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적은 이원 28명이 휴전선 가까이에 있는 복계산(1,152m)으로 출발합니다.
복계산은 대성산,복주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최북단에 우뚝 솟은 명산이지요.
복계산 등산로 관리자인듯한 분이 와서 인화물질과 담배를 모두 빼놓으라고 합니다. 요즘
곳곳에서 산불이 나니 전국의 모든 산들이 비상이네요. 곳곳에 산불조심 표지판도 보이구요.
오늘은 우리만의 특별한 산행이 될 것 같네요. 널찍한 주차장은 오랜만에 분당산사랑 전용
준비체조장이 되어주었습니다. 모처럼만에 양팔벌려 대형으로 삐~잉~ 둘러서서 매송님의
구령에 맞춰 도수체조를 합니다. 스물일곱명 54개의 눈동자가 매송님의 손과 발에 집중합니다.
아마도 도수체조 순서나 방법을 끝까지 외우고 있는 분은 매송님밖에 없을 듯 하네요. 짱!!
날씨가 뜨끈한데도 산꼭대기의 날씨는 어떻게 될지 몰라서 비닐집 3개를 모두 들고 오릅니다.
산행시작부터 풍천대장님은 옷을 한꺼풀씩 벗고 올라가자고 하시네요.
산행대장님께서 시키는 것이니 말 잘 들으면 떡이 나올겁니다. (^&^) 말 안듣고 올라가던
몇몇 분은 얼마 못가서 땀범벅이 되고 말았지요. ㅋㅋ 계곡을 끼고 있는 등산로여서인지
얼음이 산행로 바닥에 숨어있어서 아이젠을 하지 않으면 걷기 힘들정도의 비탈길입니다.
부랴부랴 아이젠을 착용하고 오르다보니 자연적으로 형성된 매월대폭포 얼음벽이 우리를
맞이해줍니다. 저마다 기념사진 찍느라 바빴지요. 싹수가 조금 일찍 올라가서 찍어드렸으면
좋았으련만 후미와 함께 올라가다보니 아쉽게도 몇 명 찍어드리지 못했네요. ^&^
여름에 왔더라면 매월대폭포는 100% 땀에 젖은 몸을 적시는 최적의 알탕자리가 될 것
같았습니다. 당연히 오늘 코스의 반대편으로 돌았을거구요. 원점회귀 산행의 묘미가
어느쪽으로 가든 출발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거죠!! 또 언제 이 곳에 올지 모르겠지만
그 때는 땀 삐질삐질 쏟아내는 여름이었으면 좋겠네요. ^&^
오르내리는 길목마다 누군가가 쌓아놓은 돌탑이 보입니다. 아마도 북한과 인접한 곳이니
우리 민족의 소망인 통일을 위한 기원탑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노송(老松)쉼터까지 가는 길은
로프를 잡고 올라가야 할 정도로 경사가 급하네요. 햇볕을 받은 쪽은 낙엽이 빠삭빠삭하게
말라있고 응달진 쪽은 아직도 눈이 꽤 쌓여있습니다. 암만해도 오늘은 아이젠을 꼈다벗었다
몇 번 해야할 것 같네요. ㅎㅎ
삐죽하게 솟은 철쭉 꽃대는 벌써부터 연분홍 꽃잎을 상상하게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벌겋게
녹슨 가시 철조망은 같은 하늘아래 같은 민족끼리 너무도 오래 떨어져 살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해주네요.
오늘은 유난히 연둣빛 산유리누에나방의 알집이 많이 눈에 띄네요. 월동을 하고 있어야
정상인데 가까이서 보면 텅빈 집들 뿐이네요. 거 참... 벌써 깨어났나? 먹을것도 없는데...
삼각봉에 도착할 때쯤, 잠시 쉬는 시간에 아우성님은 양조장에서 받아왔다는 막걸리를 꺼내서
후미에 오는 인원들과 한 잔씩 걸치고 갑니다. 가뜩이나 팔팔한 산토끼님은 엔진오일(??)
부었더니 더욱 쌩쌩하게 올라가시네요. ㅋㅋ
후다닥 선두를 쫓아 가보니 헬기장에서 기다리고 계시더라구요. 헬기장에서는 다음 달
남한산성 남장대에서 열릴 2015년 시산제 회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달에는 평소보다
이른 시기에 공지를 올릴겁니다. 2015년 3월 15일(日) 성남 은행동에 있는 남한산성 유원지
입구에서 8시에 모여 올라갈 예정입니다. 9번 버스 타고 꼭대기에서 기다리시면 앙대요~~
능선인듯 비탈길인듯 오르내리길 몇 번 반복하니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하늘엔 은빛 태양이 강렬하게 내리쬐고 있어 사진을 찍을 새도 없이 후두둑~ 벚꽃 떨어지듯
녹아내리고 마네요. 그래도 이런 화창한 날씨에 얼음 폭포도 보고 미약하지만 상고대까지
볼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됐습니다.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나무 상고대 대신 햇볕이 비추지
않는 바위 뒤편에 허옇게 상고대 비슷한 것이 납작 붙어있네요. 바위 상고대?? ^&^
드디어 복계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넓지도 않은 복계산 정상에서 운 좋게도 28명이 사진 한 장에 쏙 들어왔네요.
산행 사진 중에 역시 으뜸은 단체사진이지요. 정상 뒤편에 살짝 남은 상고대사진 몇 장
찍고 비닐집 안에 들어가 맛난 점심을 먹었습니다. 바람은 심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끼리 아늑하게 얘기 나누며 먹을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 있어 좋네요. 그런데 유난히
가운데 팀만 식사시간이 깁니다. 알고보니 식사시간이 아닌 음주시간(?) 우연히 그 곳엔
알콜을 좋아하는 남성회원들만 있었다는군요~♬ 늦게까지 웃음꽃 이야기꽃 필만 했지요?
식사를 마치고 2차 시산제 회의까지 마쳤습니다. 우리밖에 없는 우리만의 공간!!! 참 좋네요.
하산길은 오던 길로 조금 내려가면 하산 갈래길이 나옵니다. 올라갈 때만큼 내려갈 때도
경사가 심하네요. 1시간쯤 내려갔을까요? 참나무 뿌리로부터 1미터도 채 되지 않는 높이에
겨우살이가 파릇파릇 올라와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정말 신선한 충격이지요? 진한 초록색!
이왕 신기한 것 봤으니 후미 팀은 잠시 쉬어갈 핑계가 생겼습니다. 쭉쭉 뻗어오른
굴참나무가 많아 눈이 시원합니다. 그리고 이제 하산완료시각까지 30분도 남지 않았으니
절로 힘이 납니다. 조금 뒤에 온천욕을 하기로 했거든요~ ㅋㅋㅋ
저는 산사랑에 가입한 후로 처음입니다.
산행대장님은 짐을 풀어놓고 후미를 맞으러 다시 올라오셨네요. ^^~ 여유로운 모습 좋아요!
다 내려오니 아이젠은 흙투성이가 됐습니다. 그러고보니 지금 산행기를 쓰고 있는 이 시각,
제 가방 속에는 아이젠이 흙투성이인 채 그대로 있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지난 선자령 산행의 2차 이벤트 코스는 경포대 바다였고, 오늘 이벤트 코스는 온천탕입니다.
아무리 친하다고는 해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는 참 어색한
일입니다. 여기서 산사랑은 가족이나 마찬가지라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어색하긴 뭐가? ... 괜찮아!!! ~~~ 좋아~~~ 아주 좋아~~~ ♬
한 시간의 온천욕 덕분에 피부는 뽀얗게 몸은 가뿐하게 ~ 그리고 또 하나! 삼겹살 파티까지!
금상첨화라는 말을 이럴 때 사용하는가봅니다. 하하하!
돌아오는 차 안에서 노벨의 거짓 사망보도 일화를 통해 역사 지식도 알려주시고,
"여러분~~~ 박카스 아줌마(?)가 우리 차에 타셨습니다." 로 또 한번 웃음보까지 빵 터지게
만들어주신 거북이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카스 아줌마! 고마워요~ 잘 마셨습니다^0^
다음 남한산성 시산제! 분당 산사랑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환상적인 하루 일기~분당산사랑 전속 기자님 덕분에 한번 더 되새깁니다.
멋진 하루였습니다! ^&^
싹수님 산행기 고맙습니다 다음 시산제
공지까지 해주시고 가족하고 즐거운
명절 보내시고 시산제때 뵙지요
봄처럼 따뜻한 날씨에 좋은 산행을 하고겹살파티 풀코스로 대접받고 온 산행입니다
온천이벤트에
명절 잘 보내시고 3월 시산제에 많은 분들 참석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