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팔달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조성사업이 전통시장 상인과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다. 교통대란 및 상가 매출 감소, 주차난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전주시에 따르면 한옥마을과 연계되는 팔달로 구간 550m(충경로사거리~풍남문 교차로)에 보행자와 시내버스·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만 통행할 수 있는 대중교통 전용지구를 조성할 계획이다.
해당 구간의 차도는 왕복 4차선에서 2차선으로 줄이고, 대신 인도 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애초 이달 안에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한 뒤 올 하반기 시범운영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전주 남부시장 등 전통시장 상인과 풍남동·교동·서서학동 등 인근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사업추진 계획이 잠정 보류된 상태다. 앞으로의 세부 사업추진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현수 전북상인연합회장은 “팔달로는 남부시장과 중앙시장, 모래내시장 등 전주의 주요 전통시장을 잇는 도로인데, 우회도로·주차장 확보 등 납득할 만한 대안 없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이 줄어 상인들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환 전주 풍남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심각한 교통대란이 우려된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풍남동·교동 등 원주민들이 짊어지게 된다”면서 “해당 지역 주민과 상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중교통 전용지구 구간의 일반차량 통제 및 신호체계 개선을 맡는 경찰도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주 완산경찰서 관계자는 “대체·우회도로가 조성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교통난만 가중시켜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할 것”이라며 “최근 전주시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주민 및 상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최근 서울과 대구 등 대중교통 전용지구가 조성된 지역을 둘러본 결과, 보행권 확보 및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등 가시적 성과가 분명했다”면서 “교통흐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 일부 우려되는 측면을 해소하고 시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구시 중앙로, 서울시 연세로, 부산시 동천로 등 모두 3곳에 대중교통 전용지구가 조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