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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회복제로 피로를 해결할 수 있다? | |||||
육체적 과로 또는 힘든 일을 한 후에 스스로 약국에서 피로회복제를 구입하거나, 주위 사람들에
게 음료수처럼 피로회복제를 권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피로나
몸살 기운이 있다 싶으면 곧바로 피로회복제를 들이키는데, 약을 복용하면 바로 증상이 호전됨
을 경험하지만, 곧 다시 재발하는 까닭에 아예 약병을 가지고 다니기까지 한다.
피로회복제는 가장 흔히 접하는 약 중에 하나로써, 엄밀히 말하면 의학적인 용어는 아니다. 약
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명백한 약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료수처럼 남용하고
있다. 피로회복제를 통해 소위 반짝하는 기운 회복을 경험한 사람들은 체력을 키우려는 노력은
등한시한 채 약국에서 피로회복제만을 찾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약리효과를 나타내는 이유는
피로회복제라 불리는 약들에 카페인, 타우린, 비타민 B군, 글루쿠로노락톤, 콜린산과 같은 성
분 등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적으로 반짝하는 효과는 있으나, 너무 자주 약을 먹다 보면 카페인 의존도가 높아져 덜 마시거
나 안 마시면 온 몸이 찌뿌듯해지고 피로해지게 된다. 또한 두통이 생기고 머리가 맑지 않은 증
상이 생기게 되어 결국 피로회복제를 자주 찾게 될 수 있다. 결국 약제에 의존성이 생기게 되고
많이 복용하는 경우 가슴이 두근거리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카페인 이외에도 드링크류에
포함된 타우린, 글루코노락톤, 비타민, 포도당 등이 일시적으로 머리를 맑게 하고 작업능률을
올리기도 한다. 특히, 운전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에서 이러한 드링크류는 머리를 맑게 할 뿐
만 아니라 좁은 길 주행과 갑작스런 돌발 상황에 대한 반응 시간을 짧게 하는 이점이 있을 수 있
어 운전자들이 드링크류를 많이 복용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음주에 의한 간 기능 저하가 피로를 느끼는 가장 큰 이유라고 인식해 음
주 전후에 간 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간장약이라 선전되는 약들을 복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실제
로 이러한 간장약에는 UDCA(우루소디옥시 콜린산) 성분이 있어서 담석증 및 간질환 치료에 도
움이 되며, 간에서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을 제대로 분해, 해독시키지 못하면 간에 지방이 끼어
쉽게 피로함을 느끼게 되는 건 사실이지만, 이러한 간장약이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모든 피
로를 근본적으로 풀어 주는 것은 아니다.
한 반나절 정도 빼먹는 경우 오히려 피로가 생기는 한편 졸리고 머리가 아프며 일의 능률이 떨
어지고 집중력 장애도 생겨 힘들어하게 된다. 이런 경우 약을 복용하면 다시 증상이 좋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어 피로회복제의 약효를 맹신하게 된다.
피로란 신체적, 정신적, 환경적인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 생기는 복합된 증상이므로 간단하게
알약 몇 알이나 물약 한두 병을 마신다고 풀어지는 것은 아니며, 피로가 쌓인다고 생각되는 경
우 피로회복제를 찾기 전에 피로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확인하여야 한다. 단지 육체적 과로에서
생긴 생리적 피로에서 드링크류가 제한적으로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으나, 피로하다는 증상이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로 생각하여 적당한 휴
식을 취하고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통하여 기초 체력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쉬어도 해결되지 않는 신체의 중요기관에 생긴 병리적 피로와 불안, 스트레스, 우울 등
의 심리적인 피로인 경우는 원인을 찾아서 치료를 해야 한다.
[글]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김광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