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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세계 철새 축제를 다녀 오다 글쓴이 전근표
어제 저녁부터 잿빛 하늘에서 첫 눈이 내렸다. 아침 일어나자 마자 뉴스를 들어보니 정읍에는 20cm가 넘게 내렸다 한다 첫 눈 치고 쾌 많은 눈이 왔나보다 싶어 창문을 열어보니 내가 사는 익산 지역에는 1cm정도가 쌓여 여기 저기 나무 가지 위에, 갈섶 위에 희끗 희끗 잔설이 되어 덮고 있었다 쌓인 첫눈을 바라 보고 있노라니 괜스레 설레였던 젊은 날의 추억들이 연상 되면서 지나간 봄부터의 갖은 풍파에 찌들었던 가슴을 잠시나마 차분하게 해 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오늘 따라 금강 하구둑에서 11월23일까지 5일간 제5회 2008 군산 세계 철새 축제 행사가 시작 되는 날이라 마침 첫눈 내린 모습을 구경도 할 수 있겠다 싶어 아침을 뜨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자동차에 몸을 싣고 집을 나섰다. 나는 익산 원대 사거리에서 군산간 산업도로를 잠시 타다 임피를 거쳐 성산으로 가는 구도로를 향해 달렸다. 운전하는 동안 어제 쌓인 눈이 얼어 붙은 도로는 군데 군데 빙판길이 만들어져 있었고 여기 저기에는 접촉 사고로 인한 고장난 차량들이 경찰 차의 보호를 받는 모습들도 보였다.
잿빛 하늘에선 어제 못다 내려 아쉬운지 제법 큰 함박눈이 줄 지어 내려 차창 앞 시야를 가린다. 조심스레 눈길을 달려 가는 동안 도로 변 갓길 보호대며 가로수, 보이는 지붕, 들판, 나무가지 위 마다마다에 흰 눈이 소복소복 쌓인 모습은 한폭 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고도 충분 하였다. 내 차는 어느새 성산으로 가는 오성산 고개를 넘고 있었다. 고개를 넘자 마자 가로 막혔던 산등성이는 사라지고 앞이 확 트인 들판이 나오는가 싶더니 군산, 장항쪽 금강 철새 조망대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보였다. 이제 다 왔구나 싶어 핸들을 좌로 돌려 속도를 줄이는 순간 100여 미터 앞 축제장 입구에서는 길 안내 경찰관들의 수신호가 분주한 모습들이다. 수신호를 받아 가며 눈이 녹아 황토 흙에 범벅이 된 주차장에 차를 주차 하고 행사장으로 발길을 내딛었다.
행사장에 막상 도착해 보니 개막을 알리는 기념식 행사는 모두 끝이 나 행사 참석 인원은 이미 자리를 떠난 후라 그리 많지 않은 관광객들만이 보였다 얼마 안되는 가족들이 집단을 이루어 여기 저기 행사장을 둘러 보면서 내 고향 특산품 코너와 맛깔스런 시음장 코너, 장터 음식등을 통일된 복장을 한 자원봉사 안내원들의 입살 좋은 홍보에 귀를 기울이며 웅성 대는 모습들이다.
나는 모처럼 기회다 싶어 안내 책자에 수록 된 순서대로 관람하지 않고 11층 조망대 부터 둘러 본 후 철새 신체 탐험관과 금강 조류공원, 부화 체험관, 생태 체험관등을 순서대로 관람하기로 하였다 나는 외국인들이 뒤섞여 있는 한 관광객 무리 틈에끼어 엘레베이터를 탔다. 11층에 올라 철새 조망대에 내리니 확 트인 전망 자체가 가슴을 훤히 뚫어주는 듯했다. 원탑 형 조망대에 하구뚝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망원경들이 여러곳에 설치 되어 있어 금강 하구에 무리 지어 앉아 있는 수많은 새들을 쉽게 찾을 수 있어 좋았고 원탑 벽을 둘러 설치 한 각종 새들의 사진과 부언 설명들을 읽으면서 강위에 떠있는 새들과 비교 하는 맛이 있어 더욱 재미가 솔솔하였다 덩치 큰 고니의 춤사위, 청둥오리, 가창오리,도요새 등은 어렴푸시나마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무슨 새들이 저렇게 많이 무리지어 집단을 이루고 겨울이면 멀리서 날아와 저토록 장관을 이루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새삼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에서 날아온 새들하며 몽고의 울란바트라에서 날아온 새, 심지어 캄차카반도를 경유하며 날아온 새 등등...철새들은 7~8천km이상의 먼 거리에서 육로가 연결된 상공 위를 날아 오고, 날아가며, 새들은 하나같이 기공이 있어 산소가 부족한 해발 1만km 이상의 히말라야 산맥 같은 높은 고공에서도 원만한 산소 호흡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금강 조류 공원에 들르니 이곳에는 동물원 새장에서 와 똑 같은 시설을 갖추어 홍금강 앵무새와 여러종의 앵무새들을 비롯한 아이보리 색의 카나리아, 문조, 십자매, 푸른 빛 물총새 등이 우리 또는 새장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부화 체험관 에서는 종란을 이용한 병아리 부화과정을 통하여 발육 상태를 이해 할 수 있었고,
생태 체험관에서는 부착되어 있는 홍보물을 통하여 뒷부리 도요새가 우리 나라에서 관찰 되는 새중 가장 먼거리 이동하는 새라는 것과 괭이 갈매기는 갈매기 우는 소리가 야옹 야옹 고양이 소리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 겨울 철에 오는 새는 큰 기러기,청둥오리, 두루미, 큰 고니이고 그리고 비둘기가 인간이 제일 처음 길들인 새라는 것, 모든 새는 더러운 것을 좋아 하지 않으며 새로운 것도 싫어해 항상 변화 없는 오염 되지 않은 깨끗한 그대로의 자연을 좋아 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새는 생각할 줄을 몰라 동료가 죽은 전깃줄에 금새 날아와 앉는다거나, 열기가 확 확 품어져 나오는 굴뚝에 해마다 알을 낳는다는 우직한 성격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밖에도 스탬프 랠리 확인 도장을 찍어 가면서 빠짐없는 관찰을 통하여 집 주위에 주로 사는 새는 황조롱이를 비롯한 까치, 동박새, 제비, 참새, 직박구리가, 물가에는 큰 고니, 왜가리, 가마우지, 큰 부리도요, 흰뺨 검둥오리, 넓적부리가, 들판에는 후투티를 포함한 황로, 흑두루미, 퀑, 독수리, 붉은 머리 오목눈이 등이 숲속에는 소쩍새, 오색 딱다구리, 꾀꼬리, 곤줄박이, 새호리기등이 산다는것도 알게 되었다.
관찰 코스 둘러 보는 것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넓은 광장에 설치된 코인 교환소에서 스탬프 랠리 카드와 코인을 교환하여 교환 한 코인을 제시 하면서 추억의 먹거리, 맛있는 새참, 군 고구마 코너에 들려 쌀 튀밥과 인절미 떡, 군 고구마등을 먹는 것을 끝으로 군산 세계 철새 축제 행사장 관광을 마칠 수가 있었다.
나는 이번 군산 세계 철새 축제 관람을 마치고 느낀 점을 얘기 하고자 한다면 홍보 부족 탓인지는 몰라도 관광객들의 수가 그다지 많지 않고, 행사장 준비 또한 세계에 알릴 만큼의 수준이 안 된다는 점, 또한 기상 변화에 대비 해 많은 관광객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실내 대형 영화관을 설치하여 스크린을 톻한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와 이동 과정도 적라라 하게 볼 수 있는 준비가 되었더 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으며 다음 해에도 철새 축제 구경 하러 올 수 있을련지 걱정하면서 돌아 올 수 밖에 없었음을 솔직히 말하고자 한다.
돌아오는 길에 눈은 그치고 성산 고갯길 주변 [거시기 가든]에 들러 늦은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가든 앞 감나무 한 그루에 까치 한쌍 날라와 연홍 빛 홍시 하나 쪼아 떨구고 있었다.
2008년 11월19일 저녁에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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