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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참석하는 청암 25회 동기회!
퇴근을 하고 서둘러 가방을 챙겨 나서니 오후 5시 30분.
혼자 장거리 여행을 떠날 때의 여유와 설렘이란~
대구쯤일까? 눈에 담기조차 버거울 정도로 화려한 석양의 잔치!
아이들이 하는 말로 ‘죽음’이더라.
아름다움을 보고 슬픔을 느끼는 것은 나이가 들어서라는데
고향을 향하는 내 나이는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열여섯!
급한 마음에 한우물 형님댁에 지나치듯 인사를 드리고
밤길 더듬어 다락골 초록원에 도착하니 9시 30분
1. 초록원(저녁 - 새벽)
10년을 한결같이 오늘도 노쇠한 몸으로 탈없이 나를 이곳까지 데려다 준 애마 아반떼를 눕히고 나니, 그믐 하늘에 오직 바람소리, 물소리뿐.
자주 참석을 못하다 보면 늘 이런 순간에 미안함으로
‘나는 알아보겠는데, 친구가 날 몰라보면 우얘지?’
‘친구는 날 알아보는데, 내가 몰라보면 우얘지?’ 걱정을 감추면서
길 두고 풀섶으로 올라가니 반가운 얼굴들 여기 모여 있구나!
대구/경북권 불알친구 연천미남 김정조, 농바우장군 장병태, 꽃미남 김호영이, 너도흰머리 이창준
서울/경기권 친절한 회장 김동순, 반바지못입어 장한석, 명동육담지점장 남상보, 한우물아저씨 장석진, 염색청년 김융희, 맘씨좋은 신헌균, 농바우회장님 홍재규(갑일이라고도 함), 문양무도인 조진희,
부산/경남권 뒷바리 모범생 김희용, 선암 의리남 손종택
암만봐도 관세음보살 전국구 백승일 회장, 꽃바람 남자 총무 이종구
잡고 안고 돌다 보니
짧게는 몇 달, 길게는 30여 년 세월이 한 순간 녹고 만다.
우째여, 우째여 머스마들은 알겠는데 가스나들 몰라보겠네.
오십을 앞에 놓고도 이렇게 수줍으니 내 나이는 아무래도 열여섯!
아직도 소녀같은 한우물 권이순, 손맵고 아무지다 남은희, 감상처녀 말바우 박정분
실물이 더 앳되다 장터 박인윤, 전국구 미시청암 25 문양 신영미
웃음소리 호탕하다 장터 이선화, 서정주의 국화 같은 부회장 신명옥
군데군데, 삼삼오오, 끼리끼리, 왁자지껄 안주도 안 왔는데 술잔이 춤을 춘다.
오십줄을 바라보니 남녀 구분 따로 없고, 막힘이 하나 없다.
“잔 대 (?)지!”
“그만 자(?)!”(* ?표는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어 표기 자제했음)
어허라! 객지 친구 기다리다 불콰해진 자타칭 미남들 입장한다.
농암/문경 회장 고향지키미 석고남 이규창, 바구지 젖소미남 이상일, 영원청년 전황기, 이젠술안먹어 이부군
안주가 들어온다. 제천 태능갈비 선화사장 찬조한 토종자연순수1등급 한우 불고기가 들어온다. 안주가 왔으니 ‘위하여! 위하여!’
회장님 일어서서 정기총회 시작한다.
대구/경북권 사정으로 1년 더 회장직을 수행하시겠단다.
박수소리~박수소리~환성 (장한석이 박수 안 쳤음)
총무님 일어서서 재정보고 시작하고, 일일 투캅 상일이, 부군이가 장내 정리 들어간다.
돈 남았단다~~박수소리, 박수소리
회원의 경조사는 섭섭함 없도록 빠짐없이 회장님이 처리하시겠단다.
박수소리~ ~ 회의 끝났다. 또 박수 (이창준 술 받는다고 박수 못 침)
대한민국 경북 문경 농암 오지 태어나서
여기저기 흩어져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누군들 고생이 없었으랴, 아픔이 없었으랴!
누군들 근심이 없었으랴! 슬픔이 없었으랴!
그래도 오늘만은 다 버리고 놀아보자!
오늘 못 온 친구들 꿈자리가 사납겠다.
괜찮다. 괜찮다. 내년에 보면 되지.
부랴부랴 늦게 왔다. 한국폴리텍대 구미교수 이찬우가 똑같은 모습으로
한 바퀴 돌아간다. 빈술병은 늘어나고 탁자는 낭자하다.
성화봉송만 봉송이냐! 동창회 축하하는 소주 봉송 시작된다. 마셔라~, 마셔라~
지금 우리가 친구 술잔에 따르는 것은 알코올이 아니라 우정이니까, 사랑이니까.
지금 우리가 마시는 것은 서먹함이고 세월의 때니까.
상일이가 달린다. 찬우도 달린다. 인윤이도 달린다.
인윤이는 정이 넘친다. 마셨나?안마셨나? 확인까지 하고 간다.
그래 사랑이야~ 그래 우정이야~
어! 친구를위해서라면대구까지차가지러간다 착한 남자 김영진이 와 있네.
반갑다. 반갑다. 사이다면 어떠냐!
묵은 얘기 나누기도 시간이 부족한데, 노래도 함 해야지!
그래 그래 당기고 밀고 숙소로 들어간다.
이 나이에 뭐를 못해. 디스코든 블루스든 아무거나 불러봐라.
아이구 아이구 이것봐라 모두가 가수로다.
친절한 동순씨는 잠자리 흙묻힌다고 걱정이다 웃음이다.
숙소 가운데 금 그어 놓고 거기서만 놀아라.
고향지키미 상일이가 오늘 하루 도우미다. 한 곡해라 한 곡해라
빠지지 말고 한 곡 해라! 이번에는 맥주 봉송이다.
인윤이와 동순이가 술을 치고 정조는 돈 받는다. 지갑을 열어라 지갑이 열린다
병태와 규창이가 지루박을 돌린다. 머리도 좋다 저 순서를 우예 외우노!
블루스가 나온다! 종구가 돌아간다! 황기도 돌아간다!
조명이 실하다면 그림이 더 좋겠다.
빙 둘러서서 어깨를 걸어 보자. 목청을 높이고 한 마음으로 불러보자.
블루스가 흐르는데 짖궂은 아줌마가 종구를 걸어본다.
(장난스럽게) ‘종구야! 종구야! 내도 여잔데 너는 왜 안 서나?’
(쑥쓰러워하며) ‘동-창-생-이-니-까’
어허허허 맞다, 맞다. 우리는 동창생이니까!
시간이 야속하다. 지구는 왜 돌아가나. 12시가 넘었구나.
민원이 들어온다. 초록원 피서객들 민원이 들어온다. 애들을 못 재우겠단다.
미안하오, 알겠소. 애들은 재워야지!. 예약된 것만 하십시다.
야들아 고마하자 민원이 들어왔다. 연천가수 정조의 ‘로라’도 들어야겠고
이순이의 ‘달타령’도 들어야 하는데 기계가 고장이다. 노래가 안 나온다.
아쉽기는 하지만 내년으로 미뤄 보자.
그렇다고 그냥 자나?. 그러기엔 아직 젊다. 밖으로 나가보자.
우르르 우르르 2회전이 시작된다.
발언대가 만들어지고 정조가 올라간다. 구호를 외쳐 보자!
‘어이! 어이! 어이!’
상보가 올라간다. 목소리가 아직 카랑카랑하다.
재규도 올라간다. 지갑을 연다. 찬조금을 쾌척한다.
수표냐! 지폐냐! 무엇이든 고맙다.
찬우도 올라가서 댄스학 열강한다.
어쩌나 어쩌나 기억이 흐릿하다.
두 패로 나누어서 젓가락 장단에 흘러간 옛 노래 대결 함 해보자
우이씨, 우이씨
우리가 이겼제? 우리가 이겼제?
노래 대결 그만 두고 ‘교가’ 함 불러 보자.
청화 초교, 문양 초교 다 목청 높이는데
농암 초교 교가 소리 첫마디도 안 들린다.
희용이가 한다더니 ‘황성 옛터’ 웬 일인고?
허허허 고만 하자. 다음에 배워오자.
시계 바늘 넘어간다. 3시가 지났구나.
핫바지에 방귀 새듯이 하나 둘 자리 빈다.
여섯 시간을 놀았으니 지칠 만도 하다, 그쟈?
머리 좀 식히려 한 바퀴 돌고 오니
탁자 하나 둘러앉아 소곤소곤 수군수군 아직도 한창이네.
잠자리 살펴보니 두세 명 누웠구나.
어허라 나도 한 번 머리를 눕혀볼까?
코골이 막 시작하려는데 정조가 날 찾는다.
무신 일인가? 무슨 일인가? 집에를 가야한단다.
바래다 주고 오니 자리를 파했구나.
작은 눈 크게 뜨고 시계를 살펴 보니
4시로구나! 어서 눕자, 어서 누워
코골이를 시작하자.
2. 초록원(아침-낮)
후두두둑 빗소리에 눈을 뜨고 개기다가
8시에 일어나서 바깥을 둘러 보니
낭자한 전투 흔적 그대로 남아 있고
술이야 담배야 넉넉히 담았으니
머리가 뻐근하고 생수가 명약이다
골뱅이국 기다리며 전장을 정리하니
하나 둘 아침 허기 속일 수가 없나보다.
웃음을 가득 물고 밖으로 나온다.
몸이사 지쳤지만 웃음은 그대로다.
부지런한 승일 회장 그새 성묘 다녀오고
대강 한번 헤어 보니 삼분의 일 남았구나.
얼굴을 마주 보며 육담이 시작되니
허허허 하하하 호호호 후후후
담배 태워 버린 수명 웃음으로 찾아 보자.
골뱅이국 도착하니 시원하니 명품이다.
종구야 많이 먹어라 한 그릇 더 먹어라
동-창-생-이-니-까, 먹어야 힘을 쓰지
하하하 허허허 끝날 줄을 모른다.
배가 부르고 나니 육담이 더 진하다.
석진이, 융희, 이순이, 명옥이가
다음을 기약하며 흐르듯이 서울 가고
가만히 정리하여 어제오늘의 어록 더듬으니
1위는 이종구의 동-창-생-이-니-까
2위는 장한석이 하루 세 끼 밥은 굶겨도 그거는 안 굶긴다
밥그릇 챙겨 들고 선화네 집 옮겨간다.
아쉬움 씻으라고 빗줄기가 굵어진다.
3. 선화네 집(점심)
제천에 태능갈비 선화신랑 남사장님
각시사랑 지극하여 처갓집에 진쳐 있고
강력한 요청 따라 배꼽 아래 얘기 말고
고담준론 고상한 얘기 하라 하니
한나라당 대선 후보 논란이 거세진다.
명박사랑 2천원 당원 필승 전망 자신 많고
박그네 지지세가 생각보다는 많구나.
내사 원래 열우당, 한나라당 다 싫지만
논쟁이 뜨거우니 옆에 끼어 함께 웃자.
양념 닭갈비 숯불석쇠구이 이런 맛이 어데 있나?
알싸한 그 맛에 소주 생각 절로 난다.
이럴 줄 알았으면 기차타고 오는 건데
그렇지만 우짤기고 걸어서 부산 갈래?
닭갈비 거덜나니 국시탕 순서구나..
생김새가 같다고 다 같은 물고기냐
농암골 맑은 물에 수수, 꺽지 제일이다.
군침을 삼키면서 쭈욱 한번 둘러 보니
끝까지 남은 친구 나합쳐 열여섯이라. 이름이나 적어 보자.
승일이, 종구, 동순이, 한석이, 규창이, 상보, 재규,
헌균이, 진희, 부군이, 선화, 정분, 인윤이, 영미, 남은희
국수탕이 들어온다. 한 그릇씩 들어온다.
재미있는 선화사장 오전 얘기 종합하여 순서대로 돌린단다.
1번이 이종구요, 2번은 이부군이, 3번은 자칭하여 남상보
4번은 신헌균이라. 5번은 누구인고? 그만둠이 좋겠도다.
평소에 체력관리 후회가 막급이고
외모는 이러해도 안 그런게 있다한들
무엇으로 근거를 삼고 어떻게 증명할까?
마음을 추스르고 수저를 들고 보니
얼큰한 국물 맛에 면발이 죽음이다.
언제나 이런 맛을 또 볼 수 있을란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이 정신없이 먹는데
면발 위로 고기가 날아든다. 꺽지가 날아든다.
속깊은 규창이가 내 맘 알고 주는구나.
고마워라 고마워라 이 신세를 어찌할까
남은 국물 몇 방울에 밥까지 비벼 먹고
트림을 하고 나니, 그제사 못먹고 간 친구 생각 간절하다.
하룻밤 잠시 만나 그 많은 회포를 어찌 다 풀겠는가?
아쉬움이 남아야 내년에 다시 오지.
빗줄기야 니 맘 안다 하지만 그만 해라
우산 들고 이별하니 이 세상에 나 혼자라!
시동을 겨우 걸고 안전벨트 허리 매니
흐릿한 반사경에 청암학교 우리 모교
모습은 그대로인데 텅 빈 교실 허전하다.
비야 비야 더 내려라! 앞뒤 분간 안 되도록!
청암 25회 동기들아!
거창한 모임이라고 별거 있더냐
만나서 얼굴 한 번 마주하고 소주 한 잔 하면서
웃고 떠드는 즐거움 아니더냐!
내년에 다시 보자!!!
♡ 끝까지 읽으시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이 글은 백승일 회장님의 엄명에 따라 작성한 글입니다.
두서가 없고, 다소 과장(?)이나 미화(?)가 있더라도
동기들께서 깊이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특히, 이 모임을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백승일 회장과 이종구 총무,
각 지역 회장님들께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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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상기 글을 2007년도 동창회때 25회 동기들의 1박2일 생활상을 과장없이 있는 그래도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잘 표현한 25회 친구들의 모습을 청암25시 (정한식친구글) 에서 옮겨 왔습니다.
청암 동문님들 (선배님,후배님) "대단한 동창회라고 별거 있더냐 만나서 얼굴 한 번 마주하고 소주 한 잔 하면서 웃고 떠드는 즐거움 아니더냐 처럼 ........ 금년 동창회때 많이들 참석하셔서 비록 폐교는 되었지만 본교 교정에서 선후배님들 동기들 간의 즐거운 시간이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자주만나 정겨운 우정 나누시길 바랍니다 동창회날 만날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백승일 썬배님............ 이 글 동기들이 읽으면 참말로 잼있고 실감이 나겠네요... 즐거운 만남 오래오래 간직하시기를 바랍니다.
선배님들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28회 우리도 다시한번 예전의 열정을 담아서 새콤, 달콤한 첫사랑을 생각하면서 그리운 친구들을 모아 뭉처야 겠습니다. 어찌되었던 부러운 선배님들 입니다. 승일이 오빠 화이팅!
간간이 아는 이름들도 있고 하여 열심히 다 읽고 싶은데 저녁할 시간이라~ㅎㅎ / 8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동창회 날 뵈요~^^*
아주 멋진글 영화보듯 읽었습니다. 선배님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