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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월 12월 16일(일) 태국 우본 랏차타니-> 라오스 빡세(Pakse)
1. 버스 정류장 가는 길
1> 라오스 빡세행
2> 생테우에 타니 아줌마들이 여러 명이 있는데 역시 남자는 우리가 떠드는 데 끼질 못한다. (라오스에서도 아줌마들은 떠들어도 아저씨들은 침묵을 지킨다.) 알고 보니 다들 터미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터미널에서 먹는 것 장사하는 아줌마도 있었는데 우리한테 대나무 찰밥(10바트)까지 팔았다. 주먹만한데 라오스에 비하면 좀 비싼 것 같다. 다들 신기한지 분위기 화기애애 (영어 전혀 안 통함. 주로 남편이 떠듦). 그런데 왜들 더운데 청바지에 체육복(쉬운 말로 츄리닝) 윗도리를 입고 있는지 내가 다 답답. 하지만 신발은 슬리퍼라는 것. 양말은 안 신고.
3> 남편은 “외국인을 많이 상대해서 그런지 숫자는 아나 봐” 했다. 뭔 소리? 태국말로 ‘10’이 ‘씹’이다. (라오스 말도)
2. 버스 정류장에서
1> 앗! 이런!
2> 정류장엔 가게, 식당도 있다. 식당에서 뭔지 모를 음식을 하나 시키고, 기차에서 남겨온 밥과 함께 먹었다. 냉장고에 있던 거지만 그리 차갑지는 않다. 국수인줄 알았는데 국수는 없고, 돼지 고기 갈은 것과 이상한 부분도 들어있는데 뭔지 모르겠다. 연두부도 들어있다. (30바트) 남편이 팍취 들어갔다고 한다. 팍취 들어가면 못 먹겠다는 사람이 많은데 난 무슨 맛인지 이번에 알았다. 뭔가 특이한(?) 맛이다. 파 잘게 썰어놓은 듯한데 그게 팍취인가 보다. 나는 대충 먹을만한데 남편은 맛이 이상하단다. 남편 때문에 아들까지 팍취 싫단다. 저도 무슨 맛인지 몰랐으면서…… 아들 曰 “ 난 냄새가 이상해.” 그런데 30바트 짜리를 40바트라고 한다. 메뉴에 30~35짜리만 있는데 뭔 40?
3>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동네 구경을 하러 나왔다. 다행히 짐은 버스 짐칸에 미리 실을 수 있었다. (차가 와 있는데 왜 안태워 주는지) 저 멀리 ‘빅씨’가 보이는데 너무 일러 문은 안 열었을 것 같다. 게다가 길을 알아야 가지. 뭔가 좀 복잡해 보이고.
3. 천주교 학교 구경
1> 버스 터미널 바로 옆쪽 골목으로 가니 상당히 깨끗해 보이는 학교 비슷한 것이 있다. 화장실이나 가볼까 하고 운동장 쪽으로 들어가 둘러 보는데 하얀 수녀복을 입은 수녀님이 자전거를 타고 학교로 들어오신다. 우릴 보더니 멈춘다. 남편이 가만 있을 리가 없지. 빅씨 어떻게 가는지 물어봤다. 나 역시 심심해서 ‘선생님 이냐?’고 물어봤다. 역시 배운 사람이라 그런지 영어 실력이 무지 좋다. 헤어지며 남편에게 ‘God bless you!’라고 덕담(?)도 해주셨다. (이날 저녁 빡세에서 노스님이 아들 머리를 만지고 지나갔는데, 나쁜 뜻은 아닐 것 같다. 남편은 수녀님이, 아들은 스님이 축복을 내리시는데 난 뭐야?)
2> 가까운 건물로 가니 화장실이 있어 볼 일 보고 나왔는데 (버스 정류장은 돈 받으니 여기로 오면 좋을 듯. 구경도 하고) 남편이 옆에서 밥 먹고 있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마도 학교에서 일하는 사람들인가 보다. 10명쯤이 밥을 먹고 있었는데 우리에게도 먹어보라고 찰밥을 손에 쥐어 주었다. 여기 사람들 참 편하게 밥 먹는다. 밥을 찰흙 놀이 하듯 떡처럼 만들어 반찬에 찍어 먹는데 라오스만 그런 게 아니라 태국도 마찬가지인가보다. 라오스 근처라 그런 것인가 했더니 방콕 리어카에서 산 밥도 찰밥이었다. 나랑 아들은 주로 밥만 먹었는데 남편은 이것 저것 반찬도 먹어 보았다. 남편이 반찬을 숟가락으로 떠 먹어도 되냐고 했는데, 국물 같은 것에 찍어도 먹고 반찬도 떠 먹는 것인가 보다. 얼마나 친절한지 물까지 가져다 준다. 남편은 ‘이 물은 어디서 가져 오냐?’고 하니, 아예 물통을 들고 와 보여준다.
3> 인사를 하고 학교 구경을 하는데 천주교 학교라 ‘크리스마스 트리’도 있고, 예수님 태어나신 마구간도 있는데. 역시 태국이었다. 더 높은 자리에 ‘왕’ 사진이 걸려 있는 것이다. 예수님보다 왕이 더 위인 걸까?
4> 학교는 생각보다 깔끔하고 좋아 보인다. 일요일만 아니었으면 더 재미있는 광경을 구경했을 텐데…… 먹고 살만한 애들이 다니는 학교인지 애들이 몇 명 오는데 차가 다 좋다. 우린 ‘아몬드 빼빼로’를 밥 준 사람들, 학생들과 나눠 먹었는데, 애들은 더 먹고 싶었는지 아예 학교 앞 가게로 진출하는 것 같았다. 나름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5> 겨우 하루 있었지만 우본 랏차타니가 방콕에 비하면 시골인지 인심이 훨씬 나은 것 같다. 도와주기도 잘하고. 여유도 있어 보이고. 사람들이 우릴 보면 방긋 방긋 웃는다. 어린애가 여행하는 게 신기해서 그런가? 역시 시골인가 보다. 참! 인종도 약간 다른 것 같다. 하지만 영어는 별로 잘 안 통하는 것 같다. 하지만 호텔은 잘 통한다.
4. 라오스 빡세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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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들과 남편은 뒤의 자리로 옮겨 앉았는데 마구 먹어대며 얼마나 떠드는지 시끄러울 정도. 아들이 평소엔 아빠와 있을 시간이 없는데 하루 종일 같이 있으니 너무 재미있나 보다. 나중에 위앙짠에서 헤어질 땐 울기까지 했다.
3> 생각보다 외국인(서양 사람)이 별로 없다. 아직 성수기가 아닌가?
4> 차장이 비자 신청서와 입국 신고서를 나눠 준다. 다들 이런 서류는 복잡한가 보다. 내 옆의 인도계 말레이시아 사람들도 서류 쓰면서 얼마나 토론을 하는지. 서류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닌데, 어쩌다 이상한 질문이 하나씩 있어 곤란하게 만든다.
5. 라오스 입국
1> 11시 40분쯤 라오스 국경에 도착했다. 태국 출국하고, 라오스 입국했는데 국경에 1시간은 있었던 것 같다. 서류와 사진 1장을 내면 되는데 한 사람당 30달러다. 사진은 프린트 용지에 칼라 인쇄해 갔는데 아무 문제 없었다. (30x3=90달러)
2> 같은 건물 옆쪽 창구에서 여권을 나눠 주며 입국세(?)를 받는데 1인당 70바트 달래서 냈는데, 미국에서 온 라오스 사람은 2달러 내자 거스름돈이 없다니 그냥 가지라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당한 것 같다. 2달러면 2천원도 안 되는데, 70바트면 2,400원 될 텐데. 내가 정신이 좀 있었으면 달러로 내도 되냐고 물었을 텐데……
3> 건물 끝 쪽에 환전소가 있는데 외국 애들이 하기에 혹시 갑자기 필요할까봐 딱 10달러만 환전했다. (1달러=9,450낍, 1,000원=10,000낍 계산은 아주 간단하다. 0 하나만 빼면 우리나라 돈 가치와 비슷). 10달러면 94,500을 줘야 하는데 500짜리는 없다고 안 준다. 그럼 500 더 달라고 했더니 무지 곤란한 척. 베트남 같으면 치사해서 줄 텐데.. 이 인간 여기서 이런 식으로 500씩 떼어 먹으면 금방 부자 되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500 없다는 말은 거짓말 같다. 일부러 안 가져다 놓는 게 확실. 조금 큰 가게나 은행 같은데 가면 다 있다. 환전 조금 한 걸 나중에 무지 후회하게 된다. 어찌 된 게 국경이 환율이 제일 좋은 걸까? 여행 중 여기보다 환율 좋은 곳 못 봤다.
4> 라오스에 들어오니 풍경은 태국과 다르지 않은데, 조금 다른 게 우산 쓰고 다니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태국 사람과 인종도 다른지 우리나라 사람과 닮은 사람도 많다. 집은 허술한데 접시 안테나 단 곳도 많고.
6. 라오스 빡세 도착 -> ‘로얄 빡쎄 호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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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기 시스템이 특이한 게 뚝뚝 보다는 생테우가 많은데 거의 합승을 하는데 가격은 1인당 계산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싸움도 많이 나는 것 같다. 1인당인지, 구성원 몽땅 인지 확인하고 탈 필요가 있다.
3> 버스가 다리를 건너 큰 시장을 지나 갔기에 거기가 여행자 거리인 줄 알았다. 조금만 걸으면 되는 줄 알고 걸어 나갔는데 역시 덥군. 길 건너 게스트 하우스 가보니 그리 비싼 건 아닌데 여행자 거리로 가는 게 나을 것 같아 시장 쪽으로 열심히 걸었는데 뭔가 아닌 것 같아 핸드폰 가게로 가서 길을 물어보니 걸어가기는 먼 곳이란다. 다리와 시장만 보고 착각한 거다.
4> 핸드폰 가게 직원들이 갑자기 활발해 진다. 심심하던 차에 우리가 나타났나 보다. 여자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도 한 것 같다. 남자는 아들한테 마구 장난을 치고 뽀뽀까지 했단다. 아들 말에 의하면 뭐야? 대를 이어 남자들이 따라다니는 거야? (남편이 학교 다닐 떄 동대문에서 아르바이트를 한적이 있는데 이상한 아저씨가 좋다고 따라왔단다. 어디가 예쁘다고? ) 우리가 ‘로얄 빡세 호텔’ 간다니 지나가던 뚝뚝(태국에서 보는 뚝뚝과 달리 오토바이 옆에 두 사람 겨우 앉을만한 의자 비슷 한 게 달려 있다. 짐은 의자 뒤쪽에 싣는데 너무 작다. 나와 남편이 겨우 앉고 아들은 내 무릎에 앉았는데 까불면 앞으로 떨어져 다칠 것 같다. 마치 오토바이 옆에 시클로가 달린 것처럼. 맞나?)도 잡아서 10,000낍에 흥정도 해줬다.
5> 생각보다 가까운 곳은 아닌 것 같다. 운전하는 할아버지가 ‘로얄 빡세 호텔’을 잘 모른다. 그냥 ‘랑캄 호텔(빈대가 많다는 소문이 있다.)’ 앞에 내려 걸어갔다. (50미터도 안 된다.) 내가 라오스에서 느낀 건데 운전하는 사람들이 처음 흥정이 어렵지, 원하는 장소까지는 잘 데려다 주는 것 같다. 아니라고 하면 맞는 곳까지 데려다 준다. ‘루앙 푸라방’ 에서도 다른 사람 내릴 때 내려서 돈까지 냈는데, 우체국 간다니 다시 타라고 하여 끝까지 데려다 줬다.
6> ‘로얄 빡세 호텔(Royal Pakse Hotel)’은 생각보다 조그만 호텔이었다. 이름은 무지 그럴듯한데, 말만 호텔이지 그냥 게스트 하우스 수준이다. 방도 무지 작다. 하지만 생긴지 얼마 안되어 깨끗한 편이다. 손님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당연하지. 하루 15달러이니. 이 수준이면 ‘루앙 남타’ 에선 5-6달러면 잘 수 있다. 깎아 주지도 않는다. 난 ‘라오스는 미소처럼 ‘ 카페지기 ‘라오스 이장’님이 좋다고 해서 갔는데, 이분 취향이 나와는 다른 것 같다. 이분 말대로 카운터 아가씨는 참하고 예쁘게 생겼다. 인상도 좋고. 기본 영어는 되는데 조금만 복잡하면 반으로 접은 종이 한 장을 꺼내는데, 종이에 자기가 하고 싶은 영어를 정리해 놓고 보여준다.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7> ‘랑캄 호텔’ 길 건너 ‘쌍아룬(Sang Aroun) 호텔’ 가보니(리셉션만 봄. 환전할 수 있나 알아보러) 훨씬 좋아 보인다.
7. 나짐 레스토랑
1> 점심 먹으로 ‘나짐(Nazim)’ 으로 갔는데 맛있다는 사람은 많았는데 나는 별로 였다. 인도 음식에 대한 환상이 있었거나, 진짜 인도 음식이 아니라 그런가 보다. 같이 버스 타고 온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밥 먹고 있었다. 외국인 상대 식당인 것 같다. 주인은 인도 사람 같다. 뭘 먹어야 할지 몰라 추천해 달라고 하여 시켰다. 잠시 음식 총평이 있겠다. (총 53,000낍)
2> 치킨 커리: 손바닥 만한 분홍색 플라스틱 그릇에 나왔는데 닭 몇 조각 들어 있었다. 맛은? 그저 그렇다. 18,000낍
3> 치킨 티카 마살라(chicken tikka masala): 그릇은 똑같다. 맛은? 그게 그거 같은데 기억도 안남. 20,000낍
4> 밥: 찰밥(sticky rice)이 아니라 일반 밥(plain rice)인데 4,000낍. 이때만 해도 찰밥에 대한 인식이 없었음.
5> 난: 난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plain nan’으로 내 입맛에는 맞다. 그냥 밀가루로 만든 얇은 부치기 같은 거다. 4,000낍
6> 파인애플 라씨(pineapple Lassi): 아들 먹으라고 시켜준 건데 실망했다. 맛이 없어 실망한 게 아니라 ‘라씨’라는 것에 대해 실망했다. 사람들이 ‘라씨’가 맛있다고 하여 약간의 환상이 있었다. 뭔가 걸죽한 요커트 음료라고 막연히 상상하고 있었다. 얼마 전 매일유업(?)에서 ‘라씨’라는 음료수가 나왔다. 맛을 보니 그냥 요쿠르트 같은 거다. 무지 실망했다. ‘흉내만 내서 만든 거라 맛이 요 모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인도 식당에서 파는 라씨 맛도 거의 비슷했다. 난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인도에 가서 직접 먹어보고 평가해야겠다. 7,000낍
7> 빡세 지도 준다고 했는데 달라고 해야만 주는 것 같다. 환전도 해주는데 환율은 별로다. 이 동네선 ‘랑캄 호텔’이 은행보다 더 나은 것 같다. 물은 공짜로 준다. 남편은 물을 사먹다 보니 마음 것 못 먹는 게 힘든가 보다. 공짜일 때 무지 많이 마신다. 사람 심리가 이상해서 물값이 은근히 아깝다.
8. 시장 구경
1> 밥 먹고 남편은 동네 한 바퀴 돌고 숙소로 가기로 하고, 아들과 나는 환전하러 은행에 갔으나…… 일요일이라 문 닫았다. 호텔에 돌아가니 남편이 아직 안 들어왔네(열쇠는 남편이 가져감). 할 수 없이 리셉션 아가씨에게 ‘땃로(Tatlo)’ 가는 길 물어봤으나 기껏 알아온 게 80km 가야 한단다.
2> 동네 돌아보러 나왔는데 대충 돌다 보니 시장이 있어 들어가 보니 뭔가 썰렁하다. 아들이 ‘용과(dragon fruit)’ 먹고 싶다고 하여 하나 사는데(6,000낍) 과일이 대체적으로 뭔가 좀…… 싱싱하지 않은 것 같고 상한 것도 많다. 용과 같은 건 가게 마다 1-2개 정도다. 아마도 베트남 수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참! 나는 베트남 ‘달랏’ 시장에서 용과 사먹었었는데 아주 싱싱하고 괜찮았던 것 같다. 2006년 9월에 1kg(참외만한 것 2개 정도)에 10,000동(700원 정도)이었다. 속은 하얀 키위 같은데 맛은 좀 무미하다고 할까?
3> 이번 여행에서 느낀 건데 ‘과일도 기술’이라는 것이다. 어머니께 말씀 드렸다니 맞는단다. 우리나라도 옛날엔 사과 같은 경우 홍옥 같은 거 있었는데 작고 맛도 없었다는 것이다. 참! 라오스엔 사과가 안 나는지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 같다. ‘돈콩(Don Kong)’에서 사과 하나 얻어 먹었는데 ‘지나(중국)’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사과가 아기 주먹만하고, 상한 부분도 있는데 그냥 판다. 값이 비싸니까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북쪽으로 갈수록 ‘오렌지’는 무지 싸고 많이 판다. 빡세 남부 버스 터미널에선 ‘수박’을 아이 머리만한 것 5,000낍에 파니 기회 되면 사먹어도 좋을 것 같다.
4> 결국 환전은 ‘랑캄 호텔’에서 했다. 1달러=9,400낍. 20달러(188,000낍)만 했는데 국경(9,450낍)보다 안 좋다. 1달러당 5원 손해다. 하지만 은행은 여기보다 더 안 좋다는 거.
9. 동네 구경 I
1> 용과 먹고(플라스틱 칼로도 잘 잘린다) 16시 40분쯤 시내 구경 겸 저녁 식사를 위해 다시 한번 호텔을 나섰다. 남편이 있으니 딱 하나 좋은 점. 현지인이 사는 곳까지 가볼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남편은 만나면 누구나 친구인 사람이니 더 깊숙이 들어가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약간 위험할 수도 있겠다.
2> 동네 사람들 사는 곳에 가니 대부분 나무로 집을 지었고, 열대 지방처럼 높게 집을 지었다. 이건 내 생각인데 집을 맘대로 막 지어 놓아 주소가 제대로 있을지 의문인 집도 있다. 게다가 깜짝 놀랄 일은.. 마치 쓰레기장 안에 집이 있는 것 같다. 난 항상 우리 아파트 단지를 내려다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주차장 안에 아파트 건물을 지은 것 같다.’
3> 개천이 있기에 따라 들어가는데 말이 개천이지 ‘쓰레기장’이다. 물이 거의 다 썩은 것 같다. 안 좋은 냄새도 많이 나고. 어떻게 사람 사는 곳을 이렇게 만들어 놓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전에 어디선가 들은 얘기인데, 미국에서 오신 손님이 ‘미국에선 샴푸한 물이 하수도 들어가 오염시킨다 식의 말은 안 한다’며 우리나라가 공장 같은 데는 관리도 못하며 일반인만 괴롭힌다는 식으로 말을 했다는 거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미얀마에 다녀온 분들의 글을 보면 전 국토가 거의 다 쓰레기장화 되고 있다는 거다. 미얀마나 라오스에는 공장이 거의 없다고 하는데, 공장이 없어도 생활 쓰레기만으로도 주변 환경을 얼마나 더럽힐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일 것이다. 아이들 역시 쓰레기장 같은 곳에서 놀고 있으니 건강에도 안 좋을 것 같다.
5> 너무 황당한 일이 있었다. 동네 구경을 하는데, 20살쯤 되어 보이는 아가씨가 문밖으로 나오더니 먹던 음료수 봉지를 ‘훽’ 하고 땅바닥에 내 던지는 거다 (대문도, 마당도 없이 집만 있는 구조로 2층 높이). 나도 모르고 웃음이 나왔고, 저도 웃기는지 살짝 웃고 들어간다. 나같이 무관심한 사람도 깜짝 놀랄 정도니, 환경관련 사람들이 보면 기절할 일이다. 하지만 이해도 된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주변 환경 생각할 여유가 없을 것 같다. 게다가 환경의 중요성을 모를 수도 있으니까.
6> 남편은 특유의 넉살로 만나는 사람마다 “싸바이디(안녕하세요!)”를 외쳤다. 태국에 몇 번이나 가봤어도 태국말로 인사나 고맙다는 말 한번도 해본 적 없고 어떻게 발음하는지 잘 알지 못하는데, 라오스는 하루 만에 인사말을 100번은 한 것 같다 (나 말고 남편). 외국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지 대부분 친절히 인사에 응해준다. 이래서 사람들이 라오스를 좋아하나 보다. 남편은 라오스 사람들 너무 순박하고 좋다고 살고 싶단다. 난 그 정도는 아닌데……
7> 상가집도 봤는데 아쉽게도 다 끝난 모양이다. 좀 더 일찍 갔으면 재미있는(?) 광경도 보고, 음식도 얻어 먹었을지 모르는데…… 하지만 태국 ‘치앙라이’에서 제대로 된 상가을 구경하게 된다. 물론 밥도 얻어 먹었다. 자세한 얘기는 치앙라이 편에서.
10. Korean B.B.Q
1> 이동네에선 상당히 유명하다는 식당에 갔다. 이름 하여 ‘위엥싸완(Wiengsawanh Korean BBQ)’ 한국식 바비큐 라는 식당이라는데 값도 싸고 먹을 만 하다. 손님도 무지 많다. 가장 무난해 보이는 ‘beef set(30,000낍)’을 시켰는데, 조그만 접시에 불고기, 플라스틱 바구니에 라면 1개, 당면 같은 것, 파 등 채소와 함께 나왔다. 뽈록하게 나와있는 불 판엔 고기를 굽고, 불 판 테두리에는 육수를 부어 샤브 샤브처럼 해 먹는다. 땅콩 소스 같은 것에 이것 저것 소스를 섞어서 찍어 먹는데, 개인적으론 땅콩 소승만 찍어 먹는 게 훨씬 난 것 같다.
2> 생각보다 맛있었고, 남편은 맛있다고 국물까지 열심히 먹었는데 나중엔 너무 짜서 물 좀 마셨다. 국물은 원하는 만큼 많이 주니 더 달라고 하는 게 좋겠다. 남편은 라면 넣어 주는 게 너무 맛있었나 보다. ‘사완나켓’에서 ‘수끼’ 먹을때 쌀국수(당면?)을 넣어주니 ‘라면이면 더 맛있을 텐데 주인이 잘 모르나 봐’ 라며 아쉬어 했다.
3> 라오스에서 느낀 건데 라오스 사람들 소스 류를 참 좋아한다. 내가 원래 소스 류를 거의 안 먹어 그런지 정말 신기한 광경이 벌어진다. 국수 하나를 먹어도 얼마나 많은 걸 넣어 먹는지 내가 거의 다 먹을 때까지 소스 배합 중이다. 어떤 식당엔 식탁에 소스 병이 10개도 넘는 것 같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식탁에 ‘MSG(미원)통’까지 있다는 거다. 내가 평소 때 제일 이해 안 되는 것 햄버거 가게 같은 데서 감자에 왜 케챱을 찍어 먹느냐는 거다. 안 그래도 짠데 (난 털고 먹는다). 케챱과 마요네즈는 왜 먹는지 이해가 안 된다. 맛이 정말 이상한데. (하긴 이 세상에 내가 안 이상한 게 몇 개 있을라고?)
11. 동네 구경 II
1> 시장에 다시 갔는데 장사하는 곳이 거의 없어, ‘왓 루앙(왓=절)’ 보러 갔는데 어딘지 몰라 대충 헤매다 밖에서만 봤다. 늦어서 문 닫았나 보다. 간호대학(?)도 보고, 애들 나와 노는 것도 봤다. 신기하게도 ‘사방치기’ 같은 걸 하고 놀고 있었다. 동네 사람들이 얼마나 쳐다 보는지 민망할 지경. 어떤 사람은 오토바이 뒤에서 몸을 돌리며 끝까지 쳐다본다. 우리가 그렇게 신기하게 생겼나?
2> 더 재미있던 사실은 ‘주몽’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텔레비전에서 ‘주몽’을 보고 있었다. 다들 주몽만 보기에 채널이 하나뿐 인줄 알았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다들 열심이다. 어떤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걸 본 아들이 아이스크림 사 달라고 하여 가게에 들어 갔는데, 슈퍼 주인도 ‘주몽’을 보고 있었다. 남편이 ‘주몽’ ‘소서노’ 하니 아줌마가 무지 좋아하더군. (난 사실 주몽을 잘 모른다. 본적이 없거든. 사극이나 연속극 싫어함. 옛날 얘기는 재미없고, 연속극은 지루함. 한번에 끝나는 것 선호)
아마도 '불새'
3> 그래도 ‘빡세’는 큰 도시인지 가게도 가게 답고(?) 냉동고도 있었다. 이때까진 냉동고가 당연한 것이었으나 라오스 전역에 냉동고 없는 가게가 대부분이었다. 이 얘기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없다는 얘기다. 냉장고 없는 곳도 많다.
4> 우리도 가게에서 환타 얼린 듯한 아이스바 (2,000낍x3)를 사서 먹었다. 다행히도 아이스크림마다 종이에 가격을 써서 올려 놓아 바가지 쓴다는 느낌이 없었다. 하필 아들은 이리도 불량 식품 같은 걸 사서 먹을까? 모양은 ‘쌍쌍바’ 같은데 잘 안 얼었는지 아들은 반으로 나누다 반은 ‘똑’ 떨어뜨렸다. 나 역시 마구 잘라져 있어 대충 먹어야 했다.
5> 길을 가는데 남편이 트럭 뒤에서 노는 소녀 둘을 보고 아는 척을 한다. ‘아니, 이 인간이 라오스에 아는 사람이 있나?’ 했는데, 점심 먹고 동네 한 바퀴 돌 때 만난 아이들이란다. 남편이 반갑다고 소녀 하나에게 아이스 바 반을 줬고, 나도 나머지 소녀에게 내 것을 반 정도 주었다. 아들은 아직 어린가 보다. 약간 인색한 면도 있는데…… 자기 안주고 모르는 누나들 준 것에 대해 불만.
6> 나름 재미있는 동네 나들이였다. 아들은 도마뱀이 몇 마리나 있는지 세기도 하고.
12. 오늘 느낀 점 + 정리
1> 건조한지 입술이 터서 죽을 지경이다. 입술 보호 제를 가져오는 것도 괜찮겠다. 하지만 며칠 지나니 나름 괜찮아졌다.
2> 기차는 안 그런데 버스, 비행기는 몇 시간만 앉아 있으면 엉덩이가 너무 아프다.
3> 아들은 벌써 한국 가고 싶다고 한다. 왜? 인터넷 게임하고 싶어서.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태국 가고 싶다’로 바뀐다. 방콕에라도 가야 할 것 같은가 보다.
4> 땃로 안가고, 볼라웬 고원(Bolaven Plateau) 1일 투어 해볼까 하고 알아봤더니 생각보다 비싸다. 그냥 가야겠다.
5> 오늘 쓴 비용 565 바트 + 105 달러 + 99,000 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