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외부로 노출된 뇌"라는 가설은 현대 발생학(Embryology)과 신경과학에서 단순한 비유가 아닌 엄연한 해부학적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송과체(Pineal gland)의 발생 과정을 살펴보면, 이들이 모두 뇌의 일부에서 기원했음이 명확히 드러난다.
이 가설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발생학적 근거들을 두 기관의 형성 과정과 세포적 특징을 중심으로 정리해 본다.
1. 망막세포(Retina)의 발생학적 근거:
'간뇌의 연장선'인 망막은 피부 같은 주변 조직이 변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뇌 자체의 일부가 바깥으로 자라나 부풀어 오른 것이다.
안포(Optic Vesicle)의 형성: 수정 후 4주쯤 되면, 뇌의 앞부분인 앞뇌(전뇌)가 간뇌(Diencephalon)로 발달한다.
이때 간뇌의 양옆 벽면이 주머니 모양으로 툭 튀어나오는데, 이를 '안포(눈주머니)'가 된다.
간뇌 주머니의 함입: 이 안포가 컵 모양으로 안으로 접혀 들어가면서 망막이 되고, 뇌와 연결되어 있던 줄기는 시신경이 된다.
중추신경계 구조의 공유:
망막의 신경세포는 일반 말초신경과 달리 뇌와 똑같은 형태의 다층 구조(시냅스 층)를 형성한다.
시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막 역시 말초신경의 초가 아니라, 뇌를 감싸고 있는 뇌막(경막, 지주막, 연막)과 동일한 구조다.
따라서 해부학적으로 "망막은 간뇌라는 뇌 조직이 안구 속으로 밀고 들어와 얇게 펼쳐진 중추신경계의 일부"인 것이다.
2. 송과체(Pineal Gland)의 발생학적 근거:
'제3의 눈'이라고도 불리는 송과체는
두개골 한가운데 깊숙이 위치하여 멜라토닌을 분비하는 곳이다. 이는 발생학적·진화론적으로 망막과 '쌍둥이' 관계에 가깝다. 즉
동일한 모체(간뇌 지붕): 망막이 간뇌의 양옆(측벽)에서 자라 나온다고 한다면, 송과체는 간뇌의 천장(수정 후 7주 차 제3뇌실의 지붕)이 위로 볼록하게 튀어나오면서 형성된다.
즉, 두 기관 모두 간뇌(Diencephalon)라는 동일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것이다.
광수용 세포(Photoreceptor)의 유산: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송과체는 내분비 기관(멜라토닌 분비)이지만, 파충류나 조류 같은 하등 척추동물의 송과체는 실제로 빛을 감지하는 '제3의 눈(Parietal eye)' 역할을 한다.
흥미롭게도 인간의 송과체 세포 역시 발생 초기에는 망막의 시각세포와 구조적으로 거의 똑같은 광수용기(Photoreceptor) 형태를 보이다가 점차 분비 세포로 퇴화·변형되었다.
시각 유전자의 공유:
현대 분자생물학 연구에 따르면, 망막이 빛을 인지할 때사용히는 로돕신(Rhodopsin) 계열의 단백질과 유전자 신호 체계가 송과체에서도 그대로 발견된다.
그러므로 하나의 간뇌에서 뻗어 나온 줄기들이 두 기관의 발생학적 연결고리를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눈의 망막은 외부 세계의 빛 정보를 뇌로 직접 전달하기 위해 '두개골 밖으로 마중 나간 뇌 조직이며, 이를 송과체가 내부에서 받아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구조로 이해할 수 있다.