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렁뚱땅 터키 여행기 12 - 걸어서 웰귑까지】
걸어서 한바퀴-뚜벅이 투어 (08.3.10)
코스: 위츠히사르-파샤바흐-데브란트-웰귑-오픈에어뮤지엄-괴레매의 썬셋-아듀 괴레매
막막하다.
산속에 휑하게 바위만 있는 곳에서 이제는 어떻게 가야하지? 또다시 교통편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올때는 택시라도 있었지만.... 이곳은 사람들이 그리 많이 찾는 곳이 아닌지 택시도 없다.
허름한 상점앞에 차가 한 대 서있지만 움직일 생각은 안하구...
그래 가는거야.. 걸어가다 차들 지나가면 손들어서 태워달라고 하지 뭐.
출발~~~
그렇게 낙타와 성모마리아와 팔자 좋은 강아지를 뒤로 하고 우리는 웰귑 방면으로 걷기
시작했다.
고갯길을 한참 오르며 차소리만 나면 뒤돌아 보기를 수십번...
그리고 손들어 태워달라는 몸짓을 또 수십번...
ㅠㅠ
누가 그랬던가... 터키남자들은 동양여자들을 좋아한다구.....
우리 미모를 탓해야 하는가?
조금만 더가면 마을이 나오겠지, 나오겠지 하면서 걷고 또 걷고.
@@
눈이 번쩍..
길가에 버려진 콜라캔..
우리는 새로운 장난감이라도 얻은 듯, 신나게 깡통을 패스로 주고 받으며 지루한
산길을 재밌게 내려왔다.
[깡통차기.. 하하하. ]
하지만 시간은 걷기 시작한지 한시간이 훌쩍 넘고 바늘이 한시를 넘어가자 배가 고프다 못해
쓰려온다.
이른 아침 이후 챙겨온 것은 경화씨가 챙긴 양갱이 몇 개, 미애가 챙긴 초코렛 그리고 물이 다다.
걷다 지쳐 길가에 털썩 앉으니 눕고 싶더라... 그 짧은 순간이 정말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찬스에 강한 남양 그새 나도 모르게 찍은 사진..]
잠깐의 후식을 접은채 배도 고프고 깡통차기도 시들해져 축쳐져 걷고 있는데 웬 차소리?
잽싸게 뒤돌아보니 택시다... ^0^. 하지만 사람이 탔네....
실망하려고 하는데 택시가 선다.
우리는 웰귑 버스터미널까지 가자고 하니 먼저 타고 있던 손님이 합승하도록 해준다.
저멀리 보이던 웰귑 시내도 택시로 가보니 한참이다
계속 걸어왔다면 아직도 한시간은 더 걸어야 했을 듯.
택시는 우리를 먼저 터미널에 내려주고는 본래 손님의 목적지로 떠났다.
택시에서 내리니 길가에 요상한 물건이 빛을 내며 있다.
자세히 보니 구두닦이 용품..구두도 저렇게 빛나게 잘닦겠지...
[구두닦이 도구]
[버스 터미널과 택시정류장.. ]
괴레매 가는 돌무쉬 시간(오후3시차)을 확인하고는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두리번 거리는데
터미널 상가의 어느 아저씨의 점심이 우리를 유혹한다.
커다란 빵을 갈라 그안에 토마토랑 야채를 직접 넣어서 샌드위치를 만드시는데...
빵이 얼큰이 내얼굴보다 크다. 얼마나 맛있어 보이는지...
가게안으로 쫒아 들어간 우리가 빵을 어디서 파냐며 물으니 옆으로 가란다.
상점 끝으로 가니 역시나 빵집이...
망설임 없이 빵집으로 들어가 산처럼 쌓여있는 빵중에 어제 으읗랄라 계곡에서 먹었던 빵과
좀전의 어느 아저씨가 드시던 빵과 옛스러운 환타와 콜라를 시켜 놓고 허겁지겁 허기를 달랬다.
역시나 맛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산더미 같은 빵과 빵을 보고 좋아라 하는 친구들..]
천천히 휴시겸 배를 채운 우리는 슬슬 차시간까지 웰귑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우리가 들어갔던 빵집을 나오자 맞은편에 색깔도 고운 과일 가게...
빛깔이 너무 고와 무작정 들어가서는 그냥 나올 수 없어 1리라에 사고 4개를 샀다.
[특이하게 생긴 브로콜리 ]
[과일을 고르는 미애..]
배도 부르고 과일까지 우리는 그제서야 한결 밝아진 얼굴로 터미널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광장에는 페리바자를 형상화한 시계탑도 있고 상점마다 전통인형 및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상점에 진열된 전통인형, 시계탑 ]
터미널 위쪽으로 시선을 끄는 고풍스런 건물이 있어 가보니 '하맘-터키바스'라 써있다.
즉 터키식 목욕탕이란 말씀..
하맘은 터키식 목욕탕으로 신기해하며 문을 살짝여니 주인아저씨 웃으면서 들어와 구경하란다.
얼싸쿠나 하고 따라 들어가니 우리네하고는 다른 내부 모습이다.
탕은 안보이고 대신 뜨끈한 대리석 바닥이 있으며 이곳에서 누워 몸을 불리는가 보다.
열기에 안경이 금새 뿌옇게 되어 밖으로 나오니 밖에는 방문이 여러개 보이는데 그곳은 차마
열어보지 못하고 그냥 나왔다.
차시간 때문이기도하고 돈 때문이기도 하고 어쨌든 하맘을 경험하지 못해 아쉬었다.
우리에게는 어제 사장언니한테 꾼 100리라로 이틀째 여행중이니 빠듯할 수밖에..
[ 터키 목욕탕의 외부와 내부모습 ]
하맘의 아쉬움을 뒤로한채 우리는 차시간이 되어 돌무쉬를 타고 아침에 떠나온 괴레매로 향했다.
[우리를 괴레매까지 데려다 줄 돌무쉬]
[이국에서 찾은 우리네 자동차... 괜히 반가운 마음에..]
첫댓글 흐흐흐흐 깡통 차기를 힜고나? 그거 디게 잼 있는 놀이지, 지루한길 갈때는, 근데 웬 빵이 그리 큰고야? 숙찌니 얼굴도 대따큰데 그거 두배는 되겠다. 길위에 누워있는거 보니 아직은 싱싱 하구나.
편안히 앉아서 여행하려니 괜히 미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