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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11월 3일, 우리은행 대 신한은행의 개막전으로 시작된 우리은행 2018-19 여자프로농구! 그리고 이어서 3월 21일부터 시작된 WKBL 챔피언결정 시리즈! 1~2차전을 모두 가져가며 KB가 통합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습니다(1차전 97대75, 2차전 73대51).
그리고 마지막 3차전! 3월 25일(월), 용인으로 자리를 옮긴 KB스타즈와 삼성생명 두 팀의 파이널 매치를 리뷰해봅니다. 우승팀이 결정될 경기였기에 TV 생중계로 함께했지만, 이제야 기록을 남기네요. 미리 KB스타즈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축하하며! 역사적인 경기의 리뷰에 들어갑니다.
양팀 스타팅라인업 소개
■ 오늘의 경기 리뷰
이날 경기를 지켜보기에 앞서, 23일에 있었던 챔피언결정 2차전 리뷰를 먼저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3차전 결과까지 다 나오고 나서 2차전 리뷰를 쓰면, 글의 여러 논점들이 꼬이고 아무래도 흔들릴 수밖에 없으니까요.
[관련] [18-19 여자농구] 3월 23일, 챔피언결정전 2차전 리뷰 http://cafe.daum.net/prettyballstars/FiuK/216
2차전 리뷰를 겨우 정리하고 TV를 켜니, 전반전이 37대32로 종료된 시점입니다. 홈팀 삼성생명이 리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KB박지수 선수의 득점으로 시작된 3쿼터. 삼성생명은 김한별 선수의 미들슛으로 1분 43초만에야 이번 쿼터 득점을 신고했습니다(39대34).
후반전을 계속 지켜본 바로는 '지난 2차전과 비슷한 흐름이라는 느낌!' 배혜윤 선수가 2분여만에 4번째 파울을 기록하고, 2분 50초가 지난 시점에서는 삼성생명 외국인선수 하킨스도 4파울을 달성(?)했습니다. 상대적으로 KB는 꾸준하게 자유투를 적립했죠. 그리고 삼성생명 골밑에서 쉽게쉽게 득점이 이어졌지만, 사실 점수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삼성생명 선수들이 잘 버틴거죠.
하지만 쿼터 종료 3분 43초 남은 시점, 앞선 김한별 선수의 테크니컬파울로 인한 쏜튼의 자유투. 그리고 이어진 3점포로 드디어 역전된 오늘 경기입니다(47대48). '역시 쏜튼'은 신나기 시작했습니다. 2분 55초 남은 시점에서 특유의 골밑돌파로 득점을 올리던 장면은 아주 상징적이었고요(47대50 시점). (개인파울문제 때문에) 김한별 & 배혜윤 & 하킨스 모두 쏜튼을 적극적으로 막아세우지 못했습니다.
박지수 선수도 하킨스를 등진 채 삼성생명 골밑에서 쉬운 득점을 올리고(47대52), 마지막은 그녀의 버저비터 팁인! 이번 쿼터 양팀의 득점 15 대 24로, 52 대 56 역전하고 끝낸 KB스타즈가 우승에 정말 한 발 남겨두었습니다.
그래도 이번엔 삼성생명 선수들이 정말 호락호락하진 않았습니다. 4쿼터! 김한변 선수는 과감한 돌파로 3점 플레이를 완성하고(55대56), 27초 뒤 배혜윤 선수 득점으로 역전, 그리고 김한별 선수의 속공이 또 나오며 59 대 56을 만든 삼성생명입니다. 정말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는데, 이렇게 쉽게 무너질 순 없었습니다.
반면 KB스타즈는 박지수를 포함해 선수들이 기회를 계속 놓치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우승이 정말 코앞에 와있다보니 다들 마음이 급했을까요? 마음만 앞선 거겠죠? 하지만 쿼터 종료를 아직 6분 40여초나 남긴 시점에서, 드디어 우려했던 변수가 터져나왔습니다. 박지수 선수가 하킨스의 5반칙 퇴장을 유도해낸거죠.
이어서 강아정의 돌파 & 쏜튼의 컷-인 득점으로 점수는 59 대 60 재역전! 그리고 경기는 일정시간 1점차로 엎치락뒤치락 했습니다.
계속된 경기가 4분 정도를 남겨둔 시점. 삼성생명쪽에서는 공격전개 시 눈에 띄는 실책(패스미스 같은)이 3~4차례 나왔습니다. 반면 KB스타즈 쪽에서는 행운의 득점이 세 차례 있었습니다.
삼성생명 골밑에서 박지수 선수가 넘어졌으나, 이 공을 쏜튼 선수가 그대로 주워서 득점(61대64 시점), 또 강아정 선수가 던진 3점 에어볼이 엔드라인 밖으로 나가는 것을 심성영 선수가 건져냈고, 이 공이 그대로 골밑에 있던 쏜튼의 득점으로 연결되기도 했습니다(61대66). 삼성생명 박하나 선수가 회심의 일격으로 쏘아올린 3점슛을 인앤아웃! 들어갔다가 나오는데... KB는 또 염윤아 선수가 24초 공격제한시간에 쫓기며 던진 공을 쏜튼이 바로 공격리바운드해 득점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61대68 시점).
추격자 입장이었던 삼성생명 선수들은 참 허탈했을 겁니다. 본인들은 모든 힘을 쥐어짜내도 안되는데, 상대팀은 너무도 손쉽게 득점하는 것으로 보였을 겁니다. 비유하자면 '우승의 여신이 KB의 손을 들어준 느낌이랄까?' 승부는 이미 확정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다 쏜튼이네요)
[관련보도] [점프볼] [결정적순간] KB스타즈 V1 실현한 결정적 장면은?
https://sports.news.naver.com/basketball/news/read.nhn?oid=065&aid=0000179088
작전타임 후 다시 던져본 박하나 선수의 3점슛은 불발. 또 1분 27초 남은 시점에서 배혜윤 선수의 골밑에서 완벽했던 기회도 불발.
반면 KB스타즈쪽에서는 심성영 선수가 쏜튼에게 완벽한 패스로 기회를 만들어주고 61대70. 그리고 최종스코어 64대73!
■ 그 외 주요 Point!
KB스타즈의 5전6기 챔피언결정전에의 도전! 그리고 드디어 그 결실을 맺는 '창단 첫 통합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2017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박지수란 보물을 얻고, 그 길었던 우리은행 왕조를 끊어내고 값진 역사를 만들어냈습니다. 1963년에 팀 창단을 하고 56년이란 시간 이래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싶네요.
지난 11월 23일 KEB하나은행전을 시작으로 올시즌 KB스타즈가 치른 38경기(챔피언결정전 3경기 포함) 중 23경기를 리뷰로 남겼네요. 이 정도 열정이면 한 팀에 대해, 또 그 팀의 선수들에 대해 팬으로서 평가(비판)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은 되겠죠?
일단 박지수 선수! 정규시즌 전 경기 출장에 경기당 평균 13.06득점, 11.1 리바운드. 3.0 어시스트, 1.7개 블락슛 기록. 포스트시즌에서는 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경기당 25득점 12 리바운드를 기록해줬습니다. 비시즌동안 WNBA 도전으로 걱정과 우려가 많았는데, 한결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팀을 잘 이끌어줬습니다.
KB가 (정통센터가 아닌) 외국인선수 쏜튼(정규시즌 경기당 평균 20.69득점 9.5리바운드)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도 바로 '박지수가 있었기 때문'이고. 뭐, 공수에서 장점이 아주 많은 선수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박지수 선수의 수비력을 더 높이 평가합니다. 탑에 있는 상대팀 볼핸들러를 견재하러 3점라인 근처까지 적극적으로 나와주고(<=이거 상대팀 가드들 입장에서는 정말 무서울 겁니다. 박지수 선수가 골밑에만 있는게 아니라서), 디나이(deny) 수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리바운드와 블록슛 센스까지... 정말 보물입니다.
[관련보도] [국민일보] 샛별이 큰 별로… 여자농구 ‘박지수 시대’ 활짝
https://sports.news.naver.com/wkbl/news/read.nhn?oid=005&aid=0001184409
이미 앞선 글에서도 많이 썼지만, 염윤아 선수를 FA로 영입한 건 신의 한수였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이 고액연봉자에 대해 비판도 많이 했었는데... 매경기 정말 차분한 경기 운영과 함께 '득점에서도 해결사 면모를 뽐내며' 우승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심성영 선수는 정통 포인트가드도 아니고, 너무 공격성향이 짙은대다 승부처에서는 위태로운 느낌도 종종 주거든요. 반면 염윤아 선수는 정말 냉정하고 침착하죠.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강아정 선수의 공격부담도 많이 덜어줬다고 생각합니다(정규시즌 경기당 8.86득점, 3.5어시스트)
아울러 세 선수를 더 언급하고 싶어요.
먼저 제가 참 아끼는 '막냇동생 같은 느낌'의 김민정 선수. 이번 챔피언결정전 후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기사가 많이 나왔더라구요. 팬으로서도 어찌나 반갑던지. (아직 가다듬어야할 부분도 많지만) 매 플레이를 정말 최선을 다하는 선수입니다. 몸을 사리지 않고요.
지금까지 걸어온 올시즌의 활약상에 대해서는 아래 관련기사들을 참고하시고. 수고 많았어요, 김민정 선수.
[관련보도] [바스켓코리아] [KB V1] "임영희를 본받길"... KB V1 숨은 주역 김민정 향한 조언
https://sports.news.naver.com/wkbl/news/read.nhn?oid=351&aid=0000040648
[관련보도] [바스켓코리아] [KB V1] 박신자컵이 낳은 신데렐라 심성영-김민정, 마침내 우승으로 꽃 피우다 (19.03.27)
https://sports.news.naver.com/wkbl/news/read.nhn?oid=351&aid=0000040658
[관련보도] [ROOKIE] [W챔프전]⑤ KB스타즈 김민정, 유망주에서 핵심 식스맨으로 (19.03.25)
https://sports.news.naver.com/wkbl/news/read.nhn?oid=398&aid=0000025171
그리고 오늘 경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였죠? 경기 종료 53.3초를 남기고 교체로 코트를 밟은 정미란 선수 이야기입니다.
'경기 마지막 시간 즈음에 예우를 다해 교체투입해주는 장면'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때도 그렇고. KB스타즈 팀과 동료들이 정미란 선수를 아끼는 마음이 참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아래 보도들로 그 자세한 사연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도 WKBL에 다시 집중한 지가 5~6년밖에 안되다 보니, 이런 굴곡진 인생길이 있었는 줄 몰랐네요.
[관련보도] [노컷뉴스] "큰 감동이었다" KB 정미란-박지수의 아름다운 교체 (19.03.26)
https://sports.news.naver.com/wkbl/news/read.nhn?oid=079&aid=0003208485
[관련보도] [동아일보] 암 이긴 정미란 “우승코트서 농구인생 마무리”
https://sports.news.naver.com/wkbl/news/read.nhn?oid=020&aid=0003206900
아무래도 정미란 선수는 곧 은퇴를 선언하려나 봅니다. 긴 시간동안 우리 팬들과 함께해줘서 고맙습니다. 축복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아정 선수. 올시즌 부상으로 많이 힘든 시즌이었습니다. 해피엔딩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득점력이 많은 아쉬움으로 남고요. 오프시즌동안 완쾌해서, 더 밝은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랍니다.
[관련보도] [스포츠동아] 쏜튼·염윤아 영입과 박지수의 성장까지 더해진 막강 KB스타즈 (19.03.26)
https://sports.news.naver.com/wkbl/news/read.nhn?oid=382&aid=0000718950
아무래도 모든 스포츠가 '승자' 위주가 될 수밖에 없다보니, 우승팀 KB스타즈 위주로 많이 썼네요. 글이 너무 길어져서, 삼성생명팀에 대해서는 짧게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3월 9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끝내고, 14일부터 바로 플레이오프 3경기를 치뤘습니다. 2위팀 우리은행에 리버스 스윕을 달성하고, 21일부터 또 챔피언결정전을 치뤘죠. 14일부터 12일동안 총 6경기 일정이었습니다. 매경기 피를 말리는 전쟁이었고요.
체력적인 부담은 어쩔 수 없었던 최대약점이 되었고, 매 경기 플레이가 거듭될 수록 그 고통은 더 컸을 겁니다.
그래도 오늘 경기만 해도 경기 종료 23.8초 전에 쏘아올린 김한별 선수의 3점포는 감동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드라마였고요.
김한별 선수(정규시즌 32경기당 평균 12.84득점, 9.1 리바운드)는 올시즌을 거쳐 확실히 리그 탑플레이어로 성장한 모습이고. 배혜윤 선수도 어마무시한(?) 활약이었습니다(경기당 12.38점, 5.6 리바운드 4 어시스트). 다소 부침은 있었지만 박하나 선수는 득점 5위(경기당 15.09득점)에 오르기도 했고요. 다음 시즌 더 성장할 이주연 선수도 더 기대됩니다.
아래 기사처럼 '외국인선수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것'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동의합니다만. 사실 엘리사 토마스가 뛸 때보다는 확실히 국내선수들 비중이 커진 삼성생명이긴 하죠. 하지만 역설적으로 카리스마 펜이나 하킨스가 좀 더 분발해줬더라면 어땠을까? 좀 더 쉬운 시즌이 되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쨌든 참 긍정적인 팀 운영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삼성생명도 응원합니다. 한 시즌동안 정말 수고들 많았습니다.
[관련보도] [스포츠동아] ‘선전’ 삼성생명의 최대 성과는 외국인선수 의존증 탈피
https://sports.news.naver.com/wkbl/news/read.nhn?oid=382&aid=0000719140
어쩌다보니 여자농구도, 배구도 다 마무리 되었습니다. 4월이 코앞에 와있고요. 조만간 전체 시즌을 정리하는 글도 한 번 써볼까 합니다. 겨우내 열심히 뛰어준 우리 선수들 모두에게 고맙고, 또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 오늘 경기, Photo~~
WKBL, 2018-19시즌의 정말 마지막 경기 시작! 서로 기(氣)를 불어넣어주는 두 선수, 박지수 & 쏜튼
KB스타즈 박지수 선수의 블록슛 순간 & 쏜튼 특유의 과감한 돌파장면. 수비에서 최선을 다하는 김민정 선수까지.
이런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으면, 아끼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말 없는 힘까지 다 짜낸 삼성생명 김한별 선수. 또 오늘은 심기일전! 전보다는 나은 득점력을 보여줬던 박하나 선수 슛 장면.
하지만 결과는 KB스타즈의 3대0 완승. 쏜튼은 상대 감독님 앞에서 세레모니... 어쩔거니?
이건 경기 종료 직전 장면 같아요. 정미란 선수와 교체로 아웃되는 박지수 선수 표정이 더 감동이었어요.
챔피언결정전 MVP에도 오른 박지수 선수. 그리고 안덕수 감독님.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들어올린 '주장' 강아정 선수 모습까지도...
고맙습니다, KB스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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