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정토선 염불에 한참 재미가 들리고 있었는데, 모시고 계신 어머님이 한밤중에 화장실에 가시다가 넘어져 고관절이 부러져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2주 동안 어머님 수발하느라 정신이 없어 그만 ’아미타불‘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자성염불이 된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렇게 밖에서 들리던 ’아미타불‘이 내 몸 안에서 들리게 되고, 그것이 오래되면 어떤 경우라도 놓치지 않고 염불이 계속 들리는 자성염불이 된다는데, 그 때의 좋은 끈을 놓치고 처음 같은 열정이 식어 아쉽기 그지없다.
그러나 일심으로 하지는 않지만 염불은 계속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렇게 1년이 지난 2007년 선용 스님이 주관하시는 6박 7일 정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용기를 내어 참석하였다. 당시 나는 6년 동안 앓아온 등뼈가 옆으로 활처럼 굽는 측만증 때문에 무척 움직이기가 힘들어 법당에 가서 제대로 절하기도 굉장히 힘들었다. 다른 신도들이 10번 절할 때 겨우 한 번쯤 할까 말까 했는데 기도 마지막 날 새벽 2시까지 철야정진을 할 때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체험을 하고나서부터 부처님 앞에 나름대로 바닥에 손을 짚지 않고 절할 수가 있어 놀라웠다. 첫날 다리도 펴지 못했는데, 화요일엔 앉아서 무릎에 두 손을 올리고 염불하면 손바닥에 뜨거운 기운이 들어와 마치 살을 태우는 것 같았고, 수요일에는 옆으로 드러누워 있는데 허공에서 얼음물처럼 등뼈로 찬 물방울이 떨어졌다. 마지막 날 철야를 할 때는 한 밤중부터 통증을 느끼게끔 따다닥 3방, 딱 1방, 이런식으로 5방, 2방, 4방 이렇게 두서없이 2시간 정도 60회 이상 새벽 2시까지 엄지발가락을 통해 전기가 흐르듯 온몸을 뚫어주어 합장을 하고 손을 짚지 않고도 일어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철야정진을 마치고 돌아올 때 전주에 사는 혜관 거사 승용차로 돌아오는 도중 10분쯤 지나 운전석과 옆 좌석 중간부분 앞 윈도우에서 선용스님이 도반들에게 들려주시던 목탁염불 소리가 들렸다. 뜻밖에 아무 것도 없는 공간에서 들리는 염불소리에 나와 혜관 거사는 참으로 정중한 마음으로 조용히 염불을 들으면서 전주역에 도착하였다. 충청북도 음성에서 전주에 이를 때까지 끊이지 않고 염불을 들은 것이다.
다시 희망이 생겨 염불을 챙기기 시작했고, 다음해인 2008년 8월 18~24일 1주간의 정토선 여름 정진수행에 참석하였다. 이번에는 반드시 자성염불을 이루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어찌 된 것인가? 열심히 해서 끝장을 보겠다는 결심만큼이나 공부가 되지 않았다.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지고 완전히 정토선을 시작하기 전 상태로 돌아가 버린 것처럼 절망상태에 들어갔다. 수련회 동안은 묵언이었지만 혼자서 감당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선용 스님을 면담하고 상황을 솔직히 말씀드렸다.
“마장이 낀 것입니다. 더욱 더 열심히 염불하면 마장을 벗어날 것입니다.”
이 때 나는 내 업장이 얼마나 두터운지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힘을 내서 염불을 시작했고 마지막에 가서야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염불을 하면 업이 사라진다는 소리를 여러 책에서 많이 읽었다. 그리고 업이 사라져야 수행도 깊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도 설득력 있게 들렸다. 그런데 나는 자성염불이 안 된다고 다급한 마음을 가지고 그냥 밀어붙이기만 한 것이다. 그 뒤로 욕심 부리지 않고 염불을 할 수 있는 데까지, 내 근기만큼 꾸준히 계속하였다. 그러자 2009년부터는 내 업장이 하나 둘 벗어지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2010년부터는 업장이 무너지는 것을 꿈을 통해서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절에서 일을 하면서 욕탕에서 목욕을 하는데 수없이 많은 노란 벌레들이 내 몸에서 빠져 나가 흘러가고, 몸속에서 구더기를 빼내는 꿈을 연일 꾸더니, 사흘째 되는 날에는 거울을 보니 마치 보디빌딩을 하는 것처럼 건장하고 잘생긴 내 얼굴을 볼 수 있었고, 나흘째는 두암동 성광사를 가는데 새 길을 닦아 뻥 뚫린 길을 가는 꿈을 꾸었다.
이처럼 업장이 무너지면서 몸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2011년 벌침을 맞으면서 정확한 자리를 찾기 위해 등뼈 X-ray를 찍어보니 놀랍게도 딱 붙어버렸던 허리뼈 4~5번 사이가 크게 벌어져 있었다. 그 뒤 3개월간 쑥뜸을 하고 나서 이제는 건강에 자신을 가질 만큼 크게 좋아졌다. 그 동안 날곡식 가루를 먹고, 발목 펌푸를 하고, 벌침을 맞고, 쑥뜸을 뜨는 여러 가지 노력도 했지만 내가 병이 나은 것은 염불을 통해 업장을 녹인 공덕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으며, 정토선 염불을 하도록 기회를 주신 관정 스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 동안 여러 번 염불을 중단하는 사태가 있었지만 늘 처음 관정 스님 염불을 듣고 마정수기를 받았을 때의 내면의 기를 느끼며 염불심을 되살렸고, 그 결과 업장이 많이 소멸돼 건강을 되찾았다. 나는 아직 자성염불이 되지 않고 있지만 지금도 하루 한 번씩 원각사에 나가서 정토선 염불을 하고 있다. 8년 전 관정 스님이 주신 기운을 가지고 앞으로 나갈 뿐이다. 이제는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서두르지 않고 정토선을 열심히 하여 자성염불을 이루는 것이 다음 목표이다.
4) 95살 노모의 자성염불
끝으로 관정 스님의 정토선과 관련하여 꼭 이야기해야 할 것이 있다. 2012년 현재 95살인 어머님께서는 자성염불을 하고 계신다. 89세 때인 2006년 8월 말일 고관절 골절이 있은 뒤 지금까지 서지를 못하시고 앉아서 움직이는 상태이다. 다치시기 전에는 날마다 절에서 사셨는데 그 뒤부터는 절에 가실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오로지 집에서 염불에만 정진할 수밖에 없었고, 자나 깨나 날만 새면 그저 염불 테이프만 틀고 염불을 하셨다.
원래 절에 다니시며 ’믿고, 놓고, 놔라!‘는 관법만 가지고 열심히 수행하셨는데, 절에 가시지 못하고 염불을 하기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난감해 하셨다. 그러나 정토선 염불 카세트를 틀고 열심히 하셨는데, 이렇게 정토선에 입문하신지 1년 반 만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아파트로 올라다니는 엘리베이터 움직이는 소리가 염불 소리로 들린 것이다. 아들인 내가 듣기에는 분명히 엘리베이터 움직이는 소리인데 어머님께서는 염불 소리로 들리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반년쯤 지난 어느 날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늘의 별을 딴다는 것이 이걸 두고 말하는 것 같다. 이젠 아무 것도 필요 없다. 오직 이것, 염불뿐이다.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염불이 가슴팍 속에서 저절로 나오니 얼마나 기쁜 일이냐! 내면이 열려 있으면 24시간 내내 끊이지 않고 돌아간다.”
자성염불을 확신하신 것이다. 아들인 나 역시 부럽다. 어머니는 내가 게으를 때 다시 정신을 차리게 해 주시는 채찍이고, 자성염불이 안 되어 실망할 때 모범이 되고 등불이 되어 주시는 희망이다.
나무아미타불. 2012년 세밑
햇빛 고을에서 성수
나모아미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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