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걷기여행] 거진해맞이봉 산림욕장
‘동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라 말하고 싶은 길
등대체육공원 입구~해맞이봉 산림욕장~화진포 갈림길~해안도로~등대체육공원 입구
누가 내게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를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강원도 고성군 거진항 뒤에 있는
거진해맞이봉 산림욕장을 꼽겠다.
이곳의 아름다움은 오롯이 바다의 몫이다. 낮은 동산에만 올라도 푸른 바다와 하늘의 중심에 선다.
수평선 위를 끝없이 달려온 파도가 심장을 불끈 들었다가 놓는 곳,
남한 최북단의 동해 바다 산책로를 걸어보자.
【등대체육공원 입구-해맞이봉 산림욕장(인어동상)】 지도 1~13
속초에서 시내버스로 등대체육공원 입구까지
거진해맞이봉 산림욕장은 동해안의 언덕에 조성해 놓은 산책로다.
이 언덕에는 등대도 있다. 시계(視界)가 좋아 동해와 설악산의 풍경을 양쪽으로 보며 걸을 수 있다.
특히 겨울에는 날씨가 더 청명하다.
수증기를 머금은 구름이 태백산맥에 걸려 영서지방에 눈비를 다 쏟아버리고
영동 해안엔 맑고 건조한 공기만 넘어오기 때문이다.
산책로가 시작되는 체육공원 입구(1)는 속초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가 7~8분 간격으로
회차(回車)하는 곳이라 교통이 편리하다.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회 센터가 있어 저렴하게 해산물을 먹을 수 있도 있다.
회 센터로 가는 길목의 찻길 옆, 철제 계단을 오르면서 산책은 시작된다.
소나무가 숲을 이뤄 고요한 길이다. 파도소리도 숲으로 잦아든다.
고개를 돌려 바라본 항구엔 방파제를 때린 파도가 흰 포말이 되어 흩어진다.
철 계단이 끝나면 따뜻한 질감의 나무계단(2)이 흙속에 박혀 있다.
계단이 끝나면 길은 편평하게 누워 있고 시야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우거진 솔숲과
그 위로 펼쳐진 무한대의 구름바다가 길을 장식한다.
오솔길을 따라 몇 걸음만 가면 등대(4)가 등장하고 주변으로 갈림길이 나오기 시작한다.
길을 찾느라 두리번거릴 필요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면 된다. 길목마다 표지판이 잘 설치되어 있고
설령 표지판이 없다고 하더라도 주변 시야가 워낙 잘 트여 있어
길이 이어질 지점이 어느 정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푸른 하늘과 바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설악산이 빚어내는 풍경은 황홀하다.
등대 오른쪽 아래로 보이는 체육공원은 아파트단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놀이터와 비슷하다.
체육공원의 반대편에는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대가 있다.
등대를 지나면 태양전지로 작동하는 가로등이 있고 T자 갈림길(6)이 있다.
왼쪽은 거진항으로 내려가는 길이므로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렸다가 몇 걸음 안 가
오른쪽 길로 가면 자연스레 명태축제비 전망대(9)와 아래로 보이는
등대체육공원(10)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체육공원에서 태양전지 가로등이 있던
산책로로 올라 1시 방향(11)으로 200m 정도만 가면 거진해맞이봉 산림욕장이라고 쓰인 비석과
이층 정자(12)가 있는 장소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인어동상이 있는 전망대(13)다.
【장승-화진포갈림길】 지도 14~23
느릿느릿 화진포산책로도 이어갈 수 있어
흰 구름과 푸른 하늘의 극명한 대비, 손을 뻗으면 당장이라도 잡힐 듯 선명하게 그어져 있는
하늘과 바다의 경계 앞에서 공간과 거리 감각을 상실한다.
발아래 굽이도는 해안도로로 파도가 쉼 없이 밀려온다.
이곳에서 보는 길은 1시 방향에 보이는 건물(인근 공군부대에 딸린)로
이어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장승과 조각물(14)이 설치된 곳을 지나쳐 한 걸음 한 걸음 느리게 걷는다.
빨리 걸으려 해도 풍경에 취해 느릿느릿 걷게 된다.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사거리(15)에 도착한다. 정면으로 가야 산책로를 이어가는 길이다.
오른쪽은 조금 급한 계단을 따라서 해안도로로 가는 길이며
왼쪽은 거진항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발걸음을 통통 튕겨내는 듯한 흙길을 밟아 언덕을 오른다.
조금은 경사진 흙길 중간에 통나무를 계단처럼 박아놓았다.
경사가 끝나는 곳은 사방이 트인 평지다. 이곳이 명당일까? 무덤들이 몰려 있다.
이곳부터는 차량이 다닐 수 있을 만큼 넓은 임도가 이어져 있다.
무덤을 지나면 첫 번째 갈림길(17)이 나오는데 오른쪽은 해안가로
내려가는 길이므로 왼쪽을 택해 걸어야 한다. 군부대에서 세워놓은 길의 경계를 따라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포장길이 시작되면서 ‘구보반환점’이라는 표지판(19)이 서 있다.
길은 전반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며 내려간다.
숲길이 끝나는 콘크리트 포장갈림길(23)까지 두 번의 포장구간을 지난다.
【간이주차장-해안도로-체육공원입구】지도 24~30
화진포로 갈까, 해안도로로 갈까?
콘크리트로 포장된 삼거리에 도착하면서 숲길은 끝이 난다.
이 삼거리에서 왼쪽 방향은 찻길을 따라 거진읍내로 이어진다.
화진포나 해안도로로 가려면 우선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렸다가 바로 이어지는 갈림길에서
화진포(왼쪽)나 해안도로(오른쪽)를 선택하면 된다. 아니면 지나온 길을 거꾸로 걸어도 좋다.
어느 길이건 바다와 호수를 접하며 걸을 수 있다.
잠깐 고민하다 해안도로 쪽으로 걷기로 한다. 오른쪽으로 이어진 붉은색 인도를 따라간다.
여름 피서철을 제외하곤 차량통행이 드물어 넓은 찻길이 고요하다.
간이주차장(24)을 지나면 내리막길이 끝나고 해안가를 따라 걷게 된다.
도중에 해맞이봉 산림욕장으로 오르는 가파른 계단들이 보인다.
해안도로를 따라 1시간 정도 느긋하게 걸으면 출발장소인 체육공원 입구(30)로 돌아온다.
허기가 지면 항구를 따라서 걷자. 해산물의 싱싱한 냄새가 가득한 항구의 식당엔
동해의 특산물인 곰치, 오징어, 도치, 꽃게, 대하 등의 메뉴가 기다린다.
해산물을 끓이고 찌고 삶고 볶는 냄새가 식욕을 돋우는 맛의 거리다.
여기저기 기웃대다 도치알탕을 먹었다. 도치 알이 걸쭉한 국물을 한 수저 뜨니
톡톡 튀는 알이 씹을수록 구수하다. 칼칼한 국물에 쨍한 겨울 추위도 사르르 녹는다.
주인 아주머니가 “밥을 국물에 넣어 자박하게 비벼 먹어보라”고 한다.
과연! 그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코스 가이드
▶걷는 거리 : 총 4.8㎞(단축 1~15구간)
▶걷는 시간 : 2시간(단축 30분)
▶난이도 : 쉬움
▶대중교통
거진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해 거진항 종점까지 간다.
동서울터미널→거진터미널
06:15~18:40 (13회 운행)
거진터미널→거진항
1, 1-1번 버스(20분 간격)
▶승용차
춘천 방향의 46번 국도를 이용해 양구, 인제를 거쳐 간성읍까지 간 뒤 화진포 방향의 7번 국도로
10분 정도 가면 거진항 체육공원 입구(N 38。 26´ 53.4˝ E 128。 27´ 51.7˝)에 도착한다.
*주차 - 거진항 체육공원 입구(N 38。 26´ 53.4˝ E 128。 27´ 51.7˝)에 차량 3대 정도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숙박하는 경우라면 거진읍내의 숙박업소 주차장을 이용한다.
▶숙식(지역번호 033)
*숙박-거진읍내에 화포리131펜션(682-1223), 보배성펜션(682-2772), 한일여관(682-2877) 등이 있다.
*식당 -거진읍내에 진부령식당(681-3006), 염광활어횟집(682-3131), 무등숯불갈비(682-2878) 등이 있다.
*매점-거진읍내
*식수-코스 내 없음
*화장실-체육공원 입구(1번 지점)
<월간 山지 발췌>
첫댓글 한적한 동해 겨울바다는 생각만 해도 황홀해 그리멀지 않은데 엄두를 못내네 갑자기 눈이 라도 내릴까봐 마음 내키면 바로 떠날수 있던 무모함이 그리워
언제 한번 같이 가도 좋으련만......봄이 좋을라나
방학때 결혼하느라 새해 첫날이 결혼기념일인 우린 해맞이도 극성맞게 다녔건만 올핸 옆지기님이 심한 몸살끝에 후유증이 만만찮으니 방콕해야 될 형편이라 이좋은 정보도 외면해야 쓰겄네요. 세월을 이길 장사 있음 나와보시락해염^^ㅎㅎ
워낙에 오늘 가려고 했는데.....옆지기님도 올라갈 수 있어서....너무 눈이 많이 오고 길도 미끄러워서 못갔네요
날씨 풀리면 한번 갈모양입니다.
해안도로 따라 걸으면 멋있겠네요 !~~언제 한번 기회을 만들어 보시길 날좀 풀리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