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상습 건보료 체납자 900여명 이름·주소 건보홈페이지에 공개 "명단 공개 체납자 진료비 전액 본인 부담 검토"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보유한 토지와 건물 가격이 재산과표상으로만 225억6천529만원에 달하는 자영업자 P씨(50세)는 2008년 7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무려 7천377만원의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았다.
변호사 K씨(55)도 2002년 12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60개월동안 7천869만원의 건강보험료가 밀린 상태이다. 연간 2천251만원의 종합소득에 3,000㏄, 2,500㏄ 자동차를 소유하고 대전 서구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며 월급여 710만원을 받는 등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보험료 완납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의사 Y씨(56) 역시 2007년 4월부터 9월까지 건강보험료 3천69만원을 체납했다. 그는 현재 안산소재 병원에서 월급여로 590만원을 받고 3,000㏄, 2,500㏄ 자동차 두 대를 굴리고 있다.
서울 마포구 소재 법인 R건설은 종로구 소재 건물 등 여러 건의 부동산을 갖고 있음에도 밀린 1억3천여만원의 건보료를 외면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처럼 상습적으로 고액의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은 체납자의 인적 사항을 25일부터 홈페이지(www.nhis.or.kr)에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당초 공단은 993명(개인 345명·법인 648명)의 명단을 게재할 예정이었으나, 공개 계획이 알려지자 뒤늦게 건보료를 납부하는 사람이 늘면서 실제로 명단에 포함되는 체납자는 줄어들 전망이다.
공단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2천500만원이 넘는 보험료가 밀린 연예인 A씨를 포함해 모두 10명(개인 7명·법인 3명)의 공개 예정 체납자가 인터넷 등을 통해 건보료를 냈다.
이번 공개 대상자는 체납 발생일로부터 2년이 지난 건강보험료, 연체료, 체납처분비(압류자산 처분 등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합쳐 1천만원이 넘는 경우이다. 공개 항목은 성명, 상호(법인 명칭), 나이, 주소, 체납 종류, 납부기한, 금액, 체납 상황 설명 등이다.
993명의 평균 체납액은 법인과 개인이 각각 약 2천900만원, 2천만원으로 집계됐다. 1억원 이상 체납자도 21명(개인 3명·법인 18명)이나 포함됐다.
공단은 지난 2월 15일 1차 보험료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통해 공개 예정 대상자를 선정했고, 이들에게 사전 안내문을 보내 6개월 이상 소명 기회를 줬다. 이후 체납자의 사정과 재산상태·소득수준·미성년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지난 10일 열린 재심의에서 최종적으로 공개할 체납자를 확정했다.
공단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체납자 뿐 아니라, 공개 대상에서 빠진 체납자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징수에 나설 것"이라며 "공개 대상 체납자의 경우 병원을 이용할 때 진료비를 전액 본인에게 부담시키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