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촌수에 대해서 잘 아시것지만
혹시라도 대가족 관계가 없거나 족보와 관련한 내용들에 관심이 적은 분들은
모를 수도 있겠다 싶어서 한번 적어 봅니다.
얼마 전에 연속극을 보는데
극중 대화내용 중에
"어~~ 외가쪽으로 7촌형 되는 사람인데......"라고 어느 남자배우가
얘기를 했습니다.
촌수가 어떻게 되는지 체계를 전혀 모르는 작가가 썼던 것 같습니다.
나하고 촌수로 따져 형이나 동생이 되려면 짝수가 되어야지
연속극처럼 홀수가 되는 법은 없으니 말입니다.
흔히 부부는 무촌( 0 촌)
형제자매는 2촌
부모와는 1촌 정도에 대하여 알고 있고
아버지 어머니의 형제자매는 3촌, 그들의 자녀와는 4촌이 되고
그 유형에 따라
삼촌, 외삼촌, 고모, 이모,
사촌, 이종사촌, 외(종)사촌, 고종사촌 정도는 흔히들 알고 있습니다.
굳이 촌수계산법을 동원하지 않고도 말입니다.
從형제자매들까지는 알고 있는 셈이지요.
어? 난 일촌맺기해서 일촌많은데?
이렇게 어리둥절해 하는 분이 있다면 이건 어떻게 손 쓰기가 좀 어렵습니다. ㅎㅎ
여기에서 계산을 해가면서 아는 분들은 부모를 기준으로 해서
부모와 3촌관계면 나하고는 4촌이 되고
부모님의 4촌이면 나한테는 종숙(방송에는 주로 당숙이라고 표현)이 되는 5촌이 되고
그 분의 자녀들은 나한테는 6쵼이 되며 이들은 나한테 증조부의 자손들이어서
꽤 까까운 친척들이 됩니다.
벌써 이만큼만 되어도 복잡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계산을 잘하는 분들은 "한다리 건너면 2촌씩 더해져서 수평으로 뻗어 가기 때문에......"
하면서 자신하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알 듯 말 듯 어려워 하지요.
저도 별 생각앖이 지내던 시절에는 그 정도까지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교에 들어가서 전공강의를 듣던 때에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한테 수업듣는 사람들은 다른 건 몰라도 촌수계산은 확실하게 배워서 나간다"라고
하시는 거였습니다. 그리고는
"촌수는 그 사람과 나하고 공동조상까지 거리의 합이다" 라면서
그림으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참 명쾌하더군요. 그래서 생각난 김에 저도 그 내용을 소개합니다.
그림으로 설명하면 편한데 재주가 부족하여 그냥 글로 설명합니다.
한자로 寸은 마디라는 뜻이지요. 즉 1세대.
아버지 어머니와 나는 한마디입니다 그래서 1촌.
공동조상 개념으로 계산을 해보자면
나와 부모님까지의 거리는
나는 1마디, 아버지(대표로 언급, 아래 동일)는 본인이므로 0마디 그래서 1+0=1 해서 1촌.
형제자매는 공동조상이 아버지입니다.
나하고 아버지까지는 1촌, 형제자매하고 아버지까지도 1촌, 그래서 1+1=2 촌
아버지의 형제자매하고는 공동조상이 할아버지(이것도 편의상 대표화함)입니다.
나하고 할아버지까지의 거리는 아버지를 거쳐 2마디 이므로 2촌,
아버지의 형제자매와 할아버지까지의 거리는 1마디 이므로 1촌, 그래서 2+1=3촌
흔히 삼촌이라고 부르는데 옛날 같았으면 어른들께 호통들을 소리이지요.
지역에 따라 숙부, 아재, 아저씨 이렇게 불러야 제대로 된 호칭이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도 애초에는
친근감을 주기 위하여 그렇게 부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아저씨라는 말이 흔하고 천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삼촌이라고 부르는게 단순한 촌수계산이 아니라 친척간 호칭인 것 처럼 인식되었고
이제는 그 조차 친척이 아닌 사람을 친근하게 부른다고 삼촌이라고 부르는 통에
이젠 정말 뭐가뭔지 호칭만 들어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오빠(남편이야 오빠야), 아빠(남편이야 아빠야), 삼촌(숙부야 아저씨야 동네 사람이야)
이모(엄마의 자매인지 식당 아줌마인지)...........
아주머니도 마찬가지일테고.
서울처럼 다정하고 듣기 좋은 말을 가진 곳일수록 그런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양반이라는 말도 그렇습니다. 영감도 그렇고........
마땅한 호칭이 없는 사람들 좀 높여서 부르던 "이 양반........"이
시비 걸 때 쓰는 호칭이 되어 버렸습니다.
말이란 정말 믿을 게 못 됩니다.
말로 상처받는 우리들, 잠시 쉬어 생각해보면 사람이 내 뱉는 말이
그 사람의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글이 옆으로 너무 많이 샜네요.
흔히 당숙(堂叔)으로 부르는 5촌은 從叔(종숙)입니다.
아버지의 4촌이니 나하고 5촌입니다.
할아버지의 조카이기도 합니다. 이쯤되면 좀 복잡합니다.
공동조상 촌수계산법으로 가면 간단합니다.
나하고 공동조상이 증조할아버지입니다.
나와 증조할아버지까지는 3촌입니다.
(삼촌 하고 부르면 증조부 하고 부르는 것과 같습니다.
왜 법도따지는 집안에서 삼촌 이라는 호칭을 하면 불벼락이 떨어지는지 이해되시죠?)
증조할아버지로부터 종숙부까지는 2촌입니다. 그래서 3+2=5촌이 됩니다.
그 5촌 종숙의 자녀는 나하고 6촌간입니다. 再從형제자매가 되는 나와 同級입니다.
예전에 심심찮게 들어보던 6촌간은 같은 증조부모를 모시는 아주 가까운 사이랍니다.
여기서 한 다리 건너면 8촌 형제자매가 나오는데
공동조상 촌수계산법으로 그림을 그려보면 공동조상이 고조할아버지입니다.
시골 떵떵거리던 집안에서 4대봉사 한다고 합니다.
봉사는 봉제사 즉 제사를 받든다는 뜻이고요.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부, 고조부
대가족제도 아래에서 이 정도 공동조상의 후손들은 아주 가깝다고 느끼고
자주 어울립니다.
8촌 넘어가면 촌수 잘 따지지 않고 먼 친척이라는 표현들에 묻힙니다.
사돈의 팔촌
"아 이거 사돈의 팔촌까지 챙겨야 하나?"
딸 시집보내는데
제법 촌수따지는 사돈네에서
"우리는 8촌정도까지는 종종 보기 때문에 가깝다고 여깁니다" 하면
"이거야 원.... 사돈의 팔촌까지 챙겨야 하다니......" 하고 볼멘소리 나옵니다.
뭐 이런 상황쯤에서 사돈의 팔촌이라는 말이 나왔지 않았나 짐작해 봅니다. ㅎㅎ
당숙이라 불리우는 아버지의 4촌형제는 나한테는 從叔(종숙)입니다.
나의 증조부를 공동조상으로 두고 있는 5촌관계입니다.
나의 고조부를 공동조상으로 두고 있는 아버지의 6촌형제는 나한테는 7촌이고 再종숙
한단계 더 위로 올라가게 되면 아버지와는 8촌형제 나와는 9촌이고 三종숙이 됩니다.
대학교 때 촌수를 알려 주신 교수님께서 덧붙이시기를
한국사람은 백촌이면 다 단군의 자손이다 라고 하셨는데
단군이래 얼기설기 걸린 인연을 감안해보면, 과한 말도 아닌 듯하니
누가 실수하더라도, 저부터 '아~ 백촌이내의 내 친척이야'하고 넘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피치못한 사정 때문에 집에 회사에 핑계댈 때 이제는 촌수계산법을 익혔으니
"외가쪽으로 7촌형님이 갑자기........"
"시골에 9촌누님이 어젯밤에........" 라고 하면 안되고
7촌 아재가, 7촌 숙부가, 9촌 숙모가, 19촌 조카가, 49촌 질부가,
8촌 동생이, 10촌 할배가, 48촌 손자뻘 되는 이가 글쎄 말이야........"정도로 해주시길 ㅎㅎㅎ
첫댓글 가만있자 지금은 시간이 없으니 일단 메모장에 따로 복사 전철서 읽어볼께요. 이 명문장들을 바람처럼님이 직접 쓰셨다니 놀라와라 깜짝이야
얼굴하고 글이 다르다고 했다고 이렇게 반격을 하시는 건가요? 푸허~ㄹ
저도 모르는사람들한테 이모소리 가끔 듣습니다.
그런데 이 긴글을 밤새 쓰셨나 보네요.
그림을 종이에 그려서 사진 첨부~?^^
야간비행님 정도 되어야 편집이 자유롭지 저는 만약 한다면 "종이에 그려서" 스캔으로 떠서 첨부 ㅠ
그러다간 정말로 밤샐 것 같아서 도리없이 끄적거렸는데 복잡하네요.
저는 끝까지 읽었습니다.
모범생입니다. ㅎㅎ
잘 봄. 촌스럽진 않네요.
촌수ㄹ없지요. ㅎ
캬~~ 저도 끝까지 읽었습니다. 명문입니다 !!!
거의 2년전의 글인데
그 걸 지금 읽어 주시다니
ㅎ
고맙습니다.
설 큰 피곤없이 잘 보내셨나요?
긍정적이고 밝으신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