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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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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연구재단 총서 학술명저번역 590 철학 I
칼 야스퍼스 지음|이진오, 최양석 옮김|2017. 11. 20 발행| 672쪽|32,000원
ISBN 978-89-5733-504-8 94160 ISBN 978-89-5733-214-6 (세트)
분야: 국내 도서>인문>철학>서양철학일반>독일/오스트리아 |
과학기술 시대에 인간의 고유성과 초월성을 수호한
실존철학의 대장정
야스퍼스는 하이데거와 더불어 독일 실존철학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는 대표적 철학자이다. 실존철학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한 철학자가 바로 야스퍼스이고, 하이데거에 결코 뒤지지 않는 철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철학계의 연구는 지나치게 하이데거 철학에 편향되어 있는 상황이다. 야스퍼스는 1913년 『정신병리학총론』을 출판한 이후 56년 동안 철학, 정신의학, 사회학, 국제정치학, 예술, 문학, 교육, 신학 등의 발전에 기여한 광범위하고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저서들과 논문들을 의욕적으로 저술했다. 야스퍼스 철학이 실제로 지니는 영향력에 비해 한국 철학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지나치게 평가절하되어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그의 학문적 업적은 정치철학, 사회철학, 철학교육 등은 물론 특히 철학상담, 정신병리학, 실존분석적 정신요법 등의 분야에서 새롭게 논의되고 있는 핵심적인 문제들을 선구적으로 연구한 것에 있다. 그런데 현재 국내에 번역되어 있는 야스퍼스의 저서들은 그의 철학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주저들인 『철학 I, II, III』(1931), 『세계관의 심리학』(1919), 『진리에 관하여』(1948) 등을 제외한 저작들이라는 점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철학 I, II, III』은 전 3권으로서 야스퍼스 저서 중 야스퍼스 철학과 실존철학의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방대한 저작이고, 이 책이 번역됨으로써 야스퍼스 철학에 대한 보다 심층적이고 정확한 이해를 위해 매우 중요한 학문적 기초를 마련해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야스퍼스 철학에서 지금껏 소개되지 않아 미진했던 부분들을 충족시켜 줌으로써 학문적 균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철학』은 전 3권인데, 제1권은 철학적 세계정위, 제2권은 실존해명 그리고 제3권은 형이상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철학』은 세계, 실존, 초월자라는 세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철학』 1권에서 야스퍼스는 과학에 있어서 절대적 확실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과학은 실제로는 경험적으로 증명 불가능한 가정들에 의존하고 있으며, 과학을 이끄는 탐구 방법들은 완전한 세계상을 구축하는 데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의 과학적이고 자연주의적인 세계인식을 가지고서는 인간의 현존을 포괄하는 전체에 대한 이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활동의 한계를 규명하며 나아가 정치, 문화, 종교적 영역에 있어서의 모든 절대화의 시도를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제1권 철학적 세계정위의 목표이다.
『철학』 1권과의 연속성을 가지고 전개되는 『철학』 2권은 『세계관의 심리학』에서 적용했던 심리학적 방법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성하면서 새로운 차원의 철학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저서에서 야스퍼스는 철학의 근본 문제가 무엇인지, 현존에서 본래적인 자기존재, 즉 실존으로 나아가는 사유의 방법적인 전개가 무엇인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2권은 인간 삶의 실존적 조건, 실존적 상호소통을 주제로 ‘사랑하면서의 투쟁’을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심리학적 혹은 정신과학적 방법의 한계를 극복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분석하고 있어서 철학상담 분야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철학』 3권은 초월과 초월자의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여기서 야스퍼스는 경험적으로 파악 가능한 세계 내 존재자들이나 자기 자신의 존재인 구체적 실존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과 초월자 사이의 본질적 관계를 규명한다. 이러한 초월함을 통해 세계정위나 실존해명에서 다루었던 역사적 측면과 자기 고유의 존재에만 머무르지 않고, 내적인 행위와 좌절 속에서 초월자라는 본래적인 존재에 이르게 된다. 본래적인 존재에 이르는 과정은 실존의 암호해독의 과정인데 이 암호해독은 실존분석적 정신요법의 핵심인 의미정립과 연관된다.
『철학』 전 3권의 번역은 구체적인 삶에 닿아 있는 철학을 해야 한다는 철학의 본래적인 요구에 부응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철학상담과 상호문화 철학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해줄 수 있는 지적 원천을 분명히 한다는 점에서, 또 실존철학과 현대 유럽철학의 연구에 균형을 회복한다는 측면에서 꼭 필요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기대 효과
첫째, 학문적 측면에서는 국내 야스퍼스 철학 연구와 실존철학 및 현대 유럽철학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후속 연구를 자극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철학, 정치학, 사회학, 신학, 정신병리학 및 철학상담, 교육학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야스퍼스 철학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있는 탄탄한 초석이 비로소 마련될 것이다.
둘째, 사회적 기여의 측면에서는 자아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자기 확신과 삶의 의미를 깊이 있게 성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때 깊이 있게 삶을 향유할 수 있기 때문에 야스퍼스 철학을 통해 의미실현의 철학적 방법론이 제공된다면 사회적 기여를 기대할 수 있다. 야스퍼스는 스스로 삶과 철학을 일치시키며 살아간 철학자였고 나치 시대를 경험한 이후로는 나치를 허용한 독일 국민의 정치적 책임 문제, 통일 문제 등 당대의 현실 문제를 철학적 지평에서 분석, 조망하였다. 독일의 상황을 고찰한 야스퍼스의 철학을 살펴봄으로써 지금 우리의 현실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이 책은 철학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철학이 세계와 인간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과학주의와 맹목적 반이성주의의 독단에 맞서 매우 설득력 있는 논의를 전개시키고 있다. 철학함의 모델을 보여 주는 부분은 일반인들을 위한 철학 교육에 활용될 수 있고, 야스퍼스의 실존분석적 논의를 필요로 하는 철학상담이나 상호문화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독자적으로 자신들의 연구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초 자료로도 제공될 수 있다.
지은이: 칼 야스퍼스 (Karl Jaspers, 1883~1969)
야스퍼스는 ‘실존철학’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하고 ‘실존철학’을 제목으로 하는 책을 최초로 쓴 독일의 철학자이다. 실존철학은 물론 심리학, 정신의학, 정치철학, 세계철학사 등에 대한 열정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여러 저작을 남겼다. 그가 28세에 쓴 『정신병리학총론』은 아직까지도 정신병리학의 교과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의학을 먼저 전공하고 심리학, 철학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해온 독특한 이력은 그가 철학을 하기 위해 일부러 선택한 과정이었다. 야스퍼스 스스로 의학과 자연과학을 섭렵한 자신에게서는 철학이 살아 숨 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이력 덕분에 야스퍼스는 과학자들에게는 철학자로 여겨지고 철학자들에게는 과학자로 여겨지는 곤란함을 겪었다. 야스퍼스가 보기에 철학자들은 실재를 너무 도외시했고 과학
자들은 사유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
야스퍼스의 평생의 화두는 독단에 빠지지 않는 참다운 철학이었다. 야스퍼스는 나치 시절에 부인 거트루드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강제로 휴직을 해야 했을 때 한 마지막 강의에서 “우리의 강의는 중단되지만 철학함의 자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라고 말해 그치지 않는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야스퍼스의 태도는 나치 통치가 종식된 후 독일에서 대중적 인기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위스 바젤로 이주하게 된 이유에서도 엿볼 수 있다. 대중들이 자신을 좋아하면서도 자신의 사상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한 야스퍼스에게 대중의 인기는 “우정 어린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참답지 못한 것이어서 유해한” 것이었다. 야스퍼스는 나치 시절을 지나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죄책이며 인간은 누구나 어떻게 통치되는지에 대해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바젤에서 야스퍼스는 헛된 명성에서 벗어나 인기와는 무관한 자기 자신의 고유한 삶을 살았다.
태어날 때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고 평생토록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며 살았던 야스퍼스는 그 덕분에 오히려 삶이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았다고 한다. 야스퍼스는 어디에서나 소박함을 유지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러고는 생전에 매입해 두었던 조국 독일을 바라볼 수 있는 묘역에 묻혔다. 야스퍼스는 평생 스스로 ‘다르게는 될 수 없는 자기 자신의 존재’라 묘사했던 그 자기 자신으로 살았다.
주요 저서로 『정신병리학총론』(1913), 『세계관의 심리학』(1919), 『현대의 정신적 상황』(1931), 『철학 I, II, III』(1932), 『이성과 실존』(1935), 『실존철학』(1938), 『죄책론』(1946), 『진리에 관하여』(1947), 『철학적 신앙』(1948), 『역사의 기원과 목표』(1949), 『원자탄과 인류의 미래』(1958), 『계시에 직면한 철학적 신앙』(1962)이 있다.
옮긴이:
이진오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1988),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1996)를 마친 후 독일 튀빙겐 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2004)를 받았다. 그 후 명지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등에 출강하였으며, 서강대학교 철학연구소 상임연구원과 경희대학교 철학과 연구박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중핵교과 교수이다. 저서로는 『야스퍼스와 사유의 거인들』(2010), 『철학수업』(2011, 강순전·이진오), 『삐뚤빼뚤 생각해도 괜찮아』(2014, 공저), 『세상을 바꾼 철학자들』(2015, 공저), 『고등학교 철학』(2017, 공저)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 『니체와 기독교』(2006)가 있다. 대표 논문은 「야스퍼스에 있어서 정신병리학과 현상학」(2006), 「칸트에 있어서 지식과 믿음의 갈등」(2006), 「철학상담 교과과정 연구」(2010), 「이상정신 및 행동에 대한 현존재 분석적 이해 1, 2」(2013), 「야스퍼스 정신병리학 총론과 현상학 논쟁」(2016) 등이 있다.
최양석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1979),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1982)를 마친 후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1992)를 받았다. 그 후 연세대와 홍익대 등에 출강하였다. 저서로는 『동서사상의 만남』(2007), 『야스퍼스와 사유의 거인들』(2010)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플로티누스의 파르메니데스 해석」, 「그리스 사회의 폭력 이해: 플라톤을 중심으로」, 「실존주의의 윤리학」, 「야스퍼스의 초월자의 암호」, 「천부경과 야스퍼스의 암호해독」 등이 있다.
차례
『철학 I』 역자 서문
머리말
『철학』(1931)에 대한 나의 후기(1955)
서론
우리의 상황에서 출발하는 철학함
제1절 존재 탐구
일반적이고 형식적인 존재개념
―객관존재, 자기존재, 즉자존재
의식분석으로서 현존분석의 과제
실존을 부각시킴
존재
제2절 가능적 실존에 근거한 철학함
실존을 향해 가기
철학함의 분류
제3절 초월함의 방식이라는 분류원칙
초월함 일반
세계정위, 실존조명 그리고 형이상학에서의 초월함
제4절 철학함의 영역에 대한 조망
철학 I : 철학적 세계정위
제1장 세계
주체적 현존과 객체적 현실로서의 세계
주어진 것으로서의 세계와 산출된 것으로서의 세계
세계전체와 세계상
세계와 초월자
제2장 세계정위의 한계들
강제적인 것의 상대성
극복되지 않는 무한성
세계상 통일의 성취불가능성
세계 내 합목적적 행위의 한계
과학의 의미
세계를 초월함
제3장 과학의 체계학
과학의 근원적 구분
현실성 구분의 원리
정신의 영역
현실 과학의 분류
과학의 순위
지식은 자신의 역사에서 스스로를 이해한다
제4장 자기 폐쇄적 세계정위(실증주의와 관념론)
실증주의
실증주의에 대한 비판
관념론
실증주의와 관념론의 대결
실증주의와 관념론의 공통성
실증주의와 관념론의 한계
실존주의와 관념론의 철학적 가치
제5장 철학의 근원
세계관
신앙과 불신앙
정신적 현존 영역의 일자와 다수성
제6장 철학의 현존 형식
현존에 있어서의 실존에 상황 필연적인 철학의 성격
철학과 체계
철학과 그 역사
제7장 종교, 과학 및 예술에 대한 철학의 자기 식별
철학과 종교
철학과 과학
철학과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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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야스퍼스 철학에 대한 교수님의 사랑이 또 하나의 열매를 맺었네요. 축하 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엄청난 작업을 해내셨네요 존경스럽습니다
드디어 출판 되었군요. 얼마나 애쓰셨을까요. 축하드립니다.
대작이 탄생했습니다! 야스퍼스가 재조명 받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노고와 열정이 결실을 맺은 것에 대해 축하와 존경을 올려드립니다-윤휘종-
과찬의 말씀들이십니다. 아무튼 그동안 야스퍼스가 한국에서 "쉽고 평범한 철학자"로 알려진 것은 그이 주저가 너무 어렵고 깊어서 번역되질 못했고 대중적인 강연위주로 번역되서 입니다. 어렵지만 진지한 철학을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