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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마실 가듯 편한한 길, 변산마실길
글/사진;이종원
책이 켜켜이 쌓여 있는 변산의 채석강. 채석강처럼 변산에는 딱딱한 돌만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부드러운 황토길이 이어진다. 이름하여 '마실길'. 싸립문을 열어 제치고 이웃집에 놀러가듯 부담없는 길이다. 현재 변산 마실길은 4구간까지 총 66km에 이른다. 여름 휴가를 몽창 쏟아부어 일주일내내 바닷길에 빠져야 하는 길인데 황금같은 시간을 한꺼번에 변산땅에 쏟아붓기란 조금 아까운 생각이 들게다. 그렇다면 변산 마실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을 골라 걷는 것은 어떨까 싶다. 군청 직원에게 살짝 물었더니 성천에서 격포까지 1구간 3코스, 격포에서 솔섬까지 2구간 1코스가 매력적인 바닷길이라고 귀뜸해준다.
'마실'이란 어감처럼 휘황찬란한 볼거리를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야트마한 언덕과 구릉을 넘나드는 길이 이어지고 시야에 편안한 바다가 들어온다. 밥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 펼쳐진다. 이 소중한 땅을 기대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이 길의 매력이겠다.
마을 고삿길을 지나기도 하고, 군부대 초소, 해안길, 갯벌,바위,노을, 뽕밭, 사당 등 변산사람들의 생활상을 보며 싸드락 싸드락(천천히) 걸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도심의 골치 아픈 생각은 바다에 풍덩 던져 버리고 말이다.
마실길 1구간 3코스의 시작점은 성천이다. 물론 2코스이 종착지이기도 하다. 성천 멸치로 유명한 마을이다.
외변산 옥녀봉 계곡을 타고 흘러온 물은 이곳 성천에 모여 바다로 빠진다. 물이 하도 깨끗해 옥녀가 머리를 풀고 멱을 감았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성천 다리를 건너면 바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도로의 콘크리트 석축은 석천의 옥녀 전설을 그려내고 있다. 성천마을부터 하섬전망대까지 105보병연대 관리구간으로 벽화가 끝냐면 울창한 숲이 이어진다. 주로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나무들이 반긴다.
하섬을 바라보며 황톳길을 걷게 된다.
하섬. 새우모양의 섬이다. 200여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 보고로 보름과 그믐에 물이 빠졌을 때 섬까지 갈 수 있다. 그러나 밀물 때 갇혀 죽은 사람도 여럿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현재 원불교 교인들의 수련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갯벌로 내려가는 길이 있으니 해변에 발자국을 남겨도 된다.
마실길 위쪽에 하섬 전망대가 놓여 있다. 차로 왔을 때 전망대에 올라 감탄 했는데 발아래 이런 멋진 길이 있을 줄이야
야트마한 구릉을 따라 저속의 롤러코스트마냥 오르내리게 된다. 한때 군부대 초소가 서 있는데 좀 더 예쁘게 꾸미면 어떨까 싶다. 사랑의 고백장소라든지~ 흐믓한 상상을 하며 발길을 재촉한다. 잡초가 무성한 무덤을 지나기도 하고 풀섶에 핀 인동초를 보면서 누군가를 떠올려본다.
길을 잃을래야 잃을 수 없을 정도로 안내판과 표시가 잘되어 있다. 부안군에 박수를 치고 싶은 부분~
황토밭에 파가 가득 . 영화 서편제 분위기 난다.
산천을 주유하는 선비가 이 지형을 살피더니 토끼의 꼬리같다고 해서 유토미(遊兎尾)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하는데 오늘날 유동마을이다. 지형처럼 토끼가 노는 것처럼 깡충깡충 뛰어야 한다. 꼬리부근에 집 한채가 보인다. 과연 뭘까 다시 해안선을 그리며 걸어본다. 대숲을 지나고 하늘 한점 보이지 않는 숲에서 땀을 식혀본다.
양파를 캐는 농민. 수고한다고 눈인사라도 해줘야 그들은 보람을 느낀다. 뽕열매를 따고 있는 농민에게 인사를 했더니 달콤한 뽕열매를 건내준다. 정이 한아름 더해져서 그런지 달콤하다. 주인은 이곳에 근사한 해변 커피숍을 차리고 싶다고 해서 뽕커피를 한번 만들어 보라고 권했다. 그러고 보니 난 현대판 선비다.
쌍둥이 느티나무가 서로 가지를 비비며 사랑을 나누더니 결국은 붙어 버렸다. 저 그늘아래서 바라본 바다풍경도 좋고 뒤쪽으로는 내변산이 병풍이 되어 서 있다.
잠시 아스팔트 길을 빌려야 한다.국립공원 관리구역이라 길은 깔끔했다.
이 황토에서 나온 고구마가 맛날 것 같은데 고구마밭은 보이지 않는다. 진도아리랑 가락이 입에서 줄줄 나온다.
3코스의 하이라이트인 적벽강이다. 개인적으로 채석강보다 더 볼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썰물이 되면 병풍같은 절벽을 옆에두고 바다와 나란히 걷는다. 적벽강까지 걷는 맛은 최고다.
적벽강을 가까이 가면 수정처럼 각이 진 돌이 떡가레처럼 수직을 향하고 있다. 대자연을 향해 저 손짓을 보라.
이 파워풀한 연기. 이대근 젊을 때 모습 같지 않는가. 강장제 광고 ^^
섹시한 연기도 한번 ^^ 아무래도 내가 변산가서 뭘 잘못 먹었나보다. 예쁘게 봐주세요...미스코리아 버전~
가장 뒤쪽이 반달 형태인 반월, 그곳부터 시누대 숲이 바람막이를 해준다는 죽막을 거쳐 이곳 적벽강까지 갯벌따라 걸을 수 있다. 내가 모델을 선 곳은 바로 요 아래 죽막의 시누대 질이 좋아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물리칠 때 이곳의 시누대를 화살대로 사용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젹벽강은 이곳에서 보면 사람 얼굴이고 그 반대편은 사자얼굴을 하고 있다. 배를 타면 정확히 볼 수 있다. 해변 중간에 종굴같은 곳이 하나 있는데 자세히 보면 사람이 몰려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그곳이 단체여행객이 놀기에 그만이다.
적벽강 튀어 나온 곳이 풍수지리적으로 기묘한데 이곳에 수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트레커들이 쉴 수 있도록 쉼터가 마련되어 있고 날이 쾌청하면 위도가 눈에 들어온다.
무속인들이 주로 이곳에서 제사를 지내는데 바다쪽으로 오물이 많이 떨어져 있어 눈살을 지푸리게 만든다.
서해를 다스리는 여해신을 모신 당집으로, 해신 계양할미는 딸 8자매를 두고 8도에 한명씩 시집 보내고 막내를 데리고 이곳에서 살면서 바다를 다스렸다고 한다. 계양할미는 바다위를 버선발로 돌아다녀도 물 젖는 일이 없었다고 하는데 어느날 곰소 앞바다 '계관여'란 곳에 당도해 거센 물길을 피하지 못하고 치마폭이 적시는 수난을 당하자 육지에 올라와 치마폭에 돌을 담아다 게관여를 메워 풍랑을 재웠다고 한다.
수성당을 벗어나면 천연기념물 123호인 후박나무 군락지가 보인다. 제주도나 남해에서 볼 수 있는 후박나무가 이 높은 곳까지 올라왔다. 아마도 후박나무 북방한계선에 위치했기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나 보다. 숲이 울창해 아무리 뜨거워도 그 품안에 들어서면 서늘한데 죽막마을을 보호하는 방풍림으로 보면 된다.
다시 숲길을 따라가면 거대한 성채의 대명콘도가 버티고 서 있다. 부안을 먹여 살리는 효자지만 순박한 마실길 분위기하고는 썩 어울리는 것 같지 않다. 대신 격포해수욕장을 바라보고 있는 노을공주야 말로 변산사람들을 닮은 명물이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제일 향토적인 인어공주가 아닐까 깊다. 공주라고 하기엔 팔이 짧고 얼굴도 조금 삵았다. 뻘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를 모델로 삼았다고 하는데 노을이 물들 때 분위기기 그만이다. 인어공주 얼굴이 반드시 서양인일 필요가 있을까
그 뒤로 격포해수욕장이 그림처럼 펼쳐지는데 갈메기가 날아 분위기 만점.
격포해수욕장을 지나면 변산의 보석인 채석강이 나온다. 선캄브리아대에 속하는 화강암과 편마암이라고 하는데 지금부터 약 7천만년전에 퇴적한돌이 책처럼 층을 이루고 있다. 내가정도 책을 읽었으면 스테디셀러를 낼텐데~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에서 소라를 줍은 여인. 바로 변산의여신이다. 아니 더 아름답다.
바다 풍경에 더 취하고 싶다면 채석강 보트에 올라타라. 넘실거리는 파도 위를 내달리면 도심의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간다.
특히 바다에서 적벽강과 채석강을 보려면 유람선이나 보트에 올라타야 한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사자가 길게 누워 있는 형상인데 맨 뒤 꼬리에 수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물이 빠지면 사자의 앞발도 보인다.
반대편은 사람얼굴. 서양사람 같네
수성당 옆 바다 협곡을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요금은 배한척에 4만원..멀리 나가면 10만원
변산온천 부근에 부안의 명물 바지락을 잘하는 집이 몰려 있다. 명인 바지락죽은 전국에서 바지락죽을 최초로 개발한 집으로 전국에 체인을 둘 정도로 유명한 집이다. 바지락회무침, 바지락비짐밥,우리밀바지락전,바지락탕 등 바지락 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부안 뽕막걸리와 잘 어울린다. 명인바지락죽 063-584-7171 변산온천 인근
미리 에약하면 웰빙바지락쌈도 맛 볼 수 있다.
격포항의 군산식당.바지락 정식
격포항 횟집
마실길 1코스 3구간 소개글
1코스 3구간 |
첫댓글 중3, 고2 방학시작하면 3박4일 남도여행 계획하고 있는데 참고해야 겠어요. 잘 보았습니다. 넘치는 에너지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실례가 안된다면 혹 추천해주실만한 여행코스는 ㅠㅠ 괜히 송구스럽네요. 둘다 공주이고 아빠는 없이 세여인만 차가지고 갈 예정입니다.
지난 ㅅ4월에 갔었는데...정말 제가 간것은 여행의 변죽만 울렸네요 ㅋㅋㅋㅋ 역시 대장님의 입담,소개,사진..모두다 정말 짱이예요~~다시 가고 싶네요^^*
전 언제 가 볼수 있을까요?
걷고싶어 부푼 마음, 언제 우리 같이 함 가면 안될까요?
첫 줄에 서 봅니다. ^^
일찍 출근하여 맛보는 상큼한 편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칙칙하던 날씨가 갑자기 환한 햇살이 든다
하늘도 대장님의 편지를 읽었나부다^^
저 좋은 곳을 내 다리가 견뎌줄까? 잉잉잉~~~
허나 그냥 보는 것만도 충전만땅!
자 오늘도 기운차려 쒸~잉~~
명인식당을 가보셨군요
작년에 가보았는데..
항상 감사합니다
변산땅은 제가 밞아보질 못했는데 그리움으로 남아있는 곳중의 하나입니다.
언젠가 가볼 날을 기대하면서 이 아침에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대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몇년전 격포항 횟집에서 회먹고 지갑잃어버린 기억이 있네요~~ 흑 흑 현금 100만원이나 잃어버렷어요 ..
제가 회비를 다가지고 있어서리...
그다음 코스가 선운사였는데... 흐드러지게 핀 동백꽃이 어찌나 슬퍼보이던지요...ㅎㅎ
추억이 새록새록...감사합니다
언제 모놀에서 마실길을 갈 것 같은 예감이^^ 대장님만 믿고 있을게요~~~
꽤 오래 전에 한 번 가족과 함께 돌아볼 수 있었을 때 무척 감흥이 깊었는데 참으로 세월이 무상하구나 !
이종원 대장님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더욱 건강하시고 늘 승리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내변산 외변산 어디를 둘러봐도 아름답지 않은곳 이 없어요.
대장님 사진으로 보니 훨씬 더 돋보이네요. 감사합니다.^^*
개인적인 연고가 있어 가끔 내려 가보는 변산.
갈 때마다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변산엔 마실길 말고도 부안댐도, 온천도 있는 곳 이랍니다.
가을 들녁이 물들 즈음 캄캄한 밤이면 반딧불이도 날아 다니고...^^
이런 붉은 흙은 해안 지금까지 본적 없어요.아~~가고싶어~~**
축복받은지역!! 부안 일대. 갈때 마다 느끼는데.... 대장님이 다녀온 코스로 언제 한번 가볼렵니다^^
지난 여름휴가때 다녀왔는데 너무 허술하게 갔다왔네요 슬로우 슬로우 다시가야겠네요^*^
변산마실길 참 좋으네요. 모놀에서 같이 가면 더 좋겠는데...
아름다워요. 여름 휴가를 마실코스로 가고 싶네요.
감사히 보고 갑니다.언젠가는 뵈올날이 있겠지요^^
내소사 하고 개암사였던거 같은데 오래전에 갔는데 ~~~다시한번 더 가보고 싶었는데 쉽게 가게 안되네요 ~~격포에서 배타고 위도에 들어가도 괜찮아요~~~~11월 9일정도에 여친들 몇명이서 추억도 남기고 기분전환겸 스트레스 풀려고 1박 2일 여행을 떠날려고 하는데 지기님이 추천좀 해주세요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