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아침
7시20분. 배낭을 메고 잰걸음으로 지하철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고
경쾌하다. 만나면 이유없이 즐겁고 행복한 산하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잠자기 날개같은 투명한 가을햇살을 받으며~
만남의 장소인 동두천역에서 모여, 경원선 칙칙폭폭 기적을 울리는
추억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기차여행을 하듯이~ 7개의 정류장을
50분정도 달리면 철도 중단점인 신탄리역이 나오는데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현판이 있는 바로 그역이다. 철마(鐵馬)는 쇠로만든 말로
기차를 비유한 말. 북한의 원산까지 가야하는데 남.북의 분단으로 신탄리역에서
더 이상 달릴 수 없어 60년 이상을 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역사의 현장이다.
그곳에 바로 고대산이 있다.
고대산은 경기도 연천군과 강원도 철원군의 경계에 있는 높이 832미터의 산으로
북한과 가장 가까운 산인데 골이 깊고 높아 고대산이라 부른다.
11시. 20명의(여자12명 남자8명)산하대원들이 알뜰한 김경남 팀장님의 선도아래
등산을 시작했다. 참새처럼 떠들며 인적이 드문 산을 여유롭게 올라갔다.
며칠 전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다녀간 산에는 생가지와 나뭇잎이 어지러이
나뒹굴었다. 유난히 신갈나무가 많은 산 아직 여물지 않은 신갈나무 열매
도토리도 땅바닥을 돌아다녔다. 열심히 산을 오르며 지쳐갈 때 쯤 누군가의
배낭에서 포도가 나왔다. 아직 냉기가 서려있는 션하고 맛이 달달한 포도
어디서 날아왔는지 벌들이 포도향을 맡고는 달려와서 같이 먹자고 잉잉 거리며
내내 졸졸 따라다녔다. 포도는 8,000년전 인간이 최초로 재배하기 시작한
과일이라고 한다. 남을 즐겁해주는 사람이 정말로 행복한 사람이라는데,
산하는들에는 정말로 행복한 사람들이 많기도하다.
산을 오르며 마음의 수련을 많이해서 그럴 것이다.
세상에 어떤 만남이 이렇게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을까. 늘 감사한 산하들이다
작은 나무들에 둘려쌓인 오솔길로 인해 좀처럼 멀리 볼수 없던 시야가 산등성이
를 넘으니 짠하고 가을 하늘이 나타나니
약속이라도 한 듯이 모두들 와~하고 탄성을 질렀다.
티없이 맑은 파란하늘에 하얀 뭉게구름과 겹겹이 쌓인 푸른산의 조화 정말로 멋진 풍경이다
자연의 경이로움과 위대함의 극치다. 일상생활에서는 결코 볼수 없는 산을 오른자에게만
부여하는 특혜다. 그로인해 기분이 업되고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다.
그렇게 멋진 곳에서 먹는 점심 또한 별미가 아닐수 없다
막걸리에 복분자 양념게장에 전 떡 잡채를 먹으며 갈비만 있으면 잔치상이라며
모두들 흥겨운 분위기에 입과 더불어 마음이 즐거운 시간
비즈니스를 잘하려면 같이식사를하고 목욕탕에 가라했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포만감에 기분이 좋아져 마음이 열리기 때문이리라.
식후 832미터 고대봉을 정복했다.
누구의 아이디어 였을까? 퍽이나 낭만적인 분이란 생각이든다.
산의 정상에 목재로 널직한 쉼터를 만들어 놓으니 꼭 대청마루같다.
쉬어가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
푸른하늘을 지붕삼고 하얀구름으로 병풍을 치고 산을 베게삼아 한숨 자고 싶어지매
배낭을 내려놓고 마루에 누워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하늘을 보니 얼마나 행복하던지,,,
처음에 보았던 풍경과는 쨉이 안 될정도로가을 하늘의 정수를 미리 본 느낌이다.
날이 맑아 시야가 넓어 어머니의 품같은 철원평야엔 벼들이 익어가고 6.25전쟁
때 수많은 사상자를 내며 고지의 주인이 24번이나 바뀌었다는 백마고지도 코앞이다.
멀리 북녘의 땅까지 훤히 들여다 보일만큼 좋은 날씨다.
적당히 눈을 호강시키고 하산을 했다.
산행중 다섯잔의 술을 마시고 어지러워 하산중 5번이나 미끄러져 넘어졌다.
자업자득이겠지. 알딸한 기분으로
길동무 같은 계곡에서 등산하느라 고생한 발을 어루만지며 어름장같이
차가운물에 발을 담그니 신선이 따로 없다. 발을 씻으며 등산화 때문에 고생한
이야기를 하니 불곰님께서 상비약을 꺼내서 친절하게 처치를 해주어
참 고마웠다. 산행후 뒷풀이
쫄깃한 백숙과 닭죽으로 하나가 되는 화합의 시간으로 마무리~~~
아침부터 밤까지 온종일을 함께하고도 헤어질때는 아쉬워 발걸음이 무겁다.
아침 저녁으로 랑이의 맛사지를 받으며 가벼운 통증을 느끼지만
이것 또한 등산의선물이다 생각한다.
함께해준 산하님들 감사합니다.
첫댓글 너무나 생생한후기 마치 제가 함께한 즐거웠던 하루 같아요
늘 신선하고 즐거운 생활하셔요
항상 읽어도 그자리에 지금 있는것 ~착각이 드네요 언제 또 볼수 있을까~ 집에는 잘가셨구만 ㅎ ㅎ
지현씨 후기글잘읽고갑니다 정기산행아쉽네요 시간나는데로 예쁜모습자주보여주실꺼죠
산행후기 시간 딱 맞춰서 올렸네요 ㅎ ㅎ 다음 산행기도 부탁합니다 지현씨 (네살연상) ㅎ ㅎ 아드님하고 행복한 시간보내세요 감사~~~
지현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같이동행 하지못해 아쉽네요 건강 하세요....^^
골수 산하들 되심 추카요!
역쉬 작가는 틀리네요
글 한귀절 한귀절이~~~~~~~~~~~
후기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