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습니다.
춥지도 않고 산행하기는 딱 좋은 날씨입니다.
한차 가득으로 산성길을 넘었습니다.
오늘따라 비탈길이 버겁게 다가옵니다.
터널을 지나 확장공사로 복잡한 길을 지났습니다.
메타쉐콰이어 잎들이 길을 뒤덮었습니다.
차가 지나갈라치면 바리바리 일어나 길을 잡아챕니다.
아,
가을이 갔습니다.
조금은 이른 시간일까요
서너대의 차량만이 주차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우린 맛나게 삶아온 고구마에 커피 한잔씩 서서 먹었습니다.
그리고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소나무 사이사이로 만들어 논 나무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숲속에서 느끼는 도회적인 정취입니다.
자연속의 인공미를 느끼며 걸었습니다.
산 하나를 돌았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자연속의 숲길을 걸었습니다.
낙엽의 바스락거림이 귀 간지럽게 귀청에 속삭입니다.
'아프지 않게 사뿐이 즈려 밟고 가시 옵소서'라고
귀 간지러운 그 속삭임에 휘청거렸습니다.
아, 겨울이 오고야 말았구나
숲길을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우린 졸졸졸 흐르는 실개천을 따라 걸었습니다.
그 옆으로 쭈욱쭈욱 뻗어 있는 메타쉐콰이어 터널길을 걸었습니다.
중국 중부 지방이 원산지이며 물을 좋아해 수송이라고도 불리운다는
메타쉐콰이어,
차라리 수송이라 부르라했습니다.
그게 더 쉽고 유식해 보인다 했습니다.
그렇게 수다를 떨며 내려 왔습니다.
뒤에 낙오자가 생기는 줄도 모르고 말입니다.
호숫가 수송의 자태가 너무나 탐나 사진속에 가두려 했습니다.
그때서야 낙오자가 생긴줄 알았습니다.
전화를 하고 나서야 길을 잃었다는것을 알았습니다.
식물원에 들어서니 천사의 나팔 향기가 진동을 합니다.
여긴 봄입니다.
푸르디 푸른 옷들로 차려입고 꽃으로 분단장을 하고
나비들을 유혹합니다.
그곳은 나비들의 천국입니다.
그 속에서 쉬었습니다.
그때서야 낙오자들이 창밖으로 보입니다.
시원한 메기 매운탕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소주 한잔씩 부어 '위하여'를 외쳤습니다.
식당을 나서니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아,
오늘도 행복한 산행을 했습니다.
오송을 거쳐 용암동까지 집집으로 모셔다 드리고
다시 산성길을 넘었습니다.
배추를 준다 했습니다.
그럼에 비가 옴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갔습니다.
그리고 빗속에 배추를 잘라 차에 실고 왔습니다.
아,
집에 오니 밤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이렇게 보냈습니다.
사람들이 있어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있어 즐거웠습니다.
사람들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2014. 11. 22 카페지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