰하고 계십니다.

이 공작단풍 아래 박정희 대통령의 비석이 서 있었습니다. 아마도 기념식수였나 봅니다. 양쪽에 한 그루씩 공작단풍이 있고, 비석도 하나씩 있었습니다.

작가회의 회원 한 분은 아예 삽을 들고 풀을 뽑으십니다. 풀 한 포기라도 손수 뽑음으로써 이 잊혀진 장소에 대한 묵념으로 삼으리라는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이날 버스 운행을 해주신 기사님께서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바라보게 된 기강 나루의 모습입니다.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인 셈이죠. 전면에 보이는 강이 남강이고 건너편에 보이는 강이 낙동강이라 하였습니다. 이곳에서 왜적을 1차 진압하였던 역사적인 자리였습니다.

지금 이 곳은 지정면 두곡마을의 고루 이극로 생가 마을의 초입입니다. 뒤에 야트막하게 감싼 산자락을 가리키며 문필봉이라 하였습니다. 집 뒤로 한 그루 소나무가 홀로 고독해 보였습니다. 우리는 곧 잊혀진 한 위인의 초라한 생가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마을 자체가 옛모습 그대로 지금까지 흘러오고 있는 듯하였습니다. 그것은 이 자체로 이어져 다음날에도 간직해야 할 어떤 표본 같기도 하였습니다.

흙담이란 그저 뭉클함입니다.

이극로 선생의 생가에서 가장 먼저 우리를 맞아준 건 용도을 알 수 없는 이 외로운 나무 기둥이었습니다.

그리고 잊혀진 사람 같은 우물입니다. 마음이 허허로워지는 이 고단한 우물 자리와 늙은 주전자. 모두가 녹슬어 보였습니다.

김영곤 시인님은 말을 많이 하지 않으려 했지만 문인으로서 그의 업적과 후대의 역할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하셨습니다.

동네의 할머니들께서도 함께 관람하십니다.

'고루'란 골고루 잘 살아야 한다는 뜻에서 고루 라는 순우리말로 호를 만드셨습니다.

그의 업적에 가려진 월북이라는 그림자. 그리고 후대의 고졸한 삶.

이 집은 130년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근대의 문화재가 될 자격이 있다고 누군가 말하셨습니다.

오래된 것이 대접받는 세상, 잊혀진 삶이 다시 조명되는 순간이 오길 고대해 봅니다.

오래된 미래를 보듯 삶의 한켠을 보세요. 모기장이 쳐져 있습니다.


집 주인 할아버지와 정담을 나누는 작가회의 회원님은 해박한 지식만큼이나 따뜻함을 주고받으셨습니다.

발길 찾아준 것이 감격스러웠을까, 혼자 짐작해 봅니다. 골목까지 나와주시는 할아버지 연세는 89세셨습니다.

숙연해지는 모든 삶이었습니다.

이번엔 이병철 생가를 방문하였습니다. 완전한 대비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다시 입산으로 돌아와 경남작가 23호 출판기념회를 겸한 경남작가와 우리 문협의 조우 시간이 있었습니다. 경남작가회의 이경배 회장님의 인삿말씀으로 시작합니다.

민예총 경남지회장을 맡고 계시는 고승하 님의 인사말씀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20년도 전에 멀찍이서 얼굴만 뵌 적 있는데, 옛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듯했습니다.

이미순 회장님의 환영인사가 있었습니다.
회장님의 인사말이 끝나고 저도 얼결에 시낭송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회장님의 시 '바람이려니'를 그냥 읽었습니다.

우리 회원이자 작가회의 초대 회원이신 박래녀 선생님께서도 장인숙 시인의 시를 낭송하십니다.
푸근한 모습의 시낭송도 좋더군요.

허영옥 시인도 작가회의 소속 장인숙 시인님의 시를 낭송합니다.

작가회의 소속 회원님께서 시낭송 때마다 플룻을 연주해 주셨습니다. 솔로 무대를 갖기도 했습니다.

이동순 교수님의 '노래로 배우는 한국현대사' 시간이 있었습니다.
멋진 자세와 포즈로 가요사를 들려주시는데, 그 분위기가 대단했습니다.
뒤에 들은 말에 의하면 이 분은 우리 가요 수백곡을 가사 한 소절도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3절까지 부를 수 있는 곡으로,
노래라면 또 지지않는 김지하 시인과 노래 배틀을 가지셨다고 합니다.
서로 한 단어도 틀리지 않고 노래 끝까지 부르며, 했던 노래는 다시 부르지 않으며, 부른 노래 배틀이 자그마치 10시간 이어졌다는군요.
결국 김지하 시인께서 졌다고 항복을 선언하였다는 전설 같은 얘기였습니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황성옛터, 번지없는 주막, 찔레꽃, 비내리는 고모령, 굳세어라 금순아 등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습니다.
황성옛터를 부른 이애리수의 사연은 정말 역사서적 같은 일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를 리메이크해서 부른 수많은 가수가 있었는데 가장 원곡의 느낌을 잘 살린 가수를 꼽으셨습니다.
그러면서 틀어준 목소리.... 가왕 조용필이 부른 황성옛터였습니다.
잠시였지만, 조용필의 음악을 들은 기분 최고였습니다.

직접 색소폰을 연주하시는 멋쟁이셨습니다.
3년 전에는 직접 산악바이크를 타고 밀양을 방문하셨다는 일화를 작가회의 김춘복 님께서 들려주셨습니다.

마지막 모임은 의령의 중동식당에서 있었습니다.
우리 문협의 양창호 부회장님께서 오늘 이 뜻깊은 자리에 대한 소감을 말씀하셨습니다.


의미있는 이번 행사로 우리 의령에 관해 좋은 글이 나올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짐작되었습니다. 이번 작가회의 방문에 관해 저는 이렇게 간단하게 인사하고 물러가겠습니다.

첫댓글 사무국장 수고 하셨어요, 윤 시인 졸지에 해설을 맡아서 고생했네요
최윤업 님도 참석했습니다
뒷풀이에는 다섯분의 미인과 함께 밤 열시까지 수다를 떨었습니다
나는 행복하게도 좋은 꿈을 꾸며 잠들었지요...
경남작가 카페로 스크렙 해 갑니다. 고맙습니다.
안됩니다. 제가 워낙 간추려 적은데다 성함도 확인 않아서 이건 그냥 보시기만 하면 좋겠습니다.
아침에 워낙 바쁜 시간에 쫓기면서 써서요.
제가 보기에는 아주 좋은데요. 허락없이 옮겨서 죄송합니다. 원위치 시켜 놓을게요. 편안한 밤 되시고요
남자가 마이 모자랐네요 ㅋ 수고하셨습니다.
큰 인물과 큰 부자들을 배출해온 의령은 참 저력있는 고장입니다. 특히 현고수 아래 곽재우장군과 17장군들이 모여 있고,

잘 봤어요^^
장군 한사람 씩 개성을 잘 살려 표현해놓은 그런 사극 드라마가 하루 빨리 나와야 할텐데...그런날이 기다려 집니다
같이 손님맞이 및 문화활동에 동참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모두 모두 수고하셨고 사진으로 나마 이렇게 반가운 모습들 보니 좋고 흐뭇합니다.
사무국장님 수고했어요?
이미 경남작가회의 사이트에 올랐네요
회장님 성함 이경재, 삽든 사람 이규석, 폰들고 관람하는 분 원종태, 할배와 진지하게 말하는 분 통영 최정규 샘입니다
글 쓰고
사진 올리고
김인선 사무국장님 수고하셨네예
사진도 잘 찍고
글도 잘 쓰고
재미있고
인물도 훌륭하고
얼굴도 아름답고
멋집니다
나를 많이 치켜 올렸네예
불안한데
너무 많이 올려서
떨어질 때
많이 다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