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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론 |
일반 중소기업 대출 |
방 법 |
납품계약서만 제출 |
매출채권·담보 등 필요 |
대출한도 |
연간 매출액의 50% |
연간 매출액의 25~33% |
대출금리 |
4%대 후반부터 |
6%대부터 |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더 나은 조건으로, 더 많은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고 은행은 각 기업의 납품이나 계약 상황을 그 때 그 때 파악할 수 있어 연체가능성이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대출자산이 되는 셈입니다.
현재 네트워크론을 판매하고 있는 19개 은행 가운데 기업은행의 위치는 독보적입니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대출실적 가운데 90% 이상을 기업은행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2004년 중순 네트워크론을 출시한 후 2004년 말까지 373개 대기업과 1,500여 중소기업이 서로 협약을 맺도록 주선해 총 2,008억원을 대출했습니다. 이어 2005년에는 7월 20일까지 대출 실적이 9,723억원(메디컬 네트워크론 포함)으로 대상기업은 구매기업 432개, 협력업체 3,947개로 증가했습니다.
기업은행은 이어 2005년 6월말에는 의·병원, 약국으로 확대한 ‘메디컬 네트워크론’을 출시해 틈새시장을 파고들었습니다.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된 약사, 의사들 역시 훌륭한 고객이 될 수 있다는 계산에서입니다.
2005년 7월말 기준으로 대출실적은 700억원으로 이 상품의 대출금리는 4.98%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2.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통해 中企 ‘옥석 가리기’ 자신
중소기업 대상 영업에서 대출자산의 확대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건전성 관리입니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기업은행은 오랜 노하우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른 은행보다 뛰어난 ‘옥석 가리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특히 2005년 초부터 ‘조기경보시스템’을 강화, 우량여신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정보축적량이 다른 은행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에 여신관리에 있어서도 비교적 정확한 평가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조기경보시스템은 여신거래 기업의 계량적 및 비계량적 정보를 일단 일괄 점검해 1차 분류한 뒤 총여신 3억원 미만의 기업은 분류결과를 심사자료로 활용하고 3억원 이상의 기업은 정상, 관찰, 주의, 경보 등 4분류로 나눕니다. 관찰과 주의는 2차 점검을 통해 다시 관찰, 주의, 경보로 분류한 뒤 사후관리를 진행합니다.
특히 당초 분기별 수기로 작성했던 요주의 여신 처리 방식을 2005년 초부터는 일별시스템을 통해 점검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정확성을 높였습니다. 아울러 영업점 지점장이나 여신담당자가 해당 업체를 직접 방문해 얻은 비계량적 정보도 평가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3. 경영·법률·세무 컨설팅 서비스 통해 측면 지원도 활발
기업은행은 우수제품을 개발했지만 자금이나 마케팅 능력이 부족해 양산이나 판매를 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위해 최근 우정사업본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조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위한 ‘투융자 복합 상품(Step-up Loan)’을 출시, 이들의 창업초기 금융비용 부담을 낮춰주고 자금조달을 돕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의 경우 창업초기 손익분기점 매출액에 도달할 때까지 이자부담이 크기 때문에 뿌리도 내리기 전에 부실화되기 쉽다는 점을 배려한 것입니다.
상품 뿐 아니라 중소기업을 위한 특화서비스를 통한 측면 지원도 다양합니다. 기업의 성장단계별 경영·법률·세무·PL(제조물 책임) 등 각종 컨설팅 서비스를 자체 개발해 제공하고 있으며 법률자문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은 중소기업을 위해 2004년 9월부터는 법률전문가 총 22명으로 구성된 ‘중소기업법률지원단’을 발족해 각종 법률 상담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앉아서 기업고객을 기다리던 시절도 지났습니다. 행장이 나서 발로 뛰는 마케팅을 솔선수범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실질적인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강 행장은 직접 각 도시를 순회하면서 경영자들과 만남을 갖고 있습니다.
2004년부터는 우수기능인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명장’을 선정해 포상하고 세계적으로 성장한 중소기업의 CEO를 대상으로 ‘중소기업인 명예의 전당’ 헌정 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중소기업인 기(氣) 살리기’에도 적극적입니다.
기업은행은 이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2004년 은행권 전체 중소기업 지원 금액 증가분 5조5,000억원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4조4,000억원을 지원했으며 2005년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체 은행이 지원한 금액 증가규모(6조7,000억원) 중 57%인 3조8,000억원을 기업은행이 담당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의 2005년 상반기 기업대출을 보면 대기업여신 비중이 0.2%pt 확대됐지만 중소기업 여신비중은 1.4%pt가 떨어졌습니다. 규모자체는 45조9,676억원으로 2004년말 42조4,169억원에 비해 많이 늘었지만 비중은 떨어져 관심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수평이동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또 중소기업 대출금리 수준이 은행 평균에 비해 높다는 점도 논란거리입니다. 2004년말 기준으로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6.97%, 2005년 6월말에는 6.64%입니다. 이는 다른 18개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 6.23%(2005년 6월말 기준)에 비해 0.31%pt 정도 높은 것입니다.
기업은행은 이에 대해 “운전자금이 많은 다른 은행과 달리 장기 시설자금 대출이 많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 수 있고 특히 90년대 말 고금리시대 때 장기대출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금리수준이 높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2005년 6월 신규 대출분의 경우 5.8% 정도로 더 낮다”고 반박했습니다.
IV. 종합금융사를 꿈꾼다
기업은행은 수익성 있는 탄탄한 우량은행이 되기 위해 비이자 부문 수익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 수익증권 판매, PEF 투자 등 고객접점과 사업기반을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금융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습니다. 기업은행은 보다 폭 넓은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당분간 제휴선 확보에 치중할 계획입니다.
1. 한국금융지주와의 제휴
기업고객 기반이 탄탄한 기업은행에게 투자은행(IB) 업무영역은 군침도는 시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업은행이 지난 2005년 3월 한국금융지주와 손을 잡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기업은행은 한국금융지주와 제휴를 맺고 IB업무, 증권연계계좌 제공, 외국환은행 업무, 수익증권 교차판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기업은행은 거래업체의 IPO, 유상증자, 회사채발행 수요에 대해 한국금융지주와 공동마케팅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한투증권의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의 환전 업무 처리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투자증권 등 계열사의 법인카드, 종업원카드를 유치, 카드회원수 증대와 카드수수료 수입 확보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증권연계계좌도 확대할 전망입니다. 기업은행은 1계좌를 개설할 때마다 6,000원의 수수료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의 교차판매를 통한 수수료수입도 기대됩니다.
2. 자산운용사 순항
2004년 말 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너럴자산운용과 손잡고 출범한 ‘기은SG자산운용’도 순항 중입니다. 소시에테제너럴의 우수한 상품포트폴리오와 운용기법을 기업은행의 채널과 결합시켜 고객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기은SG자산운용’은 2005년 6월말 현재 수탁고가 2조원을 넘어서는 등 영업이 호조를 띠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업은행은 소시에테제너럴과 제휴를 확대하는 것도 검토 중입니다.
3. 기업대상 보험 ‘틈새’ 통해 방카슈랑스 3위 굳히기
중소기업 전문은행이라는 특성을 십분 살려 방카슈랑스 시장의 틈새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2004년 수수료수입 기준으로 방카슈랑스 시장 3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기업들의 공장 및 시설에 대한 재산종합보험 가입이 은행권 전체의 40%를 차지했고 종업원연금보험 및 임직원 관련 보험 등 개인성 보험 실적은 시중은행 평균 대비 두 배 이상에 달했습니다. 중소기업금융 시장에서의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방카슈랑스 실적과 연결된 것입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전문은행으로서 거래 기업들과의 보험거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이 부문에서 여타 은행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면서 “앞으로도 보험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중소기업체에 다양한 리스크 헤지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이 부문 시장 확대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업은행은 재산종합보험 등 거래 중소기업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거래기업 종업원이나 임원들에 대한 세테크, 노후자금마련 차원의 보험상품 판매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4. PEF, 中企 특화 펀드 차별화 ‘자신’
PEF 시장에도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여타 펀드와는 투자 대상부터가 다릅니다. 중소기업 정보에 밝은 은행인 만큼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투자에 집중하기로 한 것입니다.
특히 16만 거래기업에 대한 풍부한 정보와 공고한 네트워크, 신용분석능력 등을 활용해 PEF를 ‘중소기업 전문 투자펀드’로 운용할 계획입니다. 워크아웃을 졸업한 대기업들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 있고, 따라서 높은 수익률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중소기업 전문 PEF는 기업은행이 활개를 칠 수 있는 블루오션인 셈입니다.
기업은행은 2005년 5월말 KTB네트워크와 함께 1,200억원 규모의 PEF를 출범했으며 현재 잠재 투자대상 10개 기업에 대한 검토를 마친 상태입니다. 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투자하는 만큼 기업은행이 경쟁력이 십분 발휘될 것이며 매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5. CB투자, 2008년 손익분기 예상
우량한 중소기업 고객의 확보가 금융대전의 성패를 가를 것은 자명합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CB(크레딧뷰로)를 찾는 금융기관의 발길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기업은행은 이미 중소기업 CB에 14.5%를 출자해 투자수익을 노리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CB인 한국 기업데이터는 2005년 초 설립됐으며,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국민, 하나,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출자했습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우량한 중소기업 여신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 취득이 관건”이라면서 “이에 따라 기업정보가 갖는 경제적 가치는 점차 중요해질 것이며, CB사업에서도 큰 수익이 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기업데이터는 2008년 경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후 수익이 실현되면 출자지분 만큼 배당 형태로 투자이익을 실현하게 될 전망입니다.
V. 국책은행인가 상업은행인가
기업은행은 이처럼 전방위에 걸쳐 영역을 확장, 수익을 극대화하고 은행권 경쟁에서도 승자가 되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은행의 변신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많습니다. 공공성 짙은 국책은행이 지나치게 수익만 좇고 있다는 지적과 여론이 만만치 않은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기업은행의 궁극적인 귀착점을 중소기업 금융에 강점을 둔, 민영화된 일반은행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소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색깔을 당장 탈색하기에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1. 우려+반감
최근까지 은행간 전쟁의 최대 격전지는 가계금융 부문이었습니다. 가계금융 확대는 기업은행이라해서 예외가 아닙니다. 기업은행의 공격적인 영역확장에 시중은행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일각에선 ‘이것저것 일 벌리다가 사고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2005년 상반기 기업은행의 전체 여신 가운데 가계여신 비중은 1.2%pt 확대됐습니다. 7조3,370억원에서 8조7,137억원으로 19% 늘어났으며 시장점유율은 2.74%에서 3.14%로 0.4%pt 늘어났습니다. 2005년 상반기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이 14조1,000억원, 총 5.1% 늘어났고 2004년 한 해 동안 기업은행의 가계대출 시장점유율이 0.1%pt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증가세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졌습니다. 기업은행은 2005년 초부터 5.4~5.5%의 고정금리를 적용한 주택담보대출 상품(3~5년)을 내놓았습니다. 2004년 말부터 판매하던 고정금리 상품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시장금리 추세에 맞춰 금리도 소폭 인하했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주택담보대출 유치 경쟁에서 중소기업을 위해 설립된 ‘기업은행’이 뛰어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본업을 무시한 영업행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중소기업 대출비중이 줄어든데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리 수준이 은행권 평균에 비해 높은 것을 두고도 말들이 많았습니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비중은 지난 94년 93.3%에서 2005년 상반기 말 현재 83.2%로 10%pt 이상 떨어졌습니다.
더구나 중소기업 대출금리 수준은 은행권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2004년말 대출금리는 6.97%, 2005년 6월말은 6.64%입니다. 2004년말과 2005년 6월말 18개 은행의 중소기업 평균 대출금리 6.34% 및 6.23%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대출재원의 상당부분을 낮은 금리로 조달하면서 시중은행과 비슷하거나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현재 기업은행 대출재원의 15.69%가 재정기금, 차관 등 정부의 저리자금입니다. 4.41%는 차관 및 외환으로 정부보증을 받아 저금리로 조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총 18개 은행에 지원되는 한국은행의 총액한도 대출 9조4,000억원 가운데 14%를 기업은행이 받고 있습니다. 총액한도대출금리는 2% 정도로 예금, 금융채 등과 함께 금융자금으로 분류됩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경우 워낙 대출규모가 많은 데다 운전자금이 많은 다른 은행과 달리 장기 시설자금 대출이 많기 때문에 금리수준이 다소 높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하지만 2005년 6월 신규대출분의 경우 5.8% 정도로 낮은 수준으로 제공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 궁극적으로 단계적 민영화 길 걸어야
국책은행으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다 누리면서 상업은행들의 영역을 침해하면서 수익기반을 넓히려는 기업은행의 시도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세간의 지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고유의 존재의미는 사라지고 있는 것인가. 기업은행 변신의 귀착점은 결국 어디여야 하는가.
전문가들은 기업은행의 위상과 역할을 ‘국책은행, 정책금융 지원기관’으로 다시 한정짓기에는 너무 많은 이정표를 지나쳤다고 입을 모습니다. 최근 기업은행 장기발전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았던 한국금융연구원의
손 위원은 “기업은행의 자금조달에서 정부재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순수한 국책은행으로서 자금조달구조는 이미 상실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손 위원은 “기업은행은 당초 민영화로 방향이 잡혔었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그 일정에 차질이 온 것”이라면서 “지금 시점에서 기업은행의 역할을 다시 ‘정책금융기관’으로 한정지어 회귀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손 위원은 다만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설립취지를 일시에 부인할 경제적·정치적 여건도 아닌 만큼 기업은행의 민영화 방식은 단계를 밟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엿습니다.
정부 입장도 기업은행을 서둘러 민영화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재경부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완전민영화는 중장기 검토 과제”라고 전제한 뒤 “국책은행으로서 기업은행 무용론을 꺼내기에는 중소기업 금융의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손 위원은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금융을 일정 수준으로 꾸준하게 유지한다는 신뢰가 쌓인다면 ‘기업은행’ 무용론이 나올 법하지만 중소기업 금융에 시중은행이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 놓은 지도 얼마 안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직은 기업은행이 아니면 금융지원을 받을 수 없는 중소기업들이 많다면서 이 가운데는 성장잠재력을 갖춘 중소기업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손 위원은 “혁신 중소기업의 발굴과 육성을 위해서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기업은행의 역할이 당분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분명 국책은행이라는 꼬리표는 기업은행에 ‘울타리’임과 동시에 ‘족쇄’입니다. 물론 국책은행이라는 울타리에 안주하기에는 주변 금융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과감하게 새로운 일을 벌리기에는 국책은행이라는 족쇄가 부담인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 금융연구원의 손 위원은 “중소기업 금융이 더 이상 기업은행의 전유물도 아닌 상황에서 (기업은행은) 변화하는 금융환경과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습니다.
손 위원은 “(기업은행) 내부적으로도 정체성의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현 시점에서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금융에 강점을 두되,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가계금융과 종합금융으로 영역을 넓혀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습니다.
기업은행에 몸담았던 금융권 한 관계자는 “20년 후에도 기업은행이 존재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은 결국 기업은행 임직원과 정책당국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국책은행으로서 누릴 수 있는 지위를 일정 부분 포기하면서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자유로움을 누리게 됐을 때 그 때 주어지는 ‘자유’가 기업은행 임직원에게 공포로 다가서지 않도록 내부 역량을 쌓는 길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